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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빛, 사랑(성탄절후두번째주일,2022년1월2일)

하늘기차 | 2022.01.02 10:18 | 조회 547


                            생명, , 사랑 

성탄절후두번째주일                                                                                                  요1:1-5;요일1:1-4

    지난 주 글쎄다 모임에서 남미 작가 오라시오 카로가의 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이라는 단편소설집을 읽었습니다. 작품들 하나 하나 죽음으로 결말이 지어지는데, 등장인물들이 태양, 열기, 거친 바람, 습지, 사막등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밀림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가축을 키우고, 작은 농사를 지으며, 또는 일일 노동자로 힘겹게 밀림의 곤충, 동물들의 위협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지만 불연 듯 찿아 온 죽음 앞에 매 단편에서 모든 것 내려 놓고 의미부여하지 않고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며, 생명과 죽음이 하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 편 매 순간 번득이는 생명과 죽음의 찰나에 노출되어 주변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생명으로 교류하는 모습을 보다가 현대의 문명과 자본,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 콘크리트에 둘러쌓여 하루하루를 주변과 차단되어 생명에 무감하게 태어나서 무감하게 사라지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 보면, 죽음의 자리는 우연치 않게 다가오는 사고로 생을 내려놓는 밀림이기 보다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이 죽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면에서 산다고 삶이 아니고, 죽는다고 죽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분명해졌습니다. 나는 생명을 살고 있나, 아니면 죽음을 살고 있나요? 그런데 성경은 생명에대해 같은 생명인데 또 다른 관점을 보여줍니다.

     오늘 말씀 요한 제1서신에서 사도 요한은 생명의 말씀에대해 태초부터 계셨다고 하는데, 여기서 생명은 단지 생물학적인 생명이 아니라, 영적 생명인데, 요한복음1장에서 이 생명의 말씀은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하셨습니다. 함께 하셨다는 이 말이 히브리어에서는 ‘~을 향하여 있다는 전치사인데 하나님을 향하여 서 있는인데, 그러니까 영적이란 하나님과 지속적인 사귐, 관계를 맺는 인격적인 관계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 생명이고, 단절되면 죽음이며, 영적인 생명의 지속적인 관계가 무엇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태초에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듯이, 우리도 말씀을 듣고, 말씀에 순종함으로, 그 순종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십자가로 드러내 보여주었듯이, 그렇게 관계가 이어져 생명인데, 2절에서 사도 요한은 그 생명을 우리가 듣고, 보고, 만져 보았다고 증언합니다. 듣고, 보고, 만져 보았다는 것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셔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하나님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역사 안에서 생명을 산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우리가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십자가와 부활의 삶이며 이것이 바로 영적 생명의 삶입니다. 3절 말씀에서 사도 요한은 여러분도 우리와 서로 사귐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이 사귐은 아버지와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사귐이라고 증언합니다. 영적 생명의 삶입니다.

     8장은 소위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자에대한 이야기인데,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지라고 하자 나이든 사람들부터 하나하나 떠나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죄하러 모인 사람들의 죄가 주님의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지라는 말씀에의해 빛과 같이 밝히 드러난 것입니다. 말씀 그대로 여인은 예수님을 따라 어두움에서 빛으로 나아갔지만,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빛, 말씀을 피하여 하나 둘씩 다시 어두움으로 들어가 자기 일을 합니다. 교우여러분! 자기 일 하는 것이 어두움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나도 정죄하지 않을테니,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하며 12절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어둠 속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라고 합니다. 생명의 빛을 얻는다고 합니다. 생명의 빛을 얻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하나님과 함께한 생명의 말씀이 세상에 육신으로 사람의 빛으로 오셨지만 세상이 어두움에 속하여 알아보지도, 맞이하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두움에, 죄에 묶여 살아가는데, 인간의 노력으로는 이 어두움과 죄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영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죄는 용서함을 받아야 합니다. 죄가 있는데 죄가 없다고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누가 인정하나요. 생명을 주기도 하시고 거두기도 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법원에서 재판관이 판결봉을 3번 두드리는 정도가 아니라, 모세가 광야에서 구리뱀을 장대에 높이 매달아 범죄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보기만 해도 죄가 용서받은 것처럼, 외 아들 예수가 그 모든 죄를 짊어지고 모두가 볼 수 있게 높이, 십자가 형틀에, 굴욕적으로, 수치스럽게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보통 선하고 의로운 사람이 죽으면, 모두 연민을 가지고 그 죽음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예수의 죽음은 그런 윤리, 도덕적인 죽음을 죽으신 것이 아닙니다. 당시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을 당할 때, 그 땅의 모든 사람들이 왜면을 하였습니다. 로마의 총독 빌라도, 헤롯 대왕, 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과 공회원들, 그리고 예수를 쫓던 무리들, 아니 사랑하는 제자들 까지 사회 모든 구성원, 구성체가 예수의 죽음에 등을 돌렸습니다. 간디, 마틴 루터킹, 장준하, 전태일 최근의 김근태 , , , 등과 같은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애뜻한 죽음이 아니라 외면당한 치욕적인 죽음이었습니다. 왜그럴까요? 외 아들 예수의 죽음은 우리들의 영적 죄의 모습을 온 세상에 드러내야만 하는 죽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높이 들린 십자가 앞에 인간의 공과나 업적이나 적선과 철학은 마치 훅 불면 날아가버릴 먼지와 같아서, 그 어떤 것도 십자가를 대신할 수 없는 죽음을 죽으셨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외 아들 예수가 십자가가에 달리심으로 우리의 죄는 이것이다 라고 만 천하에 공표한 사건입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바라보는 자, 십자가를 통해 죄 용서를 받는 구원의 은총을 믿는 자 마다 멸망치 않고 생명을 얻습니다. 그렇게 어두움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 요일1:1은 생명의 말씀에대해 듣고, 보고, 손으로 만졌다고 증언합니다. 그러나 생명의 말씀, 그리고 빛은 증언하는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3절에서 사도 요한은 우리와 사귐을 가지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이 사귐은 하나님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사귐으로, 예수님이 포도나무 비유 요15:9,10에서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너희가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 한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머물러 있으면 요일4절 서로의 기쁨이 차고 넘칩니다. 이것이 교회의 신비입니다. 행복과는 완전히 다른, 무엇이 체워져야, 조건이 좋은 것에서 오는 만족이 아니라, 3:17, 18입니다.

             “무화과나무에 과일이 없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을지라도, 올리브 나무에서 딸 것이 없고 밭에서

               거두어들일 것이 없을지라도,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주님 안에서 즐거

               워하련다.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련다.” 사귄다는 것은 속어로는 연애한다는 것이지요. 하나님과 주님과 그리고 성도들이 주님 안에서의 사귐으로 기쁨이 넘쳐납니다. 저의 지인 중에 이렇게 역동적인 삶을 사신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토요일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참 가정예배를 드릴 때, 영상 설교로 우리교회와 함께하신 백경천목사님께서 별세하셨습니다. 백경천 목사님은 특별성 폐섬유화증에 걸려 거의 죽음 직전에 폐이식으로 살아났는데, 여러해 동안 병원을 오가며 수술, 치료, 코에 호수줄을 꽂고 병을 평생 달고 다니시는데, 차도가 있어 서로 얼굴을 대할 때 보면, 병색이 없습니다. 얼굴이 밝고 화색이 돕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그런데 중증환자입니다. 그럼에도 현 시대의 문제를 신앙으로 부등켜 앉고 살았습니다. 교단 총회와 장신대에서 성소수자의 문제로 내홍을 겪을 때, 장신대 교수들에게 동성애에 호의적이었던 목사후보생을 면접에서 제외시킨 것에대해 제자들을 잃어버리는 사이비 신학자들이 되지 말라고 통렬하게 비판하고, 명성교회의 세습에대해서도 교단 부총회장 후보들에게 불법세습의 늪에 빠졌다고 부르짖는 개혁과 진보의 앞에 서 계셨는데, 이 전에 우리교회가 DMZ평화인간띠운동의 일환으로 철원에 갔을 때, 철원제일감리교회에서 이상욱 목사의 말씀을 들을 때 매 주 목요일 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여는데, , 때 우리 교단의 목사님이 오신다고 했던 그 목사님이 바로 백경천 목사님이라는 소식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최근에는 사실 지난 수요일에 평화운동하며 강정의 군부대철책선을 넘어 구렁바위에서 기도하였다는 것으로 구속이되었다가 가석방이된 개척자들의 송강호 박사님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었는데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광주의 가장 오랜 전통있는 교회인 광주제일교회의 담임으로 봉사하던 형님인 백경홍목사님도 같은 병으로 돌아가셨는데, 백목사님은 자신의 병으로 고통스러워 할 때 같은 병으로 돌아가신 형님에게 편지쓰는 형식으로 형에게라는 책을 썼는데, “, 내가 지금 어디 까지 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적극적으로 환자의 역할을 하려 합니다. 마치 어떤 배우가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그 배역을 최선을 다해 소화해야 하는 것처럼. . .이 삶이 감당하기 힘들다며 도망가고 싶지 않아요. 정말 성실하게 확신에 찬 호흡기 환자로 살고 싶습니다. 단지 지금의 형편을 견디고 참는 것이 아니라. 이왕 지금 나에게 부여된 삶이 이것이라면 참으로 멋지게 살아내자고 다짐도 하는 거예요. 최근 몇 년간 저의 호흡은 계속 조금씩 나빠졌어요. 하지만 저는 참으로 이상하게도, 그 안 좋아지는 제 몸을 가지고 살면서 오늘 좋지 않다고 생각한 때가 잘 기억나지 않아요. 조금 전에 변기 위에 앉아 칫솔질을 하고 나서 한 2분간 숨을 고른 후, 일어나 머리를 감고 다시 변기 위에 앉아서 수건으로 닦으며 3분 정도 쉬엇다가, 거실 침대로 살살 걸어나와서 길게 호흡하며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았습니다.

      백경천 목사님의 이 전 삶에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병으로 사선을 넘어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며 얼마나 지난하고 불편한, 그리고 통증을 달고 다녀야 하는 생활 속에서도 목사님은 마치 배우처럼 자기 역할을 최선을 다하며 웃음과 평화, ! 이것이 평화구나 하는 생명, , 사랑의 삶, 자기 사랑, 교회사랑, 이웃 사랑, 역사와 우주를 품는 사랑의 삶을 살다 가셨습니다. 바로 생명의 말씀을 듣고 주님 안에 머무는 사귐의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냥 왔던 것처럼, 다시 가신 것입니다. 생명과 죽음의 경계가 없습니다. 이제 영광의 자리에서 만날 것입니다. 그렇게 생명, , 사랑의 삶을 사는 우리모두같이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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