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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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보는 축복(성령강림후제12, 2019년 9월 1일)

하늘기차 | 2019.09.01 10:32 | 조회 36


                        하나님을 보는 축복

201991(성령강림후제12 )                                                                       5:8

   돌이켜 보면 아쉬운 일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석 유영모 선생님을 찿아가 눈으로 뵙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제가 장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한 것이 1980년 초 였는데, 선생님이 19812월에 91세의 나이로 돌아가셨으니까 동시대를 살짝 겹쳐 살았으니 작은 관심만 있었어도 그 분을 뵐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입니다. 동시대의 많은 스승들이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우리와 세대가 다르지만 김교신 선생님입니다. 그리고 함석헌, 장준하, 장기려, 문익환, 안병무, 변선환, 우리 교단으로는 소록도의 손양원 목사님이 생각납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군사독재 시절 명동 향린교회에서 있었던 노자 강좌를 통해 뵈었던 기억이 납니다. 왜 옛 분들을 떠 올리는 가 하면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하나님을 볼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분들은 마지막 까지 하나님 앞에, 주님 안에서 흔들림 없이 오직 한 마음 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평생을 사셨습니다. 함석헌 선생님의 스승이었던 유영모 선생은 유불선을 아우르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하늘을 신앙한 사람입니다

   그 분의 일화들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유영모 선생의 호는 다석인데, 그 뜻은 많을 다()에 저녁 석()자를 써서 하루에 밥을 세 번()먹지 않고 저녁에 한 번()만 먹는다고 다석(多夕)이라 지었습니다. 제자 김흥호는 한 끼를 먹는다는 것은 한 번 먹는다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 양식을 먹는다는 뜻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김흥호님도 역시 다석을 쫓아 하루 일식과 냉수마찰을 함께하며 그저 선생의 흉내를 낸다고 겸손 해 하였지만 이미 깨달음을 열어 제낀 분이라고 안병무, 변선환 선생님이 이야기 하던 분입니다. 다석은 서울과 인천의 그 먼 거리를 강의를 할 때에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오고 갈 정도 였으니 그 분의 삶의 자리는 범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유영모 선생의 교회는 이름이 붙어있는 교회, 조직교회가 아니요, 온 천지만물의 역사와 우주가 모두 교회요, 교회 따로, 세상 따로가 아닌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교회로 살아가며 하나님의 뜻인 하나, 조화로운 하나를 살아간 분이십니다. 이러한 다석을 혼합주의라 하며 이단시 하였지만, 조직교회가 우주와 역사를 품은 다석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마치 예수님이, 사도 바울이 회당에서 TAKE OUT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이제 여기 이 순간의 삶에서 처음과 끝이고, 영원과 절대인 하느님을 모시고 이웃과 더불어 전체 하나의 세계를 이루며 사셨습니다. 그의 사상은 우리 전통 사상과 현대 사상의 결합으로서 함석헌의 씨알 사상, 안병무의 민중 신학, 종교 다원주의 사상, 변선환 교수의 토착화 신학, 생명 철학의 선구이셨습니다. 신학과 철학, 과학과 윤리를 통하고 몸과 마음, 이성과 영혼을 통한 분이셨습니다. 저는 공동체 신앙, 녹색, 평화, 그리고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신 이 분들의 신앙이 이제 한국교회의 남아있는 희망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유영모 선생님 이야기를 한 이유는 마음이 깨끗하면 하나님을 볼 것이라는 축복의 말씀을 읽고 보니, 깨끗하다는 말은 섞이지 않은, 더럽혀지지 않은, 채로 처서 걸러낸 알곡 같다는 뜻인데, 오늘 교회와 그 신앙을 보면, 일상에 파 묻혀, 신앙이 우리의 삶을 견인하기 보다는 삶의 여러 방편들 중에 하나, 아니 그 하나 조차도 우선권에서 밀려 신앙의 마음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과 뒤 섞이어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노파심에 깨끗함을 살았던 다시말해 섞이지도 세상가치에 오염되지도, 채로 세속적인 것들을 다 걸러낸 분들, 지금은 계시지 않는 스승들의 삶이 새삼 떠 올랐기 때문입니다. 유영모 선생님의 직관적인 지혜의 말씀 중에 사람들은 자기 집 앞 마당의 오리는 잃어버리면 늦게 까지 찿아서 돌아 오면,서 자기 마음 잃어버린 것은 아예 모른다고 갈파한 분입니다.

   유영모 선생님에게는 여러 제자들이 있었는데, 특히 함석헌 선생님의 씨ᄋᆞᆯ사상은 유영모 선생님에게로부터 온 것이며, 공교롭게도 함석헌(19011989)은 생일이 다석과 양력으로 313일로 같으며, 두 사람이 타계한 날도 다석이 23, 함석헌은 24일 세상을 떠났는데, 사람들은 함 선생이 스승이 돌아가신 같은 날 세상을 떠나는 게 송구스러워 그날을 넘긴 다음에 돌아가신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 이 분들의 이야기는 신화가 되어갑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후에 퀘이커에 매료되어 케이커 교도로 전환하는데, 유영모 선생은 그 모습을 마뜩치 않게 여겨 의절하였다고 합니다. 날에대해서 더 이야기하자면 유영모 선생님이 이제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간다는 공생애 결단을 한 나이가 1956, 그러니까 67살의 나이에 사람은 죽었다 살아나야 진정한 삶을 깨닫는다고 하시면서 56426일 자신의 상징적 죽음의 의식을 갖는데, 이 날짜를 잡은 것은 김교신이 죽은 날(425)을 의식해 그 다음날로 택했기 때문으로, 그만큼 김교신을 아끼는 마음이 컸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그 날 다석이 죽은 날로 정한 날, 제자 김흥호님이 스승의 장례를 치르러 가다가 길에서 다석을 만납니다. 너무 놀라기도 하고, 철석 같이 그의 말을 따르던 김흥호는 스승이 실수도 하는구나 생각했지만, 사실은 세상을 떠나는 죽음이 아니라 육이 죽음으로 영이 사는 생일, 다시 태어나는 날을 아직 깨우치지 못한 김흥호가 잘 못 이해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하나님의 말씀 같이 받으며 함께 했던 그 시대 그 만남의 엄격, 준엄함을 봅니다.

   다석의 제자 중에 김교신 선생님은 함석헌 선생님과 같은 해인 1901년에 태어나서 1945년 해방을 3개월 여 앞둔 42540세 젊은 나이에 타계합니다. 김교신 선생님은 성서조선을 간행하면서 이 한 반도를 하나님께 드린다는 절박하고도 간절한 마음, 오직 하나님신앙 만이 이 일제의 억압 속에 희망이 있다며 말씀에 깊이 천착하며 전 생애를 깨끗한 마음으로 사신분이십니다. 성서조선의 권두사에 조와(弔蛙)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고 일제의 옥고를 치르는데, 돌아가시기 1년 전에 함경남도 흥남질소비료공장에 입사하여 강제로 징용된 5,000여명의 한국인 노무자들의 처참한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며 발진티푸스에 걸린 환자들을 돌보다 418일 본인 스스로 감염이 되어 일주일 만에 갑자기 세상을 뜹니다. 일제 때에 1936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도 양정학교 교사 시절 지리학교 선생으로 지리학 보다 성서와 민족의 역사를 가르치며 민족의 혼을 일깨웠던 김교신 선생의 제자로 마지막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며, 김교신 선생님을 떠올리며 달렸다는 회고는 유명합니다.

   유영모 선생님은 동양의 스승인 간디를 넘어서며, 스콧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윌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저의 신학의 영적 감흥을 불러 일으킨 토마스 머튼 보다 한 차원 위의 영의 사람으로 하늘과 통한 분으로서 인류의 신앙의 스승으로 드러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봅니다. 다석의 제자로는 다석일지 전집을 낸 김흥호 목사님, 박영호, 그리고 맨발의 성인이요, 지금의 동광원 공동체를 세워 거지들과 함께 생활했던 이현필 선생님도 있는데, 후에 유영모 선생님을 쫓으며, 존경하여 동광원에 초청하여 강의를 들을 때에는 아침부터 저녁 까지 계속 되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이현필은 유영모 선생님을 바라보며 한마디 피투성이라고 하였답니다. 또한 지난 해 밝고 맑은 모습으로 곡기를 끊으며 87세에 돌아가신 언님 박공순 원장님도 진달래 선생님(피는 꽃 보다 지는 꽃이 더 아름다운 진달래꽃을 좋아하심)으로 유영모님을 기억합니다. 후에 유영모 선생님은 자신의 집을 내어놓아 동관원에 진달래 교회를 세웁니다.

   김흥호 목사가 처음 다석을 만난 것은 병석에 누워서였는데, 다석은 병상에 누운 청년 김흥호의 병이 마음의 번뇌에서 비롯된 것임을 꿰뚫고 그를 깨달음의 길로 이끌어 여러 차례 죽음의 문턱에 까지 다가 갔던 김흥호는 유영모선생을 만난 지 6년 만에 깨달음을 얻은 이후 45년간 병치레를 해본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20세기의 한국을 대표하는 신학자인 안병무와 변선환 선생은 김흥호의 깨달음을 익히 알고 있던 바, 나이 40이 넘어 미국으로 신학을 하러 간다는 것을 알고, 이미 깨쳤는데 뭘 고생스럽게 나가느냐고 극구 말렸으나, 미국 감리교 목사로 한국에 돌아와 이대 기독교학과 교수로 제직하며 사색이라는 월간지를 발행하고, 평생 스승을 따라 유불선을 아우르며 스승과 닮은 삶을 사시다 가셨습니다.

   다석은 오늘은 하루라는 뜻도 되지만 는 감탄사요 은 영원이라는 뜻으로 우리말을 풀어내며 하루하루 속에 영원을 살아가는 감격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 분입니다. 다석의 한글 풀이는 탁월하였습니다. 다석은 사람을 인간(人間), `사이에 있는` 사람을 그 사이에 따라 네 가지로 구별합니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세상에 던져진 인간, “피투된 인간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1)`-사이`를 차지하고 있는 몸으로서의 `몸나`, 2)`사람-사이`를 오고가는 마음으로서의 `맘나`, 3)시간 속에 살며 `-사이`를 잇고 있는 역사적 주체로서의 `제나`도 나의 전부가 아니며, 4)‘하늘과 땅 사이를 잇고 있는`얼나` 로서의 나야말로 `참나`라고 합니다. 인간을 이렇게 `사이-존재` 로 보며 한국인의 생활 세계를 `살림살이` 즉 생명을 살리는 생명의 삶의 존재, 죽지 않도록 감싸주고 보살피는 삶의 방식을 가장 중요한 생활 자세로 본 우리 조상들의 삶의 철학이 배어 있는, 다시말하면 피조된 모든 것들과 하늘과 역사가 하나로 통일되는 삶을 설파하며 하루 1, 아침 냉수 마찰, 차 안타고 걷기의 삶을 평생 살았으니, 다석의 언행은 인류의 스승의 면모를 드러내 보여 주었습니다.

   이 분들의 삶이 신화가 되고 전설이 되어 우리의 삶 속에 살아 남아 있습니다. 이 분들의 삶의 자리는 일이 아니라, 법이 아니라, 세상 가치가 아니라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믿음이 그 마음에 자리한 것입니다. 마음이 믿음이고, 믿음이 마음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하나님을 봅니다. 이분들은 하나님을 본 분들입니다. 제가 유영모 선생님을 살아생전에 보지 못 한 것을 아쉬워하는 것은 하나님을 본 분의 언행을 나누고 싶은 아쉬움에서인데, 그 몫을 지금은 교회가 나누어야 합니다. 뛰어나고 훌륭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역설적으로 교회는 약하고, 유한하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들이 사랑의 띠를 띠고 교회를, 역사를, 지구 환경을 회복하고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일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가장 큰 일입니다. 다석과 그 제자들이 그렇게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깨끗한 마음은 구별된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구별은 글자 그대로 자기 아닌 것과의 차이요 선별입니다. 그런데 깨끗하다는 것은 자기 성찰, 자기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함께 같이 있고, 나누며, 즐기기도 하는데, 섞이거나 혼합되지 않습니다. 마치 연 꽃과 같습니다. 진흙탕, 꾸정물 위에 솟아오르는 연 꽃과 같습니다. 연꽃이 자기가 피어오른 그 자리를 더럽다고 분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구별이 아니라 그 구정물에서 깨끗하게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신비입니다. 구원의 신비와 같습니다. 같이 섞여있지만 연 꽃처럼 아름답게 고고하게 서 있는 신비롭기 까지 한 모습은 믿음의 마음입니다. 마음이 깨끗하면 하나님을 봅니다. 하나님에대해 잘 모르겠다 하지 마시고, 먼저 마음으로 살았던 스승님들의 흉내를 내 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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