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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가 본 마리아의 성탄(성탄주일, 2016년12월25일)

하늘기차 | 2016.12.25 14:23 | 조회 1956


                누가가 본 마리아의 성탄

성탄주일                                                                                                                       눅1:26-38

 

    예수의 복음이 지중해 권으로 뻗어갈 때, 누가는 이 기쁜 소식을 로마시대의 역사와 연관시켜 가난한 자들을 역사의 무대 한 가운데로 끌어 올려 세상사 속에 자리매김 합니다. 예수의 사건은 단지 가나안의 보잘 것 없는 땅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말합니다. 마태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기록했다면 누가는 이방인들을 대상으로 기록합니다. 특징 중에 하나는 유대인들의 사회에서는 그 존재감이 없는 여인들을 자주 등장시킵니다. 엘리사벳, 안나, 나인성 과부, 마르다, 막달라 마리아, 스로보니게여인, 그 외에도, 가난한 자들, 소외된 자들, 이방인들, 예수님의 발에 기름을붓는 여인(마태복음에서는 포인트가 여인이기 보다는 향유에대한 경제적 문제로 인한 예수님과 제자들과의 다툼입니다) 삭게오 등을 등장시켜 사회가 쌓아놓은 벽을 허뭅니다. 마태는 예수님이 열두제자들을 파송할 때, 사마리아에는 가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누가는 그 말을 삭제합니다. 세례요한에대하여 광야의 외치는자의 소리라고 이사야서를 인용할때에도 다른 복음과 달리 누가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구원을 보게될 것이라고 하며 유대인 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구원을 말합니다. 누가는 그렇게 유대의 벽을 넘어 모든 차별을 철폐하고 독특한 자기 만의 세계로 나아갑니다.

 

    예수탄생에 대해서도, 마태복음에서는 베들레헴이라고만 했지, 그래서 요셉과 마리아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것으로 되어있어, 마굿간이라는 언급이 없이 동방박사들이 요셉과 마리아의 집에 방문을 하는데, 누가는 그 역사적 배경을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호구조사로부터 시작합니다. 자기가 살던 곳에서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니, 그 불편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읍니다. 누울 곳이 없어 아기 예수는 마굿간에서, 그것도 여물통에서 태어납니다. 생명의 밥이 되신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마굿간은 우주입니다. 이 탄생 사건은 단지 유대인의 왕이 아닌 온 역사와 우주의 왕, 평화의 왕의 탄생입니다. 온 세상의 피조물들이 마굿간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하늘의 천사와 별들과 들판의 목자들이 마굿간 안으로 들어옵니다. 바로 우주이며, 하늘의 영광이 임하는 평화의 모습입니다. 가장 소외된 존재들을 우주의 중심에 놓은 상상을 뛰어 넘는 기가막힌 이야기입니다.

2:13

                          “갑자기 그 천사와 더불어 많은 하늘 군대가 나타나서, 하나님을 찬양하였다고 합니다. 당시는 전 지중해 권의 세계가 로마의 지배하에 있던 시대입니다. 로마의 군대는 천하 무적이었습니다. PAX ROMANA, 즉 로마의 평화는 로마의 강력한 군대의 힘에의해 유지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천사의 노래 속에 로마의 군대가 아니라 하늘 군대가 나타나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야기 속에 언급되는 이 짧은 메시지는 매우 귀중한 것을 이야기합니다. 당시 세상을 지배하는 로마라고 하는 거대한 제국과 상관 없이 엄연히 하나님의 나라가 존재하며, 이 세상의 질서는 오히려 하나님의 나라의 질서 속에 편입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로마의 군대가 아니라 하늘 군대가 평화를 선포합니다. 로마의 평화, 힘에의해 통제되는 평화가 아니라, 아기 예수의 탄생으로부터 오는 평화를 선언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한 마리아는 갈릴리 나사렛에 사는 평범한 시골처녀였습니다. 성경은 여성들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구약은 예수님의 조상들을 추적하여 중간 중간에 여인들에대하여 기록을 남깁니다. 예수님의 족보에 나오는 여인들의 면면을 보아도 에스더도 그렇고, 밧세바나, 룻을 보면 그 자태가 심히 아름답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그런데 마리아에대해서는 아름답다는 말이 없습니다. 남편 요셉에대해서는 다윗의 혈통을 잇는 자로 묘사를 하지만 마리아에대해서는 가문에대한 이야기 없이 요셉과 약혼한 처녀라고만 기록을 합니다. 그러나 누가는 마리아에대해 천사 가말리엘을 통해 은혜를 입은자라고, 또 엘리사벳을 통해 복을 받은자라고하는데, 과연 그런가? 라고 질문을 합니다. 왜냐하면 첫 아이를 임신하여 간신히 출생을 위해 자리를 잡은 곳이 마굿간입니다. 또 몸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집트로 도피를 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남편 요셉은 예수가 12살되던 때에 7,8남매를 남기고 죽음을 맞이하였다고 합니다. 공생애를 지나, 예수의 마지막 은 십자가에서의 죽음이었고, 마리아는 채찍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죽음을 손수 십자가 아래에서 받아 부등켜 앉고 피눈물을 흘립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입니다.

 

    누가는 마리아가 은혜를 입고, 축복을 받았다고 하는데, 어떤 은혜와 축복을 받은 것일까요? 마리아는 이 탄생의 이야기 속에서 마치 이집트 바로 시대의 히브리산파를 떠오르게 합니다. 히브리인들의 숫자가 늘어나자, 이집트의 바로는 히브리산파들에게 태어나는 아이들 중에 남자아이들을 죽이라 합니다. 하늘같은 명령입니다. 히브리 산파들은 바로의 명령을 거부하고 남자아이들을 살려냅니다. 성경은 히브리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였다고 합니다. 보잘 것 없는 히브리여인들에의해 생명의 역사가, 구원과 해방의 역사가 시작되는데, 그 시작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서부터입니다. 지난주 설교 때, 하나님을 즐거워하자고 하면서 무엇을 즐거워한다고 했나요? 하나님이 함께하는 것을 즐거워한다고 했습니다. 그 하나님 함께함의 즐거움을 이사야는 하나님경외를 즐거워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즐거워함을 통해, 그 두려워함을 통해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입니다.

 

어제도 설교를 준비하며 Magnificat(anima mea dominum, 우리 주의 생명을 찬양하나이다)를 들었습니다. 마리아의 찬양을 바하가 작곡한 아름다운 곡 BWV243번입니다. 10년 되었나요, 누가복음을 공부하면서 수요일 저녁에 프로젝트를 띄워 동영상을 보던 기억이 납니다. 마리아는 이 찬양을 통해 자신이 주님을 찬양하고, 내 마음이 구주를 좋아하는 것은 이 여종의 비천함을 보살펴 주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고 합니다. 아니 모든 세대가 자기를 행복하다고 할 것이라 합니다. 그러면서 50절에서

그의 자비하심은,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대대로 있을 것이라 합니다. 돌보아주는 것은 마치 목자가 양을 돌봄을 연상케 합니다. 목자가 양을 돌보듯이 돌봄을 받는 행복이 참 행복입니다. 그것을 즐길 줄 알아야 신앙입니다. 첫 성탄에서 들 밖의 목자는 어린양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참 목자 역할을 멋지게 해냅니다. 하나님께서 캐스팅을 한 것입니다.

 

    49절에서 마리아가 거룩하다고 이름하는, 마리아를 보살피며, 마리아에게 큰 일을 하신 분은 어떤 분인가요? 51, 52, 53절은 각기 하나님께서 어떻게 양들을 돌보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교만한 자들을 흩으십니다. 마치 양을 흩으시는 것 같습니다. 목자의 말을 듣지 않고, 패거리를 치며 이기적인 모의를 하는 양떼들을 흩으십니다. 하나님께서 기득권을 가지고 패거리를 친 자들의 음모와 계략과 거짓과 술수와 폭력을 드러내시고 흩으십니다. 하나님은 능치 못함이 없으십니다. 마리아의 고백이 오늘 우리의 고백입니다. 굶주린 사람들에게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며, 배부른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십니다. 우리의 바램입니다. 그래서 세례 요한이 이사야를 빌어 말씀하였듯이

               “모든 골짜기는 메우고, 모든 산과 언덕은 평평하게 하고, 굽은 것

               은 곧게 하고, 험한 길은 평탄하게될 것입니다.

 

    마리아가 바라보는 비천한 여종을 돌보시는 거룩한 분이 하시는 일입니다. 오늘 이 땅에 가장 비참한 자들은 누구일까요? 아마 조류가축들이 아닐까요? 2500만 마리의 오리, 닭들이 이전 2011년처럼 살처분당하였습니다. 여전히 폭력적인 도시인들의 먹거리를 위해 밀식으로, 영양제, 항생제 투입하며 면역력 떨어뜨리며 공장식으로 가축을 기르는 도시문명의 어리석은 탐욕으로 말미암아 조류가축들이 참담하게 키워지고 죽어갑니다. 집에서 공장식 축산으로 키워진 육류를 거부하며 육류소비를 줄이면 어떨까요? 마리아는 바로 이렇게 살처분당하는 조류가축들의 어머니입니다.

 

    오늘 이 시대에 돌봄을 받을 분들은 성적 소수자들, 또 탄핵정국에서 양심에따라 내부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사람들. 길거리에서 노숙하는 선생님들, 중동의 난민들. 아프리카 내전에 고통당하는 사람들, 또 뒷 산에 깍여나가는 나무들. 인간의 문명과 자본, 국가의 욕망이 어디 까지 뻗어갈지? 그리고 그로인해 얼마나 많은 죽음과 아픔이 퍼져나갈지?

 

    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나타나나기 전에 먼저 사가랴에게 나타났습니다. 사가랴부부는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율을 잘 지키는 흠 없는 사람들이었는데, 세례자 요한을 낳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축복의 말씀을 받지 못하여 사가랴가 벙어리가 됩니다. 그러나 율법이나, 하나님 규례와 명령에 익숙치 않은 시골의 배우지 못한 마리아는 거듭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히여기고, ‘어떻게 이런 일이일어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우뚱하며 두려워며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

                   어지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마리아는 항상 그랬습니다. 가나의 결혼잔치 때에도,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합니다. 목자들이 마굿간에 달려와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사람들은 이상히 여기는데, 마리아는 고이간직하여 마음에 새겼다고 합니다. 예수님 12살에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갔을 때에성전에서 있었던 일에대해 마음에 간직하였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누가는 마리아의 그 소중한 하나님을 경외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하나 하나 기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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