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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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히 가려고 하시는 곳(대강절첫번째주일, 2017년12월 2일)

관리자 | 2017.12.05 14:49 | 조회 941

 
                 

                   친히 가려고 하시는 곳

2017123(대강절첫번째주일)                                                  5:8-14;10:1-6;17-20

 자율과 평화5, 6백년 전 핍박과 저항이 교차되는 절박한 종교 개혁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하나님나라의 생명을 살아낸 보물같은 신앙이요, 하나님께서 교회와 세상에게 주신 믿음의 상속입니다. 돌아보면 고기교회 역시 평화와 자율의 영적 강줄기를 따라 흘러온 것 같습니다. 이 방향성과 정체성에대해서는 사실 50주년 희년예배때 부산장신대의 황홍렬교수에게 질문하여, 궁금증을 풀려 하였으나, 그러지 못해 아쉬웠는데, 지난 봄 호남신학교의 홍지훈교수의 종교개혁과 재세례파운동에대한 신앙강좌로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율은 존중입니다. 교회와 성도를 존중하는 것이지요. 그러려면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주님이 이 교회를 어떻게 사랑하시고, 이끄시는지를 조용히 바라볼 수 있어야합니다. 교회는 어떤 조직의 체계나, 한 사람의 능력이기 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의 띠를 띠며 보듬고, 감싸는 마음 씀씀이로 세워져갑니 다. 혹 변화를 요한다면, 오래 기다리시는 하나님께 구하며,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바라 볼 수 있으면 좋습니다. 스스로 생각이나 관점을 내려놓고 자기를 낮추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동체가 중요하며, 서로를 존중하며 인정해주며 그렇게 훈련받으며 하나님 이 보시기에 흡족한 사람으로 세워져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유로운 자율이 아니라, 절제가 있는 쌈박한 자율이 아릅답게 보이며, 고기교회는 자율 속에 세워지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화는 하나님 나라의 본질이어서, 예수님은 당시 세상나라를 장악한 로마제국의 폭력 속에 마치 어린양 같이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도 바울도 그렇고 예수님도 끊임없이 하나님 나라를 입에 달고 다니신 것은 평화의 강줄기가 끊긴 세상나라 속에, 세상의 기준과 가치에 익숙해진 사람들 속에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려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평화를 만들어가며, 의를 위해 핍박을 받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는 너희 것이며, 하나님을 볼 것 이고,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축복해 주시며 세상나라에서는 듣도 보지도 못한 하나님 나라의 평화의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오늘 이 시대도 세상나라의 틀로 보면 아이들이 비록 내로라하는 대학의 좋은 과에 입학을 하지 못하여도, 버젓이 명함을 내밀만한 직장에 다니지 못할지라도, 육신의 병으로 하루하루가 버겁더라도, 가진 것 없고, 어깨에 힘 줄 일 없어서 세상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 할 지라도, 하나님 나라에서는 네가 복이 있어! 그 복은 하나님이 십자가에 달리며 죽기까지 사랑하신 아들 예수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복이야! 세상에서는 눈 씻고 찿아도 찿을 수 없는 복이야! 하며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인정하며 등두들겨주는 평화여야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내 잘 못, 내 결함, 내 부족함, 내 죄책감을 떨치고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이 그러셨잖아요. 중풍에 걸려 꼼짝없이 누워있는 친구를 지붕위에 올라가 아래로 내려보내 예수님 만나게 하여, 예수님이 네 죄가 용서 받았다라고 하여 벌떡 일어나지 않았나요. 세상에 주눅들어 꼼짝달싹 못하는 한 영혼을 친구들이 의싸의싸하여 주님께 데리고 와서 하나님나라 백성으로 인정받게 해 준 것입니다. 12년 혈루증 앓던 여인, 38년 베데스다 못가의 중풍병환자, 태어날 때 부터 눈이 먼 청년에대해서도 제자들 조차도 이 병이 부모에게서 왔는지, 본인에게서 왔느냐고 세상관행을 따라 물을 때에 예수님은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드러내시려는 것뿐이라고 하셨습니다. 눈은 떴지만 볼 수 없는 종교인들이 결국 눈 뜬 청년을 출교시켰을 때 주님께서 청년에게 찿아와 하나님나라의 믿음을 고백하게 하였고, 바리새파 사람들에 대해서는 본다고 하니 죄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작년 510()부터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들어서 있는 KT 건물 앞에서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40일 릴레이 금식기도예배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읽은 엡5:8-14는 바로 그 날 기도 중에 읽은 말씀입니다. 그 날 아침 마치 광야같은 광화문 거리의 소음과 인파들 속에서 주님이 내적 고요 속에 들려주신 말씀은 빛이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빛이라고 인정해 주시니 그것이 그대로 힘이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또 인상적이었던 말씀은 폭로하라는 것입니다. 그 때 그 자리는 폭로하는 자리였습니다. 빛이기 때문에 폭로합니다. 핵가지고 못된짓거리하는 자들의 부끄러운 일들을 폭로하는 자리였습니다. 건물 꼭데기 13층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 곳에서 기도드리며, 고리1호기 폐쇄를 서명받으면서 원안위가 여기 있다고 폭로하는 자리가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주님이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빛이 되는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빛이 되려고 해도 안되는데, 주님이 기뻐하며, 인정하는 시간이요, 자리요, 빛이였습니다. 왜그런가 하면 9절에서 선과 의 그리고, 진리는 빛의 열매인데, 하나같이 나에게 속하기 보다는 창조주 하나님에게 속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도 9절에서 빛의 열매를 맺으라 하지 않고, 선과 의 그리고, 진리는 빛의 열매이다 라고 한 것 같습니다. 빛의 삶은 살려고 해서 살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도 선하신 분은 한 분 밖에 없으니 나를 선하다고 하지 말라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말씀그대로 우리가 지금 빛인 것은, 즉 정의롭고, 선하며, 진리인 것은 주님이 인정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시편1편에서처럼 복있는 사람은 주님이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주님이 인정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빛은 어두움을 밝게 드러냅니다. 릴레이 금식 기도 중 1호기 폐쇄에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났을 때의 기쁨은 무어라 말 할 수도 없었습니다. 탈핵에 계속 정진하라는 하나님이 주신 위로였습니다.

 오늘말씀 10:17에서 일흔 두 사람을 마을현장으로 보냈는데, 기쁨에 차서 돌아왔습니다. 주님은 늘 마을로 다니시며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병고침과 기적과 귀신을 쫓아내는 일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전파되며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일흔명의 사람들을 세우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이라고 말씀하고 있나요?

친히 가려고 하시는 모든 고을과 모든 곳으로 둘씩 앞서 보내셨다고 합니다. 친히 가셔야하지만 일흔명을 둘 씩 짝을 지어 이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두 마리 양을 앞서 보냅니다. 평화의 발걸음입니다. 예수님이 이 시대에 친히 가려고 하시는 곳은 어떤 곳일까요? 모든 고을 뿐 아니라, 모든 곳이라고 하셨습니다.

   얼마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과 거리의 신부 문규현 신부님의 두 어른이란 시집이 발간되었고, 두 어른전이라는 전시회도 열렸습니다. 두 분의 시집에서 발췌한 짧은 글입니다.

 - 문정현 35

"빼앗긴 곳이 현장이야.

고통받는 곳이 현장이야.

처절한 노동 현장, 세월호 아이들이 있는 곳.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는 곳...

그런 현장에 남고 싶어.

몸이 하나라 광화문 촛불에 못 가면 마음이라도 가 있어야지.

 

현장에 있다가 마감하는 삶,

바로 그 길 위에."

 - 백기완, 42

"열아홉 젊음이 고장 난 지하철 문을 고치다가 라면 하나 놓고 죽었어.

사람들 보는 데서.

 

대통령이 있고 돈 많은 재벌이 있고 경찰, 검찰이 있고 다 있는데

라면 하나를 놓고 죽었잖아.

있다는 것들은 다 잘 먹고 잘 사는데 그 열아홉 젊음이 죽었잖아.

그렇다고 하면 지난날 내가 겪은 것과 요즘이 하나도 다르지 않아."

 

두 분의 글에서 감동이 오는 것은 약자, 고통 당하는 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오늘 말씀 눅10장의 뒷부분에 선한 사마리아인에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마도 이 이야기가 예수님이 친히 가려고 하시는 곳에대한 상징적인 자리가 아닌가 싶은데, 한 젊은 율법교사가 영생에대해 질문을 하면서 내 이웃은 누구인가?’라고 묻자, 예수님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역으로 율법사에게 누가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습니다. 바리새인은 자기의 이웃을 묻고 있는데, 예수님은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을 묻습니다. 질문이 백팔십도 바뀌어버립니다. 우리는 율법사의 질문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예수님의 질문에 초점을 맞추어야합니다하여간 예수님은 친히 가려고 하시는 곳에 둘씩 짝을지어 앞서 보내셨습니다. 예수님 마지막 승천하실 때에도 마28:19, 20에서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

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아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

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가 선교를 잃어버리면 교회가 아닙니다. 그냥 친교 단체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이 친히 가려고 하시는 곳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의 관점과 시선을 잃지말아야 합니다. 세상은 자꾸 율법사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합니다. 눈먼 청년에대해서도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예수님의 기준으로 바라보아야합니다. 그렇게 세상으로 나아가면 기쁨으로 돌아온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교회에 이런 선교적 기쁨이 넘쳐야합니다. 우리 교회가 둘씩 짝을 지어 예수님이 친히 가려고 하시는 곳으로 앞서 가기를 바랍니다. 예를들어 북한에서 내려온 샛터민들,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4대강 금식기도회, 생명밥상, 에너지 절약, 탈핵, 몽골숲만들기를 한다든지, 평화통일과 관련하여 소성리, 강정 개척자들과 함께하거나 후견인 역할을 한다든지, 세월호 가족들, 촛불예배, 희년운동, 공부방, 노숙인, 반찬나누기, 다문화가정 돌보기, 위안부할머니들과 함께한다든지, 아니면 처음자리가꾸기, 텃밭모임, 목공, 밤토실, 그리고 아이들과 별을 보며 우주와 만나기, 잃어버린 역사찿기 등 얼마나 많은 일들이 세상에서 추수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교회에 이런 선교적 기쁨이 넘쳐야합니다. 성도 여러분들이 둘씩 짝을 지어 추수할 곡식이 많은 세상 속에 일흔두사람 처럼 들어가 평화를 전하며, 성령께서 동행하는 사건들을 체험하고 기쁨으로 돌아와 매 년 자체적으로 선교보고대회를 여는 상상을 하면 저절로 어깨 춤이 들썩입니다. 자기 좋은 곳이 아니라, 예수님이 친히 가려고 하시는 곳으로 짝을 지어 앞서 나가는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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