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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땅에 살리라(대강절첫번째주일,2019년11월28일)

하늘기차 | 2021.11.28 13:16 | 조회 579

                           자기 땅에 살리라

대강절첫번째주일                                                                                                      렘23:5-8;살전5:9

 

예언자 예레미야는 기원전 627, 요시야왕 13년에서 586년 남쪽 유다가 바벨론에게 멸망당하기 까지 41년 동안, 쇠태하는 앗수르, 덩치만 큰 무력한 이집트, 떠오르는 신흥 제국 바벨론 등 외세가 요동치던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예언자입니다. 요시야 왕은 8세에 왕위에 올라 예루살렘 성전을 수리하던 중에 힐기야 제사장이 발견한 모세의 율법서를 백성들에게 선포하고, 우상을 부수고, 산당까지 모두 훼파하며 끊어졌던 절기를 회복하였을 뿐아니라, 북이스라엘의 벧엘에 까지 찿아가서 산당을 다 허물고, 그 제사장들 까지 처단하며 영적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참 아이러니 한 것은 요시야왕의 할아버지인 히스기야왕이 개혁을 일으켜 우상을 타파하였지만, 히스기야의 아들이요, 요시야의 아버지인 므낫세는 부친 히스기야가 헐어버린 산당을 다시 세우고 바알을 위해 단을 쌓고, 아세라 목상을 만들고 일월성신을 숭배하고, 더 끔찍한 것은 자신의 아들을 불로 태워 몰렉신에게 바치기 까지 하였습니다.

     또한 개혁의 왕 요시야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은 이집트의 느고왕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신흥강국 바벨론과의 전쟁을 위해 유다를 거쳐 갈그미스로 향할 때, 이 싸움이 하나님의 명령임을 누차 강조하였음에도 굳이 변장하고 가로 막다가 화살에 맞아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 아들 여호아아스가 왕위에 오르는데, 석 달 만에 이집트의 느고 왕이 폐위를 시키고 형제인 엘리아김을 여호야김으로 이름을 바꾸어 왕으로 세우는데, 바로 바벨론이 침략하여 여호야김을 퇴위 시키고 아들인 여호야긴을 왕으로 세우자 마자 바로 바벨론으로 잡아가고는 삼촌인 시드기야를 왕으로 세웁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이 급작하게 멸망한 것은 마지막 왕 시드기야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바벨론에 저항을 하자 바벨론이 예루살렘을 처참하게 훼파시켜버린 것입니다. 결국 유다는 귀족을 중심으로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고, 이 때 요하난은 바벨론 왕이 이집트까지 쳐서 이집트와 유다인을 징벌할 것이라고 경고했음에도 남아있던 백성들 일부를 이끌고 이집트으로 내려 가는데 예레미야도 강제로 데리고 갑니다.

     이러한 시대에 예레미야는 눈물로 왕들의 죄에 대하여 책망하며 가증한 우상과 불의를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특히 당시 제사장과 레위인을 포함한 종교인에대해 엄중히 질타를 하였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우상숭배, 왕권찬탈(인간의 욕망)의 권력 싸움, 그리고 결정적으로 외세의 침략은 이스라엘을 급속히 무너지게 합니다. 이미 무너진 북이스라엘은 말할것도 없습니다. 721년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당할 때 까지 모두 19대 왕이 이어지는데 그 중 8명이나 암살로 왕권찬탈이 밥 먹듯이 이루어졌으니, 그 나라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백성들의 삶이 얼마나 피패하였을지 짐작이 가는데, 백성들 역시 우상을 벗어나지 못하여 남 유다의 마지막 왕 히스기야와 그 손자 요시야가 산당 까지도 다 훼파하는 개혁을 일으켰지만, 다시 한 순간에 우상 숭배로 돌아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면, 그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가 있습니다. 바벨론에서 돌아 와서도 여전히 우상 숭배에 깊이 빠져드는 모습에서 인간에게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의 모습, 죄의 모습, 불순종과 교만과 욕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이스라엘을 통해 봅니다.

     이러한 절망 적인 상황. 예루살렘은 훼파되고, 왕족과 귀족은 바벨론에 끌려가고, 그나마 남은 사람들 까지도 하나님 말씀을 거역하고 이집트로 내려가는 희망의 불꽃이 다 꺼져버린 절망의 절망 속에서, 인간의 어떤 구조 속에서도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말씀이 선포됩니다. ‘의로운 가지 하나’, 그리고 자기 땅에서 살리라고 합니다. 이 말씀이 말씀이 되는 것은 바로 바벨론 포로 생활이 끝나고 가나안으로 돌아 온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서 였습니다. 그러나 이 신앙 조차도 400여년의 역사 속에 다 무너져 말씀 자체가 끊기니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다윗에게서 의로운 한 가지를 일으켜 공의를 행할 것이라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아니고서는, 아니 성령의 감동으로 만이 선포될 수 있는 말씀입니다.

     BTS가 아메리칸 뮤직어워드에서 3개 부문 수상하였죠, 그리고 오징어 게임, 최근에 지옥, 기생충, 미나리 등, IT에 이어서 문화 강국으로서, 산업에서도 조선, 철강 등 중공업 등, 최고에 기술을 구가하며 경제적으로 부럽지 않은 성장을 이루며, 단군 이래 최고의 국가로 서는 것이 실감이 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 면에 수 많은 희생이 뒤 따랐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리고 정말 자랑스러운 것은 독재 정권에 저항하여 4.19, 제주4.3, 5.18광주, 그리고 4.16 . . . 수 많은 저항의 행열, 민주화를 위한 희생,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끌어 내리는 민주화의 과정은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프랑스 혁명을 뛰어 넘는 피흘리지 않은 역사적 전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촛불 때 교인들과 매 주 토요일이면 광화문 광장에서 만나 반가워 하며, 교회에서 익힌 강령탈춤을 신나게 추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역사는 시민의 자발적인 행동을 통해 진보하여 갑니다. 물론 여전히 언론과 검사집단, 사법, 재벌, 고급 공무원 등의 카르텔이 목숨 걸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데, 시간이 문제이지 결국 퇴출 될 것입니다. 그렇게 확신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찿아 온 기후생태 생명 멸종의 위기는 지금 까지 인류문명이 역사 속에서 겪어 온 재난과 전혀 다른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위기입니다.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 질병, 체제, 종교, 문화, 인종, 차별 등 많은 변수 속에 제도적으로 민주화를 향해 한 걸음 씩 진보해 나아가고 있지만, 인간 내면의 도덕성은 오히려 자본의 체제에 길들여 욕망이 극대화하고 폭력에 익숙해져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지 않았나, 긍극의 영적 전환은 가능한가 라는 회의가 드는데, 이제는 이런 인간의 역사와 무관한, 아니 인류가 역사 속에서 저지른 전 지구적인 생명멸종의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바로 20년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기후위기는 자본주의체제로부터 말미암은 위기입니다. 자본주의체제를 전환하지 않고는 이 위기는 재난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 번 COP26은 석탄발전 중단도 선언하지 못하고 아무런 소득 없이 기존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생명종멸종은 물론이고 해수면 상승, 난민, 식량, 국경 분쟁 등, , ,결국 우선적으로 약자, 군소 국가가 희생을 당하는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인류는 종교개혁, 산업화, 프랑스대혁명,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 논쟁을 거쳐 이제는 모든 세상을 자본이 장악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거대한 자본의 미로에 갖힌 인류의 모습을 봅니다. 마치 홍해와 이집트 바로의 군대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세속의 역사 속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를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멸망한 이스라엘의 다윗에게서 의로운 가지 하나를 돋아나게 할 그 날이 오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은혜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믿음으로 의로워지는 생명의 은총으로 받아 누렸고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소위 역사의 하나님 그러니까 인간, 인류의 하나님 앞에서 생명의 멸종을 눈 앞에 둔, 역사가 아니라, 지구의 재난, 그러니까 공간, 그러니까 역사의 하나님으로 만났던 하나님을 다른 피조물과 공존하는 우주적 공간의 하나님으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부딪혀, 지구의 모든 피조물과 생명체에대해 우리는 어떻게 신앙을 고백할지 난감합니다. 지구, 역사가 아닌, 우주 공동체는 이대로 마감이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어찌할 줄을 모르겠습니다.

     신학을 배울 때, 늘 바르트, 칼 바르트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참고자료 정도로 생각하던 녹색은총의 신학자 에밀 브루너가 생각이 납니다. 더 나아가 프랑스 떼이아르 드 샤르뎅 신부의 창조와 진화의 신학이 떠오릅니다. 이 자연 은총의 신학이 확장되어 메튜 폭스의 창조 영성, 그리고 토마스 베리의 우주이야기 신학이 절절히 와 닿습니다. 설교 준비를 하면서 소위 정통 복음을 대표하는, 익숙해있는 구속의 은총의 칼 바르트 신학으로 지금의 생태 위기를 어떻게 바라 볼 수 있나 라는 생각에 젖었는데, 오늘 본문 말씀 8절의 마지막 구절에서 그 때에는 그들이 고향 땅에서 살 것이다라는 말씀이 확 와 닿았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자기 땅에서 살 것이라, ! 지구, 나의 우주에서 살 것이다. 오염되 떠나야할 지구가 아니라 회복될, 에덴 동산의 그 깨끗한 지구에서 다시 살리라, 죽지 않고 생명으로 살리라는 말씀으로 다가왔습니다.

     살전5:9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진노하심에 이르도록 정하여 놓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도록 정하여 놓으셨다고 합니다. 예정하신 것은 진노가 아니라 구원이요, 악이 아니라 선이요, 멸종이 아니라 창조입니다. 하나님이 하나인 것 처럼 나도 하나이지만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주권자로서 라면, 인간은 피조자로서 순종하는 정체성으로 이며, 그럼에도 창조와 피조, 주권과 순종에는 차이가 없고 이것은 창조주로서의 하나인 하나님과 피조자로서의 하나인 나가 헤세드, 은혜이며 그러니까 상호신뢰이며, 사랑으로 하나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베푸시고 나는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온 역사와 우주를 아우르는 창조질서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허락한 자유의 영이 육신에 머물며 스스로 순종이 아니라 불순종, 선이 아니라 죄에, 진리가 아니라 거짓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멸망으로 나아가지만 이제 하나님 아버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십자가에서 인간의 역사가 아니라 우주에서, 공간의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과 생명체를 구원하실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없는 것에서 있는 것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부름받은 우리는, 인류는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류를 구원하시는지를 보고 누렸는데, 이제 인간의 놀이터였던 역사가 아니라 우주와 지구에서 어떻게 자연생태의 창조주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지 구하고 찿아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교회가 가야할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서로같이 칭조질서보전의 교회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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