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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우 | 2008.09.05 15:33 | 조회 1099
목사님과 교우 여러분
주님 안에서 평안하시지요?

지난 7월 31일 이곳에 와서 겨우 정착을 하다가 갑자기 부친께서 소천하시는 바람에 잠시 한국에 다녀와 다시 정착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하고, 밤만 되면 정신이 똘방똘방해집니다.
부친상 때 위로해주신 여러분께 이제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죠지 워싱톤대학에 1년간 머물 예정입니다. 시거센터라고 동아시아의 여러 문제, 대부분 정치 경제적인 문제를 연구하는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연구소는 개학하자마자 분주하게 세미나를 열어 각국의 전문가를 초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이 백악관 바로 옆에 있어서, 미국의 심장부를 자주 보게 됩니다. 국무부도 바로 앞에 있고, 우리에게 익숙한 IMF 건물을 지나서 전철역을 갑니다. 정말 세계를 움직이는 곳이기는 한데, 그 건물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목사님 설교 말씀을 읽으니, 예배에 참석한 것과 진배 없습니다. 여기서는 은행의 계좌 개설 때 친절하게 도와준 분의 소개로 미국 교회를 나가는데, 정확히는 국제교회인 셈입니다. 한국어로 설교하고 영어로 통역하는. 보수적인 교회이지만, 교인들이 30여 명 밖에 되지 않아 가족 같은 분위기가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교회에서 위로예배를 드리러 저희 집에 목사님과 교인들 몇 분이 오시기로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살고 있는 한국 교민이 15만에서 20만은 되리라고 합니다. 여러 곳에 한국 식품점이 있고, 어디 가도 한국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미국에 올 때 제일 걱정하는 것이 이발소인데, 아주 가까운 곳에 '제일이발소'가 있어서 천만다행입니다. 미장원에 가서 이발하는 것을 못하는데, 만약 한국 이발소가 없으면 난감하지 않겠습니까? 주인은 84년에 이민을 왔다고 하네요. 부부가 하는 전형적인 모범이발소입니다. 12불을 받는데, 한국과 비슷한 정도이지요?

큰 아이는 교환 학교로 가서 따로 살고 있어 집에는 셋이 삽니다. 2주에 한번씩만 데리러 가기로 하였습니다. 2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데, 대중교통편이 없어서 데리러 가야만 합니다. 작은 아이는 근처 학교에 다음 주부터 강의를 들으러 가고요.

이제 밥그릇 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어진간히 갖추어서, 생활에 큰 불편은 없게 되었습니다. 만날 사람도, 오라는 데도 없어서, 그야말로 한적한 생활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왜 그리 바삐 살았는지, 되돌아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그리 살지 않아도 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음 속의 부채를 언제나 털어버리고,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인사가 장황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고기리 계곡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겠지요?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교우님들, 주님 안에서 강녕하시길 빕니다.

미국 워싱톤에서 안병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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