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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이 필요합니다 (성령강림주일,2022년6월5일)

만지다 | 2022.06.06 16:41 | 조회 443



성령이 필요합니다

사도행전 2장 1-12절 


오늘날을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당장에 눈 앞에 주어진 문제들과 과제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습니다. 무엇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큰 고민이 들 정도입니다.

우선, 우리는 가장 크게,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는 다 죽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때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 기후위기가 극복이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남아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의 때를 지나서 위기로 표현되는 지금, 해결하기엔 너무나 늦은 것은 아닌지, 과연 이 위기를 진짜 위기로 인식하며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있는지, 너무나도 답답합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우리 고기교회 저녁예배에서는, 총 세 번의 기후위기와 관련된 특강이 진행되었는데, 그때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그런 의문과 답답함이었습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무언가 해보려고는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아 보이고, 도저히, 나의 힘, 우리의 노력만으론 절대로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과제인 것이죠.

또한, 우리에게는 평화라는 과제가 주어져 있습니다. 더구나, 세계가 지금 새로운 냉전의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평화가 더욱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당장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미국과 중국 간에 패권 싸움이 우리 세계의 평화를 망가뜨리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내전들과 분쟁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우리나라만 놓고 보더라도 다시금 북한과 갈등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이고 우리 국민들은 여와 야로 완전히 반으로 갈라져 서로 증오와 혐오로 맞서고 갈등하면서 그렇게 우리 세상의, 평화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한데요. 정말로 할수만 있다면, 간절히 해결하고 싶은 그런 과제이지만, 분명 이것 역시, 우리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그런 문제입니다.

뿐만 아니라, 더 많고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와 과제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산재해 있고, 그것들 역시 우리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너무나도 벅찬 것들입니다.

사실, 이러한 커다란 이슈로의 과제와 문제들이 아니더라도, 우리 삶의 가까운 곳에서 생기는, 보다 작은 과제들, 가정 안에서나, 직장에서, 혹은 다른 관계들, 또는 각자의 개인적인 상황에서의 직면하고 계신 여러 과제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이 드는데, 그것들이 때때로, 우리의 힘과 노력을 벗어나 있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 고기교회 청소년부에 나타난 과제가, 우리 고기교회 성도님들 삶의 가까운 곳에서 나타난 과제들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매우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려 봅니다. 제가 고기교회 청소년부 전도사라서, 이 자리를 빌어서 과제를 공유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사람들 간의 관계와 만남을 위협했던 가운데 많은 모임들이 위기를 겪었고 특히나 교회들이 더더욱 그랬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 고기교회의 대부분의 부서와 모임들은 그 기간을 잘 지내 오셨고, 팬데믹 상황이 마무리되어가는 지금은 그 모임들을 서서히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회복하고 계시는데요. 안타깝게도, 우리의 청소년부만은 아직 팬데믹 이전과 같은 모습을 되찾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해보입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 우리 청소년부는 모임과 만남의 연속성을 잃어버리면서 공동체성이 사라졌고 정체성과 관계들이 사라져갔으며 교회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일에 익숙해져 버린 채로, 이제는 재미가 없어서’, ‘피곤해서’, ‘학원을 가야해서라는, 그러한 여러가지 각자의 이유와 사정으로 청소년부의 모임이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와 우리 청소년부 교사들이 방법을 찾고자 매우 노력하고 있지만 때론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커다란 한계를 마주하면서 저와 교사들의 힘과 노력 바깥에 있는 과제로 느껴지곤 합니다. 이것을 청소년부만의 과제가 아닌, 우리 고기교회 전체의 과제로 생각해주시고 함께 기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저는 우리의 힘과 노력 바깥에 있는 일들을 떠올릴 때마다 도저히 우리의 힘으로, 노력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기에, ‘정말로 성령님이 필요하다라는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나 요즘은 더욱 더 성령님의 도우심이 간절히 필요한 때라고 느껴집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잠시 먼저 살펴보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하늘로, 하나님 곁으로 돌아가셨을 때, 예수님 없이 홀로 남겨진 제자들은 이제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를 도저히 알 수 없이 혼란과 두려움에 빠져있었습니다. 사실은, 제자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도는, 분명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라는 말씀을 직접 제자들에게 하셨으니까요. 제자들은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일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그 일은 예수님 없이 남겨진 제자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의 힘과 노력을 크게 벗어난 일이었습니다. 로마제국의 통치 속, 로마의 황제가 곧 신이었던 그 시절에, 하나님만을 주님으로 섬기는 것으로 전제하는 그 복음을 혼자서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목숨이 위태로운 일이었는데, 누군가에게 전하는 일은 당연히 더더욱 위험한 일이었고, 감히 로마 황제를 거슬러야 하는 일이었으며, 죽음과 고난을 각오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선뜻 누구 하나 나설 수 없었고 그것을 시작하기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수님 없이 남겨진 제자들은 그저 한 자리에 숨어 모여서 기도하며, 언제 다시 오실지 모르는 예수님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님께서 제자들이 모여서 기도하던 그곳에 임재하시는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모두가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었는데 그러한 당시의 임재 사건은 제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두려움과 혼란을 모두 불식시켰으며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할 의지를 갖게 했습니다. 그로부터 복음을 전하는 일은 더 이상 그들의 힘과 노력 바깥의 일이 아니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스라엘을 넘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일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처럼, 오늘날 수많은 과제를 품고 있는 우리들과 이 시대에, 필요한 것 역시 오늘 말씀에서와 같은 성령님의 임재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두가 성령으로 충만하여서 힘과 노력을 벗어난 일로 여겨졌던 일들이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되는 것. 성령이 주시는 새로운 힘과 능력을 덧입어서 우리 앞에 주어진 과제들에 힘써 대처하는 것. 더 이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라는 소망이 우리 안에 자라나는 것. 그것을 가능하게 하시는 성령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님이 신비롭고 영적인 힘으로 모든 과제와 문제들을 딱! ! ! 해결해주시면 좋겠다라는 욕심이 불쑥불쑥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말그대로 욕심이고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던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분명, 성령 충만함으로 얻는 소망과 힘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충분히 차고 넘치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힘과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시기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는 기후위기 극복의 과제에서 새로운 소망을 보여주시고, 새로이 힘과 능력을 덧입혀 주시는 성령이 필요합니다. 대립과 갈등이 넘치는 이 세계의 평화의 과제 속에서도, 그리고 우리 고기교회 청소년부의 회복의 과제에도, 그밖에 다른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과 문제들에도, 새로운 소망과 비전을 품게 하시며 우리를 충만하게 하시는 성령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리 성령 충만함으로써 새로운 소망과 비전을 품고, 새로이 힘과 능력을 얻는다 한들, 분명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입니다. 기후위기 극복의 과제도 그러하고, 평화의 과제도 그러하고, 우리 청소년부의 회복에 있어서도, 새 희망과 새 힘이 나 하나에게 주어졌다 한들 그것들은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성령님은 성령님 자신의 특별한 방식을 우리에게 나타내 주셨습니다. 성령님은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임재하신 그날에 불의 형상으로 각 사람에게 내려오셔서 각자의 방언으로 이야기하게 하셨으나 그곳에 모인 모두가 서로 다른 언어들을 사용하면서도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서로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단지 서로 다른 방언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말이 통했고.’ ‘대화가 가능했던.’ 놀라운 일이 있었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를 가졌음을 비롯하여 국적이 달랐고, 인종이 달랐고, 문화와 지위, 경제력도 달랐으며, 또한 각자의 성격과 생각, 사상들 모두가 전혀 달랐던 이들이, 그렇게 결코 하나가 되기 어려웠던 이들이 성령님을 통해서 한 언어를 쓰는 것처럼 동일해지고 하나님의 한 큰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음을, 그렇게 하나가 되었음을 발견해야 합니다.

이처럼, 성령님은 나뉘어 있고 흩어져 있는 것을 하나로 모으시고 하나 되게 하시는 방법을 우리에게 나타내 주셨습니다. 사실 이것은 성령님의 방법임과 동시에, 성령님의 고유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우리를 하나되게 하시는 성령님입니다.”

성령 충만함으로 얻은 새로운 소망과 비전을 각자가 다르게 품고 새로운 힘과 능력을 각기 다른 곳에 사용한다면 그것은 결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것은 사실상 성령 충만함이 없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기에, 성령님은 처음부터 하나님의 큰 일 안에서 우리가 다함께 하나된 새로운 소망과 비전을 품게 하시고 그 소망과 비전을 향한 힘과 능력을 하나로 모아주십니다. 만일 어떤 사람들, 공동체의 소망과 비전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면, 그건 아직 그들 가운데 성령의 임재가 없다는 것의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 고기교회는 성령의 임재 속에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늘 하나님 큰 일 안에서 하나 된 소망과 비전을 날마다 품고, 힘과 능력을 하나로 모으기에 힘쓰기에 말입니다. 다만 여기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깊이 성령의 임재 속에 함께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각기 다른 방언을 통해서도 서로 말과 뜻이 통하고 하나의 하나님의 큰 일 말했었던 성령강림 사건 속의 제자들의 모습을, 우리 고기교회 공동체가 계속해서 지켜나가길 소망합니다.

 

때문에, 결국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함께 기도하는 일에 힘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령님은 늘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우리가 성령님으로 충만해지는 때는 바로 기도할 때입니다. 기도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성령님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본문 말씀 속에서 성령님은 기도하는 제자들에게 충만하게 임하셨고, 제자들은 기도하는 자리에서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며 충만해졌습니다. 이처럼 성령님은 기도하는 우리들에게 충만하게 임하실 것이고, 우리는 기도하는 자리에서 성령의 임재를 충만하게 맛보아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는 정말로 성령님이 필요합니다. 이 시대는 성령님이 필요합니다. 특히나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적인 개인주의가 팽배함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이 점차 심화해감에 따라 빠른 속도로 주님과 멀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를 하나되게 하시는 성령님이 정말로 필요한 때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도해야합니다.

성령이 우리의 일을 도우시기 위해 기다리고 계시며 우리를 지금도 부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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