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줍기

추억줍기
삶의 무게가 무겁던 어느 날
기도원을 찾아 떠났던 산길에서
작은 팻말에 겸손하게 쓰여진 교회 이름이 정겨워
찾아갔던 작은 교회.
그곳에서 나는 유년의 친구를 만난 것처럼 설레고 말았다
가슴을 벌리면 안아 버릴 것 같고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정갈함이 가지런했다
고향의 내친구들이 이곳에 앉아서 주일이면 나를 기다릴 것 같고
오래전 소천하신 어머님도 가끔은 들리실 것 같은
어릴적 추억이 나를 처다 보고 있는 듯
앞뒤를 어린아이처럼 돌아다니고 뒷켠 창문으로
서재인듯 사택인듯 한곳을 삐끔히 들여다보고
누구든 만나고 싶었는데 아무도 없고
나무 가지에 바람만 나를 보고 있었다
속닥거리다가 조용히 하세요 하시는 목사님 음성이 들릴 것 같은
성전 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아보았다
올리고 내리고 붙여서 태산처럼 커진 교회들
웅장해서 들어가기 어려운 교회가시다가
주님이 이곳에 오시면 평안하시다 하시겠다
추억 한 자락 줍고 그분과의 아름다운 밀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