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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예배

지선 | 2024.04.11 15:31 | 조회 96

4월 7일 주일 저녁 6시, 함께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예배를 드렸습니다. 

매월 첫째 주일 오후 5시에 저 멀리 단원고가 보이는 안산 416생명안전공원부지에서, 416가족과 함께하는 예배를 드립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 십 년의 시간이 지났고, 이번 예배는 10주기를 기억하는 예배로 드렸습니다. 고기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들과 시민들이 함께하였습니다. 교회에서 25인승 버스를 빌려 출발하였고, 각자 차를 타고 오신 성도님들도 계셨습니다. 





사진_노컷뉴스






방인성 목사님의 <10주기 기억예배 시대의 증언> 내용입니다.

사진_ 임석규 님

“무시되고 버려진 돌이...”
_방인성 목사(하나누리)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간 증인으로 걸어오신 세월호 가족 여러분, 그리고 함께하는 시민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와 존경을 표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버려지고 무시된 돌이 되어 버렸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버려진 돌과 같이 무시되고 외면당했습니다. 정치인들은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고 버렸습니다. 2016년, 촛불혁명의 중심에는 세월호 참사가 있었습니다. 국민들의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에는 세월호 유가족의 피를 토하는 울부짖음이 도화선이 되었던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새 대통령은 세월호 가족에게 빚진 마음이 많다는 것을 토로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한 안전한 나라를 세우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정부 5년간은 세월호 가족에게 기대만 주었습니다. 오히려 정부가 잘 알아서 할 테니 ‘가만있으라’는 식이었습니다. 이 정부는 다르겠지, 하면서 참고 버텼습니다. 그러더니 대통령 임기 말에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사면하면서 세월호 가족에게 비수를 꽂았습니다. 문 대통령이 고백했듯이 “지난 5년, 선체조사위원회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검찰 세월호 특수단, 세월호 특검으로 진실에 한발 다가섰지만, 아직도 이유를 밝혀내지 못한 일들이 남아 있다”라고 했습니다. 세월호 정부라고 자칭한 그들에게도 세월호 가족은 버려진 돌이 되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웃지 못할 반신앙적 무지와 천박함을 드러냈습니다. 아들에게 세습을 통해 대형교회를 물려준 김 모 목사는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이 꽃다운 아이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는 망발로 가족들에게 상처를 이중 삼중으로 주었습니다. 돈에 눈먼 사람들은 이제 지겨우니 그만하라고 윽박질렀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고 버리고, 손해 본다고, 집값 떨어진다고 버리고, 지겹다, 이제 그만하라고 버리고, 죽은 자식팔이한다고 음해하면서 버리고, 부끄럽다고 버리고, 혐오스럽다고 버리고, 진실을 은폐하려고 버리고, 책임지기 싫어 버리고, 철저히 무시되고 버려진 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버려진 돌이 산 돌, 주춧돌, 머릿돌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시금석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외쳤던 염원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세월호 참사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고 약속하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변한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삶은 더 망가졌고 젊은이들은 희망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안전은 위협받고 생명 경시는 여전합니다. 그 대표적 예가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당시에 권력자들과 어리석은 사람들로부터 버려진 예수를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이” 되셨다고 했습니다.(벧전2:4)
건축자들에게 필요한 돌은 주춧돌입니다. 이것을 건축자들이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쓸모없다고 내어버리게 될 때, 그 집은 제대로 지어질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무시하면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잇돌이 되어, 이 돌에 걸려 넘어지고, 다치고, 망하게 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안전과 생명의 기준이 되고 기초가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 세월호 참사의 증인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2014년 4월 16일 아침 방송을 통해 세월호가 침몰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당시 언론들이 똑같이 세월호 학생 전원 구조했다는 방송을 듣고 안도하였으나 사실과 달랐습니다. 침몰하는 과정에 구조대가 오지 않았고, 학생들에게 ‘가만있으라’고 하고 선장과 선원들만 탈출한 것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부와 기업, 종교까지 세월호 참사에 연루가 되면서 사회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부모는 자식을 잃고 백성은 국가를 잃었다’는 비극의 사건입니다. 우리는 이일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온 세상과 우주는 죽음으로 가득합니다. 죽음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은 모든 생명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자연사, 병사, 사고사 등이 있지만,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게 닥친 것은 단순한 ‘죽음’이 아닙니다. ‘죽임’입니다. 죽음과 죽임은 완전히 다릅니다. 죽음은 스스로 어떤 연유에서든 세상을 떠나는 것을 말하고, 죽임은 생명을 짓밟는 폭력에 희생당하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총체적 부실에 304명이 ‘죽임당한’ 참극이며, 생명보다 돈이 우선시 되는 탐욕으로 인한 안전불감증과 부패하고 거짓된 권력에 의한 죽임입니다.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
예수께서는 당시 로마의 권력과 예루살렘의 종교 권력에 의해 십자가의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그 권력자들은 예수의 부활을 거짓으로 치부해 버렸습니다. 권력자들에게 머리를 숙이는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거짓에 속아 넘어가 부활의 증언을 듣지 않고 고개를 흔들며 외면했습니다. 이것이 당시 권력자들이 자신의 부와 힘을 유지하는 방법이고 행태였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권력의 한계도 경험했습니다. 교회당 안에만 갇혀 겉만 번지르르한 신앙의 위선과 탐욕도 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라고 여기지만, 증인이 있는 한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아니 증인들로 인해 더욱 승화될 것입니다. 증인의 어원 ‘마르투스’(μάρτυς)에는 ‘순교자’라는 뜻도 있습니다. 증인은 거짓에 맞설 수밖에 없습니다. 증인은 진실을 위해 불의에 저항해야 합니다. 그래서 증인은 순교자입니다. 진실 앞에 생명을 걸고 증언하는 것입니다. 증인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인은 권력자들에게 굴복하지 않습니다. 굴복, 머리 숙임 자체가 진실을 침몰시키는 비참한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증인은 타협하지도 않습니다. ‘지록위마’, 사슴을 말이라고 믿도록 하자는 타협에도 편승하지 않습니다. 진실은 빛으로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간 팽목항과 목포신항, 광화문광장과 전국 곳곳을 누비며 외쳤던 유가족의 눈물과 땀이 유가족의 손과 발과 가슴에 생생히 새겨져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이곳 안산에 예배드리며 유가족과, 그 곁에 함께 있어 주셨던 여러분들의 가슴에는 또렷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500여 명의 목회자가 증인이 되어 304명의 희생자 이름을 목에 걸고 광화문 광장에서 열었던 철야 단식 기도회와, 수많은 시민이 단식에 동참했던 것은 증인의 흔적입니다. 사도바울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다”라며, 증인으로서 십자가를 전한다고 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목도한 우리는 유가족과 함께 참사에 대한 흔적을 조금씩 갖고 있는 증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실규명이 확실하게 이루어질 때까지,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났던 세월호 참사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활의 역사를 일으키는 사명자입니다. 안전한 국가,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사는 공동체를 꿈꾸는 희망의 증인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행한 싸움을 계속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무시되고 버려진 돌이 우리 사회에 산 돌, 주춧돌, 기초가 되는 시금석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증인으로서 더욱 힘차게 살아갑시다! (2024.4.7)


416합창단의 <돌덩이>    촬영_안삼열 집사님


416합창단의 <잊지않을게>   촬영_나한억 집사님




416생명안전공원 예배팀에서 올리신 기억예배 영상입니다.





각 매체에 보도된 '기억예배' 기사입니다. (클릭하시면 기사로 이동합니다)


기억예배 주보입니다. 












각자의 예배 좌석은 참사 당시 배 안의 객실을 참고하여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 좌석에 
아이들과 선생님, 일반 승객 분들의 이름이 적힌 노란 배가 있었습니다.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가사가 된 노래를 부르며 이름이 불리 울 때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성찬을 나누며 노란 배를 앞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사진_노컷뉴스



많은 성도님들이 함께하셨습니다. 
그립고 반가운 두 분, 안홍택 목사님과 홍미나 사모님도 오셨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두 시간의 긴 예배를 함께해준 선림이가 할아버지(?)를 알아보곤 품에 한참 안겨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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