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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누구인가?2(주현일후첫번째주일,2021년1월10일)

하늘기차 | 2021.01.09 16:35 | 조회 1082


                       그들은 누구인가? 2

2021110(주현일후첫째주일)                                                                                      42:1-9

     지난 주에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말씀을 통해 너희가 제사장이며, 우리 하나님의 봉사자이고, 바로 우리모두같이 교회라고 하였습니다. 풀어서 설명을 하고자 안용수 목사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작년 초, 건축이 막 시작될 즈음에 우리 교회에 찿아오셨는데, 목사님은 특별한 삶을 사셨습니다. 형 안학수 하사가 월남전에 참여하여 포로가 되어 북한군 군사고문단에 의해 북한으로 끌려가는데, 1975년도에 탈북을 시도하다가 총살을 당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안학수하사를 탈영병, 월북자로 규정을 하여, 그 가족에게 연좌제를 적용 사찰·감시·미행·우편 검열·잠복 수사·강제 가택 수사·강제 소환·구금·협박·구타·고문을 수도 없이 해왔는데, 2008년 베트남전 외교문서 속에서 정부가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베트남전 국군포로는 없다'고 탈영, 월북자라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포로 및 납북자로 규정하고 있는 증거를 어느 담당 기자를 통해 확보하여 200943년 만에 월남전 국군포로로 인정을 받습니다.

     안용수 목사님은 68-70년 고등학교 3년동안 내내 보안사에 끌려가 수 차례에 걸쳐 구타와 고문에 시달려 병원 치료와 요양으로 결석을 72일이나 하였고, 장애3급 판정까지 받았는데, 그 후 진료건수가 총 542, 내원 일수가 총 757, 진료과목도 9, 진료받은 병원만 20개나 되는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며 평생을 치료받으며 산다고 합니다. 부친은 대구사범학교 재학 시절, 항일운동에 참여했다가 일경에 체포, 투옥되어 제적당했다가 해방 후 전국 최연소 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지만 아들의 일로 강제 사직당하고 강원도 산골 횡성 교재창에서 임시노무원으로 강제 당하는데, 동창회가 아버지를 대구사범대 독립운동사에서 제외시켜 항일운동의 흔적도 지워져 버렸다고 합니다.

     목사는 서울대법대를 지망하였지만 보안사에서 교육대로 돌려 교대를 졸업하여 초등학교교사로 발령받지만 감시와 호출, 가혹행위는 그치지 않았고, 1981년 전두환정권때는 교직에서 쫓겨나는데, 불교 집안에서 자란 안목사는 목사가 되면 보안사의 고문과 감시를 덜 받을까 싶어서 그 뒤 기독교로 개종하여 총신대기독교교육학과를 나와 1984년 장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 뒤 여권신원조사제도 폐지 덕분에 뒤늦게 영국 유학을 떠나 성서석의학 박사학위를 받습니다. 그런데 유학시절에도 보안사와 안기부 요원이 출장을 나와 '유학생 간첩사건'에 연루될 뻔 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앞을 못 볼 정도로 시신경이 나빠져 귀국 후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는데, 한국에 돌아와 양재동의 평화나무교회라는 작은 공동체 교회의 설교목사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위의 두 형님, 아래 두 동생 역시 똑 같은 수모와 모멸, 고문, 감시에 시달렸는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안용수 목사님을 통해 우리 하나님의 봉사자요, 이 시대의 제사장의 모습을 봅니다. 모진 수모와 멸시와 폭력으로 자신과 가족의 모든 것들이 무너져버려 폐허가 되었지만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 오는 국가폭력의 그림자 속에 영국 캐임브리지 대학에서 뒤 늦게 신학박사학위를 받고, 목사가 되고, 2009년에는 43년 만에 월북자가족이라는 누명을 벗어버리고, 2016년에는 교직복직운동을 하며, 온 몸이 종합병동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자신과 가족의 명예회복과 이 땅의 공의를 세우는 일을 포기한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월남전 중에 북한에 포로가 된 한국군이 있다는 사실을 미법정에서 다투고자 준비중인 바, 3년 전 세월호목공방 가족들과 부르더호프 공동체를 방문했던 당시 한인변호사협회 분들과의 첫만남을 기억하여 연락을 취해보겠다고 하고서는 교회당 건축으로 정신이 없어 아직 못하였습니다.

     안용수 목사는 더 나아가 석의학을 공부하며 한국교회가 얼마나 성경을 자의적으로 왜곡하는지, 목사들이 얼마나 성서를 읽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신념으로, 이기적인 동기로 말씀을 전하는지 통탄한다고 하며, 한국교회 개혁에 함께하자고 제안을 하였는데, 너무 급진적이고, 방법에대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 내용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날선 검과 같아 지금의 한국교회를 마치 도축장에서 소를 발골하듯이 다 드러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주에 너희는 누구냐고 물으며 슬퍼하며, 갇혔으며, 가난하며, 애통해 하며, 목말라하며, 박해를 받으며, 온갖 모욕을 받는 자들이라 했는데, 지난주 말씀인 사61:3 이하의 성경말씀대로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재 대신에 화관을 씌워주시며, 기쁨의 기름을 발라 주고, 찬송이 마음에 가득 차게 하여 의의 나무라 불리워 이들이 황폐해진 곳을 쌓으며, 무너진 성읍들을 다시 세울텐데, 낯선사람들이 이들의 양떼를 먹이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들의 농부가 되어 포도원을 가꾸어줄 것이니 바로 '주님의 제사장'이며, '우리 하나님의 봉사자' 라고 일컬을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의 재물이, 부귀영화가 그들 것이라고 자랑하리라고 합니다. 바로 우리모두같이 교회입니다.

     얼마나 역동적이고, 희망차며, 신뢰가 가며 그 근처에 아귀처럼, 좀비처럼 달라붙었던 죽음의 그림자들, 어두움, 맘몬자본의 힘, 절망, 두려움, 불안, 미움, 분노, 거짓, 허세, 좌절 . . .등이 한 순간에 다 사라지는 듯합니다. 안용수 목사님의 말을 빌리자면 그동안 수도 꼭지에서 똑똑 떨어지는 거짓 위로의 물 한 방울 받아 먹으려고 한 줄로 서서 하늘 만 처다 보았던 수동적인 신앙의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제사장이되고, 하나님의 봉사자가 되어 그동안의 나를 얽메고, 포로로 사로잡았던 거짓 힘들을 떨쳐버립시다.

     그런데 안용수 목사님의 인생을 보면서 역시 우리와는 거리가 먼 별다른 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 하지만 나를 비롯해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타자가 이해할 수 없는 아픔과 어려움, 고통이, 질병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드러낼 이유도 없구요. 문제는 이러한 삶의 파편들을 어떻게 우리모두같이 교회로 서로 사랑의 띠를 띠며 기도와 예배와 선교로 승화시킬 수 있는 공동체로 민족주의 이스라엘에 묶이지 않고 이사야가 바라보는 우주적 비죤의 교회로 이 사회와 함께 세워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 어느 TV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저자 마이클 샌델과의 인터뷰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그 분은 코로나로 세계가 극심한 사회적 불평등에 처해있는데, 이 사회가 배달이나, 청소, 수리, 등 사회가 인정해 주지 않는 저 임금의 노동에 의지하고 있으며, 이 번 펜더믹 현상으로 그분들의 노동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으며, 그분들에게 감사해야한다고 하면서 정의로운 사회, 모두가 함께 가진 것을 나누는 평등한 사회를 소망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오늘 말씀은 이사야서의 고난받는 종의 첫 번째 노래입니다. 내가 붙들어 택하여 마음으로 기뻐한다고 합니다. 그 사람, 그들, 너희, 안용수 목사님 처럼 애통해 하며, 아픔을 품고 사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영을 보내 주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고난받는 종의 노래는 우선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표상하지만, 머리되신 교회의 몸인 우리도 주님이 세우신 뜻을 따라 손발이 되어 누가복음 10장의 72제자를 파송하는 장면에서처럼 친히 가려고 하시는 모든 고을과 모든 곳으로 둘씩 앞서 가야합니다. 여기서 교회가 얼마나 고난받는 종의 노래와 아이덴티티, 즉 동일성, 일체감을 갖는 가 라는 것인데, 예수님은 이미 요한복음의 포도나무 비유에서 아버지 하나님과 아들 예수님과 우리가 모두 하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여, 주여 하며 미성숙한 어린 아가처럼 가벼운 이유식 같은 말씀만을 받아 먹는(안용수 목사님의 표현)것 이 아니라, 말씀을 읽고 그 넓이와 깊이와 높이를 깨달아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주님 안에 머물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 비유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그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거기에 참 평화, 자유가 그리고 생명이 있습니다. 제사장은, 우리 하나님의 종은 어느 존경하는 목회자나, 신학자, 선교 단체의 몫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의 삶 속에서 고난받는 종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우리모두같이 교회로 살아가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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