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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샘이 흐르게 하라 !(창조절다섯번째 주일, 2023년 10월 1일)

하늘기차 | 2023.10.01 13:03 | 조회 165


생명의 샘이 흐르게 하라 !

창조절다섯번째주일(2023101)                                                  요한복음 7:37-39

 오늘은 창조절 5번째 주일입니다. 대강절 전 주일 까지입니다. 그리고 지난 917일은 기후정의주일 이었는데, 이를 기념하여 지난 23일 토요일 광화문 향린교회에서 연합예배를 드리고 함께 후쿠시마핵방사능오염수투기 반대를 위한 행진을 하였습니다. 이 날 청년들이 적극 참여하여 감사했습니다. 기후정의주일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기후행동의날 전 주일을 기후정의주일로 제정하여 한국교회가 지키고 있는데, 기후행동의날은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툼베리가 20188월 스웨덴의호 앞에서 매 금요일 학교를 가지 않고 홀로 기후위기대응을 시작한 이후 전 세계 청소년 연대의 미래를 위한 글로벌 기후 파업이 시작되었고, 세계 시민사회에서 매 년 9월 마지막 주 금요일세계기후행동의날로 지정하여 행동하기로 한 것입니다. 올 해 기후정의주일 주제는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5:24)입니다. 이렇게 절기를 지키는 것은 중요합니다. 기억하며, 기념하여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기 위하 것입니다. 오늘 성찬도 기념하고 기억하며 십자가와 부활을 선언합니다. 특히나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생태와관련한 절기를 기념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일본은 이 번 10월에 후쿠시마 핵방사능 오염수를 2차 방류 합니다. 그런데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는 나라는 일본만이 아닙니다.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나라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예외 없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핵 방사능을 처리할 과학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뿐만아니라 인류는 산업화 이래 물질문명의 풍요를 누리는 동안 대기와 물을 꾸준히 오염시켜 인류뿐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데, 문제는 기후 위기 시대의 재난의 위협이 미쳐 준비되지 않은 가난한 제3세계에 치명적으로 미친다는 것입니다. 자본시대의 불공평이 기후위기시대에도 계속 가난하고 소외된 나라와 소수 민족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다녀 온 몽골의 초원이 사막화되 가고 있어, 유목생활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이 초막절에 예루살렘에 올라가셨을 때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초막절에는 실로암 연못에서 물을 길어다가 예루살렘 성전의 제단에 붓는 의식이 있습니다. 애굽을 나온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에서 방랑생활을 할 때, 물이 없어 하나님을 원망하며, 심지어 이집트로 다시 돌아가자고 할 때, 하나님은 반석에서 물이 솟아나게 하였습니다. 초막절에 제단에 물을 붓는 의식은 생명의 물을 주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찬양하는 의식입니다. 이런 의식이 거행되는 초막절에 예수님은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하셨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로마 제국의 폭압으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유대 지도자들은 로마 제국에 아부하며 권력을 유지하는 일에만 급급하여 백성들에게 종교적인 의무만 무겁게 지워줄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당시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하며 자유, 독립, 평화에 목말라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사람들에게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하였습니다

   20년 전 지금 텃 밭, 주차장에 비닐 하우스를 짓고 난을 키웠는데, 모든 작물이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물입니다. 다행히 그 자리에 샘이 있었고, 현재 주방 앞에 우물이 여전히 남아 있는데, 지금은 없어졌지만 도서관 바로 앞 새예배당 뒤 곁 인도 쯤에 샘이 하나 있었는데, 그 물이 가장 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회 논 습지 맨 위에 샘이 있었는데 참 맑았습니다. 근데 왜 샘이 말라버였을까요? 교회 앞과 옆, 위의 산지를 보면 아시겠지만 부동산, 그리고 음식점, 주택들이 세워지면서 비싼 장비를 들여 샘을 500m 이상 파면서 물이 말라버렸습니다. 물길이 그리로 옮겨간 것입니다.

   영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을 봅니다. 나에게서 쓴 물이 난다고 쓴 물 막으려 하면 일 납니다. 그러지 마시고 쓴 물은 그대로 흘려 보내시고 이삭처럼 시원한 생명의 샘을 새롭게 파야 합니다. 그러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움, 적개심, 원망과 불평, 욕망, 거짓, 폭력의 물,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던 쓴 물이 말라버립니다. 왜냐하면 마음에 생명의 샘을 파서 영적 물 줄기가 그리로 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물길이 나야합니다. 믿음의 물길이 나야 합니다. 생명, 평화, 위로, 기쁨의 샘을 파야합니다. 샘을 나게하려면 마증물이 있어야 합니다. 새 예배당 곁 우물은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는 우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물을 퍼 올리려면 먼저 한 바가지의 물을 펌프에 붓고 위 아래로 손 잡이를 움직이면 물이 따라 올라와 땅 속의 맑은 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영적 샘의 마중물은 무엇일까요? 감사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4:6에서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주신다고 하였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가끔 생각나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바로 강아지 똥, 몽실 언니, 우리들의 하느님의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님입니다. 1937910일에 태어나셔서 2007517일에 돌아가셨으니, 돌아가신지 15년이 넘어갑니다. 몸에 병을 품고 사신 분입니다. 폐결핵과 늑막염을 거쳐 신장결핵과 방광결핵으로 인하여 평생 오줌통을 몸에 차고 사셨습니다. 이름 만 떠올려도 가슴 설레는 그러한 분들이 동시대에 살다 가셨습니다. 전설의 시대는 간 것 같습니다. 일화가 있습니다. 어디 한 두 가지 이겠습니까만? 글짓기가 아니라 글쓰기가 맞다고 하신 이오덕 선생님이 돌아가셨을 때(19251114~ 2003825)권선생님 보다 4년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은 장례식에 참여하지 않으셨습니다. 왜 장례식에 안가냐고 했더니 가도 그를 볼 수 없으니 갈 일 없다고 했답니다. 선생님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강아지 똥을 보면 그 분이 이 세상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작은 풀, 돌멩이 하나 하나가 권정생 선생님에게는 모두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따스합니다. 권정생 선생님은 홀로 살던 움막집 안의 생쥐 한 마리도 자기 가족으로 여기며 사셨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에게서 솟아난 샘은 그 분은 가셨지만 지금도 계속 흘러 넘치고 있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하나님의 눈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눈빛도 노랗고, 털 빛깔도 노란 토끼 돌이 는 풀무꽃풀, 댕댕이 덩굴, 취 나물, 등을 맛있게 먹으려다가 무서워 떠는 풀들을 보고 차마 먹지를 못합니다. 하늘에 떠 있는 해님에게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고 하소연 합니다. 그러자 햇님이 참 착하다구 하면서 그래도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죽을텐데 하니까 차라리 죽는게 나아요 합니다. 그러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햇님도 얼굴이 새빨개진체 서산 너머로 넘어갔습니다. 별이 반짝이는 밤이 되었습니다. 하늘을 보며 돌이 토끼는 하나님께 묻습니다. “하느님은 무얼 먹고 사셔요?” 그러니까 어두운 하늘에서 부드러운 음성이 들립니다. “보리수 나무 이슬하고 바람 한 줌, 그리고 아침 햇빛 마시고 살지합니다. 그러자 하느님 그럼 나도 그렇게 살도록 해주세요 합니다. 그러자 하느님은 그렇게 해주지 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이 너처럼 그렇게 남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오면 금방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잠시 침묵이 있은 후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는데도 사람들은 기를 써가면서 남을 해치고 있구나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돌이 토끼 얼굴에 물 한 방울이 떨어져 내립니다. 바로 하나님의 눈물입니다.

   한 번은 선생님이 교회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내가 만약 교회를 세운다면, 뾰족탑에 십자가도 없애고 우리 정서에 맞는 오두막 같은 집을 짓겠다. 물론 집안 넓이는 사람이 쉰명에서 백명쯤 앉을 수 있는 크기는 되어야겠지. 정면에 보이는 강단 같은 거추장스런 것도 없이 그냥 맨마루바닥이면 되고, 여럿이 둘러앉아 세상살이 얘기를 나누는 예배면 되. 교회라는 간판도 안 붙이고 꼭 무슨 이름이 필요하다면 '까치네 집'이라든가 '심청이네 집'이라든가 '망이네 집' 같은 걸로 하면 되겠지. 함께 모여 세상살이 얘기도 하고, 성경책 얘기도 하고, 가끔씩은 가까운 절간의 스님을 모셔다가 부처님 말씀도 듣고, 점쟁이 할머니도 모셔와서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마을 서당 훈장님 같은 분께 공자님 맹자님 말씀도 듣고, 단옷날엔 돼지도 잡고 막걸리도 담그고 해서 함께 춤추고 놀기도 하고, 그래서 어려운 일, 궃은 일도 서로 도와가며 사는 그런 교회이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믿는 사람은 네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 넘치리라 하신 말씀대로 권정생 선생님께서는 바로 그러한 믿음, 즉 롬10:10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 편지하면서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라 하셨습니다. 권정생선생님은 그렇게 주님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사셨습니다. 스스로 낮추는 샘을 파셨습니다. 생명의 은혜가 죽는 날까지 선생님으로부터 끊임없이 솟아납니다. 아마도 그 분의 육신적인 아픔이, 사도 바울도 그렇지만 개인적인 약점이 오히려 선생님으로 하여금 평생 그리스도의 샘물이 솟아나게 한 것은 아닌가 싶은데, 우리도 미움과 욕심과 싸움, 분노, 폭력의 샘을 파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스스로 낮추는 샘, 은혜의 샘, 감사의 샘을 파는 우리서로같이 교회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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