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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삶 : 기도, 감사, 기쁨(성령강림후일곱번째주일, 2021년7월11일)

하늘기차 | 2021.07.11 12:54 | 조회 634

 

                 종말의 삶 : 기도, 감사, 기쁨

성령강림후여덟번째주일(2021711)                                                                            28:16-20

     저에게 가끔 종말에대한 메시지나 또는 찬양 영상이 카톡으로 올 때가 있습니다. 늘 이야기하지만 기독인의 삶의 가치는 0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하나님 앞에서 결국 0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가치 0의 확연함은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나오는 중에 제자들이 성전의 웅장함, 화려함을 가리키자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라고 한 말씀에서 드러납니다. 덜컥한 마음에 언제 그런 일이, 세상 끝 날에 어떤 징조가 있냐고 묻자, 예수님은 전쟁에대한 소문, 기근과 지진, 서로 걸려 넘어지고, 거짓 예언자들의 말에 사람들이 혹하고, 불법이 성하고, 사랑이 식어 갈 때 마지막 까지 견디는 사람은 구원이며,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될 때에 세상의 끝이 올 것이라 합니다. 그런데 어쩌란말인가요. 가치가 0이니 모든 것 정리하고가 아니라, 도사연 하라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나에게 주어진 삶을 지금 사는 것입니다. 세대주의 종말을 보면 열광주의요, 광기입니다. 모든 신앙의 다양함을 오직 종말에 맞추어버립니다. 고린도교회가 방언에 열광하는 것을 조심하라 하며, 더 큰 은사인 사랑을 사모하라고 했던 사도 바울은 종말의 때에 기도하고, 감사하며, 기뻐하고, 복음을 전하라고 하였지 종말을 전하라 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세례를 주고 명령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말씀을 하십니다.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너희와 항상 함께할 것이라는 마지막 문구는 성경 말씀의 큰 주제입니다. 이집트에서 해방되어 가나안 땅으로 향하는 두려운 광야 길에 노출된 히브리 노예들에게 야웨 하나님께서는 낮에는 구름기동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함께하십니다. 마태복음의 예수 탄생이야기에서 천사는 아기 예수를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라고 하며, 그 이름을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메시지를 들려줍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주님이 여러분과 함께하심이 영적 감동으로 와 닿나요? 왜냐하면 거짓 종말은 두려움에 그 뿌리를 내리거든요. 그러나 참 종말을 사모하는 사람들은 혼인잔치의 기다림을 기도와 감사, 그리고 기쁨으로 준비하는 슬기로운 다섯처녀와 같습니다.

 세월호가족들과 뉴욕의 메이플 릿지 브루더호프공동체를 방문했을 떼, 한국인 박성훈 형제가 신생아 루크의 죽음에대해 이야기 해 주는데, 사실 태어날 수 없는 아이가 모든 공동체원들의 기도로 기적적으로 태어났고,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모든 가족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하늘나라로 간 날, 산모인 케이틀린이 진통을 시작하며 비바람이 몰아쳤는데, 아이가 태어나면서 비가 멈추고 무지개가 확연히 피어났다는 것입니다. 박성훈님이 번역해서  나누어준 루크의 할아버지의 글에 비가 억수로 쏟아지더라도 태양은 언젠가 다시 구름을 뚫고 나올 것이며 광채를 비출 것이다. 심지어 가장 위협적인 소나기 먹구름이 몰려 온다고 해도 햇빛이 프리즘을 통해 수백만의 빗방울을 아름다운 무지개 빛으로 바꾸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루크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박성훈님은 세월호 가족들에게 케이틀린의 무지개는 우리가 완전히 슬픔에 굴복하거나 절망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깨우침이기도 하다며 죽음이 죽음이 아니라는 것. 믿음을 통해 죽음 넘어의 천개의 태양 보다 더 밝은 눈물이 없는 곳의 소망으로 지금 이 세상을 바라 보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대주의종말론에서 가장 잇슈화하는 것이 휴거입니다. 휴거는 하나님의 영광의 자리에 함께한다는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초대교회의 언어가 상징적이고 묵시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로마의 핍박을 피하기 위해, 그리고 로마를 상징하는 용, 666등의 상징언어를 통해 로마가 망하고 하나님 나라가 회복되리라는 초대교회 교인들 만이 알 수 있는 언어로 기록된 개념을 지금 우리가 읽을 때에는 개념과 단어, 문구, 시대적 정황을 잘 해석하여 지금 오늘 이 시대에 맞게 적응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악은 망한다. 죽음의 권세, 폭력의 힘은 무너진다는 메시지를 통해 초대교회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지금 세상 역시 항상 그렇지만 지진, 기근, 전쟁, , , 더구나 기후생태 위기의 마지막 때의 모습을 보며 거짓신앙이 준동 합니다. 이 시대의 특징은 한 마디로 혼돈입니다. 모든 것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물에 온갖 고기들이 섞여있듯이 거짓과 참, 정의와 불의, 선과 악, 신앙과 불신, 사랑과 미움, 모든 것이 함께 공존합니다. 그런데 이 자리, 이 때에 오늘 마지막 구절은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니다. 종말은 신앙입니다. 신앙에 차이가 있을 수 없지만 사도 바울이 말씀하셨듯이 보다 넓고 깊은 신앙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예배를 사모하고, 기도 자리 지키고, 교제하고 봉사, 헌신, , , 그러나 결국 우리는 가치 0의 종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종말은 살아내는 사람에게 종말이지 여전히 종교생활하며 자기 이익에 매여 살거나, 허황되이 휴거를 바라 보며 그 때가 곧 올텐데, 다른 교회에서는 말 하지 않는다. 우리 교회 만 전파한다고 하며 사람들을 현혹하는데 사실은 전혀 종말을 살지 않습니다.

     예전에 글쎄다에서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노르웨이의 서부해안 10가구도 체 안되는 작은 마을 사람들이 교회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문자적이고도 금욕적인 신앙생활을 하며 살아가는데, 엄격한 목사님 가정의 두 딸은 결혼도 하지 않고 순결을 지키며 교회를 섬기며 살아갑니다. 어느 날 프랑스 혁명으로 피난 온 한 여인이 목사님 가정에 가정부로 들어 와 15년을 함께 살게 되는데, 이 여인의 이름이 바베트입니다. 마을 생활에 녹아들어가면서 이야기의 무게 중심이 두 미모의 딸에게서 가정부 바베트로 넘어갑니다. 어느날 프랑스에서 바베트의 친구가 바베트를 위해 사 두었던 복권이 당첨되었다는 연락이 옵니다. 무려 1 만 프랑. 우리 돈으로 12백 만원이나 되는 큰 돈입니다. 두 자매는 바베트가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동안 바베트가 맡았던 집안 일을 두 자매가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떠날 준비를 위해 휴가를 받아 프랑스에 다녀 오겠다고 하면서, 휴가를 다녀 오면 마지막 작별 인사로 마을 교인들을 위해 목사님의 태어난 100년을 기념하여 만찬을 직접 준비하겠다고 합니다.

     바베트는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만찬에 사용할 식자재를 가득 준비해 옵니다. 식자재를 보던 두 자매가 으~악합니다. 성서가 금하는 재료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북이, 메추라기, 독한 포도주. . .만찬을 허락한 것을 후회하는데, 드디어 만찬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해안가 마을 사람들이 정장을 하고 만찬에 참여합니다. 두 자매가 마을사람들에게 요리에대한 거북스러움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기왕 음식을 차렸으니 식사하는 동안에는 요리에대해 일절 이야기하지 않기로 약속을 합니다. 사실 바베트는 프랑스 파리의 일류 레스토랑의 주방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내색을 하지 않고 자매가 가르쳐 주는 마을의 요리법으로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며 가정부로 살아온 것입니다.

     드디어 옛 일류 레스토랑에서의 주방장 솜씨로 빚어진 예술적인 음식이 식탁에 나오기 시작합니다. 마침 프랑스에서 온 예비역 장군을 포함해서 식사에 초대된 사람은 최후의 만찬과 같이 12사람이 되었는데,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환상적인 만찬이었지만 성서가 금기시하는 식자재로 만든 것들이어서 사전의 약속대로 음식에대해 일체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외부에서 온 초대손님에의해서 이 금기는 깨어지고 음식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삶의 이야기로 넘어가 그 즈음 부쩍 잦아졌던 신자들 사이의 불화, 불신, 미움이 화해와 용서로 녹아내리면서 만찬을 만끽합니다. 만찬이 끝나고 이제 떠나야 하는 바베트와 작별 인사를 하려는데, 놀랍게도 바베트는 떠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오늘 만찬에 복권으로 받은 1만프랑을 다 써서 갈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룻 밤, 단 한 번의 만찬을 위해 바베트는 자신의 전 재산과, 다시 화려한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입니다. 너무나 뜻밖의 대답에 마르티나와 필리파 두 자매는 우리를 위해 가진 돈을 다 썼냐고 안타까워 합니다. 그러자 바베트는 마님들을 위해서라구요, 아니에요, 저를 위해서였어요. 저는 위대한 예술가라고 합니다. 그러자 두 자매가 이제 평생 가난하게 살텐데?’라고 하자, 바베트는 가난하다구요? 위대한 예술가는 가난하지 않아요. 예술가에게는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것이 있어요라고 합니다. 바베트의 이 마지막 장면은 우리에게 깊은 영감과 감명을 줍니다. 생전에 목사님이 "사랑과 진리는 하나이고, 의와 축복은 서로 입맞춘다"는 가르침을 바베트는 자신의 삶 속에서, 매우 자유롭게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하룻밤 만찬의 소중한 의미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마치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가 향유를 부었듯이 말입니다. 바베트의 이 자유로움은 죽음 이후 천국에서의 행복을 이야기하며, 성경의 문자에 갇혀 두렵고 패쇄적인 삶을 살아온 자매와 교인들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것이 종말을 사는 삶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에게 있는 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고, 생명력이 넘칩니다. 자유합니다. 가난하지 않습니다. 가난하지만 풍요롭습니다. 바로 이것이 성서가 이야기하는 가난함입니다. 이것이 바로 종말의 믿음입니다. 이 믿음을 성령께서 지켜주시고, 드러내시고, 열매맺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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