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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대림절네번째주일, 2023년12월 24일)

하늘기차 | 2023.12.24 16:41 | 조회 124

                            기 다 림

 

대림절네번째주일                                                                                                        갈4:4-7;9:2-6

  제가 부목사로 있던 교회 이야기를 몇 일 전에 들었습니다. 지역이 개발되면서 교회가 수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교회 밖 거리에서 촛불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담임 목사님은 절박함 때문에 교회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거리로 나가게 되었다고 인터뷰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교회 이미지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미지란 어떤 것일까요? 무의식적으로 한 이야기겠지만 거리에서 외치며 부르짖는 소리와 예배당의 소리를 구별, 아니 차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호, 이태원, , , 철탑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는 노동 현장은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교회는 거룩하다는 착각, 종교에 몰입된 모습입니다. 그래서 아기 예수 탄생할 때에 거룩한 예루살렘 성전의 종교인들이 아니라 목자들에게 천사들이 나타났으며, 성전의 유대인들이 멸시하는 이방인들에게 별이 나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교회가 내 쫓기게 되는 절박함에 처하게 되니 그동안 멸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그 일을 교회가 합니다. 이제는 오늘 말씀 6절에서 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러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하시며 상속자가 되었는지를 돌아보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에 사도 바울은 4절에서 때가 차니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을 여자에게서 나게하시고, 율법 아래에 놓이게 하였다고 합니다. 이 구원의 사건에대해 엡1:9,10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라고 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통일시킨다고 합니다. 이것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일 열로 줄 세우는 통일이 아니라, 지금 여기 있는 모습 그대로 나무는 나무 그대로, 꽃은 꽃, 풀과 공중에 나는 새와 강과 바다의 물고기들과 하늘의 해와 달과 별이 우주적, 역사적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나는 나를 닮은 온 우주와 역사의 다양한 나는 나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 하모니를 이룹니다. 그 조화가 어디에서부터 생겨나나요? 2:22은 하나님께서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 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다고 합니다. 이것은 수직적인 계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됨의 조화의 우뚝솟은 표징을 말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만물 안에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분의 충만함이라 합니다. !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의 온 우주 만물의 초 시간적인 통일, 조화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엄청난 구원의 신비가 교회에 있으며, 지금 여기 이렇게 우리가 교회로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 믿고 구원받았다는 것이 단지 내가 병고치고, 사업이 잘되고, 자녀가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물론 그것도 나는 나로서의 건강하고 소중한 가치이지만, 우주와 역사 속에 존재하는 모든 나는 나와 더불어, 좀 더 자세히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지금 남북으로 갈린 이 한반도의 역사적 질곡 속에, 그리고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와 같은 국가폭력이 연 이어 일어나는 때에, 그리고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 그리고 사라져가는 생물종들 속에서 어떻게 생명과 평화의 나는 나로 살 수 있는가? 또한 지구촌이 자본에 예속되어 모든 것이 파편화되어 각자 도생하는 때에 어떻게 공동체로 살아갈 것인가 라는 것입니다. 언젠가 이야기 한 것 같은데 바로 그렇게 양평과 제주도 강정에서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개척자들의 송강호 박사님이 세계에서 군사훈련이 가장 큰 규모로 가장 최신의 무기로, 가장 큰 비용으로 반복하여 열리는 언제라도 평화가 깨지고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는 극동아시아에서 참 평화를 위해 미 해군기지가 위치해 있는 제주와 오키나와와 대만을 무동력 배를 이용하여 100일 이상 여행하고 돌아 와서, 그 공간을 공평해, 즉 공존과 평화의 바다로 선언하며, 국가로 이어지는 폭력적인 그래서 인류 역사상 한 번도 평화하지 못했던 국가체제라고 하는 지구촌의 정치 구조를 나라의 경계를 넘어 가족공동체로 바꾸어 보자고, 황당한 비죤을 가지고 바다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그 모습이야말로 나는 나의 하나님 신앙의 아름다운 모습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미 2000년 전 이 놀라운 구원의 비밀을 깨달은 초대 교회는 아마도 노예와 주인이, 빈부의 귀천 없이, 나라와 국경 등 제도의 문제를 뛰어 넘어 한 자리에 함께하는 그 놀라운 신비를 본 것입니다. 이게 교회입니다. 모든 한계를 넘어 공동체로 사랑의 띠를 띠는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 차별과 혐오가없는 예장통합교단을위한 그리스도인모임은 광화문 감리교본부 앞에서 있었던 성소수자환대목회를 하던 김동환목사 감리교출교를 반대하는 예배에 함께하였습니다. 어느날 김동환목사가 목회하는 제일영광교회의 성도가 목사님에게 찿아와 자신이 동성애자인 것을 고백하며 상담을 요청하였고, 착한 이동한 목사는 처음에는 식은땀이 났는데, 그래서 기도할테니 한 두 주만 있다가 다시 이야기 하자고 하여 지금 까지 왔다고 합니다. 참 순전한 목사님이십니다. 그 날 그 추위에 예배에 참석한 모두가 그 마음, 약한자, 병든자, 감옥에 갖힌자, 소외된 자들을 돌보라는 주님의 음성을 따르는 찐 복음주의자들이었습니다. 죄인을 불러 구원의 은총을 나누는 곳이 교회인데, 교회가 오히려 소외된자를 쫓아냅니다. 세월호때도 그랬고, 작년의 이태원참사 때에도 교회는 국가에게 폭력을 당한 사람들을 뱉어냈습니다. 지금도 이 추위에 이태원 가족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이태원참사특별법통과를 위해 거리에서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 세월호성탄예배 때 가족들이 안전공원설립이 처음의 설계와 예산이 줄어들고, 착공도 못 해 스스로 무기력한 것을 힘들어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립니다. 주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계신 곳에 우리의 곁을 주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은 대림절 마지막 날인데, 여러분은 그동안 어떤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셨나요? 기다림에 맞추어 교회는 지난 한 주간 침묵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말의 바쁜 일정 속에 기도에 참여하지 못하였다구요? 그럼 어떤 마음으로 아기 예수 오심, 나아가 주님 다시 오실 때를 기다리셨나요. 솔직히 관심이 없나요? 그냥 백화점의 네온 사인과 캐롤 송, 그리고 성탄 카드와 선물과 함께하는 성탄인가요. 지난 수요일 요한 복음에서 마지막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의 본문을 읽었는데, 십자가형을 집행하는 로마 병정 4이 예수님의 옷을 나누는 내용이 나옵니다. 유대인들의 복장은 신발, 두건, 허리 띠, 겉 옷, 그리고 속 옷 모두 5벌인데 4 병정이 서로 하나 씩 나누어 갖고, 속 옷은 제비를 뽑았다고 합니다. 예수에대해 무관심합니다. 이들은 예수가 누구인지, 왜 십자가에 처형 당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이, 그저 명령을 집행할 뿐이며, 그 와중에 덤을 얻어,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하는 모습을 십자가 아래에서 보여주었습니다. 하나라도 더 가지려는 이 모습이 자본에 익숙해진 오늘 우리요, 교회의 모습은 아닌지요? 우리는 성경이 말씀하는 메시야, 하나님 나라, 복음이 아니라 로마 병정처럼 참된 성탄에 무관한 것은 아닌지요.

   올 해에도 전체적으로 입시의 시간은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고, 아쉬운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저도 그렇지만 가족 중에 시험을 치르는 입시생이 없으면, 수능은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그저 언론에서 알려주고, 가까운 지인등을 통해 입시인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입시생들과 가족들은 수능 시간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고, 긴장되고, 노심초사합니다. 입시생과, 입시생이 아닌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갑니다. 그러니 세상 속에서 주님 오심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과 기다림이 없는 사람의 시간은 전혀 다릅니다. 예수님 부활 승천하시고 세상에 남은 교회 공동체가 유일하게 믿음을 지키며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었던 믿음의 가치는 무엇이었나요. 공동체를 공동체 되게 하는 것이 무엇이었나요? 기다림, 주님이 다시 오셔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완성하리라는 기다림 속에 당시의 로마제국의 핍박을 견뎌내며, 오늘 2,000년 까지 교회로 살아있는 것입니다.

   교회가 주님을 기다리는 시간에,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에 따르려면 어떻게 해야할 까요? 사도 바울은 6절에서 우리가 자녀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우리 마음 가운데 아들의 영을 보내 주셨다고 합니다. 2,000년 전 시므온과 안나가 그렇게 아기 예수를 만났습니다. 2:25에서 예루살렘에 시므온이라는 사람은 의롭고 경건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의롭고, 경건하다는 말이 오늘 이 시대에 참 귀합니다. 장신대 학교 표어가 경건과 학문입니다. 경건은 예배와 기도이지요. 그리고 학문은 지식, 지혜입니다. 그런데 시므온은 의와 경건입니다. 고기교회는 이 두 가지를 세우고자 조심스럽게 정체성을 확인하고 방향성을 잡아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배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사라져버린 주일 저녁에 예배를 드리는 것은 주일을 온전히 지키고자 형식적인 틀을 갖춘 것입니다. 통상 교회는 성가대, 사회자, 목회자가 가운, 그리고 절기에 맞추어 후드를 걸치지만, 혹여나 세상과 분리된 게토가 될 까 보아, 외형적인 예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배와 기도야말로 성도가 붙어 있어야할 최소한의 포도나무 가지입니다. 그런데 점점 소멸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세상에 자신이 있는 것인지, 세상에 이미 붙들린 것인지요? 그리고 하나님의 의입니다. 정의가 강같이 흐르고, 공의가 하수 같이 흐르게 하라는 하박국 예언자의 음성이 항상 들립니다. 그래서 지난 목요일에도 세월호가족들과 함께하는 예배에 참석하였습니다. 가능한 현장에서 피눈물 흘리는 사람에게 곁을 주려 하였습니다. 이렇게 경건과 의 속에서 성령의 감동으로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교회로 세워지기를 바랐습니다.

   이러한 종말을 기다리는 우리 각 자의 삶은 또 어떠해야 할까요? 간혹 곧 주님 오신다고 집단을 이루어, 또는 철야를 한다고 하며, 직장, 집 모두 뒤로 하기도 하는데, 그러나 사도 바울은 마지막 때에 평범한 일상을 살라, 어찌보면 즐기라 합니다. 대표적으로 갈5장은 주님이 도둑 같이 올텐데 하며 무어라 하나요, 항상 기뻐하십시오, 쉬지말고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바라시는 뜻이라 하였습니다. 마지막 때, 이 대강절 마지막 날에 부하뇌동하지 말고 여러분의 일상에 하나님의 평화와 위로가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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