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내가 받은 은혜에 동참한 사람들(성령강림후두번째주일, 2021년6월6일)
내가 받은 은혜에 동참한 사람들
성령강림후둘째주일(2021년6월6일) 빌1:3-11
사도 바울은 빌립보교회를 생각할 때 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 간구할 때 마다 기쁨으로 기도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방향을 바꿔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복음을 전한 때부터 지금 까지 한결같이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 주가 고기 교회 창립 55주년이었습니다. 고기교회에 부임한지 31년입니다. 난초재배사업이 시들해질 때, 다시 마음을 모아 온 종일 비닐 하우스를 지으며 파이프를 꽂았다, 뺏다를 반복하며, 기준에 맞는 파이프를 1 주일 만에 단 한 개를 꽂았던 일. 검은 것은 화분이고, 초록은 난이라며 수 도 없이 분갈이를 하고, 물을 주고, 깻묵으로 거름을 주며 노랑, 하양, 빨강 등 다양한 꽃대를 피워 올려 여러 교회에 난을 팔러 다니던 일, 그리고 처음 자리를 천연의 생태공원으로 만들고, 다양한 토종 꽃들을 구하여 심고, 지역의 아이들과 동식물, 수생식물, 곤충을 관찰하며 생태교실을 연 일, 밭을 운동장으로, 운동장을 밭으로 바꾸며 교회의 공간을 다시 자리 잡던 일, 고기리 아이들이 문화적인 공간이 없어 아쉬워하며 소형차에 고기리 아이들을 가득 태우고 수지의 느티나무 도서관에 매일 향하다가 마을 주민들과 의기투합하여 마을 아이들이 뒤룩뒤룩이 아니라 토실토실하게 크라고 밤토실어린이도서관을 세우던 일, 마을 주민들과 작은 음악회를 연 일, 그냥 가게를 세워 재활용품을 나누고, 자본의 시대에 돈을 주고 받기 보다는 마음을 주고 받자는 생각에 커피무료 가게를 운영하던 일, 마을에 공방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소박한 생각에 10여 년 전 우리 나라의 목수 명장이신 재갈재호 선생님에게 매 주 토요일에 찿아가서 대패부터 시작하여 장부맞춤, 마감하는 일에 이르기 까지 목공기술을 배워 ᄋᆞ래 목공방을 세워 가르치며 416가족들과 만난 일, 그리고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자 공기가 오염되어 별을 볼 수 없는 때에 망원경을 구입하여 아이들에게 별을 보여주려고 모임을 주선하던 일, 이 일은 앞으로 계속 진행될 것인데, 작년에 착공하여 교우들 모두가 어린이들도 함께 수고하여 올 해 건축사용승인을 받은 건축을 생각하면, 사도 바울이 여러분이 생각이 날 때 마다 감사하고, 간구할 때 마다 여러분들을 위해 기쁨으로 기도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매 번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을 세워 하나님께서 고기교회를 통해 지역 속에서 원하는 일을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금은 함께하지 않지만 도서관과 그냥.. 가게를 세우며 마음을 모았던 한 집사님이 생각 나는데, 교회를 헤꼬지 하려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6절에서 선한 일을 여러분 가운데서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의 날 까지 그 일을 완성하시리라고 확신한다고 합니다. 이 선한 일이 무슨 일인가요? 복음이지요. 고기리에서 고기교회를 통해 복음을, 하나님 나라를, 선한 일을 시작하신 주님께서 그리스도 예수의 날 까지 완성하실 것입니다. 10여년 전인가요, 그 해 추수감사주일은 평생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매 년 고기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을 부르셔서 세례를 베풀어주셨는데, 그 해에는 무려 7~8명의 세례자를 세우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꼭 예수 믿으라 하지 않아도, 전도지를 돌리지 않아도,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면 신앙을 멈추었던 사람들이 고기교회의 다양한 선교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 부르셔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우셨습니다. 교회가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간의 모임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고기교회를 통해 매 년 지금까지 빠짐없이 하나님의 백성을 불러 세례자로 세우신 것에 힘을 얻었고, 기쁘고 감사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선한 일을 시작한 분이라고 합니다. 선한 일을 누가 시작할 수 있나요? 선한 분입니다. 누가 선한 가요? 오직 한 분, 바로 이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신 야웨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말씀에 하나님께서 “여러분 가운데서”라고 하십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우리 고기교회 가운데서 선한 일을 하실 때 충분히 준비하고, 계획하고 예정하시고, 일꾼을 세워 주님 다시 오실 날에 완성하실 것을 저도 확신 합니다. 사도 바울은 문제 많은 고린도교회가 거룩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 때에 구원의 완성에 이를 수 있도록 고전10:12에서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권면을 합니다. “그러므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믿음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서부터 이며, 구원은 성도들의 수고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요 은혜이니, 흠 많은 고린도 교회 교인들이 그 이치를 깨달아 하나님의 신실함에 의지하여 주님이 다시 오실 때에 구원을 얻으리라 확신한다는 것인데, 시작하여 완성한다는 것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면 문자주의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예정론은 그렇게 기계적으로 점장이처럼 우리의 일상을 세상일에 엮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교회는 변질되며, 퇴락합니다. 예정되었다는 시작과 끝에대한 확신은 점장이처럼 미래를 보는 관점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을 더 견고히 하며, 우리의 신앙을 견인하는 관점에서 바라 보아야 합니다. 지금 여기 이 시간에 나의 믿음을 되돌아 보니, 이 믿음이 절대 주권자이신 창조주 하나님의 부르심에서부터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나의 구원을 계획하시고, 준비하시고, 인도하시고, 예정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고기교회로 부르셔서 믿음을 세워, 이 교회를 통해 준비하시고 계획하신 구원의 일, 하나님 나라를 주님이 오실 때에 완성하실 것을 확신합니다. 이 놀라운 구원의 신비를 확증해 주시는 분이 성령님이십니다. 이 확증은 어떤 신비로운 체험이나, 환상이 아니라, 이런 것은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있을 수 있지만, 성령의 인격적인 내적 감동을 통해 우리에게 찿아오는 진정한 증거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가운데 인격적으로 찿아 오실 때, 성령의 내적 감동을 따라 살아가는 참 기독교인들의 삶 속에는 열매가 맺힙니다. 11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의의 열매로 가득 차서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게 되기를” 기도한다고 합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대해 다른 서신과 달리 개인적인 각별함을 보여줍니다. ‘내가 여러분을 내 마음에 간직한다’, ‘그리스스도의 심정으로 여러분 모두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여러분을 생각할 때 마다 감사를 드린다’, ‘기도할 때 마다,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늘 기쁜 마음으로 간구한다’고 합니다. 7절에서 사도 바울은 자기가 빌립보교회를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받은 은혜에 동참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빌립보서를 읽으면 흥이 납니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빌립보교회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분열을 조장하여 교회에 물의를 일으킨 두 사람 유오디아와 순두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거짓 유대교사들이 교회를 흔들어 놓고 있어서 ‘개 들을 조심하라’고 할 정도인 것을 보면 교회가 평안하지 않은데, 뿐만아니라 지금 로마의 감옥에 본인 스스로 갖혀 있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임에도 빌립보서의 곳곳에 기쁨이 넘쳐납니다. 빌2:17, 18그리고 여러분의 믿음의 제사와 예배에 나의 피를 붓는 일이 있을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여러분 모두와 함께 기뻐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이와 같이 기뻐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십시오. 3:29, 30에서 에바브로디도가 주님의 기적으로 건강을 회복하여 빌립보로 갈테니 그가 살아난 것에 기뻐하고, 기쁘게 영접하여, 내가 감옥에 갖히 것에대해 더 이상 근심하지 말라고 합니다. 4:4은 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 다시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하면서 최고의 고백이 이루어집니다. 6,7절 말씀입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을 오직 기도와 간구로 하고, 여러분이 바라는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아뢰십시오. 그리하면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 수 많은 사람들이 이 본문 말씀을 통해 개인적으로, 교회 안에서, 직장에서, 이웃과 나라와 민족들 사이에 얼마나 큰 위로와 힘과 평화를 얻는지 모릅니다. 이런 기쁨이 편지 전체에 흘러넘치는 것은 바로 내가 받은 은혜에 동참한 빌립보교회교인들에대한 생각이 마음 깊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어떤 마음인가 하면 사도 바울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모든 것을 해로 여기고, 배설물 같이 여겨, 이제는 내 안에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바로 내 안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하니, 생각할 때 마다 감사하고, 간구할 때 마다 기뻐, 우리모두서로 같이 하나님이 고기교회를 통해 시작하신 일을 주님이 다시 오실 때에 완성하실 것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