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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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시옵소서!(대강절두번째주일,2021년12월5일)

하늘기차 | 2021.12.05 13:44 | 조회 436


                       어서 오시옵소서!

대강절두번째주일                                                                                                 삼상2:1-10;64:1-3

     이사야예언자는 바벨론 70년 유배 생활에서 돌아 와 훼파된 성곽과 성전을 복원하는 중에 훼방꾼들에의해 공사가 중단되어 좌절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우상에 빠져들고, 악의 세력, 기득권 세력에의해 불법, 편법, 착취가 일어나며 공법을 무력화 시키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함께하지 않으신다며 하나님의 무관심으로 돌리려는 영적 공허 속에서 하나님이 하늘을 뚫고 내려오기를 탄원합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에 무관심하며, 말씀이 400년 동안 끊어지게 되는데, 하나님이 답답해 하며, 안타까워 63:3에서나는 혼자서 포도주 틀을 밟듯이 민족들을 짓밟았다. 민족들 가운데서 나를 도와 함께 일한 자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말씀이 사라지고, 무감한 시대에 전사로 친히 내려 오셔서 놀라운 일을 하신다고 고백을 합니다. 붉은 옷을 입고 오시는 분은 누구인가?라고 묻자, 바로 나다라며 공의를 선언하며 구원의 능력을 가진자라고 합니다.

     시편에는 여러 종류의 시들이 있습니다. 찬양시, 탄식시, 감사시, 제왕시, 지혜시 등이 있는데, 오늘 본문은 탄식시입니다. 탄식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움에 변함이 없으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래서 63장에서 모세와 함께하며 이스라엘을 물에서 건져내신 그 하나님이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라고 2번에 걸쳐 묻는 것은 하나님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하여, 과거와 현재의 차이에서 일어나는 긴장감을 토로하며 반어적으로 부르짖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스라엘로 하여금 주님의 길을 떠나, 마음이 굳어져 주님을 경외하지 않게 한 것이 주님이시며,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이방인처럼 되어 원수들과 똑 같이 하나님에게 적대하게 되었으니 하늘로부터 굽어살펴 주시옵소서라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이 하나님 때문이라고 말 할 정도면 이사야와 하나님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운지 짐작이 갑니다. 마치 아이가 엄마에게 하듯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사야는 하나님과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숭배에 빠져버린 이스라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탄식을 하는데, 이 땅에서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체휼적으로, 아니 조상들의 신앙을 돌아보며 절망 속에서 종말론적인 신앙이 고백됩니다. 친히 내려오시기를 하늘을 가르고 내려와 불로 섶을 사르듯, 물을 끓이듯 내려오셔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기를 탄원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지금 어서 오시옵소서!’하며 탄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이 기도는 한나를 쫓아, 마리아, 그리고 요한 계시록으로도 이어집니다. 그리고 고기교회 성도들의 기도도 이 기도의 여정 속에 들어가야 합니다. 개인의 간구는 물론 이지만, 교회 성도의 교회가 교회의 지체로서 오랜 구속의 역사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기도의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사사시대 말기, 왕정이 시작되는 때에, 철기문화가 청동기를 대신할 때, 블레셋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어리석음, 즉 율법궤가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할 것이라는 맹신에 빠져, 율법궤를 전쟁터로 옮겼다가 결국 빼앗겨 버립니다. 그러니까 모든 인위적 종교성을 떨쳐버리고 순전한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할텐데, 그러한 면에서 저는 우선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하며 하나 하나님을 실로라는 성소를 중심으로 섬기며, 느슨한 지파동맹으로 각 족속이 연결되어 서로간의 평등, 나눔의 자유로운 공동체를 이루었던 정신을 오늘 이 시대에서도 계속 살릴 수 있어야 겠다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그러한 시대 속에 힘들게 살아가는 한 개인인 한나처럼,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그 개인적인 아픔과 고통을, 어찌 보면 개인적일 수 없는 것이 그 당시 아이가 없다는 것은 자손을 번식시켜야하는 이스라엘 부족 사회에서 버려질 수 밖에 없는 절박함 속에서, 그러니까 그 당시의 시대의 가치가 한나를 세상 밖으로 내 모는 그 상황에서 한나는 하나님을 간절히 찿았다는 것입니다. 하여간 이스라엘이 어떤 동기로 왕정을 받아들이게 되었든지 간에 왕정 체제의 도입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이었습니다. 바로 그러한 전환기에 사무엘이 태어난 것입니다. 사무엘은 한나의 서원대로 젖을 떼자 바로 실로의 엘리에게 맡겨져 성전에서 엘리의 수발을 들며 자랍니다. 사무엘이 실로에 거한 후에 엘리의 아들들은 점점 더 불경하였으며, 엘리는 정신이 점점 더 희미해져 갔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사무엘을 통해 들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나의 놀라운 신앙을 볼 수가 있습니다. 자식없음의 차별과 억울함을 하나님께 탄원하며 깊은 기도에 들어간 한나를 보고 술취했다고 할 정도라면, 그 제사장의 영적 상태가 어떠한지 짐작이 갑니다. 그래서 엘리의 말에 코방귀도 안 뀔 수 있었지만, 한나는 엘리가 답변한 말 속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습니다. 그래서 한나는 그 후에 수심이 가득했던 얼굴이 밝게 펴져, 아침을 먹고 엘리의 말대로 평안히 집으로 돌아 갔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응답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하는 사람의 참 모습입니다. 자기를 안타깝게 하는 상황이나, 자신을 답답하게 하는 것들이 여전히 그대로 이지만 한나는 평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고, 드디어 한나는 아이를 얻게 되었는데, 그 아이가 바로 이스라엘의 건국의 아버지인 사무엘이었습니다.

     성경은 한나의 기도를 삼상1:12절에서 오랫동안, 13절 마음으로, 15절 나의 심정을 통하였다고 합니다. 한나의 기도 모습에 친구사귐이 느껴졌습니다. 친구는 깊이, 그리고 오래 사귀어야 좋습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깊은, 그리고 오랜기도는 하나님에대한 전폭적인 신뢰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한참 기도했는데, 십분이 체 안 지나고 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 계획, 느낌이나, 뜻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흙탕물을 컵에 담으면 앙금이 뿌옇게 떠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앙금이 가라앉듯이, 우리의 기도도 하나님에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을 때, 우리의 헛된 생각들, 잘못된 것들, 속물적인 것 등이 점차 가라앉기 시작하여, 오랜 기도생활을 하다보면 투명하고 맑은 물처럼 우리의 마음도 하나님 앞에 순결하여, 하나님의 말씀이 잘 보이고, 따라서 잘 따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한나의 찬양기도를 보면 종말론적입니다. 심판의 하나님을 노래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동안의 기준과 상황을 역전시켜 전혀 다른 세상으로 전환하십니다. 계시록이 그렇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씀하였듯이 새 하늘과 새 땅이 도래합니다. 그동안 대리자를 통해 일하시던 하나님께서 친히 이 땅에 전사와 같이오셔서 용사들의 활을 꺽고, 약한 자를 강하게 하십니다. 삼상2:5절입니다. 넉넉했던자들은 이제 품을 팔 것이며, 굶주리던 자들은 다시는 굶주리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자식을 못 낳던 여인은 일곱이나 낳지만, 아들을 많이 둔 여인은 홀로 망할 것입니다. 8절을 다시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티끌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사람을 거름더미에서 들어올리셔서, 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게 하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고 합니다. 매우 혁명적이고, 반체제적이며, 더구나 정치적인 것은 10절에서 기름부어 세우신 왕에게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성경 구석구석에서 섬뜻 정치적인 언어들이 등장하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넘어가면 하나님을 바로 종교적으로 고립시켜 버립니다. 단 예수님의 정치는 단지 제도적 전환이 아니라 윤리, 도덕을 넘어 영적 전환을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나라, 평화의 나라를 이 땅에 세우십니다. 한나의 기도는 이 후에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에게서 다시 반복되어 언급됩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한나와 마리아의 시, 그리고 출애굽기가 혁명적이어서 성경에서 지워버리거나 뜯어낼 정도로 금기였습니다. 그만큼 정치적입니다. 다시말하면 체제전환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종말론적인, 체제 전환의 언어의 극치는 묵시적 언어를 바탕으로 계시록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단지 역사, 사회, 정치적 체제의 전환이 아니라, 더 깊이, 더 넓게 확장이 되어 우주적인, 영적 전환을 선언합니다. 부활의 주님이 다시 오셔서 이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세우십니다. 심판과 영광이 교차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오늘 이 시대, 자본에의해 모두 힘들게 살며, 오직 돈의 가치 만 남은 이 세상 속에서 우리가 어렵고, 힘들고, 또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꾸 초라해 지기 까지 하는 이 때에 그래서 그 사회적 문제가 개인에게 엄습해 들어올 때, 나 개인이 어떻게 이 시대를 헤쳐 나갈까 하는 문제 앞에 봉착한다면, 저는 한나를 따르자고 권합니다. 바로 하나님을 바라며, 교회를 바라며, 성도를 바라는 그 순전하며, 깊은, 그래서 세상의 소리에 연연하지 않는 참 신앙을 하나님은 기쁨으로 받으십니다. 오늘 기후위기의, 문명사적 전환의 시대에 한나의 그 생의 아픔에서 터져나오는 기도를 받으시어 그 기도의 응답을 통해 이스라엘 건국의 기초를 삼았던 것처럼 교회가 그리고 성도님들이 체제전환이 없이는 기후위기의 재난을 극복할 수 없는 이 시대에, 1.5의 한계를 지켜내기 위해 나 혼자의 아픔과 고통, 억울함, 답답함이 아니라, 한나의 고백에서처럼 하나님과 마음이 통하는 깊은 기도 속에 우리서로같이 교회로 생명으로 부활로 이 대강절의 기다림이 우리의 삶을 보다 평화롭게 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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