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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사건” 비판소고 I(정기열목사)

하늘기차 | 2010.05.06 12:55 | 조회 2614


북경에서 보는 “천안함 침몰사건” 비판소고 I( 주장과 분석, 의문제기들 )
정기열 (중국 청화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2010년 05월 06일 (월) 당당뉴스에서 퍼옴

* 감리교 출신의 북한관련 전문가인 정기열 목사가 최근의 정세와 관련, 천안함 침몰사건 정세와 관련하여 한국사회와 세상의 현실을 바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긴 글을 보내왔다. 오랜동안 통일운동가로 미주에서 활동하다 귀국하여 감신 등에서 가르치기도 했던 정 목사는 2006년 가을학기부터 북경의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초빙교수로 있다가 작년 2009년 가을학기부터는 청화대학에서서 국제정치와 국제관계를 가르치고 있다. 전문을 싣는다. 이 기사는 통일뉴스(www.tongilnews.com)에도 실렸다.


최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하여 보수언론과 이명박 정권, 군부, 한나라당이 앞서거니 뒤서며 과학적 타당성여부 및 객관적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북 관련설”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반세기를 넘기도록 한국사회를 지배, 규정하고 있는 분단망령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과 상식에 기초해 풀어야 할 침몰사건 원인규명을 망국적인 외눈박이 분단논리가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등장한 분단귀신(“북풍”)이 한국사회를 다시 극심한 분열과 갈등, 좌절로 마치 “침몰”시켜가고 있는 것만 같아 염려스럽다. 3월 26일 서해안 북방한계선(NLL) 근처 백령도 인근에서 “원인불명”의 이유로 침몰한 천안함 사건은 분단논리와 만나면서 급기야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들인 남과 북을 마치 일촉즉발의 군사대결도 불사할 듯싶은 극심한 대결과 혼란, 내부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

1.
먼저 이 소고는 환갑을 넘기도록 한국사회가 아직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집단증세인 분단고질병에 대한 분석적 비판이다. 지난 60년 한국사회의 망국병이랄 수 있는 분단고질병이 발병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합리적 사고와 논리, 판단, 상식이 뒤집히는 집단증세가 나타난다. 이어 주로 보수언론과 보수정치군사종교세력이 앞서거니 뒤서며 극단적이고 맹목적인 반북대결의식을 고취하기 시작한다. 무책임하고 비현실적인 억지주장과 구호가 뒤따름은 물론이다. 물론 필요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거짓과 조작, 은폐시도도 불사한다. 진실을 덮기 위해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억압과 정치탄압이 동원됨은 불문가지다. 정권차원의 조작과 은폐를 뒷받침하는 마녀사냥 식의 여론몰이가 동원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정권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한 기상천외한 억지주장과 이론, 가설도 남발한다.

천안함 침몰사건 직후 재발하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분단고질병증세는 오늘 자신의 모든 진면목을 온 세상에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웃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세상은 한국사회의 비극적인 사회정치적 질병(sociopolitical disease)으로서의 분단고질병증세가 도대체 얼마나 유치하고 파렴치하며 상황에 따라 얼마나 악의적일 수 있는지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다. 침몰 당시 인근현장에 있던 최신예 이지스함을 비롯 미국과 한국의 최첨단군사첩보위성장비들에 의해 이미 침몰원인과 배경, 상황 등이 명명백백하게 파악되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거짓과 조작, 은폐에 이어 기상천외한 주장과 억지, 가설이 난무하는 한국사회의 분단귀신춤판을 보며 세상은 더욱 놀라는 것 같다. 한편 누군가는 혹 어떤 세력들은 한국사회에 재발한 분단고질병을 회심을 미소를 갖고 바라볼지 모른다. 우리들의 분단고질병이 한반도대결구도를 더욱 고착화시켜 동북아지역의 군사긴장이 한층 더 높아지는 것이 굳이 나쁠 것이 없는 분단외세의 경우 더욱 그럴 것이다. 한국사회의 치부이자 망국병인 분단고질병이 그들의 이해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한 분단대결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그들에게 굳이 나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결구도의 지속으로 갈기갈기 찢기고 영혼 깊이까지의 상처로 서로 피 흘리고 있는 한반도의 비극적인 분단자화상을 보는 것만 같아 가슴이 저리도록 아프다. “G-20정상회의”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상회의” 등을 서울에서 주최하게 되고, 입만 열면 “先進”과 “国格”을 부르짖는 한국사회의 실제모습이 상식과 이성으로 도저히 믿기 어려운 낡은 냉전적 대결사고에 얽매인 정치후진국가라는 부끄러운 현실 앞에 얼굴을 들기가 민망스러울 정도다. 도대체 한국사회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비역사적이며 몰상식하고 비현실적인 낡은 정치후진사회로 전락하고 말았을까?
글쎄? 우리는 어쩌면 60년을 넘긴 분단과 전쟁, 대결구도의 유지를 통해 결국 언젠가 압록강/두만강까지 한반도전역에 대한 지배통치전략을 관철시켜 미국의 오랜 숙원인 중국과 유라시아대륙 전체를 겨냥한 중장기세계지배통치전략을 무서우리만치 교묘히 그리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세계제국”(Global Empire) 미국을 아직도 마치 하늘처럼 모시고 구세주처럼 생각하는 “한국사회의 철저한 미국화”(Radical Americanization of South Korean Society)에서 먼저 그 답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
섬뜩하리만치 “미국화된 한국사회”에서 가장 우려되는 모습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모든 가치기준과 정치경제역사교육군사적 판단의 모범적 사례들로, 지어는 문화와 종교, 도덕, 윤리문제들에 이르기까지 온 세상이 욕하고 경멸하는 미국을 본받고 따라 배워야 할 대상이자 대표적 기준으로 내세우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양해마지 않는 친미사대주의문제일 것이다. 적지 않은 수의 한국사람들 의식 속 깊이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골수에까지 박힌 망국병의 본체인 친미사대주의문제다.
한 예로, “3월 26일 서해상에서 비밀리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하다 작전 중 침몰한 천안함” 사건의 진상조사위원회구성이 그렇다. 침몰사건 당시 작전지휘권을 갖고 있던 미국이 사건의 지휘책임공방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사건의 핵심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미국을 사건조사에 참가시키게 되어 이제 마치 진상조사가 국제적으로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지게 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보수언론과 한국보수정치권의 모습에 이르러서는 차라리 말을 잃는다.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겠다는 꼴이다. 더욱 가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침략전쟁의 성격이 농후했던” 몇몇 전쟁들(대표적으로 코리아전쟁, 베트남전쟁, 그리고 오늘 이라크전쟁 등)에서 영국과 함께 “미국의 충실한 2중대 역할을 수행했다”는 비난을 수도 없이 듣고 있는 호주의 참가를 놓고 이제 마치 대단한 “국제진상조사단”이 꾸려진 것처럼 광고하고 선전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그렇다.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저리도 요란할까 싶다. “빈 수레/빈 깡통이 소리가 많이 난다”는 속담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21세기 초 벽두 이라크침략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국민과 유엔, 그리고 온 세상을 상대로 거짓과 조작, 은폐, 사기행각을 벌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을 세상은 잊지 않고 있다.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과 영국 중심의 석유자원확보전쟁을 놓고 20세기를 “전쟁의 세기”라고 정의한 윌리암 엥달의 “A Century of War: Anglo-American Oil Politics and the New World Order”라는 책 제목이 아니라도 부시 임기 8년 동안 인류사회와 온 세상이 겪고 있는 주요전쟁들의 근본원인과 배경에 미국이 대표적으로 존재한다는 국제사회의 엄연한 정치경제군사역사적 사실은 이제 따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온 세상이 잘 아는 사실이 됐다. 물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로다. 미국의 어제와 오늘 역사가 실제 무엇이었는가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만들었던 공은 “부시-체니-럼스펠드 주식회사”로 불렸던 부시 행정부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이라는 나라가 도대체 어떤 나라였는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온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데는 역설이지만 “군사력을 앞세워 온 세상에 대한 제국적 지배”를 노골적으로 주장하며 극우적 사고와 주장을 펼쳤던 유태계 중심의 신보수주의자들(neo-cons)의 역할 또한 지대했다. 부시를 앞세워 제국적 정치경제군사이해를 관철시키려 했던 그들은 미국방성(Pentagon)의 내부문서표현처럼 “세상에 대한 전면적 지배”(Full Spectrum Dominance over the whole world)를 시도하다 부시-체니-럼스펠드와 함께 몰락했다. 그런데 한가지 특기할 사실이 있다. 부-체-럼의 몰락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잠시 사라졌던 것 같은 미국의 신보수주의 세력이 놀랍게도 친미사대주의는 물론 반공사상과 극단적인 반북대결의식으로 무장한 대단한 우군을 만난 것이다. 한국에서 보수정권의 탄생과 함께 이름도 영어표현을 그대로 단체이름에 쓰는 “뉴라이트”(New Right)라는 한국판 네오콘(신보수주의)세력으로 부활한 것이다. 한국사회의 미국화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 수 있는 좋은 예 가운데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전지구적 차원에서 가공할 군사력을 앞세워 온 세상을 상대로 위협과 공갈, 침략을 서슴지 않는 대표적인 지구촌깡패국가(global rogue state)”라고 비판하는 노암 촘스키 교수의 지적(America’s Quest for Global Dominance)이 없더라도 세상은 오늘 미국의 진면목을 익히 잘 알게 됐다. 그런데 스스로를 “제국”(Empire)이라고 부르기 주저하지 않았던 부시 행정부가 소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하에 “인권신장과 종교자유, 민주주의” 카드를 앞세워 “세계경찰”(World Police) 행세를 하며 실제로는 “국가테러”(state terrorism)를 일삼는 대표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온 세상이 알고 있음에도 한국과 일본의 친미사대보수세력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정치경제이해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나라와 집단, 개인들에 대해 불법적인 고문과 테러, 폭력, 살인, 도청, 암살, 강간, 침략, 대량학살을 식은 죽 먹듯 하는 대표적인 “테러국가”(Terror State)가 다름아닌 미국이라는 사실을 온 세상이 다 알고 있음에도 아랑곳 없어 하는 (근본에서 뿌리가 같은 영국 같은 서유럽나라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들을 보면 안타까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부시 8년의 제국시대”를 거치고 이제는 경제까지 무너지면서 더욱 썩은 동아줄처럼 되어가는 미국을 여전히 하늘처럼 모시며 살고 있는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 앞에서 말을 잃게 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경제에서는 “세계대국”인 일본이 정치에서는 “小國” 혹은 “난장이”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반면 전후 독일은 국가차원에서 나치파쇼정권의 끔찍한 범죄에 대해 이웃과 인류, 역사 앞에 정직하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스스로 먼저 나서 피해자들을 찾아내어 보상했을 뿐 아니라 교육에서도 선대가 저지른 끔찍한 범죄행각들을 낱낱이 밝혀내 후대들에게 역사의 교훈으로 가르치고 나아가서는 희생자/피해자들의 후손들까지 찾아내 보상하며 과거역사의 죄를 참회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다. 하여 독일은 오늘 (최소한 과거청산문제와 관련하여) “정치경제대국”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자신의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일본은 독일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그들은 6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서도 군국주의일제가 저지른 끔찍한 온갖 전쟁범죄와 인류범죄, 집단성범죄(군대위안부) 등에 대해 이웃과 역사 앞에 진정한 사죄와 보상은커녕 어떻게든 과거사를 은폐하고 조작하고 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일제 만행에서 살아 남은 희생자/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차원에서 사죄하지 않고 보상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끝없이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고 부정하며 이제는 국가차원에서 과거사에 대한 교과서 왜곡까지 주도하고 있을 정도다. 심지어는 이웃나라의 영토(독도)까지 자기 땅이라 우기며 막무가내로 역사를 왜곡, 날조하는 그들이다. 세계경제대국임에도 아직 미국에 예속된 채 “정치소국” 혹은 “난장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오늘OECD회원국이요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했고 G-20 정상회의와 핵정상회의 등을 주최하게 될 중요한 정치경제군사과학강국이라 자화자찬하는 한국사회가 상식과 도리에 있어 상상키 어려울 정도로 미국에 예속적인 낡은 정치후진국가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절감하게 되면서 부끄러운 이웃국가 일본을 생각하게 되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천안함 침몰사건을 대하는 오늘 한국정부의 모습에서 이웃에 대한 예의와 도리도 없고 상식도 내던진 채 조작과 은폐를 서슴지 않는 이성을 잃은 일본정부의 지난 60년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과 함께 재발한 한국사회고질병으로서의 분단망국병은 바로 다름아닌 친미사대주의문제다. 즉 분단망국병과 친미사대주의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일제에 의해 반세기를 “나라 잃은 노예”로 살고 오늘은 “분단국가”가 되어 사고와 판단, 기준, 의식에 있어 외눈박이와 절름발이로 살아가는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친일/친미사대주의문제가 침몰사건을 놓고 상상을 초월하는 거짓과 조작, 은폐, 그리고 기상천외한 억지주장과 가설이 난무하게 만든 근본배경이자 주요원인이라고 주장해서 크게 틀릴 것 같지 않다.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이미 “원인불명”과 “영구미제” 이야기가 미국과 한국정부 관계자들에게서 솔솔 나오고 있다. 왤까? 근세사에는 소위 “원인불명”의 이유로 역사의 기억 속에서 “영구미제”라는 딱지가 붙은 채 사라져갔던 사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가 하면 주로 제국주의침략국가들이 그들의 불의한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 은폐하여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했던 역사 또한 존재한다.

20세기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조작사건들 가운데 (최근 “북 관련설”을 음으로 양으로 기정사실화해가고 있는 한국정부의 소행을 “조작과 날조!”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며 반론을 제기한 북녘기사에서도 조작, 날조사건의 대표적인 역사적 예들로 인용됐던) 가) 1933년 2월 27일 일주일 뒤 열릴 총선거(3월 5일)를 앞두고 발생한 “국회의사당방화사건을 공산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몰아 히틀러 파쇼세력이 나치정권을 확립”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조작사건; 나) 1937년 “중국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날조했던 일제의 노구교사건”; 다) 그리고 1968년 “미국이 베트남 침략과정에서 날조했던 통킹만 조작사건”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정부의 대표적인 국제사기범죄사건을 꼽으라면 물론 이라크침략전쟁이 있다. 전쟁을 정당화하고 침략구실을 만들기 위해 미국이 무슨 짓을 했으며 어떤 사기범죄를 자국민과 유엔조직 그리고 온 세상을 상대로 벌였음은 이제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세상이 익히 다 아는 사실이다.

현대사에서 정치경제군사이해관계에 기초해 온 세상을 상대로 거짓과 조작, 은폐, 고문, 침략전쟁, 국가테러폭력을 불사했던 대표적 인물을 꼽으라 하면 아마도 가장 최근의 경우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을 능가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부시 대통령에게 임기 내내 따라다녔던 대표적인 수식어는 아마도 “후안무치하고 독선과 오만이 가득한 것도 모자라 종교적 위선까지 겹쳐 더욱 가관”이라는 표현이었을 것이다. “이라크(침략)전쟁을 하느님의 계시요 섭리”라며 “현대판 십자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표적인 보수기독교신자 부시 대통령을 오늘 다시 생각하게 된 것 또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천안함 침몰과 함께 심한 분단고질병을 다시 앓고 있는 오늘의 한국사회를 돌아보며 갖게 되는 쓸쓸한 단상이다.

20세기 후반 역대 미국 행정부역사를 살펴보면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라는 이름의 귀신이 있다. 냉전시기 내내 국가안보귀신이 나타날 때마다 미국사회는 물론이고 미국지배하의 거의 모든 나라들 특히 제3세계국가들에서 덩달아 재발하곤 했던 집단고질병이다. 미국에서 발병한 국가안보집단고질병의 대표적인 경우는 17세기 말의 “마녀사냥”(Witch Hunt) 때처럼 “빨갱이 사냥”(Red Hunt)을 즐겼던 1950년대의 “매카시즘”(MaCarthyism) 역사일 것이다. 물론 한국을 비롯 미국지배하에 있던 제3세계국가들에서는 더욱 극심한 “빨갱이 사냥”이 존재했었다는 사실 또한 불문가지다. 수도 셀 수 없이 많은 수천 수백만의 무고한 생명들이 “반공”의 이름으로 무참히 희생당한 역사는 지구촌 곳곳에 있다. 물론 한국사회의 분단고질병은 미국이 일종의 개발특허권을 갖고 있는 국가안보고질병과 근본에서 같은 성격의 사회정치적 질병이다.

미국사회의 정치사회적 질병인 국가안보고질병을 이해하기 위해 근본에서 같은 성격의 문제인 다른 역사적 예를 잠깐 살펴보자. 인종차별사회인 미국에는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또 다른 “사회적 질병”(social disease)이 있다. “인종차별주의”(racism)다. “백인인종차별주의”(white racism)라고도 불리는 이 못된 질병은 모든 것의 기준을 소위 “백인인종이 우월하다”(white race is superior)는 사고에 기초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일종의 집단정신병이다. 미국역사에서 특정백인집단들에게 백인우월주의증세가 발병했을 때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범죄가 벌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문과 강간, 살인, 테러, 폭력, 약탈, 수탈, 착취, 노예무역, 노예노동, 인종차별 등은 물론이고 역사왜곡과 거짓, 조작, 은폐 등 모든 형태의 지능범죄와 인류범죄, 전쟁범죄 등이 “우월한 백인인종”의 이름으로 저질러졌다. 물론 거의 모든 백인우월주의자집단에 의해 예외 없이 저질러진 인종범죄역사는 과거에만 존재했던 질병이 아니다. 오늘까지도 이 집단고질병은 고쳐지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 인종차별주의문제는 근본에서 같은 정치사회질병인 국가안보병과 더불어 미국사회의 일종의 양대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사회의 “인종차별주의문제”를 “국가안보문제”와 함께 다루는 이유는 “인종” 자리에 “국가안보”를 옮겨다 놓을 때 목적과 과정, 결과에서 나타나는 사회정치적 집단병증세가 거의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미국역사에서 인종카드(race card)와 이념카드(ideology card) 즉 국가안보카드(national security card)는 거의 영구적 상품가치를 갖고 있는 일종의 지배전략카드였음을 알 수 있다. 두 카드가 다 특정이해집단의 정권안위와 경제이윤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음은 불문가지다. 이 논리와 분석을 한국사회에 적용시켜 보면 미국의 인종차별카드는 우리의 “지역차별카드”로, 이념(국가안보)카드는 한국사회의 “분단카드”로 이해해서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천안함 침몰사건이 한국사회의 영구적 상품가치를 갖는 카드가운데 하나인 국가안보/분단카드에 의해 북풍소설로 뒤바뀌고 있는 현실이 바로 좋은 예다. 물론 이 모든 이념국가안보분단소설쓰기의 출발은 미국이다.

서로 공생관계로 얽혀있는 한국사회 안팎의 다양한 분단세력들이 국가안보카드와 분단고질병을 재발시킬 수 있는 천안함 침몰 같은 사건을 두 손 들어 환영할 것이라는 분석은 억지주장이요 지나친 상상일까?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구분할통치구도”(Permanent Division and Conquer Structure), 즉 “영구분단과 준(準)전시체제”가 한반도에 지속되기 위해 “주적 북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라는 지적이다. “북의 위협이 상존한다!”고 주장하고 또 믿도록 만들어야 하는 배경에는 예를 들면 천문학적 액수의 대표적 군사판매품목 가운데 하나인 미사일방어망(MD)체제도 있다.
MD체제를 생산하는 미국정부와 군산복합체의 입장에서는 자국을 포함해서 소위 우방국가들인 유럽, 일본, 한국 등은 물론이고 어디든 MD를 많이 팔아야 이문이 크게 남겠기에 자국을 포함한 온 세상에 끝없는 정치사회군사위기가 조성해야 함은 자명한 이치다. 위기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분위기를 조성해야, 즉 사기를 쳐서라도 장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럴 경우 위기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대상이 현대사에서 오래 “악마”로 낙인 찍힌 북이나 이란, 쿠바, 중국, 러시아, 최근에 합류한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들이라면 물론 더욱 장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즉 끝없이 가상의 적을 만들어야 내야 한다는 말이다. 한반도와 일본 등 주변국가들에 북으로부터의 미사일과 핵위협이 상존한다고 믿어야 동북아에서의 MD장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다. 미국군사복합체의 입장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은 중동과 함께 아마도 세계 최고최대시장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무기판매에 한반도/동북아와 중동지역 만한 시장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군사긴장과 대결구도가 지속되어 자자손손 절대적 이득을 챙겨온 안팎의 분단기득권세력이 고질병의 재발을 학수고대할 것인지 말지를 묻는 것은 어쩌면 우문에 속하는 일일지 모른다.
여하튼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한국사회는 과거에 수없이 그랬듯 오늘 또 다시 (미국을 포함한 안팎의 분단기득권세력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망국적인 좌우대결구도로 급격히 빠져들어가고 있다. 하여, 이 글은 과거 소위 “국가안보위기” 때마다 무소불위의 시퍼런 공안대도(公安大刀)를 빼 들고 춤판을 벌였던 분단귀신이 오늘 또 다시 나타나 우리 모두를 슬프게 만들고 있는 망국적 분단현실에 대한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의 토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글은 동시에 침몰사건에 대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원인규명노력과 한국사회전체가 참가할 수 있는 정상적이고 투명한 공동진상조사과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정권차원의 상상을 초월하는 은폐시도와 조작에서부터 보수언론과 분단정치세력이 음으로 양으로 조장하고 있는 의도적인 남북대결의식과 좌우논쟁구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즉 “3월 26일 당시 서해상에서 비밀리에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진행 중이었던,” 즉 “미군지휘하의 합동군사작전에 참여한 천안함이 작전 中 침몰한 사건”의 근본원인과 전후 사정, 배경을 (기존의 남북간 대결구도와 민족내부갈등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한국군대의 전시작전지휘권/통제권을 모두 한 손에 쥐고 있는 합동군사작전지휘 총책임자인 미국”과의 관계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사건 또한 해방 직후 당시 2천만을 겨우 넘긴 남북전체인구에서 약3-4백만 명의 동족이 살상되고 삼천리금수강산이 초토화된 결과를 낳았던 참혹한 코리아전쟁의 원인과 배경을 놓고 반세기가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누가 먼저 도발했다, 침략했다, 그렇다, 아니다!” 등의 논쟁을 반복하며 결국 “영구미제사건” 가운데 하나로 남아있는 “The Korean War”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번 사건을 기존의 남북대결구도에서가 아니라 분단 반세기 우리민족의 운명과 관련하여 여전히 절대적 위치에 놓여있는 미국을 이번 사건의 근본배경이자 원인제공의 핵심당사자라는 구도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이유다. 어느 경우에도 천안함 침몰 당시 작전지휘책임을 갖고 있던 미국은 이번 사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지난 60년 분단역사에서 끝없이 계속되고 있는 대동소이한 온갖 문제들 가운데 하나로 천안함 사건을 보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과거처럼 외세가 바라는 대로 지극히 민족내부소모적인 망국적 분단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 비판소고에서 오히려 천안함 침몰사건의 뒤에 숨어 마치 제3자나 되는 것처럼(!) 훈수나 두고 있는 미국, 즉 3월 26일 당시 남북이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즉 소위 “주적”의 바로 코밑에서 북을 상대로 비밀리(?)에 “핵(核)선제공격을 기본골격으로 한 불법적인 해상기습침투(침략)훈련을 총지휘했던 미국”에 주목하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고의 주목적과 주장, 의문제기는 미국이 이번 천안함 사건의 제3자가 아니라 어쩌면 핵심당사자라는 시각에서 그들이 이번 사건에 어떻게 관계되어 있으며, 만약 관계되었을 경우 그들은 그 사건에서 무엇을 숨기려 하며, 동시에 이번 사건으로부터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고/노리고 있는지 등을 미국의 유라시아전략, 동북아전략, 특히 중국전략과 대북전략과의 상호연관 속에서 살펴보려는데 있다. 먼저 3월 26일 천안함 침몰 당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번 사건에 보인 미국의 반응은 크게 셋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초기에 그들은 일단 조심하는 것 같았다. 한 예를 들면, 국무부 대변인이 “침몰원인으로 ‘천안함 자체’ 이외에 다른 원인을 알고 있지 않다”고 발표할 정도로 그들은 사건초기에 일련의 공식발언들에서 일단 객관성을 유지하며 신중한 듯 했다. 물론 미국은 (그들의 공식발언들에 의하면) 이미 침몰사건원인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파악을 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를 하나 소개한다. 4월 22일 MBC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의 대담내용이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지낸 (현재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초빙연구원) 박선원 박사는 손 교수와의 전화대담에서 "미국정부가 한국정부가 공개 안 한 자료들을 다 갖고 있다. 미국이 천안함 사태 발발 당시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미공개 정보를 다 갖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미국이 이미 사건에 대한 전체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기사가 아닐 수 없다. 박 박사는 나아가 "확실한 것은 한국 정부가 갖고 있으면서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자료, 이것은 미국이 다 갖고 있는 것"이라며 "사고가 났다고 하는 9시 15분부터 22분 사이에 천안함이 어디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속도는 얼마였는지 하는 정확한 정보, 항적정보 등을 (한국정부가) 공개하고 있지 않는데” 그런 건 “군사기밀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까지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교신기록에 대해서도 많이 공개하라고 요구하지 않나? 적어도 사고 직전 30분, 직후 30분이면 이미 이 사건의 성격이 다 드러난다. 그런데 (한국정부가 이 모든 것을 공개) 안 하고 있다. 이 모든 게 미국은 알고 있는 정보"라고 까지 덧붙이기도 했다.

둘째, 그러나 한국정부의 은폐와 조작시도가 진행되면서 이와 관련하여 한국과 이웃, 국제사회에 조성되고 있는 꼭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을 파악한 미국정부의 태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보수언론을 필두로 정권과 군부가 침몰원인과 관련하여 마치 합창이나 하듯 같은 내용의 북풍소설쓰기를 시작하는 과정에 은연중 힘을 보태는 듯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왤까? 글쎄, 천안함 침몰 당시의 지휘책임을 추궁 당할 수 있는 자신들을 조사대상자 명단에서 아예 제외시켜주고 있는 한국정부의 가상한 노력(조작/은폐범죄)에 감동을 받아서일까? 아니면 오히려 전체상황을 큰 틀에서 관리하며 사건의 근본원인은 여전히 은폐한 채 단지 한반도상황이 겉잡을 수 없는 남북간의 군사충돌상황으로만 치닫지 않도록 조절하고 관리하겠다는 심사에서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앞에서 이미 지적한 것처럼, 이번 사건 또한 (이와 비슷한 과거의 숱한 사건들처럼!) 그 “근본원인과 배경”에 한반도의 분단이 자리잡고 있음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사건의 근본배경이자 원인제공의 실질적인 이유가 되는 한반도분단구도에로 관심을 돌려야 할 것이다. 특히 60년을 넘기도록 우리에게 분단체제(Two Korea Policy)를 강제하고 있는 미국에게 당연히 의문의 화살을 돌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건배경의 핵심당사자인 미국은 빠진 채 지난 60년 그랬듯 우리끼리의 (한국사회내부와 남북간에) 극단적 감정싸움과 좌우논쟁으로만 치달아갈 것이다. 즉 본말이 전도될 것이다. 그럴 경우 좋아할 사람/세력/외세가 따로 있을 것이란 사실 또한 불문가지다. 결국 이번 사건 또한 6.2 지방선거 이후 십중팔구 결국 남북갈등과 대결의 골만 더 깊게 만든 채 “영구미제사건”으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미 한국정부(김태영 국방장관)의 입에서 사건원인의 “영구미제 가능성”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배경이자 이유일 것이다.

셋째, 그러다 최근 미국 특히 워싱턴의 보수언론군부정치세력들은 한국보수언론과 정권, 군부의 상상을 초월하는 원인조작과 은폐시도가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으면서 안팎의 상황과 여론이 악화되어가자 과거 분단세력들이 (국가의 위기가 아니라!) 정권위기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빼든 “북 도발설”(북풍)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보다 적극적인 일종의 태도(전략)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어는 “북이 연루되었을 경우 천안함 침몰사건을 유엔안보리에 제소할 수 있다”고까지 거들어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군부와 CNN도 적극 거들고 나섰다. 그들 또한 “북 관련설”을 기정사실화하며 침몰사건조작에 합류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앞으로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뒤에 숨어 있으면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침몰사건의 근본배경이자 원인이랄 수 있는 미국의 행보를 눈에 불을 키고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 수 없다.


2.
앞에서 지적했듯, 천안함 침몰 당시 작전지휘책임을 갖고 있던 미국이 이번 사건의 핵심배경이자 근본원인제공자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시각에서 문제를 더 깊이 구체적으로 논하기 전에 먼저 한국사회의 비극적인 분단현실을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명박 정권은 이번 사건으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일련의 대형정치사건들: 1) MBC 김재철 사장 “큰집 불려가 쪼인트 까졌다”는 사건; 2) 안상수 대표의 “봉은사 좌파스님 제거시도” 사건; 3) 이를 유야무야 시키려 했던 “청와대 개입/이동관 홍보수석”사건; 4) 한명숙 전 총리 무죄사건; 5) 4대강 죽이기 사건; 6) 세종시 수정안 사건 등을 일단 잠시라도 덮을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은 어쩌면 이번 침몰사건을 정권의 위기상황을 넘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뿐 아니라 (좀 더 솔직히 표현하여, 무고하게 희생된 46명의 목숨을 담보로!) 상황을 오히려 앞에서 지적한 국가안보위기상황으로 둔갑시켜 공안정국을 조성한 채 6.2 지방선거를 분단카드(“북풍”)로 몰아치려는 심산인 것 같다. 십중팔구 바로 이것이 온 국민과 세상을 상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조작과 은폐시도를 결의하게 만든 배경은 아닐까 싶다. 앞에서 인용한 역사, 즉 1933년 3월 총선직전 “나치정권을 확립하기 위해 독일국회방화사건을 공산당 소행이라고 조작해 선거에서 승리”했던 독일의 부끄러운 과거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이유다.

반세기를 넘긴 남과 북의 첨예한 군사대치상황은 물론이고 대만문제로 중-미간에 항시적인 군사대결긴장구도가 상존하고 있는 서해상에서의 모든 군사활동은 거의 모든 경우 소위 아무리 “비밀리”에 이루어져도 미국과 한국은 물론 주변 인근의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의 최첨단 군사첩보위성기기들에 의해 마치 손금 보듯 파악되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세상이 다 아는 비밀 아닌 비밀일 것이다. 특히 천안함 침몰 당시 미국이 세상에 소위 “세계최첨단무기체계”라며 자랑하는 “최신예 이지스함을 비롯 최첨단군사정보통신기재들을 갖춘 수십 척의 한미해군함정들과 핵잠수함들이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이루어졌던 서해상 인근해역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 또한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더더욱 침몰한 천안함의 함장을 비롯 모든 장교들과 사병생존자들 또한 시퍼렇게 살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비록 오늘 모두 마치 벙어리처럼 강제로 입막음이 되어 있어(?) 아무도 사건의 진실/사실을 있었던 그대로 말하고 있지는 못하지만/않지만 그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들의 양심은 언젠가 마치 시한폭탄처럼 터지면서 언젠가는 그들 가운데 누군가로 하여금 진실을 고백하게 할 것이다. 또한 한 달이 다 되도록 온갖 이유를 들어가며 미루고 또 미루었던 두 동간 난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도 결국 인양됐다. 이런대도 미국과 한국은 도대체 어떻게 또 어떤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침몰사건의 원인과 진상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도 인용했듯 “미국이 침몰사건과 관련한 모든 상황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한 것 같다. 물론 한국정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언가를 숨기려 하고 조작하고 은폐하려 한다는 자체가 이미 핵심당사자들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는 하나의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한국과 미국정부는 여전히 사건원인에 대한 은폐와 조작을 시도하며 “북 관련설”만을 주장하고 있다. 마치 사냥꾼에 쫒기던 꿩이 눈 속에 머리만 처박고 몸통은 다 내놓은 채 “이제 살았다!”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이제는 어이없는 것도 모자라 실소할 뿐이다. 현 정권이 도대체 얼마나 상황이 급하고 위급했으면 또 스스로 자초한 정권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이렇게까지 저질의 유치한 어처구니없는 쇼를, 그것도 머지 않아 실체적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날 명명백백한 사건을 갖고 그 누구도 감당 못할 초대형국제사기범죄를 벌이고 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이라크침략구실을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온 세상을 상대로 온갖 거짓과 조작, 은폐, 날조를 서슴지 않았던 “부시-체니 주식회사”가 다시 생각나는 이유다. 급기야 요 몇 일 한국정부는 미국(특히 군부와 군산복합체, 보수언론, 네오콘세력 등)의 적극적인 사주 하에 이번 사건을 “유엔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 같다. 글쎄 이제 더는 뒤로 물러설 수 없을 정도로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었으니 하는 일종의 공범의식의 발로라고나 할까?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다.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이라며 4월 28일 언론에 소개된 표현이다. 잘못 읽었나 싶을 정도로 기상천외한 내용이다. “북의 소행이라는 100% 증거가 없더라도 일단 유엔에 제소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라크 침공 직전 국무장관까지 UN에 보내 온 세상을 상대로 증거조작과 날조, 거짓을 서슴지 않았던 부시 정권의 재판을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 할 말을 잃는다. 그들은 당시 얼마나 다급하고 욕심에 눈이 멀었으면 자국의 CIA비밀요원 이름까지 언론에 흘려 폭로할 정도로 그들의 이라크침략기도를 막아나서는 모두를 적으로 돌렸을 정도다.
그러면 이명박 정권은 이번 침몰사건에서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으며 무엇을 조작하고 은폐하여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고 노리고 있을까? 글쎄? 먼저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듯 첫째 이유는 무엇보다도 눈 앞에 다가온 6. 2지방선거가 아닐까 싶다. 침몰원인과 관련한 그 모든 불가사의한 조작과 은폐가 지방선거에서 정권까지 “침몰”시킬 수 있는 가능성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지적은 그래서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여하튼 오늘 그들은 급기야 한 목소리로 천안함 침몰원인을 “북의 도발” 때문이었다며 노골적으로 “북 관련설”을 기정사실화해가고 있다. 결국 안팎으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권 또한 지난 60년 분단기득권세력들이 “정권위기” 때마다 그랬듯 분단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풍귀신놀음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오늘 어떤 이유에서든 또 다른 하나의 “분단공안정국”을 목적의식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상황은 한국보수언론뿐만 아니라 이제는 미국보수언론까지 물론 한국군부뿐만 아니라 미국군부와 군산복합체도 나아가서는 미국공화당과 한국한나라당까지 합세하고 미국의 네오콘세력과 그들의 하수인격인 한국의 뉴라이트가 앞서거니 뒤서며 “북에 대한 군사보복”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분단시기 내내 한반도의 운명을 때로 풍전등화처럼 만들었던 한국의 분단귀신과 미국의 국가안보귀신이 두 나라에 또 다시 나타난 것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어쩌면 이제 공동보조를 맞추어가며 한반도를 넘어 일종의 동북아 版 “북풍”을 다시 일으키려는지 모른다. 임기 3년도 못 채운 채 총체적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한국보수정권과 부시 8년을 거치면서 본색이 드러나게 되며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도 잃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수렁에서는 헤어날 길이 요원하고 이제는 경제까지 망가지면서 안팎으로 진짜 “국가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전쟁 혹은 전쟁위기 직전의 최고조의 군사위기조성 말고는 다른 카드가 없었기 때문일까?

그러니까 미국군부와 군산복합체, 보수언론, 네오콘세력 등의 적극적 지원과 엄호 하에 대통령을 위시로 정권과 보수언론, 한나라당, 국방부는 오늘 어쩌면 국민과 온 세상을 상대로 일종의 쇼(Show)를 벌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자문을 구한답시고 최근 주요정당대표들과 7대 종단대표들, 소위 軍원로들, 두 명의 전직 대통령들(전두환, 김영삼)을 청와대로 초청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물론 초청된 그들 대부분은 각본대로 정권의 희망사항인 “북 관련설”의 기정사실화와 북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는 쇼를 충실히 연출했음 또한 불문가지다. 여러 쇼들 가운데 아마도 압권은 전직 두 대통령의 “100% 북 관련설”(김영삼)과 “단호한 대응을 위한 대통령의 중대한 결단을 주문한”(전두환) 쇼일 것이다.
그들은 이번 쇼에서 특히 이중플레이(double play) 카드를 주로 쓰는 것 같다. 어떻게? 한편으론 “북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아직은 없다!” “철저히 원인규명을 하라!” “최종결론이 나올 때까지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론 보수언론의 지원 하에 대통령자신과 국방부장관, 외교통상부장관, 통일부장관, 한나라당 대표에 이르기까지 모두 나서 하나같이 침몰사건을 북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식으로! 그러다 최근 몇 일 어떤 이유에서든 그들은 아예 드러내놓고 “북에 대한 보복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선회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보자. 4월 28일 한 언론기사를 인용하면, 한국의 해군참모총장이라는 이도 나서 “더 큰 대가 치를 것!”이라며 군사대결을 부추기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한 발 더 나가 사설제목을 아예 “북 지도부 간담 서늘하게 해야 제2, 제3의 도발 막는다!”라고 할 정도다. 하루가 다르게 한미는 서로 보조를 맞추어가며 공동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양국의 대표적인 보수언론매체들 또한 적극 거들어 나서며 남북간의 군사긴장을 더욱 조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최근 미국의 소위 교수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견해라며 대문짝만하게 선정적인 제목과 기사를 내놓느라 경쟁이 심하다. 그런데 그 소위 교수요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실은 거의 모두 다 미국의 대표적인 신보수주의 논객들 아니면 그들과 오십보백보인 극우정객들이다.

한두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먼저 중앙일보의 경우 공화당의 대표적인 보수연구소 해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의 단골논객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을 인용하며 그를 “교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보수언론매체의 단골손님 가운데 하나다. 그가 발언한 내용들은 II부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소개할 것이다. 또한 연합통신이 소개한 기사에서 "천안함, 과거 北도발 행태와 4개 유사점"라는 주장을 펼친 소위 “전문가”라는 이는 브루스 벡톨이라는 이름의 미국해병참모대학 교수다. 그가 미국 네오콘세력의 대표적 극우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에서 제안한 핵심내용은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 정도면 요즈음 “북 관련설”을 기정사실화하며 급격히 한반도의 군사긴장을 높여가는 쪽으로 천안함 침몰사건을 몰아가고 있는 소위 “한미공동보조”가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4월 21일 자 기사 가운데 하나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은 원인을 두고 갈등과 분열이 있는데 국가안보에는 하나의 목소리여야 한다’면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정파도 이념도 들어설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 대통령 자신 또한 분단카드로서의 국가안보문제, 즉 북풍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심증만 갖고 원인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 연관성에 대해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예단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했다. 전형적인 이중플레이다! 이것은 국방장관도 대통령 비서실장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중에서도 대통령의 이중플레이는 단연 돋보이는 것 같다. 대통령은 정당대표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내가 북풍을 원했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자신은 “북풍”이 아니라 진심으로 “국가의 안보를 염려”해서라는 발언에 이르러서 특히 그렇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가 또 다시 생각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경우만은 아닐 것 같다.
그렇다. 바로 이것이다. 그들의 이중플레이/쇼라는 것이! 물론 그들은 십중팔구 6.2 지방선거에서 목표한 것을 이루면 언제 그랬냐는 듯 “침몰사건원인으로서의 북 관련설”을 뒤로 멀리하려 들 것이다. 아예 침몰사건 자체를 잊으려 할지도 모른다. 오히려 꿈에 나타날까 보아 두려워할지도 모른다. 오늘 무언가를 숨기고 조작, 은폐하려 했듯이 선거가 지나면 침몰사건자체를 덮기 위해 또 다시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방법들을 다 동원할지 모른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표가 희생자 유가족들을 일일이 위로하며 말했다는 “얼마나 억울하시겠어요?”라는 표현은 백 번 천 번 옳은 말이 아닐 수 없다.

앞에서 지적했듯 마치 집단분열증세를 보이는 것 같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분단고질병 증세에 대한 비판적 진단은 이 정도에서 멈추자. II부에서는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미국의 대중전략과 대북전략의 변화라는 시각에서, 특히 미국이 (아직 공개는 못하나 이제 쓸모가 없게 됐다고 내심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는) 6자회담구도의 폐기를 목적으로 이번 사건을 이용하려는 미국의 동북아전략변화라는 시각에서, 또한 천안함 침몰사건 당시 미국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작전지휘책임을 갖고 있었기에 이번 사건의 주요원인제공자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미국문제를 중심으로 짚어보려고 한다.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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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창조절일곱번째주일(2021년10월17일)가정예배주보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04 2021.10.16 17:22
515 창조절여섯번째주일(2021년10월10일)가정예배주보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79 2021.10.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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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창조절다섯번째주일(2021년10월3일)가정예배주보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51 2021.10.05 10:25
512 창조절네번째주일(2021년9월26일)가정예배주보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76 2021.09.25 20:36
511 창조절세번째주일(2021년9월19일)가정예배주보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90 2021.09.18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