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View Article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내가 듣겠습니다(창조절열번째주일, 2021년11월7일)

하늘기차 | 2021.11.07 13:27 | 조회 556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내가 듣겠습니다

창조절열번째주일                                                                                                   시85:1-12;2:12-15

     85편은 고라 자손의 시입니다. 고라 자손은 레위 지파의 자손으로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예루살렘 성전의 실무를 책임 맡은 가문으로서,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영욕을 오고 간 독특한 이름입니다. 고라는 출애굽 당시 광야에서 모세를 대적하여 땅이 갈라져 죽음을 당하였는데, 26:11에 보면 그 자손은 죽지 않았다고 기록합니다. 이것은 고라 자손이 고라의 반역에 동참하지 않고, 그 죄를 모방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후 그 자손들은 솔로몬시대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명예로운 직분을 맡아 찬양대를 이끌었고, 그 중에 살룸의 집안은 성전 제사에 사용되는 진설병과 전병을 굽고 성전문을 지키는 직무를 맡아 헌신합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서 돌아온 에스라 제2성전 시대에는 성경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귀한 역할을 합니다. 조상의 범죄에 함께하지 않고 오히려 그 이후 그 죄를 값기라도 하듯이 항상 하나님의 뜻에 헌신하는 가문이 되었습니다. 18:19. 20 말씀 처럼 조상이 죄를 범했다고 그 자손이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법과 의를 실천하며, 율례를 다 지켰으니 살리라 한 말씀과 같습니다. 그러한 고라 자손이 찬양대를 이끌며 11편의 주옥같은 시를 남겼는데 그 중의 한 편이 오늘 시 85편 말씀입니다.

     85편은 바벨론포로에서 귀환한 이스라엘의 역사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의 포로생활을 뒤로하고 희망을 품고 고향에 도착하지만 모든 것이 다 훼파되어 남아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 망연자실합니다. 그러나 느헤미야를 중심으로 암몬족속의 훼방 속에서 성곽을 건축하였고, 스룹바벨의 지도 아래 가나안 땅에 남아있던 혼합주의자들의 방해를 물리치고 제2성전을 완성합니다. 그 후 이스라엘이 에스라를 통해 율법을 듣고 성경 연구에 온 힘을 쏟으며, 규례와 전례를 다시 회복할 때에도 고라자손은 온전히 헌신을 합니다. 하나님은 은혜를 베풀어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셨고, 죄악을 용서하여 치워버리고, 죄를 덮어 은폐하여 주었습니다. 노여움을 푸시고, 진노를 거두셨습니다.

     그런데 시편 기자는 6절에서 주님을 기뻐하도록 이스라엘을 되살려 달라고 호소합니다. 왜 다시 살려 달라고 할까요? 시편 기자는 처음 가나안에 들어와 아무것도 남지 않은 폐허 속에서 숱 한 난관을 극복하며 성전을 건축하고 성곽을 다시 복구하며 에스라의 지도 아래 율법을 복원하던 그 기쁨, 감격, 찬양, 은혜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믿음의 회복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 말라기 예언자는 동 시대의 백성들의 위선, 불신, 이방인과의 결혼, 거짓 예배 등을 질타합니다. 죄악이 만연해 하나님 말씀에 무감한 세상이 되어버려 말라기 이후 400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은 끊어져버립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6절에서 주님을 기뻐하도록 이스라엘을 다시 살려 달라고 호소합니다.

     교우여러분 대한예수교장로회 헌법에 기록되어있는 요리문답 첫번째 질문이 무엇인지 아시는지요? 첫 번째 질문은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이 무엇인가?”입니다. 그럼 그 답은 무엇인가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이 그 백성을 부르신 이유를 나에게 영광을 돌리며, 찬양하게 하기 위해서 라고 합니다. 15:11에서 예수님은 포도나무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은 네 기쁨이 너희 안에 있게 하고, 또 너희의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라고 명징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주님은 스스로의 기쁨을 우리와 함께 공유하고 싶어 하십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교회에 하나님이 우리를 자녀로 삼으신 것은 우리에게 값없이 주신 은혜를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며, 이것이 아버지 하나님의 기쁜 뜻이라고 합니다. 이 기쁨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이스라엘이, 그리고 우리가 이 기쁨의 뜻, 선하신 뜻을 자꾸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8절은 무엇을 말씀하든지 듣겠다고 합니다. 그동안 자기 좋은 것 만 가려서 듣지는 않았는지요? 이미 말씀 앞에 설 때 마음의 결정을 다 하고 듣지는 않았는지요? 아예 귀로 듣고, 머리로 만 생각하며 가슴으로는 무감하지 않았는지요? 여전히 세상의 가치에 휘둘리며 공허한 자기 만족에 빠져있지는 않은지요? 허황된 목표에 눈이 멀지는 않았는지요? 그저 눈 앞에 이득 만을 쫓기에 급급하지는 않았는지요? 이것도 저것도 다 안 되니 하나님 앞에서도 역시 같은 생각으로 서는 것은 아닌지요?

     그러나 시편 기자는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내가 듣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여기에 희망이 있고, 기쁨이 있습니다. 진정 말씀을 듣고 따르고, 순종한다면, 8절 말씀처럼 평화를 약속하실 것이며, 평화를 값없이 주실 것입니다. 말씀에서 오는 평화가 나의 삶을 주님 안에서 자리 잡게 합니다. 삶이 꼬여 복잡하고, 헛된 일에 시간 소비하고, 원치 않는 일에 붙잡힌 삶에 질서가 잡힙니다. 말씀은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어서, 어떤 양날칼보다도 더 날카로워 사람 속을 꿰뚫어 혼과 영을 갈라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놓기까지 하며, 마음에 품은 생각과 의도를 밝혀내기 때문에 나를, 내 마음을, 내 생각을 평화하게 합니다. 흩어졌던 내 삶이 자기 자리를 잡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구원받은 자의 삶입니다. 9절은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에게 그 구원이 가깝다고 합니다. 두렵고 떨림입니다. 불안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불안이 집단적, 개인적인 발현이라 한다면, 두려움과 떨림은 하나님 앞에단독자로 서는 자기 발현입니다. 두려움은 창조자, 주권자에대한 자발적인 무릎 꿇음이고, 떨림은 자기 한계에대한 자기 넘어의 존재에대한 미쳐 예측하지 못한 인식이요, 경이로운 체험이요, 느낌으로서 부름받은 성도는 하나님 경외를 통해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하며 평화합니다.

 사도 바울은 오늘 말씀 빌2:12에서 “--- 더욱 더 순종하여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기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라고 합니다. 하나님 경외. 하나님 앞에서 두려워 하며 떨 때 구원은 우리 곁에 찿아옵니다. 그러면 13에서 말씀하듯이 하나님께서 내 안에서 일하셔서,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까 바라며 실천하게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일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중심에 오셔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향하여 뜻을 정하게 하시며, 그리고 행동하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를 감동하실 때 지금 하던 일, 가던 길 멈추고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 나아갈 때 하나님은 기뻐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구원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시편 기자는 비록 이스라엘의 신앙이 또 다시 무너졌지만 10절 이하에서 무슨 말씀이든 듣겠다고 하는 하나님 경외로부터 오는 평화를 고백합니다. 희망을 선포합니다.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온통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팩트가 아닌 거짓 소식을 양산하는 언론, 이를 뒤에서 받쳐주는 폭력조직 같은 검찰과 사법당국, 이들에 의해 보호받는 여전한 기득권의 카르텔을 보며, 죽어가는 일용직 노동자들, 성적, 소수민족에대한 차별을 바라볼라치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국내 정세를 넘어 기후온난화로 말미암는 해수면 상승, 생명 종의 멸종, 식량위기 등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 기후재난이 바로 코 앞에 다가와 있는데, 단지 우리 나라뿐 아니라 이 번 영국 글라스고에서 열린 COP26(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러시아, 중국, 인도는 참여하지도 않았고, 각 나라들이 내어놓은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인 NDC를 보면 실망을 금할 길 이 없습니다. 정말 탄소중립의 의지가 있는지 회의적입니다.

     그럼에도 부르심 받은 성도들은 오늘 본문 시편 기자가 노래하듯이 10-14절에서 처럼 희망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세상을 뒤흔들어도 희망하며 사는 것이 교회공동체로 부름받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10절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인 사랑과 이 땅의 사람들의 하나님을 향한 신실함, 진실됨이 만납니다. 11절 하나님의 구원의 행동인 정의와 그 구원의 정의로움으로부터 오는 세상의 평화가 입을 맞춥니다. 하늘과 땅이 하나님 경외하는 백성들의 믿음을 따라 우리서로같이 온 생명과 함께 진실과 정의의 춤을 춥니다. 받을 준비가 된 믿음의 백성들의 값없이 받은 좋은 것들로 땅이 아름답고 선한 열매를 맺습니다. 온 세상이 차별 없는, 높은 산은 낮아지고 골짜기는 평탄한, 보시기에 좋은 선한 세상이기를 희망하며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내가 듣겠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우리서로같이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979개(6/49페이지)
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2016년9월4일) 사진 첨부파일 관리자 14490 2016.09.09 08:30
공지 나는 주의 사람이니(가야금, 대금 동영상) 첨부파일 하늘기차 25858 2007.10.16 12:24
공지 망대에 오르라(창립40주년 기념 예배 설교,유경재 목사) 고기교회 26218 2006.05.31 22:16
공지 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하늘기차 24809 2005.09.02 16:30
875 생명의 빛: 죽음의 빛(탈핵연합/사순절첫번째주일,2022년3월6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27 2022.03.06 14:03
874 건강한 긴장감 (주현절후여덟번째주일, 2022년2월27일) 사진 첨부파일 김현식 389 2022.02.28 16:52
873 창조의 빛 : 십자가의 빛(주현절후일곱번째주일,2022년2월20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77 2022.02.20 13:07
872 직무유기(주현절후여섯번째주일, 2022년2월13일/송강호박사)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50 2022.02.14 10:01
871 어떻게하면좋겠습니까?(주현절후다섯번째주일, 2022년2월6일/김주용목사)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57 2022.02.07 14:29
870 코로나 이후 시대의 신앙 (주현절후네번째주일, 2022년1월30일/유경재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21 2022.01.29 17:30
869 믿음 : 은혜입은 종의고백(주현절후세번째주일, 2022년1월23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22 2022.01.23 10:50
868 복음 : 십자가와 영광의 역설(주현절후두번째주일, 2022년1월16일) 첨부파일 하늘기차 400 2022.01.16 13:11
867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 (주현절후첫번째주일, 2022년1월9일) 첨부파일 하늘기차 437 2022.01.09 14:02
866 생명, 빛, 사랑(성탄절후두번째주일,2022년1월2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48 2022.01.02 10:18
865 주님의 구원을 보는 사람(성탄절후첫번째주일,2021녕12월26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91 2021.12.26 13:02
864 소망을 두는 사람 (성탄절, 2021년12월25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782 2021.12.25 12:53
863 보기만 합시다 Ⅱ(대강절네번째주일, 2021년12월19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45 2021.12.19 13:41
862 보기만 합시다(대강절세번째주일, 2021년12월12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85 2021.12.12 13:07
861 어서 오시옵소서!(대강절두번째주일,2021년12월5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35 2021.12.05 13:44
860 자기 땅에 살리라(대강절첫번째주일,2019년11월28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80 2021.11.28 13:16
859 새하늘, 새땅, 새사람, 새예배(창조절열두번째주일,2021.11.21)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612 2021.11.21 13:53
858 부활의 신비 이 땅에서 살아내기(창조절열한번째주일, 2021년11월14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51 2021.11.14 13:34
>>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내가 듣겠습니다(창조절열번째주일, 2021년11월7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57 2021.11.07 13:27
856 자유,인정,사랑,생명력(종교개혁주일, 2021년10월31일) 첨부파일 하늘기차 537 2021.10.31 0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