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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고기교회 공동체가 고백하는 공동기도문

mungge | 2017.04.07 12:26 | 조회 1492


주님, 무슨 말로 기도를 드려야 할 지 알 수 없습니다. 목련보다도 더 순결하고 진달래보다도 더 고운 청춘들이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사랑하는 부모님과 친구들 곁을 떠난 지 벌써 세 해가 지났습니다. 주님, 이들의 아름다운 영혼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면서 삶의 의욕도 함께 잃은 채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가족들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주님, 유가족과 함께 이들을 가슴에 묻고 기억하며 아픔을 함께 해온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옵소서.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먼 자본과,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 때문에 일찍 우리를 떠난 희생자들이 품었던 꿈을 우리를 통해 이루게 하시고, 가족들이 마음의 안식을 찾도록 위로하시고 희망을 주옵소서. 우리로 하여금 언제까지나 이 아픔을 기억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용기 주시기를 원합니다.

 주님, 아직도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아홉 분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은총을 내려 주옵소서. 지금 온 국민은 삼년 전처럼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히며 인양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맹골수도에서 3년을 하루같이 오로지 가족을 찾고 진실을 밝히려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세월호 인양은 희망의 신호탄이되고 있습니다. 미수습자 아홉 분이 애타게 기다려온 가족과 국민의 품으로 온전하게 돌아오기를 간절히 고대합니다. 저희들 일상이 바쁘다는 이유로 잠시 잊었던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는 이제 세월호를 인양하고 땅으로 옮겨 조사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아있었던 것처럼 사고의 원인도 책임도 가라앉아있습니다. 주님. 이제 그 진실을 밝히 드러내주십시오. 진실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누구입니까? 그들에게 주님의 정의를 드러내주십시오. 울며 애통하는 자들의 울음소리가 이 나라에 꽉 찼습니다. 그들의 울음과 억울함을 놓치지 않으시는 주님, 이제 세월호 인양을 통해 진실이 하나도 빠짐없이 낱낱이 드러나고 그 책임자들이 모두 그에 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셔서 이 나라에 주님의 정의가 무엇인지 밝히 드러나게 하여 주옵소서.

 주님, 주님께서는 사랑하는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부르짖음을 듣고, 그 근심을 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슬픔과 무력감에 빠져있는 우리들을 구하여 건져내고,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겠노라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시간 주님의 말씀이 지금 이 곳에서 이루어지길 믿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들은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을 더 이상 미루지 않겠습니다. 생명을 해치는 세력이 심판받고, 저주와 어둠의 세력이 사라질 수 있기를 이 시간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의 정의와 평화가 이 땅에 두루 퍼질 수 있도록 주님께서 인도하고 주관하여 주옵소서. 세월호를 통해 잃었던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에 부활하여 함께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는 기적이 우리 안에 일어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이 기도문은 우리교회 성도님들이(남여 선교회, 청년부, 제직자 대표) 한 마음으로 준비한 신앙고백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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