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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어른이 되었습니다

마옹 | 2020.09.09 16:07 | 조회 874

마흔이 되기 전까지

조정규와 저 이영미는 "우리 언제 어른될까?"라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성인이 되긴 하였는데... 아직까지 어른이라 지칭할 수준이 안되더라구요.

 

결혼생활을 10년을 넘게 해도 우리 언제 어른이라 느끼지? 이러면서 좀 모자라는 부분이 있어도

서로 애 취급하며 격려도 하고 싸우기도 했습니다.

 

"애가 애를 낳아 키우네. 애가 애를 넷이나 낳았어. 그러니까 이러는거야. 근데 우리 제대로 키우는 거 맞나?"

사실 한인간으로서 제대로 살지 못하면서, 다른 인간을 책임진다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온전히 책임을 지고 있지 않습니다.

 

자녀 키우는 것이 힘들 때면

난 청지기니까, 하나님이 책임지시겠지, 하나님이 하실거야

이러면서 살짝 책임을 회피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이번 코로나19로

모여서 드리는 예배 때문에 세상에 지탄을 받는 교회를 보면서

처음에는 같이 속으로 화를 냈습니다.

 

좀 덜 모이면 안돼?

가정에서 드리면 안돼?

 

막상 가정에서 예배를 드려보려고 하니, 쉽지 않더라구요.

2010년 큰애를 낳고 2012년, 2015년 아이들을 줄줄 낳으면서

주일예배시 예배를 드리는 건지, 아이들 때문에 눈치를 드리는 건지,

정신없었습니다.

눈치보랴 애보랴 예배보랴 하는 중에도

이상하게도 안목사님이 전하시는 하나님 말씀은 결정타를 한방씩 제 머리와 마음을 때리셨어요.

 

2020년 전 이 예배를 아주 쉽게 놓았습니다.

 

좀 덜 모이면 안돼?

가정에서 드리면 안돼?

 

안되는 거였습니다.

저 예배 잘 안드립니다.

아이들과 드려보려고 했더니 아수라발발타가 되서 '아 못하겠다' 했습니다.

 

교회에서 모여서 예배드릴때는 눈치도 애도 예배도 보긴 봤거든요.

그런데 가정예배를 드려보려고 했더니 10분만 지나면 사남매가 사나와지면서 난장판이 됩니다.

건성건성 가정예배를 빼먹고 대충 방송보고 그랬는데

하나님께 딱 걸렸죠.

아셔도 참으실 줄 알았는데, 엄청 사랑하셔서 그런지

안목사님 시키셔서 예배때 가족찬양을 하게 하시더라구요.

 

여섯이 연습하고 노래들으며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흰 가정예배를 찬양을 부르며 드리려구요.

각자 위치와 상황대로 드리면 되는거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되나 봅니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는 건...

저희집 사남매는 아직 어려서 세상이 믿는 자들에게 하는 손가락질을 모릅니다.

상처도 안받겠지요.

그런데 아직 어른아닌 아이들 생각이 요즘 많이 납니다.

 

얼마나 상처를 받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며 교회를 바라볼까.

나는 그들에게 어떤 교회 어른일까.

 

어른되기 전 고민 많았던 제가 떠오릅니다.

수많은 질문을 하나님께 던지고 던지고 또 던졌습니다.

이 질문을 왜 교회 어른들에게는 잘 묻지 않았던가요...

성경책을 보고, 기독교서적을 읽고, 뭐 그랬었습니다.

 

그냥 오늘

나는 신앙의 선배인가? 나는 교회에서 나를 어른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인가?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저도 어른 아니라서 여러가지 부족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난 어른 아니라며 자기합리화만 할까요.

 

마흔두살

"우리 분명 애였는데, 어른도 안되고 늙네."

남편과 둘이 이런이야기 이제 그만하고

어른되려구요.

 

모두 보고싶습니다.

조금 더 자라서 다음에 모여서 예배 드릴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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