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탈핵 연합기도회 (10월20일,목)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 기독교 운동본부” 제안문

2016년 9월 12일 저녁 7시 44분 경주 남남서쪽 9km 지점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어 저녁 8시 32분 최초 진앙지에서 1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총 480회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진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지진의 진앙지가 월성원자력본부와 월성방폐장이 위치한 나아리와 직선거리로 30여km, 고리원자력본부와는 50여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계속된 여진이 더 큰 지진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지진의 여파로 핵발전소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두려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핵발전소가 6.5~7.0의 규모를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되었기 때문에 지진에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자연재해 앞에서 안전하다는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이야기인지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 수습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산(고리)-울산(신고리)-경주(월성)-영덕(천지 예정)-울진(한울) 핵발전소가 모두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경주, 울산 지역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한 곳이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도미노처럼 그 여파가 확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단위면적 대비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바로 이곳에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가 승인되었고, 폐로를 앞 둔 노후원전인 고리1호기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 모든 불안감을 계속해서 가지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요? 핵에너지 외에는 전력수급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목숨을 걸고 에너지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많은 선진국들이 추가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했고, 핵발전의 종주국이라고 하는 미국, 프랑스에서도 핵발전소 개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인 재생에너지로 발전 정책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더 이상 늦기 전에 핵발전에서 벗어나야만 합니다.

핵발전은 연료인 우라늄 체취에서부터 10만년 이상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핵폐기물 처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땅과 물, 공기를 오염시키고, 모든 생명의 생존을 위협합니다. 교회는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핵발전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고 창조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악의 실체이며, 핵발전을 추진하는 핵산업은 악의 현존인 사탄의 세력임을 깨닫고 거룩한 싸움에 나서야 합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체인 <핵없는 세상을 위한 공동행동>에서는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을 지난 10월 11일부터 시작했습니다. 탈핵 운동 진영은 이전에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해 10만 명의 서명을 받았던 경험이 있고, 특히 이번 경주 지진으로 핵발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사회적 상황에서, 내년에 진행될 대선에서 대선후보와 정당들에 탈핵 정책 입안을 압박하기 위해 대선 후보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100만 명의 서명을 받는 운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뒤이어 각 지역 단위의 서명운동본부가 조직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반핵 운동에 앞장서왔던 종교계에서도 종단별로 서명운동본부 구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에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핵그련)>에서도 이 일에 뜻을 모으며 전국 교회를 중심으로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해나갈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 기독교 운동본부” 구성을 제안합니다. 40여 개 교단, 교계 단체, 교회가 참여하고 있는 핵그련을 중심으로 더 많은 교회와 단체들이 서명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서명에 동참해서,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핵그련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매달 진행하는 탈핵 연합기도회에 동참해주시고 힘을 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주의 지진은 하나님께서 탈핵의 파수꾼인 한국 교회를 깨우기 위한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는 핵발전으로부터 벗어날 더 이상의 기회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부디 이 서명 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가 불안하고 무책임한 핵발전 정책에서 벗어나 재생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국 교회가 다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으게 되기를 바랍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

문의 : 사무국 02-711-8905, greenchurch@hanmail.net

(03041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나길 7-13 기독교환경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