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View Article

생명의 빛: 죽음의 빛(탈핵연합/사순절첫번째주일,2022년3월6일)

하늘기차 | 2022.03.06 14:03 | 조회 527


                        생명의 빛: 죽음의 빛

탈핵연합주일                                                                                                                        엡5:6-15

 빛이 있으라!” 137억 년 전 빅뱅 이후, 우주가 안정되어가면서 태어난 원소들이 만들어 낸 수천억의 은하 가운데 하나인 안드로메다에 위치한 태양은 지구 생명체의 근원입니다. 핵을 융합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존재에 모든 빛과 색과 형체를 만들어냅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선하고 의롭고 진실된 빛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빛, 인공적인 빛을 만들어 낸 핵분열 실험이 1945716일 뉴멕시코주 사막 트리니티 시험장에서 있었습니다. 맨하튼 프로젝트라 명명된 이 실험에 참여한 독일 과학자 오펜하이머는 검은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며,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기타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라는 구절을 떠올립니다. 이후 194586, 히로시마에 우라늄 핵폭탄(리틀 보이), 89일에는 나가사키에 플루토늄 핵폭탄(팻맨)이 투하되어 해당 지역을 파괴했습니다. 종전 후, 핵폭탄의 위력을 목격한 핵 과학자들은 핵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고민을 하게 되지만, 미 해군은 오히려 맨하튼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미 육군에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조급함에 핵잠수함 개발에 착수했고 핵에너지의 안정성에 관한 검증이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웨스팅하우스사에 잠수함에 사용할 가압경수로를 주문합니다. 미 해군이 핵잠수함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소련이 1949년에 핵폭탄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소련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사용에 대한 낙관론을 등에 업고 전력생산용 원자로를 개발하여 국제시장에 나서게 되는데 미국은 이를 통해 제3세계가 공산진영에 넘어갈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게 됩니다. 이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312월 유엔총회에서 개발도상국이 전력생산용 원자로를 건설할 경우 원조에 나설 것을 골자로 하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ATOM FOR PEACE) 프로그램을 선언했습니다. 원자로 시장을 선점하고, 핵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하면서 사찰을 명분삼아 동맹관계를 맺으려는 의도였습니다. 그 후 서둘러 항공모함에 사용되던 가압경수원자로를 상업용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펜실베니아 시핑포트에 세워진 첫 번째 상업용 원자로는 비용 면에서 화력발전소에 비해 10배나 비싸 실용성이 없었습니다. 이후 턴키 방식을 도용해 제너럴일렉트릭, 웨스팅하우스 등 원전건설회사가 원전건설비를 책정하고 초과비용은 원전건설회사 스스로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전력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최초로 11기가 건설되었고, 건설의 노하우를 통해 건설단가를 크게 떨어뜨리면서 본격적인 원전시대를 열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1978년 고리1호기 상업용원자력발전소를 시작으로, 현재 24기의 핵발전소를 운영 중입니다.

   7년 전, 2015510()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들어서 있는 광화문 KT 건물 앞에서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40일 릴레이 금식기도가 시작된 첫 날이었습니다. 그 날 오후 3, 세 사람이 모여 기도회를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고 가는 사람들과 소음 속에서 내적 고요와 침묵이 시작되었습니다. 무수한 움직임 속에 하찮아 보이는 40일 동안의 금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엡5:8-11은 릴레이 기도회에 참여한 우리 모두에게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었으나, 지금은 주님 안에서 빛이라하시며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두 세 사람이 모인 광화문 한복판 광야에서의 기도의 자리가 곧 세상을 밝히는 빛이라고 인정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분별하라 명하십니다. 열매 없는 일에 끼어들지 말고 폭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광화문 한복판의 이 기도처는 핵으로 못된 짓거리 하는 자들의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모습을 폭로하는 자리이며, 모든 거짓된 것들이 반드시 빛 가운데 드러나고 말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광야 같은 광화문 한 모퉁이, 수많은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쳐가는 보잘 것 없는 자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주님이 인정해 주셔서 선과 의와 빛으로 열매 맺게 하는 귀하고 복된 자리라는 사실을 분별케 하셨습니다. 바로 그 힘으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40일을 넘어 그 후의 탈핵 여정에 참여하였습니다.

  40일 기도가 한창 진행 중이던 616, 한수원은 국가에너지위원회의 고리 1호기 영구가동정지 권고를 최종 수용했습니다. 그 소식을 들으며 우리는 고리 1호기가 영구 폐기되는 역사적인 순간, 우리를 불러 기도의 자리에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후 더 큰 규모의 신고리 1, 2호기 건설 계획이 발표되기도 하였습니다.

  3년 전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 위기 기후 변화에대한 연설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전 지구촌에 빛으로 드러내었습니다. 폭로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레타 툰베리가 비춘 한줄기 빛을 통해 의롭고, 선하며 참된 열매를 다시금 꿈꾸게 되었습니다. 빛의 의롭고, 선하며 참된 열매입니다.

  교황 레오 10세가 산피에트로대성당의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량의 면죄부를 발행하던 때에 마르틴 루터가 면죄부 판매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그성단 문에 붙여 교회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한 이 반박문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 대량으로 인쇄돼어 삽시간에 유럽 전체로 퍼져 유럽 전체에 종교개혁 운동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당시 카톨릭의 부패를 드러낸 빛의 의롭고, 선하며 참된 열매입니다.

  최근 우리 개신교 쪽에서는 홍천에서는 감리교 박성율 목사님께서 양수발전소와 송전탑 백지화를 위해 10여년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또한 부울경지역에서 박철, 김경태 목사님 등, 기독교단체들이 힘을 모아 핵발전소폐기와 지역주민의 고통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빛으로 드러내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도 여전히 고개를 불쑥 불쑥내미는 문제는 소위소형모듈원자로(SMR)인데 연구에만 8, 만약 설치한다면 장소 문제로 또 한 번 곤욕을 수년 치르고,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고준위 핵폐기물은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사방에 흩어져있는 SMR을 어떻게 관리 통제할지에대한 한 두가지 문제가 아닌 SMR을 굳이 연구하겠다는 것은 10여년이 지나면 이미 자연재생에너지의 단위 당 비용 가치나 안전성에 있어서 이미 전세계적으로 자연재생에너지로 전환되어 있을 텐데, 이것은 소수의 핵연구자들과 함께하는 카르텔을 위한 사업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속히 이러한 인력과 연구시스템을 천연재생에너지를 위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 하나 아니 불가능한 것을 뻔히 알면서 핵산업에 밥줄을 대주는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지원입니다. 파이로프레싱에는 두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 첫째가 재처리입니다. 이 과정이 지난할 뿐만 아니라, 재처리 해서 나오는 우라늄을 다시 회수하여 재 사용을 하려면 재처리를 위해 핵발전소를 또 지어야합니다. 문제는 두 번째 고속냉각로입니다. 재처리 우라늄을 고속냉각로에 넣어 플루토늄을 연소시키는데 문제는 냉각제입니다.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나트륨을 액화시켜 사용을 하는데, 염소와 화합한 소금은 우리 인체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나트륨은 액화될 경우 98에 굳어버리기 때문에 고열의 니크롬선을 장착해야합니다. 또한 나트륨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면 화재가 발생하고, 물과 접촉하면 폭발을 하는 위험이 항상 존재합니다.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증식로연구에 그동안에 투입된 비용만 총 6,7천억인데 올 해에도 계속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이미 미국1963년 고속로 페르미 1를 완공했지만 가동 3년 만에 연료다발 손상과 소듐 화재가 발생, 1972년 폐쇄했습니다. 원전대국 프랑스는 우리 돈으로 약 7조 원을 들여 1986년 고속로 '슈퍼피닉스'를 건설해 운전했지만, 1990년에 소듐이 산화하고 지붕이 붕괴되는 등 사고가 나면서 1998년 폐쇄했다가 2010년에 다시 가동을 하였는데, 또 사고가 나서 폐쇄한 연구입니다. 일본의 몬쥬1985년부터 건설을 시작해서, 1994년에 핵반응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듬해인 199512월에 냉각재 유출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원자로 내부를 순환하며 열기를 빼내는 역할을 하는 나트륨 냉각재가, 파이프의 온도계 구멍으로 새어나와 나트륨 화재가 일어난거죠. 당시 강철제 바닥이 부식될 정도로 손상이 되었고, 온 천지가 하얀 나트륨 가루로 뒤덮여서 비주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사고 당시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거대한 배관이 내장처럼 얽혀있고, 웅웅거리는 기계음 속에 쉭쉭거리는 산소호흡기 소리까지 아주 괴기스럽습니다. 일본 정부는 처음에 이 사건을 적당히 덮어 넘기기 위해 15분간의 영상을 잘라서 1분만 공개했다가 나중에 들통나 호되게 곤욕을 치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왜 탈핵일 수 밖에 없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되는 고준위핵폐기장에관한 문제입니다. 지금 세계 어느 나라에도 고준위핵폐기물을 수 천 수 만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장소는 없으며, 불가능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핵발전소의 임시 폐기물 저장은 포화상태입니다. 정부는 지역주민과 시민들의 의겸수렴 없이 기존의 핵발전소부지에 임시보관소를 짓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기존의 페기물보관수조가 세어서 방사능이 누출되고, 끊임없이 운행중 발생하는 사고를 묵과하는 한수원을 핵발전소 주변의 주민들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고준위핵폐기물에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그리고 탈핵에대한 로드맵을 명시함 없이 이 번에 발표한 고준위핵폐기물임시저장계획은 주민들을 또 한 번 죽음으로 내 모는 무책임한 발표입니다. 세계적으로 자연생태에너지로의 전환을 눈 앞에 둔 이 시점에, 그리고 기후위기의 시대에 여전히 핵발전소를 주장한 이유는 한 가지 원자력마피아, 카르텔의 이기적 생존을 위한 무모한 행동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탈핵하면 먼저 2가지가 생각납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에서 명시하듯이 첫째는 핵문제의 첫 출발점은 피폭자의 자리에서 부터입니다. 이것은 핵문제를 과학기술이나, 정치역학이나, 경제, 안전 이전에 생명평화의 관점에서 보아야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에 희생자 중에 1/10은 한국인이었고, 오늘날에도 우리는 후쿠시마, 그리고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 수 많은 원폭실험으로 희생된 지역주민들, 원전 주변의 온배수 배출로인해 마을이 파괴된 어촌, 밀양, 청도의 송전탑 희생자들, 홍천의 양수발전설치 주민들, 자연생태 등, 그리고 세계에서 원전이 가장 밀집되어있는 우리도 잠정적인 피폭자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기독교와 핵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핵 폭탄과 핵 발전소는 처음부터 전쟁과 자본의 폭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류문명의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괴물입니다. 하나님의 핵융합의 빛인 태양은 우리 모두를 살리지만 인간이 만든 핵분열의 빛은 모든 살아있는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 세계를 파멸로 이끄는 죽음의 에너지입니다.

  기후생태위기의 체제전환의 시대에 이제 인류는, 아니 우리정부는 핵에서 돌아서서 자연생태에너지로 나아가야 하며, 교회는 기후위기의 시대에 하나님의 창조질서보존이라는 생명 평화의 길을 선도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979개(6/49페이지)
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2016년9월4일) 사진 첨부파일 관리자 14490 2016.09.09 08:30
공지 나는 주의 사람이니(가야금, 대금 동영상) 첨부파일 하늘기차 25858 2007.10.16 12:24
공지 망대에 오르라(창립40주년 기념 예배 설교,유경재 목사) 고기교회 26218 2006.05.31 22:16
공지 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하늘기차 24809 2005.09.02 16:30
>> 생명의 빛: 죽음의 빛(탈핵연합/사순절첫번째주일,2022년3월6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28 2022.03.06 14:03
874 건강한 긴장감 (주현절후여덟번째주일, 2022년2월27일) 사진 첨부파일 김현식 389 2022.02.28 16:52
873 창조의 빛 : 십자가의 빛(주현절후일곱번째주일,2022년2월20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77 2022.02.20 13:07
872 직무유기(주현절후여섯번째주일, 2022년2월13일/송강호박사)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50 2022.02.14 10:01
871 어떻게하면좋겠습니까?(주현절후다섯번째주일, 2022년2월6일/김주용목사)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57 2022.02.07 14:29
870 코로나 이후 시대의 신앙 (주현절후네번째주일, 2022년1월30일/유경재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21 2022.01.29 17:30
869 믿음 : 은혜입은 종의고백(주현절후세번째주일, 2022년1월23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22 2022.01.23 10:50
868 복음 : 십자가와 영광의 역설(주현절후두번째주일, 2022년1월16일) 첨부파일 하늘기차 400 2022.01.16 13:11
867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 (주현절후첫번째주일, 2022년1월9일) 첨부파일 하늘기차 437 2022.01.09 14:02
866 생명, 빛, 사랑(성탄절후두번째주일,2022년1월2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48 2022.01.02 10:18
865 주님의 구원을 보는 사람(성탄절후첫번째주일,2021녕12월26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91 2021.12.26 13:02
864 소망을 두는 사람 (성탄절, 2021년12월25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782 2021.12.25 12:53
863 보기만 합시다 Ⅱ(대강절네번째주일, 2021년12월19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45 2021.12.19 13:41
862 보기만 합시다(대강절세번째주일, 2021년12월12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85 2021.12.12 13:07
861 어서 오시옵소서!(대강절두번째주일,2021년12월5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36 2021.12.05 13:44
860 자기 땅에 살리라(대강절첫번째주일,2019년11월28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80 2021.11.28 13:16
859 새하늘, 새땅, 새사람, 새예배(창조절열두번째주일,2021.11.21)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612 2021.11.21 13:53
858 부활의 신비 이 땅에서 살아내기(창조절열한번째주일, 2021년11월14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51 2021.11.14 13:34
857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내가 듣겠습니다(창조절열번째주일, 2021년11월7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57 2021.11.07 13:27
856 자유,인정,사랑,생명력(종교개혁주일, 2021년10월31일) 첨부파일 하늘기차 538 2021.10.31 0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