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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속에 평화(대림절첫번째주일, 2023년 12월 3일)

하늘기차 | 2023.12.03 14:49 | 조회 161


                         기다림 속에 평화

대림절첫번째주일                                                                                                            2:22-33;36-38

   창세기 3장에서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서 금지한 선악과를 먹고 순간 눈이 밝아져 부끄러워 숨습니다. 자신이 가난하며, 연약하며, 유한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선악과를 먹기전에는 자신이 벌거벗은 것이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동산 안에서 부족함 없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처럼 된다는 뱀의 유혹에 선악과를 따서 먹는 순간, 하나님처럼이 아니라 자신이 가난하며, 힘없고 유한하다는 것이 수치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하여 무화과 나뭇잎으로 자기의 몸을 가립니다. 수치스럽다는 것은 비교 대상이 있다는 것이데, 누구일까요? 하나님이 그 때부터 비교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그럼 뱀이 주장하는 하나님처럼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요? 이제 에덴 동산에서 벗어나 하나님처럼 살려면 힘이 있어야 합니다. 자본의 힘입니다. 그래서 경제가 뒷 받침을 해 주어야 합니다. 학문과 권력, 명예를 얻어야 인정을 받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여 하나님과 동등한 자격을 이미 인간에게 주셨습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는 에덴 동산에서 하나님과 대등한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었습니다. 선악과 옆의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으며 생명의 삶을 산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본과 권력과 명예를 통해 힘을 구하며 자신의 본래의 모습인 가난, 연약, 유한을 무화과 나뭇잎으로 가리고 사탄의 권세인 죽음에 붙들린 삶을 살아갑니다.

   사도 바울은 마지막 때가 되면 사람들이 고통한다고 합니다. 딤후3:1 이하의 말씀을 보면 그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훼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참소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 아니하며 배반하여 팔며 조급하며 자고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는 자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고 합니다.

   교우여러분! 지금 사도 바울의 말을 읽으며 어떤 생각이 드나요. 사도 바울이 돌아서라 하는데 그렇게 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고통스러워 합니다. 술 중독에 걸린 사람이나, 도박에 쩌든 사람들을 보면 멈추고 싶은데 안된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다시는 도박을 안 한다고 하면서 손가락을 잘랐는데, 붕대로 감고 다시 도박을 하러 갔다는 것입니다. 돌아서려 하는데 안됩니다. 그래서 고통스러운 삶, 시대를 삽니다. 우리 표준번역은 어려운 때’, 한글 개역은 고통하는 때라고 하는데, 고통한다는 말을 저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봅니다. 내가 바라고 원해도 되지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임시 휴전이 끝나고 다시 전쟁을 선포합니다. 과연 인류는 전쟁의 폭력, 국가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인류는 스스로를 보호하며 통제할 수 있을까요? 기후 위기 시대, 1.5 마지노선이 지켜질 수 없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시베리아의 동토가 녹으면서 지하에 매장되었던 이산화탄소가 지상으로 노출되기 시작하면 온난화는 더 빨리 진행될 것이며, 지구는 이 전에 경험하지 못한 재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식량의 위기가 오고, 그러면 국가 간에 전쟁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마지막 때에 고통한다고 합니다. 원하지 않지만 통제 할 수가 없는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스스로 힘을 갖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폭력적이 되어버렸습니다. 바로 카인의 모습입니다.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집단화되고,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과 자본의 힘에 익숙해 있습니다. 2001년에 일어난 9.11테러는 21세기 이후의 인류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상징한 사건입니다. 폭력에대한 폭력이었습니다. 미래에대한 불안 때문에라도 힘을 비축해 두려고 합니다. 그래서 1등을 해야하고, 1등을 하지 않으면 그 힘에서 소외된 것에대해 두려워하고, 이것이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나타납니다. 대한민국의 자살율이 OECD 평균의 2배로 1위라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10대에서 30대의 연령층에서의 사망률 1위가 사고나 질병이 아니라 자살이라고 합니다. 오늘 이 사회가 젊은이들을 무척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촛불교회가 함께하는 현장예배를 보면 여전히 추모예배로 이어집니다. DL이앤씨 고 강보경 추모, 택시노동자 고 방영환, 이태원 참사를 통해 여전히 국가 조직의 폭력적인 모습은 그대로입니다.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발생하는 폭력사태를 보면 좀비가 따로 없습니다. 좀비는 바로 폭력만 남은 인간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과 북이 여전히 대치되어있는 상황 속에서 현 윤석열 정권은 군사독재 때 상습적으로 자행되던 남북갈등 구조를 키워 정권을 유지하려 합니다. 힘에대해 힘으로 대합니다. 이제는 전 지구적인 단위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전에는 전쟁이 나도 저 먼 나라의 이야기 이겠거니 하지만, 기후 이변이나 질병과 병충해도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모두 전 지구적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출발은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교회의 존재의 당위성이 이 있다면 이러한 좀비로 변해가는 세상 속에 참 가치, 참 삶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본래 모습인 가난, 연약, 유한함을 무화과 나뭇잎으로 가리고 살아갑니다. 인류 문명의 역사가 바로 무화과 나뭇잎입니다. 과학, 예술, 철학 등 그 모든 것으로 인류의 역사를 치장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항상 문화가 바뀝니다. 문학과 예술 종교를 통해 인간의 정서를 충족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인간의 풍요로 바라봅니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인간의 본질인 참 자유, 영적 안식, 평화를 맛 보며 살지 못합니다. 그래서 항상 끊임없이 바뀌어 갑니다. 서로 비교하며 우위를 점해야 산다는 뱀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합니다. 그러나 에덴에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 보다는 힘이 없지만 하나님과 동등함을 인정받으며 살았습니다. 단지 인간이 하나님과 구별이 된다면 하나님은 주인이고, 인간은 청지기입니다. 유한하고, 연약한 것이 나쁜가요? 한계와 연약함은 하나님의 창조의 선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뱀은 자꾸 벌거벗은 것이 나쁜 것처럼 더 좋은 것이 있다고 충동질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연약하고 유한한 경계가 있는 각자에게 아름다움을 부여하였습니다. 유한한 것에는 충만함이 있습니다. 각기 색과 향과 맛에 따라 자기 발현을 자유롭고도 평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꽃들은 꽃대로, 나비는 나비대로, , 물고기, 하늘의 달과 별들, 돌 뿌리, 물방울 하나 까지 . . . 하나님은 유한한 피조물의 우주적, 역사적 하모니를 통해 충만한 우주를 창조하셨는데, 뱀이 이 피조의 한계를 나쁘다고 합니다.

   뱀의 유혹에 넘어가 스스로 무너져 무화과 나뭇잎으로 부끄러움을 가리는 아담과 하와에게 하나님께서는 짐승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혀 주었습니다. 이것은 종말의 사건입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에, 인간의 허구적인, 폭력적인 문명에 직접 개입해 들어 오셨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려 죽음으로 뱀에의해 기울어진 삶의 모든 것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폭력으로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버지의 뜻을 따라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죽음을 죽게하셨습니다. 뱀이 에덴 동산에서 숨기고 아담과 하와를 속였던 죽음의 정체를 십자가에서 드러내 보이셨고, 또한 하나님의 인류를 향한 사랑을 동시에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사탄의 힘은 거기에서 멈추어버렸습니다. 끝이 난 것입니다. 예수님은 요16:33에서 내가 세상을 이겼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14:27에서 내가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너희에게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구원의 신비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 하며 그 말씀 안에 머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수요 성경공부 15장 포도나무 이야기에서 계속 이어지는 말씀의 중심은 아버지 하나님, 아들 예수, 성령님, 그리고 교회가 하나인데, 계명을 지킴으로 아버지께로부터 오는 사랑 안에 모두 머물러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라고 합니다.

   예수님 당시 누가 복음을 보면 이스라엘이 얼마나 메시야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시므온, 안나 등, 온 생애를 다 바쳐 기다리는 모습을 봅니다. 이 대림절에 2,000년 전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마굿간에 태어나서 헤롯의 살해 폭력에 쫓기어 피신한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팔레스타인에서 살해의 공포로 피신하는 힘없고 가난한 아기 예수를 시므온과 안나처럼 기다림으로 우리서로같이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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