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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의 신광감리교회에 다녀왔습니다.

하늘기차 | 2016.09.27 19:51 | 조회 2428



   어제는 강원도 영월의 동강에 위치해 있는 신광감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집에서 2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이다. 왜 굳이 강원도에 까지 가서 예배를 드렸는가 하면, 9월 첫주에 안산 세월호 분양소에 위치해 있는 기독교부스에서 영월의 목회자들 중심으로 예배가 드려졌다. 그 때 말씀을 전한 김정권 목사님의 메시지가 너무 감동적으로 다가 와 은혜를 입었고 위로를 받아 교회 홈피와 밴드에 올렸는데, 바로 그 목사님을 만나고 싶어서 였다. 그런 것을 보면 아직도 나에게 로망이 있는 것 같다. ㅎ ㅎ

아침 750분 경에 출발하여 여유롭게 신광교회에 도착하였다. 근데 목사님이 바깥 마당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송구스럽다. 귀찮게 해 드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말씀이 좋아 팬으로서 목사님과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을 내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제 전화로 이러저러 해서 찿아 뵙겠다고 하니 흔쾌히 허락을 한 것이다. 근데 통화하면서 안산의 세월호 가족 목공방에서 세월호 가족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니, 안산의 화정교회 박인환 목사임에게 이야기 들었다고 하면서 반가워하신다. 목공을 매개로 이렇게 귀한 사람들을 만나서 참 좋다.

 

예배당은 자그마하다. 우리 교회 예배당 보다 조금 작다. 근데 극장식 의자가 40개 정도 놓여있다. 우리 교회 예배당이 더 크다니 ㅎㅎ

 

    복음송을 몇 곡 부른 후에 예배가 시작되었다. 본문 말씀은 렘32:1-15이었다. 회복의 상징으로 아나돗의 밭을 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행하는 내용이었다. 이미 나라가 기울어 곧 망하기 직전의 때에, 나라의 지도자들이 거짓 희망을 이야기 하며, 아무런 비젼도 보여주지 못하는 때에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친척 아나돗의 밭을 사고 계약서를 작성하라는 것이다. 세상에 그런 바보가 어디 있을까? 이제 모든 것이 다 무너질 판에 땅을 사라고 하신다. 근데 예레미야는 그렇게 밭을 산다. 성경은 예수님을 포함한 그런 바보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거짓된 욕망과, 부정과 불법으로 가득찬 기득권자들에 의해 나라의 존폐가 흔들리며, 억울한 자들의 눈물이 흐르는, 불평등과 차별의, 희망이 없는 이 때에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김정권 목사님은

 

                 거짓 희망에 붙들리지 말라고 하면서 희망이 감추어져 있는 책망의 시대라고 한다.

              이 때는 썩은 동아줄 같은 희망에 착념치 말고, 근신하며, 회개하며 숨겨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성찰하라고 하면서 밭을 사라고 하신 말씀에 감추어져 있는 구원

              과 희망의 참 메시지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하신다. 숨겨져 있는 희망이 자동적

                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다. 하나님 아버지께 회개하고 돌아서서 올바른

              길로 나아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회복된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씀이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은혜를 입었다. 그러면서 92째주에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 잘 알 수 있는 근처의 소위 대형교회에 찿아가 예배를 드렸던 생각이 났다. 예배시간이 다가오면서 주차 공간에 앞 시간 예배자들의 승용차들이 나가고, 지금 시간 예배자들은 들어오는데 물밀듯이라는 말 그대로이다. 주차요원들이 신속하고도 익숙하게 주차 안내를 한다. 교회 입구 큰 길에서 주차장 까지 시간이 20분 이상 소요되는 것 같았다. 예배시간이 끝 나고 집에 돌아갈 때도 20분이상 기다렸다가 빠져나갔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주차 시간만 해도 근 40분 이상을 기다리면서 이 교회의 예배에 참여하는 것일까?

 

   예배에 참석한 날 설교자는 호세아서 본문으로 말씀을 전하였다. 말씀을 듣는 중 소위 참 은혜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데 지금은 그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러나 말씀 중 왜 오늘날 한국교회가 이렇게 수모를 당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국교회가 말씀은 믿지 않고 자꾸 목사를 바라보기 때문에 이렇게 한국교회가 어렵게 되었다고 하면서 말씀의 소중함을 구구절절히 전하였다. 목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왜 자꾸 목사를 바라 보느냐는 것이다. 참 옳은 말이다.

                                       근데 아 뿔싸, 한 순간에 획 하고 넘어간 것이다.

설교자는 지금 전하는 말씀과 그 말씀을 전하는 자를 2원화 시켜 나누고 있다. 말씀 따로, 전하는 자 따로이다. 말씀만 보라는 것이다. 말씀을 강조하다가  삶에서 말씀으로 지나치게 넘어간 것 같다.

 

    그럴듯한데 거짓이다 어떻게 말씀과 선포자를 나눌 수 있는가?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나? 바울이? 믿음의 선배들이? 이 것은 분명히 거짓 말이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부끄럽게 된 것은 말씀만 의지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말씀과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 나뉘었기 때문이다. 말씀을 듣고 말씀대로 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 설교자는 말씀과 말씀을 전하는 사람을 둘 로 나누고 말씀만 보라고 한다. 참 묘하고, 야리꾸리하다. 근데 회중은 여기 저기에서 아멘, 아멘 한다 왜 사람들이 이 곳에 물밀 듯이 몰려오는지를 알겠다. 주일날 와서 예배드리며 말씀으로 위로를 받고는 집으로 사회로 직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끝이다. 호세아 예언자 뿐 아니라, 어느 예언자가 말씀과 자신을 따로 나눈 적이 있는가. 참 기가 막히고 졸도할 노릇이다. 거짓 위로다. 썩은 동아줄 같은 희망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분별하지 못하면 한 순간에 훅 간다. 그렇지만 우리 연약한 사람들이 어떻게 말씀대로 살 수 있을까 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말씀대로 사는 것이 내 뜻과 의지대로 인가? 말씀 앞에 겸손히 무릎꿇고 내 부족함을 토로할 때 성령의 내적 감동, 성령의 역사를 통해 말씀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심란하. 그러나 어제 동강의 중년, 노년의 20명 남짓 모이는 작은 신광감리교회에서 나는 하나님의 참 말씀을 들었다. 썩은 동아줄 같은 거짓 희망에 착념치 말고, 지금은 근신하는 책망의 시대이니 감추어져 있는 희망을 바라며 살아가자는 말씀이 깊이 와 닿았다. 큰 교회에서는 희망 같지만, 헛된 희망을 분명히 보았고, 그러나 작은 신광교회 예배에서는 참 희망이 무엇인지를  보았다.

 

예배 후에는 작은 휴게실에서 식사를 하였다. 사실 우리 고기교회의 공동체 식사 때 고기리에서 살고계시는 우리 권사님들, 집사님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비슷한 순 토속 음식이었다. 한그릇 하고, 한 그릇 더 먹었다.

오른쪽에 서 계신 얼굴 보이는  분이 사모님이시다.  

식사하면서 이러 저러한 이야기, 이 나라와 교회와 인류 평화를 위한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었다. 마치 옛날부터 알아 온 친구 같았다. 72학번 인 것을 보면 나와 나이도 같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신광교회도 올 해 50주년이었다.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우리는 50주년이라 하면서 이러저러한 행사들을 잘 준비하여 진행했는데, 그저 예배당 앞에 조촐한 현수막 하나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부끄러웠다. 우리는 행사는 잘 했지만 그 다음에 무엇인가? 라는 생각에 머물게 되었다

 

 식사 후에 프림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교인분이 방금땃다고 하면서 대추와 연시를 가지고 왔다.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게으른 것이라 한다. 특별히 무엇을 하려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 참 반가운 소리였다. 나도 이 번 안식년 기간에 개념 없는 휴식을 지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게 인간의 한계이다. 무언가 해야만 불안하지 않고, 마음이 놓인다. 마치 은행에 돈을 적립해 놓은 것처럼 말이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2시간 남짓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보통 낯 선 곳에 가면 그저 인사 정도의 이야기를 나누고 떠나오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감리교 농목협 회장 역할도 하고, 여주에 있었을 때에는 지역분들과 4대강 때문에 환경연합운동을 하였다고 한다. 아마도 4대강 기도회 때에는 함께 금식 기도회에 참여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원주에서는 우리 교단의 농목대부인 한경호 목사와 함께 생협활동도 활발히 하였다고 하였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동강 전체를 구경하고 가라고 하며, 그 지역의 제일 높은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여 동강도 보고, 영월의 산세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지금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일이 있다. 10년 전 쯤 동강댐을 설치한다고 하여 기환연과 함께 동강살리기 대회에 참여한 기억이 새삼스럽다. 근데 그 때 신광교회의 권사님 한 분이 죽기로 물도 마시지 않고 17일 간 금식기도를 하였는데, 신광교회도 동강살리기의 중심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반가왔다. 여하간 곳곳에 귀한 목사님들과 성도들이 드러나지 않고자기자리에서 교회를 지키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우리나라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추어져 있는 희망을 보았다. 마친 그날 신광교회는 목사님 사택을 고쳐야 하느라고 교인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고구마도 한 상자 얻어 왔다.

 




뱀 한 마리가 길목에 서 오수를 즐기고 있었다 ^^ 가까이 가는데도 전혀 끄떡도 않한다. 여기는 내구역이야



 

 사택이 겨울에 추워 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

 



돌아오며 동강을 잠시 바라보았다.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사진한장!


목사님에게 사모님과 함께  우리교회에 꼭 한 번 방문하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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