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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서 : 비밀의 햇볕(부활다섯번째주일. 2022년5월15일)

하늘기차 | 2022.05.15 14:03 | 조회 422


                      용 서 : 비밀의 햇볕

 

부활절다섯번째주일                                                                                                           골3:10-17

    오늘 말씀 3:10의 새사람에대해 11절은

                “그리스인과 유대인도, 할례 받은 자와 할례받지 않은 자도, 야만인도 스

                       구디아인도, 종도 자유인도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고 합니다. 2000년 전에 고백되고 선언되었지만, 지금 읽어도 신선한 충격을 줍니다. 차별도, 혐오도 없는 신인류의 출현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성소수자, 그리고 소수민족, 난민 그리고 장애인에대한 차별과 혐오, 폭력으로 사회가 시끄럽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2천년 전 이미 이러한 차별을 뛰어 넘었는데, 어떻게 교회가 앞장서서 차별과 혐오를 표방하게 되었는지 부끄럽고, 수치스럽습니다. 10에서 새사람은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형상을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져 참 지식, 즉 그리스도의 분량 까지 이르는 사람입니다. 잘 적응이 안되면 조용하고 겸손하게 현 시점의 과학적 사실을 이해하려고 해야 할텐데, 중세시대의 천동설을 주장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차별과 혐오로 고통받는 이들을 품어주며 기도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라는 책에 보면 로마에서 어느 헬라인이 성도의 집에 초청을 받아 예배의식에 참여를 하는데, 그 헬라인의 눈에 낯설고, 믿어지지 않았던 현상은 예배를 드리고 성찬을 나누고 식사를 하고 뒷 마무리를 하는 중에 주인과 종의 구별이 없는 것에 충격을 받습니다. 먹고 마시며, 예배의식을 진행하는 동안 주인과 종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져 모두 동등하게 대화하고 거들고 예배드리는 모습이 신선하게 기록되었습니다.

   2천년 전, 노예제도가 사회를 떠 받치는 시대에 사회의 기저를 거부하는 교회공동체는 세상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갔을 것입니다. 이런 신인류에대해 새 옷을 입으라고 하는데, 12절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입은 사랑 받는 거룩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성도들에게는 익숙할지 모르지만, 저는 이 구절 중에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말이 와 닿으면서 찬송가 503장 세상 모두 사랑 없어라는 찬송이 문득 떠 올랐습니다. 우리 1절 만 같이 불러보겠습니다.

                       “세상 모두 사랑 없어 냉랭함을 아느냐, 곳곳마다 사랑없어

                                 탄식소리 뿐일 쎄, 악을 선케 만들고 모든 소망 이루는

                                 사랑 얻기 위하여 저들 오래 참았네 사랑 없는 까닭에,

                                 사랑 없는 까닭에, 사랑 얻기 위하여 저들 오래 참았네사랑 없는 세상에 사랑 받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새사람, 신인류의 모습입니다. 사랑한다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섬기는 예수님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12절은 동정심, 친절, 겸손, 온유, 오래 참음을 옷 입듯이 입으라고 합니다. 이 옷은 10절 말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져 참 지식,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는 옷입니다. 계속 진행형입니다. 윤리가 아닙니다. 과정이며, 변화입니다. 이 옷을 입을 때 엡4:23마음의 영을 새롭게 하라고 합니다. 이것이 포인트입니다.

   새 옷은 영의 옷입니다. 신인류는 영적 존재입니다. 11:19내가 그들에게 일치된 마음을 주고, 새로운 영을 그들 속에 넣어 주겠다. 내가 그들의 몸에서 돌같이 굳은 마음을 없에고, 살같이 부드러운 마음을 주겠다고 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 하나님 향한 영의 감동은 세상의 어떤 말이나 글로도 될 수가 없습니다. 말씀은 영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 중에 13절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과 같이,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라는 말씀에 마음이 닿습니다. 우리는 12절의 사랑 받는 사람이며, 이미 용서를 받은, 인정받은 구원 백성입니다.

   416세월호목공소를 통해 가족들 몇 몇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 어느 아빠 페이스북을 보았습니다.

     55일 글 내용입니다.

푸르른 55. 어른들 절대 용서하지마라...” 용서하지 말라는 글에 지지하는 댓글이 올라옵니다.

     59

문재인에게 "수고했다"고 하는 분들을 차단하겠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죄송합니다. 팩트체크에 들어가보니 박근혜 사면으로

완벽하게 촛불혁명에 똥칠한 짓은 했네요) 번지르한 겉모습만 유지한

비겁한 자입니다. 당신!! , 무사하지 마시라!!” 용서하지 말라고 합니다. 세월호 가족들에게는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아이들의 기억이 살아있는데 어떻게 용서가 되겠는가 라는 이해, 글쎄 이해가 되나요? 근데 복음은 이해를 넘어서니 고통받는 엄마 아빠 곁에서 사랑 받은 사람으로 기도할 따름입니다.

   프랑스의 유대인 철학자 장 켈러비치가 용서는 아우슈비치 죽음의 수용소 안에서 이미 죽었다고 합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은 어떤 이권이나, 세력의 폭력이 아니라 종족 말살, 인간근원의 말살인데 어떻게 용서가 가능한가, 용서 자체가 없다고 합니다. 이에대해 자크데리다는 용서는 불가능성에대한 열정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피해자와 가해자가 사라지면 어떻게 용서하고 받을 수 있을까요? 홀로코스트도 그렇고, 위안부할머니도 이제 모두 사라지는데, 우리는 이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요?

   2007년에 개봉한 밀양에서 주인공 전도연이 분한 신애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사별하고, 아픔을 미쳐 추수르지도 못하고, 남편의 고향에 아들과 함께 내려왔는데 문제가 생깁니다. 교회를 통해 믿음 생활을 하던 중에 아들이 유괴살해를 당합니다. 신애는 믿음으로 아들을 살해한 범인에게 면회를 가서 그의 죄를 용서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주려 합니다. 그런데 정작 면회 장소에 나타난 죄수의 표정은 평안하고, 보기에 말끔하였습니다. 신애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범죄자를 용서하러 왔는데, 이미 자기는 하나님으로부터 죄 용서를 받고 모든 죄에서 자유를 얻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신애는 넋을 잃고 맙니다.

   내가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에게 용서받고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가 있어, 나는 이렇게 고통 속에 괴로워하는데 어떻게 살인범은 그렇게 평온하게 살 수 있는 거야합니다. 살인죄를 쓰고 양심에 고통스러워하며 뉘우쳐도 용서되지 안는, 그래서 피골이 상접해 있는 죄수를 상상하며 아들 유괴살해범을 만나러 갔는데, 환한 얼굴을 하고 있는 죄수의 모습에 넋을 잃습니다.

   그 때부터 신애는 하나님께 항거하며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자결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신애의 몸부림은 구원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을 향하여 자신의 처지를 온 몸으로 드러내는 신애를 하나님은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마치 욥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왜 욥이 고통을 받는 것일까요? 문제는 죄 없는, 의로운 욥의 고통이 모두 하나님에게로부터 온다는 것입니다. 영화 밀양은 이러한 주제는 아니지만,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신애의 모습에서 욥을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신애는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을까요? 자동차 정비업소 사장 송강호는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밀양, 비밀스러운 햇볕과 같이 신애 곁에 항상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신애는 정신병원에서 나와 머리를 해야겠다며 미장원에 가는데 거기서 직원으로 일하는 유괴범의 딸을 만납니다. 머리를 만지며 몇 대화를 나누는 중에 범인의 딸의 눈에 눈물이 맺힙니다. 용서와 화해의 자리가 될 성 십던 자리에서 신애는 그 미장원을 박차고 일어나 자기 집으로 향합니다. 결국 용서, 관용, 화해는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 집에 와서 마당에 나와 스스로 거울을 앞에 놓고 머리를 자릅니다. 그 때 그 거울을 송강호가 붙들어줍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마당 수채의 더러운 작은 또랑을 보여줍니다. 그저 일상의 작은 마당 구퉁이, 근데 그 곳을 햍볕이 따사로이(이 것은 나의 느낌인데, 반드시 따사로워야 합니다. , ...) 내려쬐입니다. 그리고 머리를 자르려고 거울을 응시하는 신애의 얼굴이 거울에 비쳐 관객과 눈이 마주칩니다.

   당신 같으면 이 고통을 어떻게 감당할 것 같에? 느낌이 어때하는 것 같습니다. 고통은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어찌 우리가 이 아픔, 고통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바로 그 옆에 송강호가 있습니다. 밀양은 바로 송강호입니다. 내 입장에서 밀양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의 햇살입니다. 그런데 신애는 이미 송강호의 함께함 안에 있었지만 그것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 사랑을 알던, 모르던 느끼던, 느끼지 못하던 하나님은 송강호처럼 웃는 모습으로 거울을 붙들어줍니다. 바로 곁에서 밀양처럼 말입니다.

   첫 장면에서 밀양으로 향하는 자동차 수리센타 주인 송강호의 정비차에 함께 동승한 신애가 송강호에게 반문합니다. “밀양의 뜻이 한자로 무언지 아세요? 그러자 송강호가 대답합니다. “글쎄예”, 그러자 신애가 비밀 밀(), 볕 양() ‘비밀의 햇볕이라고 하자 송강호가 비밀의 햇볕하고는 허허하고 넉넉한 웃음지으며 좋내예합니다. 짧은 대화이지만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결코 놓칠 수 없는 대사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비밀의 햇볕을 쬐이면서도 무심코 그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사입니다. 질문하는 신애도, 그리고 허허하며 사람 좋게 웃는 송강호도 누리면서도 누리는 것을 모르는 그러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 그렇게 이미 충분히 받고 누리고 있는데, 엉뚱한 것에 목말라하지는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성령의 감동으로 받고 있는 사랑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13절은 이미 우리는 용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랑 없는 세상, 용서 없는 세상 속에 하나님의 택하심을 입은 사랑 받는 사람으로 우리같이교회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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