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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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번째 글쎄다입니다.
댓글 달다가 날라갔어요? ><; 그래서 이렇게 복사해서 다시 올립니다.
지난 글쎄다에서는 예쁘고 당찬 지선이가 추천한 칠레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읽었습니다. 소설 1/3 지점까지는 아마존 정글의 강마을사람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글 원주민과 백인 광부들의 썩은 이를 뽑아주고 틀니를 끼워주며 살아가는 무정부주의자 백인 치과의사, 악랄한 백인 읍장, 정글 원주민이 다 된 칠레 남미인 노인. 이 노인이 주인공인데 이제 막 글을 깨우쳐 연애소설 읽기에 빠져 살지요. 아마존 정글에서 책 한권 구하기도 힘들 터인데, 그것도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이라니!
이색적인 이야기 전개에 잔뜩 호기심에 부풀어 책장을 넘기는데, 난데없이 백인 살인사건이 끼어듭니다. 그 순간부터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오간데 없이 사라져요. 대신 그 자리에 사냥꾼 노인만 남아 정글의 우두머리인 퓨마(산사자)와 한판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로 확 바뀌지요. 아쉽게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끝까지 돌아오지 않아요. 다만 ‘Man vs Wild’의 한 판 싸움으로 끝까지 이어지지요. 그 때문일까요. 역자는 후기에서 이 소설을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로 비유합니다.
“하지만, 자연을 대하는 자세가 전혀 다른데, 헤밍웨이는 자연 앞에 마주선 인간 실존의 문제를 다루고 있잖아요” 이상권 선생님이 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죠, 이 소설에서는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 문명과 물욕 앞에 어쩔 수 없이 쓰러지고 사라져가는 원시 밀림, 자연 생명에 대해 말하고 있고요. 그런 점에서 <노인과 바다>보다는, 굳이 비교하자면 윌리엄 포크너의 <곰>에 더욱 가까운 소설 같아요” 저도 한 마디 끼어들었죠.
그래서 다음 글쎄다에서는 윌리엄 포크너의 <곰>을 읽기로 했답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4번. 아! 그리고 이번 모임만 사정상 금요일이 아니라 7월 28일(토요일) 저녁 7시에 모이기로 했어요. 밤토실 도서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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