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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샘이 흐르게 하라 ! Ⅲ(창조절일곱번째주일, 2023년10월15일

하늘기차 | 2023.10.15 13:28 | 조회 169

            생명의 샘이 흐르게 하라 !

창조절일곱번째주일(20231015)                                                      요한복음 7:37-39

  기도에는 여러 모습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에게 익숙한 목적기도, 제목, 중보기도입니다. 전교인 기도회, 새벽 기도회 때 목적 기도를 합니다. 목적기도를 통해 교회와 가정이 세워져 나갑니다. 기도하면서 변화의 놀라운 은혜를 맛 보며, 응답 받음을 통해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체험합니다. 또 하나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수도자들, 동방정교회를 통해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예수 기도가 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짧고 단순한 내용을 반복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길을 가면서도 할 수 있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보다 더 신앙이 성숙해 지기 위해서 관상기도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목적 기도, 제목 기도가 구하는 기도라면, 관상 기도는 보는 기도입니다. 우리가 사순절, 대강절 기간에 연속침묵기도 때 하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바라보는 그 시선으로 나와 이웃, 세상을, 역사와 우주를 바라봅니다. 우리의 겉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인 나는 나의 근원적인 모습,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해 죄 없다고 인정한 모습을 봅니다. 그런데 안개가 끼면 앞을 볼 수 없듯이, 욕심에 사로 잡히면 나와 내 주변 만 보이고 하나님을 볼 수 없습니다. 자본이 세상을 지배하니 한국 교회도 자본에 휘둘려 미성숙한체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구멍가게 앞에서 불량식품 사달라고 때를 쓰는 것처럼 기도가 하나님께 때 쓰는 형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사람이 1,000만원 짜리 수표를 길에서 주었습니다. 이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어 무엇을 할까하는 행복에 젖어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위조지폐입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삶이 위조지폐는 아닌지요? 먹고, 마시고, 웃고, 울고, 분노하고, 짜증내고, 미워하고, 기뻐하고, , , 우리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에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에대해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느 것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으셨습니다. 여리고성을 다 벗어나며 예수님이 삭개오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사마리아 수가성 우물가에서 어떻게 여인과 대화하는지를 봅니다. 주님은 우리의 내적 근원에 닿아계십니다. 이렇게 믿고, 머물며 존재의 근원을 바라 보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죄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탄식합니다. 우리의 지혜나 능력으로는 죄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죄 사함의 은혜로 성령의 내적 감동에 인도함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동방 박사들이 큰 별을 보고, 왕이 살고있는 예루살렘궁으로 향합니다. 헤롯은 유대인들에게 왕의 정통성을 인정 받지 못하여 왕권에대해 늘 불안 해 하였는데, 왕이 태어났다고 하자 좌불안석하며 박사들에게 찿으면 알려달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영적 지혜, 성령의 인도하심이 삶의 여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봅니다. 인간의 상식으로는 왕은 당연히 왕궁에서 태어날 것이라 생각을 하겠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동시대의 최고의 지성인 동방박사를 통해 상식의 오류를 봅니다. 오히려 가장 비천한 곳에서 구세주가 태어났습니다.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에게 경배하고 메시야가 어디에 태어난지를 헤롯에게 알려주러 왕궁으로 가려 할 때, 천사들이 나타나 가지 말라고 하자 다른 길로 돌아갑니다. 헤롯은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영아들을 살해하려 하자, 천사들이 꿈에 요셉에게 나타나 이집트로 피신하라 합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과 함께 숨막히는 탈출이 하나님의 섭리 속에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천사들로부터 헤롯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요셉은 아기 예수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마치 광야에서 구름 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함을 받는 것 같습니다. 사도 행전에서도 집사 빌립이 천사의 지시를 받고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이디오피아 내시를 만나 복음을 전합니다. 사도 바울의 2차 전도 여행 때 성령께서 소아시아로 가려는 바울을 막아 복음이 유럽으로 향하게 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진로가 바뀌는 것을 봅니다.

   교우여러분! 여러분은 하나님의 손길을 어떻게 느끼며 지금 까지 지내오셨나요? 어찌어찌 하다 보니 고기 교회에 오게되었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에 들어갔나요? 아니면 매 순간, 삶의 순간에 어떤 변화와 새로움, 하나님의 인도하심, 손 길을 맛 보았나요? 저 역시도 늘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손 길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대학에 진학할 즈음, 3수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중에, 예고 없이 권사님이 저의 집에 찿아 오셨습니다. 저를 부르시더니 저의 손을 잡고 기도를 하시고는 홍택이는 숭실대학교 철학과를 가면 좋겠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놀랍지요. 내 생각, 의지와 전혀 상관이 없이, 제 입에서 아무 저항감 없이 라는 말이 튀어나오며, 그대로 권사님의 말을 받아들여 대학에 진학을 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예상치 못 한 방향으로 진로가 바뀐 것입니다. 이 후 내 생각과 상관 없이 하나님의 손길에 사로잡힌 길을 걸었습니다.

   신학을 한 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청년 때, 청년부 지도 목사님이 저에게 신학을 하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다가 자꾸 권하니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한 번은 목사님 내가 신학을 하면 맥주 한 잔 사드릴께요! 하고 막 말을 하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데 하루는 청년부 문제로 목사님과 대화를 위해 조교로 있는 장신대를 찿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내려오는 길에, 갑자기 마음에 신학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이게 뭐지, 내가 생각해도 너무 당황했지요. 사실 저희 집안은 외가 쪽으로 3대 째 목회자가정입니다. 그러나 저에게 목사라는 단어는 의식 속에 전혀 없는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기 이렇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우는 목사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신비로운지 모르겠습니다.

   고기교회를 오게 된 것도 참 신비롭습니다. 도시에서는 목회를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방 여기 저기 탄광, 어촌, 산 골 오지로 찿아 다녔는데, 장가를 못 가서 안되드라구요. 그러던 중에 학교에서 같이 신학을 했던 호남 신학의 김동선 교수가 고기교회 담임을 하고 있었는데 고기리로 놀러 오라는 것이었어요. 시골에서 목회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그 동안 찿아가지 못해 미안하던 차에, 날 잡아서 찿아갔는데, 유학을 가려하는데 몇 년 만 맡아주면 감사하겠다는 것이었어요. 그 때만 해도 이주변이 전부 논, 밭이었습니다. 개울에 고기들이 펄떡펄떡 뛸 때 였어요. 근데 문제는 교인들이 총각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는 것이지요. 근데 고기교회 교인들이 총각을 담임으로 청빙을 한 것입니다. 그 후 결혼도 하나님의 손길이 아니구서는, 이 시골 깡촌에, 우리 집사람도 그런 것을 보면 참 무엇이 좋다고 이 곳에 시집을 왔는지, 또 하나의 하나님의 손 길이었지요. 하나님은 우리를 변화시키십니다. 변하지 않으면 부름받은 백성으로 살 수 없습니다. 그 당시 집사람이 정서적으로 참 쉽지 않았는데, 지금 까지 함께 한 것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러구 몇 년 안 있어서 제안이 하나 들어 왔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주일 아침 예배 전에 장례를 인도했던 고 양기성 선생님, 청년 때 교회 성가대지휘선생님이셨던 선생님이 오스트리아 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여기 한인교회에서 목회자를 구하는데 안홍택 목사가 오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 조건 없이 식구들과 와서 목회하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고기교회에 왔을 때에도 신학에대한 연민이 있었거든요. 재영 엄마에게도 이야기를 했지요,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그 당시 시골의 정서에 적응하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터라, 집사람이 너무 힘들어해서 오스트리아로 가자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근데 집사람이 당신 마음대로 결정해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참 이상하지요. 아무 비용 없이 조건 없이 무조건 오라는 오스트리아 한인 교회 청빙을 거절했던 것 역시 불가사의하지 않았나 라는 것입니다. 그 때 당시 기억으로는 하나님이 이 곳으로 보내주셨는데, 계획에도 없는 오스트리아 청빙은 하나님 뜻이 아니라는, 아니 오히려 계획에 없었으니 이것은 분명 하나님의 뜻이라는 명분도 확실했을 텐데 말입니다. 떠날 수 없었던 결정적 이유는 한 가지 였습니다. 가난한, 깡 촌의 사람들, 교우들을 두고 떠 날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오스트리아로 갔다면 지금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지금 까지 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삶의 여정을 떠나야하는데, 이 전처럼 아무 준비도, 계획도 없습니다. 주님이 인도하시는데로 발 길을 옮길 따름입니다. 늘 지금 오늘 이 시간 주님 만 의지하여 교회 안에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광야의 만나, 구름 기둥, 불 기둥 같은 목회였습니다. 저는 정말 오로지 목회만 하였습니다. 그 흔한 목회자들 모임에도 가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창조질서보전이라는 주제는 목회 처음부터 끌어 안고 지금 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고기교회를 기독교교회 협의회 환경생태위원장으로, 청와대직속 2050탄소중립위원회로 세우면서 세상 밖으로 드러내 주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20149월에 뉴욕에서 WCC주체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세계범종교기후회의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생태환경교회로 선정이 되어 영상을 제작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노회의 한 목사님은 볼 때 마다 그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의 대표 적인 최고의 교회라고. . .성도들과 함께 그렇게 교회를 섬기며 지금 우리 교회 모습이 된 것입니다.

   제가 목회를 시작하며 도시를 거부한 것은 교회가 조직화 되어 인간에의해 인위적으로 움직여지는 것을 도시 교회에 있으면서 보고, 그렇게 부교역자 노릇을 하였기에 도시 목회를 하면 교회라는 시스템에 함몰되겠다는 두려움이 저를 도시 밖으로 내 몰았고, 제자 훈련이니, 셀이니, 그 어떤 프로그램도 하지 않았습니다. 주일 오전, 저녁 예배, 수요 성경공부,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이 그동안의 목회와 삶에 영감을 주는 새벽기도가 전부였습니다. 그것은 먼저 믿은 사람들이 신앙의 삶이 이런 것이다라는 표본을 보이며 살아, 교우들의 신앙의 에너지가 삶 속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하나님 영광 드러내는 삶을 살기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원의 말씀의 집에서 이냐시오 영성기도로 109일 피정에 들어가 관상기도 하던 중에 춤추는 예수님을 본 이후 계속 마을 사람들과 춤추며 잘 놀았습니다. 하나님 나라 잔치를 벌인 것입니다. 놀았다고 하니까 잘 이해를 못하드라구요. 순 우리 말인데. 도서관, 가게, 목공소를 차리고, 이웃들과, 목공을 통해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만나며, 음악회, 연극, 생태 축제를 열며 용인의 시민들과 끈임없이 지역 운동을 하며 천국잔치를 벌인 것입니다.

저의 삶을 돌아 보면 매 번, 매 순간 하나님이 함께하셨습니다. 그 인도하심이 눈에 보입니다. 인간의 생각, 의지, 노력과 무관한 손 길이 나와 우리 가정을, 교회를 지금 까지 인도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기도하다 보면 기도중에 10개중에 9개는 자기 생각, 자기에게서 온 것이 아닌 가, 아니 10개 전부가 자기에게서 온 것 일 수도 있는데, 자기 생각, 의지, 자기 변화를 종교적 자기 만족에 빠져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셨다고 착각합니다. 또한 사회 변혁을 신앙의 모든 것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 존재의 근원 밖에서 미세하게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우주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품 안에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엄마의 음성을 듣듯이 그렇게 기도의 자리에 머물러서 영적 샘이 솟는, 그 생명의 물을 마시며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서로같이 교회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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