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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키쓰의 아픈 추억

짧은다리 | 2008.11.14 10:16 | 조회 1211



나는 운좋게도 첫키쓰를 한 여자와 첫사랑을 해서 첫결혼(?)을 했다,,,

때는 1978년 겨울,,,
예비고사를 치루고 1978년 12월 24일 영락교회에
독실한 믿음을 갖고 있던 친구의 권유로 놀러 갔다,,,
순전히 맛있는 음식을 준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침을 흘리면서 간 교회에서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 몇가지와 지루하게 떠들어 대는
목사님의 잔소리성 설교에 짜증이 슬슬 나기 시작할 무렵,
무지무지하게 예쁜 동급생을 마주치게 됐다,,,

당시 그녀는 부산여고에 재학중이었는데,
그 학교에서 이과 1등을 하고 서울에 와서 본고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수재였다,,,
양갈래로 따은 머리카락이 인상적이었던 그녀는
상냥한 미소로 나와 인사를 나눴는데,
그 직전까지의 짜증이 화~악 해소됨을 느꼈다,,,

지금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사랑의 인술을 펼친다고 주장하는 그녀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키가 컸던 내게
그녀도 그닥 나쁜 느낌은 아니었는지,
교과서적인 순진한 작업임에도 고맙게 홀라당 넘어와서
며칠간 쉬지 않고 빵집과 극장을 순래하며 뜨거운 만남을 이어갔다,,,

그런던 어느날,,,
드디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영락교회 근처 어디쯤의 깜깜한 골목길에서
당시 고등학생으로서는 파격적인 행위에 해당하는 키쓰를 감행했는데,
그 결행 직전까지의 갈등은 말할 필요도 없었겠고,,,
뺨이라도 한대 맞을 수 있다는 각오까지 했으니
실로 엄청난 고뇌끝에 시도한 애정 행각이 아닐 수 없었다,,,

놀랍게도,,,,

어쩌면 당연히 거부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순순히 내 키쓰를 열정적으로 받아 줬고,,,
난 생애 첫 키쓰를 열정과 흥분의 도가니속에서
대략 두어시간을 한 것 같았다,,,

그러다가 힘이 들어 조금 이성을 되찾고 보니,,,

아뿔싸,,,

저녁 밥을 먹고 시작한(?) 키쓰가
통행금지 전까지 귀가하기 어려운 시각에 도달해 있었다,,,

입술이 퉁퉁 붓는 줄도 모르고 줄창 한거다,,,
그러니까,,, 첫키쓰겠지만,,,

구름에 둥둥 떠가는 느낌으로
중앙극장 앞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 나오다가
나지막하게 달려 있는 입간판을 정면으로 헤딩하고 자빠져선
해골에 예배당 종소리가 딩딩 울리는 것이
이곳이 북망산 입구인지,, 천당앞인지 '아득아득' 헤롱거리다가
지나가는 어느분의 도움으로 성모병원 응급실에서
벌어진 상처에 바느질을 한 기억이 새롭다,,,

그로부터 6년후,,,
난 그녀와 약혼을 했고,,,

거기서 3년후,,,
난 그녀와 결혼을 했다,,,

대부분의 이들은 첫키쓰의 달콤한 기억들을 갖고 있을텐데,,,
난 지독히도 아픈 기억까지 첨부했으니
이것도 지금은 웃을 수 있는 추억이라면 추억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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