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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밀양희망버스 이야기

하원아빠 | 2014.01.26 20:33 | 조회 2999







 송전탑 건설반대 2차 밀양 희망버스 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향린교회, 촛불교회, 고기교회 등 진보적 기독교인들이 희망버스 한 대를 꾸려 내려갔습니다. 지난 1차 희망버스때 기독교진영에서 한 차를 만들고 싶었으나 호응이 적어 함께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같이 하게 되서 기쁘다며 말씀하시는 최헌국 목사님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언제나 어려운 이웃들의 현장에 함께하시는 최 목사님이 계셔서 든든했습니다.

 

 밀양 76만 5천볼트 송전탑은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창녕의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기 위해 추진 중인 신고리-북경남 76만 5천볼트 송전선로 건설사업 중 밀양을 통과하는 구간에 세워지는 송전탑입니다. 76만 5천볼트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송전선 중 가장 전압이 높은 초고압 송전선으로, 주로 미국, 중국, 캐나다 등 국토 면적이 광활한 지역에서 장거리 송전용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송전선은 34만 5천 볼트와 15만 4천볼트(우리들이 자주 보는 송전선이죠)이고 76만 5천 볼트 송전선로의 경우 2.6%에 불과합니다.



 원래는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하려던 목적이었으나,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변경되어 현재 신고리-북경남 76만 5천볼트 송전선로는 영남지역으로의 수송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남지역의 전력자급률은 127%에 이르며, 전기소비량보다 전기생산량이 더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송전을 위한 76만 5천볼트 송전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전력자급률이 턱없이 낮은 대도시들에 전기를 수송하려는 것입니다. 76만 5천볼트 송전탑은 최대 140미터의 거대한 송전탑입니다. 초고압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한 채 밀양에서 사람이 살고 있고 농사를 일구는 마을과 논밭을 가로지르며 76만 5천볼트 송전탑을 세우려 하고 있습니다.(출처 : 밀양 765k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자료)

 

  토요일 오후 밀양시청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도착한 희망버스의 승객들이 시청앞에 가득했습니다. 지난 1차 희망버스때 약 2천여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2차 희망버스에 모인 인원은 어림짐작으로도 그 수가 두배는 되어 보였습니다. 준비해간 오렌지색 풍선과 종이꽃을 손에 들고 모여들기 시작한 동지들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이어 시청에서 고 유한숙 어르신의 분향소를 거쳐 밀양역까지 이어지는 약 6km의 길을 들썩이며 행진했습니다. 도로에 들어선 동지들의 대오가 밀양에 전하는 희망의 기운처럼 느껴져서 힘이 났습니다. 길가에서 마주치는 밀양주민분들 중에는 박수를 쳐주시며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신기하게 쳐다보는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의 표정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것을 처음보는 눈치였습니다. 전국각지에서 모인 송전탑건설을 반대하는 4천여명의 동지들의 모습이 밀양주민분들에게 더욱 큰 힘이 되기를 바람했습니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행진을 마치고 밀양역에 도착했습니다. 밀양역에 모여서 다시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밀양역앞 광장을 가득메운 동지들은 '우리 모두가 밀양이다' 문화제를 진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문화제를 마치고 차량별로 나눠진 마을로 흩어졌습니다. 우리 기독교차량은 위양마을회관으로 향했습니다. 따뜻이 데워져있는 바닦과 이불, 김치두부와 막걸리가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남에서 오셨다는 다른 차량일행들과 인사를 나누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지난밤 밀양 송전탑반대현장 중에서도 도곡에 들어서는 107호기 공사장의 사정이 안좋다는 대책위의 얘기에 따라 우리 일행은 아침 일찍 일어나 도곡마을로 향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아직 해도 떠오르지 않은 어둠속에 경찰차량 수대가 미리와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청년예수라고 적혀있는 깃발을 앞세우고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주일 예배를 공사현장 앞에서 드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중턱도 못미쳐서 길을 가로막은 경찰들과 대치하게 되었습니다. 대충 보아도 수십명에 이르는 병력으로 보였습니다. (산정상에는 이미 100명이 넘는 병력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불과 30여명의 동지들이었기에 정상에 오르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공사현장에 올라가 예배를 드리려한다는 말을 묵살하며(들으려고도 하지 않은) 길을 막고 있는 경찰들과 대치하다가 우리는 샛길로 정상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경찰병력은 우리를 따라오며 정상에 오르는 것을 저지했습니다. 일부는 정상에 오르고 일부는 중턱에 모여 예배를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배 후 마을 할머님들이 채려 주시는 아침식사를 하고 분향소 앞 마무리 기자회견장에 모두가 모였습니다. 3차 희망버스를 약속하며 그렇게 밀양희망버스는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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