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목자들 : 다윗왕의 이미지(성탄주일, 2017년12월25일)
목자들 : 다윗왕의 모습
성탄주일(2017년12월25일) 눅2:8-14
아기 예수의 탄생을 둘러싸고 있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 산타, 사슴, 굴뚝, 별, 트리, 백화점, 가족과 함께하는 좋은 식사 – 모두 따뜻하고 평화롭습니다. 근데 성경의 첫번째 성탄의 배경은, 특히 누가는 로마 황제의 인구조사 칙령으로 호구조사를 위해 고향으로 향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 인구조사는 당시 시대의 척박한, 지난한 삶을 보여줍니다. 유다인들은 인구조사에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다윗이 인구조사하다가 하나님의 재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구조사를 통해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갈취하려는 로마의 방침에 유다 백성성들은 강하게 저항을 하였는데, 행5:47에 보면 유다라는 사람이 백성들을 이끌고 로마에 저항하였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또 헤롯 등장도 마찬가지 입니다. 헤롯은 유대인이 아닙니다. 이두매인입니다. 왕이 되기위해 로마에 직접 가서 아우구스투스황제에게 온갖 물질을 갖다 바쳐 왕위를 얻어 돌아왔기 때문에 헤롯의 왕권은 정통성이 없어, 늘 불안에 떨었습니다. 로마 황제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온 나라에 건축물과 신전을 지어 바쳤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징세를 하고, 인력을 동원하였겠습니까? 왕좌가 불안하여 자기 친 자식들을 처형하기도 한 괴물같은 왕이었습니다. 그 때에 유다에 새로운 왕이 태어났다고 하니 헤롯으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참담한 영아살해 사건이 터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기 예수 탄생의 이야기를 볼 때, 싼타라고 하는 성탄의 배경 뒤에 감추어진 당시의 백성들의 절박한 삶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산타, 카드, 트리 이런 것들은 사실 근대에 만들어진 이미지입니다. 오히려 마굿간, 별, 산타가 아니라 동방박사와 목자들이 진짜 이미지입니다. 그럼에도 성경 속에 그 당시의 로마황제와 헤롯대왕의 정치와 로마에 종속된 경제와 유대의 기득권 종교가 서술술으로 표출되지 않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수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에 감격한 사람들의 삶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시대적인 고통을 넘어서는 신앙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복음의 기저에 흐르는 성경에 기록되어있는 백성들의 삶을 해석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냥 내 좋은 신앙, 내가 원하는 종교를 바라며, 내 마음을 값싸게 위로해 주는 위로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 예수님 당시의 고달픈 삶 속에 메시야가 아기 예수로, 어찌 보면 아비 없는, 마굿간에서 가축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 땅에 온 것입니다. 그 아기를 이방의 박사들과 목자들이 찿아 와서 경배를 드렸습니다.
오늘 말씀에 등장하는 목자는 예루살렘에서 드려지는 제사를 위해 가축을 키워 제공하는 사람들로 천민으로 취급을 당하였습니다. 그러나 목자는 유대인들의 마음 속에 영원한 다윗왕 같은 존재입니다. 단지 당시의 가장 소외된 성 밖의 궁핍한 사람의 모습 만이 아닌것입니다. 박사들과 함께 목자들, 유다인들에게 백성의 지도자로 각인된 목자가 마굿간에 이름도 모를 아이의 탄생에 찿아와 가장 천한 탄생을 가장 고귀한 사람들이 찿아와 경배를 드린 것입니다. 이게 복음입니다. 이게 하나님 나라의 정체성이고, 하나님 나라의 질서입니다.
목자는 자기 양들을 놓아두고 베들레헴 마굿간에 찿아와 이 땅의 메시야에게 경배를 드렸습니다. 천민인 목자가 아니라, 참 지도자의 상징 다윗왕을 상징하는 목자가 가장 낮은 가축들이 머무는 곳에 태어난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온 것입니다. 이것이 첫 번 성탄입니다. 지금 이시대의 성탄의 이미지는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 가난합니다. 그렇게 목자들이 천한 곳에 찿아가는 것이 성탄입니다. 오늘 이 시대에 가장 천한, 어렵고 힘든 곳은 어디일가요? 교회가 목자가 될 수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