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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제단을 쌓아 바쳤다 (성령강림후다섯번째주일,2022년7월10일)

하늘기차 | 2022.07.10 13:33 | 조회 462


               주님께 제단을 쌓아 바쳤다

성령강림후다섯째주일                                                                                                             창12:4-8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전은 삶의 모든 것이어서 예수님 당시에도 유월절이면 외국에 살던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왜 이스라엘은 이렇게 성전에 집착할까요? 희생제사를 포함한 수 많은 제사와 기도를 드리는 자리이고 무엇보다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받은 십계명 돌판이 율법궤에 넣어져 지성소에 안치되어 있는 하나님이 머무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전을 향한 신심은 바벨론 포로기 이후 변하기 시작합니다. 성전이 훼파되었으니 제사도 기도도 모두 끊겼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온 이스라엘은 그들의 문명과 거대한 신전을 바라보며 자신들이 얼마나 초라한지, 과연 우리 하나님은 살아계신지? 이 위대한 문명을 창조한 바벨론의 신이 과연 죽은 신이요, 우상에 불과한가? 우리는 이렇게 영원히 노예로 전락할 것인가? 하며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이 흔들립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고통스러운 노예생활 속에서 선민이지만 사실은 사40:7의 고백처럼 이 백성은 풀과 같은 존재라는 것, 보잘 것 없는 노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성전과 제사 안에 갖혀있던 신앙의 지평이 넓혀지고, 이사야 예언자의 고난받는 종의 노래 처럼 새 하늘, 새 땅의 메시야 대망을 꿈꿉니다. 이제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 만의 하나님이 아닌 온 세계, 온 인류의 하나님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후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으로 귀환하여 제일 먼저 한 일은 말할 것도 없이 성전을 건축하고 율법과 절기를 회복하는 일이었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에 이르러 적지 않은 일들을 겪으며 약속대로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며 살지만 여전히 기다리는 아들은 생기지 않습니다. 큰 전쟁을 치르고 승리하여 돌아오지만 그대로입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후계자를 세우지 않고는 주변 국가들 틈에서 도저히 부족을 이끌어갈 자신이 없어집니다. 조급한 마음에 아브라함은 하나님에게 그저 엘리에셀이면 족하겠습니다라며 약속을 파기하고 눈에 보이는 세상의 복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그 때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나타나 계약을 갱신합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하늘의 별 처럼 내 자손이 많아질 것이라고 표징을 보여줍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이 주님을 믿었고, 하나님은 그러한 아브라함의 믿음을 의로 여기셨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도를 닦고, 고행을 하고, 선을 통해 경지에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인정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롬1:17에서 의인은 믿음으로 살 것이라고 하는데, 나의 의, 즉 영어로 풀이하자면 Righteousness가 아니라 Justify, 그러니까 내가 나의 의로 의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죄 없다고 나를 인정해주는 의입니다. 누가 보증을 섭니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어떤 때는 약속을 파기하려고도 하며 오락가락 하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인정해주십니다. 믿음은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에게 속한 것입니다. 이렇게 의롭다고 인정받은 아브라함이 제일 먼저 한 일이 무언인가요? 예배를 드립니다. 고비 때 마다, 어떤 한 가지 일이 마무리될 때 아브라함은 온전히 제단을 쌓습니다. 세겜, 벧엘, 아이, 헤브론, , , 아브라함은 그동안 세상일에 매몰되어 하나님과의 약속을 소홀히 한 것을 깨닫고 제단을 쌓으며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옵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출애굽할 때, 모세가 바로에게 제안한 조건은 모든 이스라엘이 광야로 나아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집트에 온갖 재앙을 내리지만 바로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10번 째 재앙인 처음 태어난 모든 것이 죽음을 당하자 이스라엘을 광야로 보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합니다. 바로는 하나님의 백성이 예배드리는 것을 마지막 까지 방해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재앙인 생명을 잃는 사건을 통해 바로는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습니다. 오늘 우리의 예배도 자기 희생 없이는, 귀하다고 생각되는 세상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온전한 예배를 드릴 수 없습니다.

     통상 매 달 마지막 주일에 저는 예배봉사자를 구역과 제직명단을 보고 남녀 비율 등을 고려하여 작성을 합니다. 그런데 종종 사정이 있어 다음으로 연기하거나, 다른 분이 대신하였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럴 때 느끼는 것은 하나님의 예배에 당번으로 정하여졌다는 감동, 그리고 지켜서 예배를 온전히 드리는 일에 헌신하겠다는 마음이 아쉽습니다. 바로가 이스라엘의 제사를 방해하듯이 세상이 우리들의 신앙의 자리 까지 넘어 들어와 예배드리는 것을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배의 내면 깊숙이에 있는 의미는 죽느냐 사느냐인데 그 결기가 사라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도 바울은 롬8:6에서

                        “육신에 속한 생각은 죽음입니다. 그러나 성령에 속한 생각은 생명과 평화라고 합니다. 지난주 성찬예배를 시작하는 시간에 자리가 적지않게 비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상일로 바쁘다보니, 주일 역시 여전히 허겁지겁 마음 챙기지 못하고 예배를 드립니다. 일주일 동안 하나님이 주신 것들 속에서 감사하며 바쁘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다면, 주일 예배는 하나님 아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생명은 하나님에게 속하여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감사의 시간이요 은혜의 자리입니다.

     우리가 예배 중에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도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제사를 드리면서 노예에서 벗어날 때 희생당한 첫 번째 태어난 것의 죽음을 기억하며 처음 태어난 것을 드리는 정신에 따른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드리는 제물을 십계명에 10개 중에 하나를 드리는 것으로 정하였습니다. 1/10을 통해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로부터 왔다는 것에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죄로부터 어떻게 해방되어 자유인으로 살고있는지에대한 확인이요, 감사입니다. 그냥 시민단체에 회비내는 정도가 아니라, 누군가 나를 위해 대신 죽은 죽음에대한 기억과 감사의 표입니다. 그래서 미리 헌금을 준비하였다가 예배당에 나아와 정성껏 마음을 모아 드리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의 자리에 두렵고 떨림으로 나아갑니다. “주님께 제단을 쌓아 바쳤다는 제목 속에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마음과 시간, 나의 모든 것을 다하여 예배를 드립니다.

     청소년부가 아이들 학원 문제로 난감해 합니다. 저희도 아이들이 청소년기를 겪을 때, 주일에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았는데, 담임선생님이 혀를 차며 지금 한 시간, 1초가 급한데, 그 중요한 시간에 아이를 교회에 보내 하루 종일 있게 한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눈초리로 바라보던 기억이 납니다. 이해할 수 없지요.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신앙이니까요.

     예배는 그동안 깊이 빠져 있어 세상 가치에 휘둘렸던 나날들에서 돌아서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손에 꼭 잡았던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머릿 속에 세상일로 가득찬 체로 하나님께 나아오기가 십상입니다. 마치 바벨론에 포로된 이스라엘처럼 우리들의 신앙이 세상에 포로되기 싶습니다. TBC성경공부를 하면서 몇 몇 분이 그동안에 생각했던 신앙, 교회, , , , 이 헷갈리고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고정관념에 갇힌 시각에서 벗어나 참 하나님, 하나님의 뜻, 그 나라,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와 함께하며 일하시는지를 새롭게 볼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습니다.

     야곱이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금의환향을 하지만 자기를 죽이려고 형 에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가족들과 가축들을 모두 먼저 보내고 야곱은 얍복강에서 환상 중에 하나님과 씨름을 합니다. 동이 틀 때까지 싸웠는데, 마지막에 하나님이 야곱의 엉덩이 뼈를 쳐서 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물러나지 않고 기필코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내었고, 하나님과 싸워 이겼다는 뜻의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습니다. 급소를 맞아 치명타를 입었는데 이겼습니다. 그래서 그 곳 이름을 브니엘, 하나님의 얼굴 이라 명명합니다. 졌지만 이겼습니다. 야곱은 얍복강에서 자신의 그동안의 인생관, 재산, 건강 그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졌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에게 완패를 당하니 내가 이겼습니다. 영적 싸움은 져야 이기는 싸움입니다. 이기적이며, 권모술 수에 능한 야곱이 완전히 변하여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은퇴하신 감신대 구약학 민영진 교수님은 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여기라고 하면서 하나님과 싸워 온 몸이 만진창이가 되어 해가 동에서 떠오르는데, 동쪽, 형님 에서가 자기를 죽이려고 기다리고 있는 곳을 향하여 절뚝거리며 가는 모습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에서가 칼을 휘두르면 몸에 치명상을 입어서 피할 길이 없는데도, 야곱은 형 에서에게 찿아가 화해를 합니다. 이 화해는 이후에 요셉과 그 형들의 화해에서 다시 이어지며, 궁극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온 인류가 하나님과 화해하며 구원을 얻습니다. 예배에는 희생, 내려놓음, 버림을 통해 죽음으로부터 오는 생명의 역사가 예배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어야 합니다. 교우여러분! 지금 드려지는 예배를 통해 어떤 죽음이 있나요? 그러니까 이것만은 안되 하고 꼭 붙들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 생명이 살아날 수 있겠습니까? 내려놓음, 죽지 않고, 어떻게 살아나나요? 생명이 살아나 소망하며, 감사하며 기쁨이 넘치는 우리서로같이 예배드리는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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