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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비산동 가향교회에 다녀왔습니다.

하늘기차 | 2016.10.18 23:07 | 조회 7777


                 

            가향교회에 다녀왔습니다.

    가향은 <가나안으로 향하는>이라는 순례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향교회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예배드리는 교회와 안양 비산동에서 예배드리는 2교회로 분립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디로 가서 예배를 드려야 하나 난감했는데, 하루 전 그러니까 15일(토)에 가향교회 카페를 찿아 실무자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혹시 지난 번에 찿아가는 예배 때 고기교회에 오시지 않았느냐고 하니, 그렇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향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싶다고 하니 기꺼이 허락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가향은 예배시간이 10시 30분인데, 보통 10분 전 까지는 모두 예배자리에 앉아 마음 준비를 하며, 설교 본문을 미리 숙지하고 온다고 하며 이 번 설교 말씀은 여호수아 11장 본문의 내용으로 말씀을 전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식사는 각자가 가정 별로 준비하여 통상 모임 별로 모여서 가지고 온 반찬 한 가지씩을 내어 놓고 함께 식사를 하여 풍성하다고 합니다. 근데 얼마 후에 또 전화가 왔습니다. 이 번에는 가향교회를 처음 시작 때부터 담임했던 양진일 목사님으로부터의 전화였습니다. 오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무 반갑고 그런데 자신이 내일 예배 끝나고 일찍 가야 할 일이 있으니 좀 일찍 오셔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9시 50분 까지 오셔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하여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주일날 우리는 마침 종석 씨가 몇 일 전에 보내 준 호박을 붙이고, 배추 겉저리를 챙겨서 가향교회로 향했습니다. 비산동 가향교회는 우리집에서 생각한 것 보다 더 가까웠습니다. 인덕원에서 한 3Km정도여서, 9시30분 경에 도착하여 양진일 목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향교회는 2013년도에 창조적인분립을 하여 교회를 창립한 양진일목사님께서 하나님나라운동신학을 기반으로 안양 비산동에서 생활밀착형공동체를 이끌고 나가며, 서울에 남은 성도들은 기존 교회와 같은 예배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산동 공동체는 대안자녀교육, 먹거리공동체, 아이를 병원이 아닌 조산원에서 낳는 것, 4가정에서 한 대의 차를 함께 사용하는 것 등등 긍국적으로 하나님나라 운동의 전진기지로서의 훈련된 신앙인들을 키워내는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가향교회에 처음 나오는 사람은 일정기간을 거쳐 가향동동체가 지향하는 뜻에 동의를 하면 가향교회가 지향하는 목적을 위한 권리와 의무를 다한다는 서약을 교인들 앞에서 선언하고 가향교회의 일원이 된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좀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렇게 서약을 하고나면 정체성이나 지향성에대한 불필요한 소모전을 치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한국교회가 정체성이 흔들리고, 그 존재 가치를 잃어버리는 때에,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함께 교회를 세워나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날 우리 외에 두 팀이 더 예배에 참여하였는데, 소개를 하는 중에 모두들 이렇게

손님들과 눈을 마주치며 환한 미소로 맞이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한국에서 주보에 사용되는 용지도너무  아깝고, 주 중에 미리 기도와 말씀 등

예배 내용을 카페에서 미리 공유하기 때문에 이렇게 보드에 적어서 순서를 봅니다.

 


헌금은 미리 드리고, 봉헌 시간에는 물질로 드리는 고백을 함께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목요일 저녁에 있는 저녁밥상모임, 매주 금요일에 있는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들에 기꺼이 참여한다고 합니다. 주일 저녁에도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훈련을 함께 받으며 공동체를 키워나가는 모습은 참 건강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얼굴을 대하였을 때, 공동체 모두가 그렇게 밝고 환하게 집사람과 저를 환대해 주는데, 그 얼굴에서 밝은 에너지를 한 껏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무엇 보다도 젊습니다. 얼마나 젊냐구요. 한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 정도의 연령대 같았습니다. 40대 후반의 사람들은 가믐에 콩나듯한 것 같았습니다. 침묵이 있고서 예배가 시작이 되었는데, 가만히 보니 십자가가 없습니다. 이미 십자가는 이 땅에서 그 상징을 잃어버린지 오래입니다. 가향은 그 십자가를 삶 속에서 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또 주보도 없습니다. 이미 삶을 일주일 동안 이러저러하게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설교도 돌아가면서 하는데, 아마도 신학도들이나 졸업하고 함께 공동체를 꾸려가는 분들이 있어 좀 더 용이하지 않나 싶습니다.

 
예배 순서 중, 지체나눔 시간에 성도 중에 한 분이 한 주간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향은 주중에도 모임별로 한 두 번 정도 모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삶 전체가 집 만 다르지 그 생각이나 지향점, 방향성이 같아, 한 지체가 자신의 삶에대해 이야기 할 때도 낯설어하지 않고, 모두 함께 공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색이 하나인 것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면에서 우리 교회의 스펙트럼은 ㅎ, ㅎ, ㅎ 참 넓고 깊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앙의 에너지가 물론 교회 성장은 아니지만, 공동체를 위해, 공동체 중심으로 철저하게 모이는 것에서, 지역의 이웃들과는 어떻게 연대하며, 사회의 아픔에대해서는 어떻게 신앙을 고백할지 궁굼하였습니다. 그런면에서 양평의 송강호 목사님의 개척자들은 모든 에너지를 고통과 갈등의 현장으로, 더 나아가 지구촌과 지구 생태 환경에 까지도 관심을 같는 모습은 놀랍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밥상시간은 각 자가 준비한 음식을 모임별로 내 놓아 풍성하였습니다.  




식사 전에 이 가사의 내용을 노래하는데ㅎㅎ 우리도 '날마다~'를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양진일 목사님은 숫11:21-23의 말씀을 <가나안 정복과 땅신학>이라는 주제로 전하였습니다. 근데 예배시간이 꼬박 2시간! 헉! 그것도 의자가 없이 우리 교회처럼 책상다리를 하고 예배를 드리는데, 중1, 2 정도나 된 듯한 청소년 아이들도 끝까지 드리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말씀 내용을 보면 이스라엘이 가나안 원주민들의 땅을 점령하며 하나도 남김없이 진멸하였다고 하면서, 그래서 많은 교회들이 구약, 특히 여호수아서를 잘 설교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교회사 속에서도 교부들이나 신학자들이 구약의 하나님은 열등하고, 폭력적인 하나님, 신약의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신 사랑의 하나님으로 규정을 합니다. 그러나 목사님은 성경본문을 근거로 왜 하나님이 가나안 족속들을 모두 진멸하라고 했는가 하면, 가나안 땅에서 우상 숭배와 폭력과 부정한 모습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레 18:25은

“그 땅도 더러워졌으므로 내가 그 악으로 말미암아 벌하고 그 땅도

스스로 그 주민을 토하여 내느니라”고 합니다. 최근 우가릿(Ugarit)에서 발견된 문서들은 그곳이 우상숭배, 남색, 수간, 마법, 아이 제물(child sacrifice) 등으로 가득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하나님의 진노가 왜 쌓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고 여전히 우상을 섬긴다면 이스라엘도 역시 멸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이스라엘은 그렇게 멸망하였습니다. 양목사님은 땅은 하나님의 것이고 우리는 잠시 땅을 임대하여 살 뿐인데, 마치 주인 처럼 행세한다고 하면서, 이 땅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에 함께하며 이 땅에 사는 동안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나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가향교회를 방문하면서 미국의 아미쉬 공동체, 그리고 프랑스의 떼제 공동체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 공동체들에서는 끊임없이 평화가 흘러나오는데, 물론 가향은 이제 4년 밖에 되지 않은 도심의 생활공동체 이지만 그래도 예배를 드리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가향공동체 만의 젊은 그리고 환한 미소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모임에서도 이러한 밝은 에너지는 드러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향공동체와 함께하여 행복했습니다. 젊은 신앙인들의 하나된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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