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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선한목자교회에 다녀왔습니다.

하늘기차 | 2016.10.03 10:56 | 조회 3152


   그동안 마음 속에 품어두었던 부천선한목자교회를 비가오는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다녀 왔다. 검색창에 선한목자교회라고 치면 부천, 인천 지역 만 해도 5,6개가 뜬다. 그 가운데 김명현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는 없다. 선한목자교회에는 청소년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십여개의 일터가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 밖 기술학교, 부천역 청개구리 밥차, 청소년 예비 가정, 방과후 학교, 독립 가정 정착을 위한 샬롬 빌리지, 장애인들을 위한 대안 가정, 장애인들의 친교 모임 등 무려 10여개의 일터가 있으며, 이러한 일터를 위한 서번트 리더쉽을 위한 훈련 센터도 있다. 주보를 보면 선한목자교회의 일들과 재정 상태가 어떠한지 투명하게 볼 수 있다. 수 많은 봉사자들이 각 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는데, 수도권의 다른 교회 성도들, 비기독교인들에 의해서 꾸려진다. 그러니 교회 주일예배는 소수의 쉴터에서 함께 살고 있는 장애, 청소년 가족들 몇몇 봉사자들 중심으로 20여명이 예배를 드린다. 그것도 부천의 문화센타인 <어울 마당> 5층 청소년복지상담센타에서 2시간 임대료 3만원을 내고 공간을 사용한다.

 





오늘 들려준 말씀은 렘6:16-21로 <가던 길을 멈추고>라는 제목의 말씀이다. 남쪽 유다가 곧 멸망하기 직전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주신 말씀이다.

                   “<가던 길>을 멈추어서 살펴보고, 옛 길이 어딘지, 가장 좋은 길이

                   어딘지 물어보고, 그 길로 가라”한다. 영어성경에는<갈림길, crossrroads>로 되어 있다 하며 <가던 길> 보다 <갈림길>이 더 절실하게 와 닿는다고 하며, 하나님께서 유다의 부정하고, 부패하며, 우상을 숭배하던 삶에서 돌아서라고 하였는데 사람들은 그 말을 고집스럽게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수꾼을 세우고, 예언자를 보내어 전하였지만 듣지 않았다고 하는데, 마치 우리의 모습 같았다. 우리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지 않나? 사드, 핵발전소, 남북평화, 노사, 노인복지, 민영화, 법인세, 세월호, 4대강, , , 어디로 가야할 지 갈림길에 서 있다.

    여기서 설교자는 예언자와 파숫군에대해 색다른 해석을 한다.

               “사람들은 잘 살던 못살던 그저 자신의 삶, 이기적인 삶에 매여, 자기 가족과 자신의 행복 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데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영어유치원으로부터 시작되는 사교육의 욕심을 보면, 어떻게 해서든지 스팩을 쌓기 위해 어학연수, 또 경시대회 참여 등을 보면서 자신들의 성을 쌓아갑니다. 그런데 이런 자기중심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인데, 그들이 바로 예언자의 소리요, 파숫군의 외침”이라 차분하게 갈파한다. 한 쪽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외면하고 싶은 소리입니다. 설교자는 그 소리가 장애인들과 지금 소외된 청소년들, 외국인노동자들, 탈북민, 세월호가족들, 고 백남기님과 가족들에게서 들려온다고 한다. 골프도 치러 가고, 가족들과 외국여행을 다녀오고, 쇼핑과 좋은 차와,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 소리는 들리지가 않는다. 설교자는 이러한 소외자들이 바로 예언자이며, 파숫군이라고 한다.

설교자는 16절

                                 “그 길로 가면 영혼이 평안히 쉴 곳을 찿을 것”이라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참 평안과 위로는 물질과 세상적인 관계와 조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소외되어 슬피우는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하며, 나에게 있는 것을 나누는 길에 있다고 분명하게 못 밖아 이야기를 한다. 지금 우리는 그 갈림길에 서 있다. 그것이 맞다. 교회가 세상과 역사와 이웃을 외면한체 등을 돌리고 예배당 십자가 만을 바라본다면 결국 망할 수 밖에 없다. 참 위로와 영혼의 평안은 예언자들과 파숫군들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에서 부터이다.

하나님은 그렇게 자신들을 위해서 자기중심적으로, 이기적으로 살아가며 주일에 예배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20절 말씀 처럼

                         “스바에서 들여 오는 향과 먼 땅에서 가져 오는 향료가, 나에게 무

                     슨 소용이 있느냐? 너희가 바치는 온갖 번제물도 싫고, 온갖 희생제

                     물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21절에 걸림돌들을 숨겨 놓아서 모두 돌에 걸려 넘어지게 하겠다고 하신다. 설교자는 이 걸림돌에대해 색다른 해석을 한다. 부모들이 적당히 탈법과 부정과 편법을 써 가면서 경제력을 키워 이기적으로 풍요롭게 살면서 자녀들에게는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는데, 결국 자녀들도 부모에게서 보고 들은 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이기적인 벽을 쌓으며 살아가는 백성, 나라는 그 쌓은 벽들로 인해 망할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 이제 갈림길에서 회개하고 <옛 길>, 즉 넉넉지 않더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며, 이웃이 아퍼할 때 곁에 있어주었던 삶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씀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의 생각이 바로 걸림돌이 되어 나라와 민족이 망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성찬에 참여합니다.

   예배가 끝나고 근처의 설렁탕집에서 10여명의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목사님과 장애인 청소년 가족들이 함께 생활하는 기차길옆 쉴터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이러 저러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천시 소사구 송내2동 568-1번지 지하철 1호선 부천역과 중동역 사이 기찻길 옆에 하얀색 페인트칠을 한 낡은 3층 가옥이 있다. 층마다 다닥다닥 여러 개의 방이 있어 주로 셋방을 놓는, 부천 구시가에 많은 다가구 주택이라고 보면 된다. 얼른 보기엔 아무런 표식이 없어 일반주택과 구별되지 않는다. 가만히 보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벽에 작은 간판이 붙어있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선한목자교회, 물푸레공동체, 장애인공동체 쉴터, 샬롬 빌리지 등이 작은 글씨로 네 줄 쓰여 있다. 아무리 보아도 교회임을 알리는 십자가는 보이지 않는다. 예배를 드리는 <어울 마당>에 찿아갔을 때에도 1층 로비의 문화원 안내자에게 예배드리는 공간이 어디 있는지 물어 보았는데 모른다고 한다. 그래! 하나님께 예배드리러 찿아가야지! 온갖 홍보물로 가득찬 교회예배 안내에 늘 못마땅해 했는데, 예배를 드리러 찿아가는 이 과정이 나는 넘 좋다. 그 자체로 순례이다. 왜 교회는 이 귀한 과정을 지워버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자본주의를 견인하는 정신중에 하나인 편의주의가 교회 전체를 마치 칡이 온 들판을 덮듯이 교회를 덮어버리고 있다. 쌩뚱맞는 것 같지만 진보는 불편이다.


사모님은 어릴적에 어렵게 가정생활을 하였다. 아버님 때문에 집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무척 힘들었던 자신의 모습이 지금 청소년들과 장애인들을 바라보며 마치 자기의 모습인 것 처럼 다가와 자연스럽게 함께해 온 삶이라고 한다. 소외된 청소년들과 장애인들 하고 이렇게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나의 달란트라고 하면서 그러나 조심스러운 것은 자기가 일에 빠져 모든 관계를 일로 보는 것을 경계하며, 어릴적 어머니의 모습은 일하는 모습 만 생각이 난다고, 스스로 일이 아니라 사랑에 머물러 있기를 기도한다고 한다.

김명현 목사님은 원래 중앙대 의대를 다니던 의사 지망생이었다. 그런데 대학생 시절 야학에서 만난 구로 공단의 청소년들이 학교 대신 일터에 뛰어드는 열악한 상황이 김 목사 눈에 아른거렸다고 한다. '의사로서 내가 이 불행한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의대를 그만두고 신학교에 입학한다. 김명현 목사는 신학교를 졸업한 후, 부천 춘의동 임대 아파트 지역에서 목회를 시작했는데, 임대 아파트 지역이라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가 많았다고 한다. 매주 40~50명의 아이들을 만나 축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렇게 사는 게 지역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회가 원하는 건 달랐다. 일반적인 성장을 위한 기존 교회와 자신의 목회 철학 사이에서 충돌을 겪은 김 목사는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된다.

설교 말씀 중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두루 두루>아이들 돌봄의 일이 확대되어 가면서 유급전담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 일을 댓가를 받는 일로 전환을 한다면, 보수를 받지 않고 봉사하는 그 순전한 신앙에 입각한 하나님의 위로, 영혼의 평안함을 어디서 맛 볼 수 있겠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두루두루는 불편한점이 있더라도 지금 이대로 순수자원 봉사로 가는 것이 교회신앙에 맞다는 이야기를 한다.

선한목자교회가 다른 많은 봉사단체나 교회의 봉사와 달리 귀한 것은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면서 첫째 정부의 지원을 일체 받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손길들을 통해 들어오는 후원을 통해서 꾸려지고, 둘째는 순수 자원 봉사로 일이 꾸려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의 성과나 결과를 보려하면 느릴 수 있고, 별 성과가 없어 보이며 화려하지도 않다. 그러나 철저하게 교회정신, 하나님 신앙 중심의 <옛 길,16절>을 말 없이 조용히 걸어 간다. 그 길에 하나님의 위로와 평안이 있음을 선한목자교회는 안다. 그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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