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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 년 : 다시찿는 기쁨(희년기념주일, 2017년10월1일)

하늘기차 | 2017.10.01 13:59 | 조회 1177


                       희 년 : 다시찿는 기쁨

201710월15(창조절 다섯째주일)                                                         4:18-19;15:8-10

     지난주일 저녁 세월호 아이들의 친구들에대한 다큐를 보았습니다. 그 친구들이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에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영상을 만들기 위해 2~30명의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공감 기록단이라는 이름하에 모집이 되었다고 합니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알아가는 내용입니다. 사고를 당하여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의 친구들의 생활이 예상치 못할 정도로 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동네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노래방, PC, 공원, 패스트푸드점에서 늘 보고 낄낄거리며 웃고, 이야기하며, 뛰고 놀았는데 그 자리에 아이들이 없어진 충격은 컷고, 함께 걸었던 발길은 이제 친구를 잃은 체 장례식장으로 향하였는데, 친구들이 여럿이니까, 하루에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며 머물러 있어야하는 고통은 지구의 중력을 혼자 받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친구가 사라진 세상, 존재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서 이렇게나 아픈데 주변에서는 네 가족도 아닌데 이제 그만하라고 합니다

사진관에서 서로 화장을 해주며 찍었던 친구의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놓인 것을 보고 다리가 후들거렸다는 아이는 분절음처럼 말을 이었습니다

평소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데, 요즈음 미친 듯이 여행을 다닌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들이 살아있으면 알바를 열심히 해서 돈을 모아 여행을 다녔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기는 집에서 딩굴고 싶은데, 꾹 참고 배낭을 메고 춘천, 전주 등 국내뿐 아니라, 얼마 전에는 대만까지 다녀왔다고 집에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없었다고 하는 말에 정혜신 박사가 그랬구나...그럼 너는 지금은 친구 몇 명의 몫을 살고 있는 거니?”하니까 저는 일곱명 정도의 목숨을 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경주, 민우, 창훈이, 주희...”하며 친구들의 이름을 읇조립니다.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나는 공감기록단이라는 말입니다. 세월호 이후 공감이라는 말은 저에게 깊이 각인된 단어입니다. 이 말은 예수님이 부활 후에 죄책감과 굴욕 그리고 두려움에 꼼짝달싹 못하는 제자들에게 찿아가 에이레네’, 즉 공감하라, 함께하라, 연대하라 라고 한말이거든요. 이 번에 다큐를 통해 아이들이 역시 방에 모여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놀란 것입니다. 공감하라, 너희에게 평화가 있을 지어다라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는데, 세월호아이들의 친구들도 자책감에 사로잡혀 자신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자신에게서 빠져나오지를 못하였는데 공감기록단과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마음이 열리고, 상대를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같은 또래의 공감기록단 아이들과 처음 만나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는 주춤주춤 했다고 합니다. 무엇 때문에 굳이 이곳에 와서 우리 이야기를 들으려 할까, 왜 이렇게 관심을 가져줄까 해서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진심이 느껴졌고, 자신들의 상처에 온 마음을 포개고 함께 아파해주는 모습에서 진정한 공감의 태도를 본 것입니다.

     또한 공감기록단아이들이 세월호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자기 아픔을 이야기하기 시작해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지요. 엄마 아빠 이혼하여 힘들었던 일. 아빠가 민주화 운동하다가 어릴 때 자기 앞에서 구속당하여 끌려가는 것을 목도하고 충격에 빠져 지내다가, 이제 청년이 되어 작년에 아빠가 출소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아픔과 아픔이 만나며 공감하고 소통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치유자가 되어 이전의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에 거듭 이야기한 십자가 후의 부활을 믿지 못하였을 뿐만아니라, 보고도 믿지를 못하였는데, ‘공감하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듣고, 예수님의 손에 난 못자국을 만지고, 허리의 창자국에 손을 넣어보며, 다시는 생각지 않으려했던 주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기억하며 고개를 들어 서로가 서로를 진정어린 마음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그러면서 서로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부활이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프로젝트를 인천독립영화협회가 치유공간 이웃의 정혜신 박사와 함께 기획을 하였는데, 단체 홈피에 다음과 같이 기획목적에대한 글이 올라와 있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 다큐를 영화로 또는 방송으로 SNS로 다양하게 퍼뜨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우리는 이 영상을 땅 끝까지 퍼트릴 것입니다. 그리하여 세월호 세대를 넘어서, 아픔을 함께 느끼고 공감하며 트라우마에 지친 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하면서 이 뜻 깊은 프로젝트에 함께 할 분들을 찾는다고 하는 광고를 본 것입니다. 놀랍지 않나요. 4:18,19절 말씀 그대로입니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세상 뉴스를 보면 안 좋은 소식들이 많습니다. 폭력, 죽음, 아픔, 전쟁, , 그런데 지난주 본 다큐는 그대로 기쁨이었습니다. 널리 전해져서 이ㅡ 다큐영상을 보고 느낀 관객들이 영상에 등장하는 아이들과 함께 아픈 마음이 회복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가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 회복이 어떤 특별한 능력에의해서가 아니라, 글자그대로 공감기록단이 세월호아이들의 친구들과 만나면서 자기 안에 갖혀서 자기만 보는 아이들의 마음을 자기 아픔으로 다가가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을 하며 자신의 본래 마음으로 회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 아픔이구나, 유한하여 한계가 있어 약하며 부족한 우리들에게 공통되는 것이 아픔인 것을. 왜 죄없는 예수님이 스스로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고통과 아픔의 십자가로 나아갔는지. 주님은 아픔이야말로 지워버리고, 사라져야 할 것이 아니라, 인류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는 것을 본 것입니다. 그 유한함은 하나님의 피조물 창조의 뜻이었고, 그래서 선하고 아름다워 서로가 자기 한계를 한 껏 꽃피워 충만하여 서로 사랑의 띠를 띠워야하는데, 욕심으로 넘어서려고 풍선을 불 듯이 불어대니 터져버리고, 또는 그 한계에 주눅들어 자기 안에 갖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스러져버리는 이 아픔들을 주님이 십자가를 통해 그대로감당하신 것입니다. 주님은 십자가를 통해 모두의 아픔을 십자가의 회복을 통해 다시 선으로 반전시킨 것입니다. 부활 후 제자들에게 만지고 보게 하시며 이것이 부활이라 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에 여자가 잃어버린 은돈 한냥을 찿기위해 온 곳을 샅샅이 뒤졌다고 합니다. 결국 보아야 찿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보지 못하면 찿을 수가 없습니다. 보아야 기쁨입니다. 다큐를 보며 가장 와 닿았던 장면은, 처음에 친구들은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자기 안에 갖혀서, 즉 자기 아픔을 감당할 수 없어 자기 만 보이지, 옆 사람 조차도 볼 수 없었는데, 어느 순간 공감기록단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다음엔 뒤에서 촬영하고 계시는 카메라멘들이 보이고,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홍혜신박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그 방이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아픔역시도 공간 안에 넘쳐나고 있는 것을 공간적으로 느끼면서, 방을 넘어 세상을 보게되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 후원자들 한 분 한 분에대한 고마음이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 이세상에는 정말 마음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것을 보게되었다고 합니다. 자기 안에 있는 은전 한 잎을 찿은 것입니다. 얼마나 기쁩니까. 저는 이 번 다큐를 보면서 기뻤습니다.

     평화는 결국 서로의 아픔을 보며 상대를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입니다. 친구들 다큐의 부제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친구들 : 숨어있는 슬픔' - 마음을 포개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꽤 놀라웠습니다. 이렇게 복음적일 수가 있나? ! 복음이 이렇게 세상 속에서 스스로 복음이 되는 것을 봅니다.

     자신들의 아픔은 뒤로하고, 우리는 희생자도, 희생자의 가족도, 생존자도 아니야. 영화로 치면 우린 주연이 아니고 조연, 조연 중에서도 제일 끝줄에 있는 조연 같은 거잖아 하며, 우리가 가족들 보다 아프면 안되잖아라고 하는 아이들 속에 이미 절절히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었습니다. 이미 아이들은 아픔을 통해 누군가와 공감하며, 평화를 나누기위해 잘 준비되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단지 찿지를 못했을 뿐이고, 못 보았을 뿐입니다. ! 평화가 다른데 있지 않구나. 이미 와 있구나. 바리새인이 하나님 나라가 언제 오느냐고 하니 주님이 너희 가운데 있다고 하신 말씀이 와 닿았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정혜신 박사는 상처를 온전히 드러낸 친구들과 그 상처에 바늘 끝처럼 집중했던 공감기억단들아이들은 파도타기 보드에 함께 올라탄 사람처럼 함께 춤추듯 노래하듯 출렁였습니다. 동일한 주파수를 가진 사람들처럼 잡음이 없었습니다. 척하면 척이었습니다. 공명과 공감의 증거입니다. 그렇게 공감할 수 있으면 치유는 시작됩니다. 공감은 강력한 치유제입니다라고 합니다

     그래! 그거야! 교회가 세상과 똑 같이 그저 일 만 생각하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그저 잘하고, 못하고 평가하고, 자기 생각과 다른 것은 용납하지 못하고, 그동안 뭘 했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주님께서 오래 기다리시며 천천히 여기까지 고기교회를 인도하셨습니다. 희년은 글자그대로 기쁨, 회복의 기쁨, 잃었던 것 다시 찿는 기쁨입니다. 눈 빛만 보아도 사랑이 느껴지고, 공감하며,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읽어내면서 주의 평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가 마음과 마음, 서로가 서로에게서 공감이 넘치기를, 그래서 희년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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