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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는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 (부활절네번째주일 , 2022년5월8일)

하늘기차 | 2022.05.08 13:25 | 조회 387


               창조는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

 

부활절네번째주일                                                                                                       창1:1-5;2:1-4

 창세기를 읽을 때 우리는 어떻게 창조했는지, 또는 왜 창조했는지를 묻지만, 창세기는 그 시대에 당면한 실존적인 문제를 어떻게 새롭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관심을 갖고 기록된 믿음의 글입니다. 그래서 소위 창조과학회라는 문자주의에 매몰된 사람들이 과학의 틀로 창세기를 해석하려 한다면 엉뚱한 결과에 다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창세기 뿐 아니라, 성서는 믿음의 글이니, 성령의 감동을 따라 읽어야 합니다. 창세기에는 크게는 두 개의 창조 이야기가 섞여있는데, 관점이나, 시대적 배경, 하나님 이름이 다릅니다. 먼저 창1:1-2:4는 제사문서라고 하며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성전도, 제사도, 율법도 사라진 때, 하나님 신앙의 가치, 윤리가 무너지고 불신과 거짓과 우상숭배가 만연하여 그야말로 혼돈과 공허와 어두움만이 가득한 시대에 제사장계열의 사람에의해 기록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던 때 활동하던 예언자 예레미야가 기록한 렘4:23에서도 창1:2의 창조 이전 상황과 같은 표현을 볼 수가 있습니다.

                    “땅을 바라보니, 온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다. 하늘에도 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사문서기자와 예레미야 예언자가 그 시대의 상황에대해 같이 공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포로생활이 오래되면서 하나님 신앙이 흔들릴 때 창세기를 기록한 신앙인은 그 속에서 무너진 이스라엘을 회복해야겠다는 것을 느끼며,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출하신 하나님에대한 신앙을 다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을 할 것인가? 그는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였다는 것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바알신이 아니라, 아스다롯이 아니라, 바벨론이나 앗수루 같은 거대한 제국의 신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해방시켰을 뿐 아니라, 세상 우주 만물을 창조했다는 신앙을 고백합니다. 제사장계열의 사람은 창조이야기를 통해 지금 바벨론의 신인 마르둑에게 여호와 하나님이 패배한 것이 아니라, 예언자들이 이야기하듯이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통해 범죄한 이스라엘을 멸망케 한 것이지 하나님이 힘이 없어 마르둑에게 패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창조이야기를 통해 들려줍니다.

  그런데 창조 신앙은 그 보다 훨신 전 이스라엘이 사사시대에서 왕권시대로 넘어가면서 생기기 시작합니다. 바로 창2:4의 두 번째 창조 이야기입니다. 왕권이 사울과 다윗, 그리고 솔로몬으로, 그리고 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지는 시기에 이스라엘은 유래 없는 큰 변화와 격동기를 맞이합니다. 다윗의 부국강병책으로 나라의 영토가 넓어지면서 전쟁이 계속되었으며, 왕권을 획득하기 위해 쿠테타, 암살, 복수가 끊이지를 않습니다. 압살롬, 아도니아, 이스보셋, 요압, 아브넬, 아사헬, 그리고 여로보암과 르호보암에의해 남북이 갈라설 때까지, 이스라엘은 끊임없는 전쟁과 권력 투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빈부의 격차는 더 커지고, 그래서 같은 동족끼리 빚을 값기위해 서로 주종관계가되고, 성적인 타락과 우상숭배 그리고 물론 기쁨과 감사로 성전을 건축하고, 궁전을 건축하였지만 그 큰 국책사업은 백성들의 삶을 피폐케 하였습니다. 또한 솔로몬 왕의 개방 정책으로 가나안을 비롯한 이방의 우상숭배와 문화의 영향으로 야훼신앙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을 염두에 두고 기록하였습니다. 야훼 하나님에대한 불순종과 오만함으로 말미암는 죄의 결과에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아담과 하와, 카인, 바벨탑, 노아의 홍수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였다고 하는 이 신앙은 이스라엘이 가장 힘들웠던 때에 고백되어진 신앙입니다. 그렇다면 교우여러분 지금의 여러분의 삶은 어떠한가요? 주님을 중심으로 질서가, 충만함이, 밝음이 있습니까? 아니면 절망하며, 번민하십니까? 또한 주거지와 식량과 국가간 갈등이 예견되는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기후정의를 위해 행동하고 있나요? 이스라엘이 그 당시의 혼돈과 공허와 어두움에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창조신앙으로 삶의 희망, 평화, 기쁨을 찿았듯이 이제 우리도 이 창조의 은총으로 그 빛됨과 충만함과 질서를 찿아야 하겠습니다.

  조개나물이 큰 방 데크 주변과 김정심전도사님 무덤 가에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짙은 파랑에 솜 털들이 나 있는데, 빛이 납니다. 통상 예수님 초상이나 위대한 종교인들의 초상에는 뒤에 둥근 아우라가 그려져 있는데, 몇 일 전부터 조개나물이 듬성 듬성 피어난 것을 보면서 그 아우라를 느낍니다. 조개나물이 자신의 존재감을 한 껏 발현하며 꽃을 피우는데,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것이 바로 창조의 자기발현입니다. 우리가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들, 그리고 관계들 속에서 그리고 세상의 가치에 두 발을 딛고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하루하루 열심을 내며 정신없이 살다보면 자신의 아우라 존재감을 잃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이럴 때 창조신앙은 우리의 무너진, 잃어버린 하나님 신앙을 회복시켜줍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고 세상에 태어난 나의 존재감, 생명 가치를 회복하기를 원하십니다. 창조의 회복은 개인이 구하고 부르짖는 것을 넘어 바울이 고백했듯이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으니 이제는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살아있어 창조의 주인이신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로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의 뜻, 설계에 합한 모습으로 회복되고 돌아가야 합니다.

      풍경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교회 홈피 문화산책에도 올려 놓았는데,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대중 음악에 복음적인 가사의 노래가 적지 않습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 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 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우~ ~ ~ 풍경, ~ ~ ~ 풍경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 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풍경, ~~

   이 노래에서 말하고 있듯이 돌아가야 할, 또 돌아와야 할 자리는 어디인가요? 오늘 인류가 이 자리를 잃어버려서 공허하고, 무력하며, 또 반대로 거칠고 교만하며, 폭력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정받아야 생명으로 살 수 있도록 태어났습니다. 결국 자기 발현, 그러니까 편파적인, 차별적인 파편화된 세상의 틀 속에서 스스로를 온전히 발현하지 못하고, 결국 인정받지 못하고 세상을 힘겹게 살아내려 하니 거칠어지고, 그리고 집단화하고, 이기적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존재는 인정받음으로 자기 발현을 합니다. 인정받지 못하면 자기 발현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롬1:17에서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 예수 십자가를 믿는 믿음을 인정함으로 죄 사함의 은총을 입어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아 갈 수가 있습니다. 존재는 인정받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기독인은 세상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하나님으로부터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인정받습니다.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회복의 근원입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엡4:15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살면서, 모든 면에서 자라나서, 머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에게까지 다다라야한다고 합니다. 회복의 궁극입니다

   참새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에서도 참새로서의 그 존재감이 드러납니다. 의아리가 꽃몽우리를 터트리며 보여준 존재의 아우라는 어떻구요? 모란이 짙은 보랏빛을 연출합니다. 조만간 이제 교회당 입구의 백당나무가 꽃을 피우며 하얗게 물들며 나 여기 있어할텐데, 많이 보아주고 기억해줍시다. 민들레는 지천으로 피어나면서 꽃이 지며 홀씨가 공 모양을 이루며 햇빛에 투영된 모습은 그 아우라가 장난이 아닌데, 바람에 자신의 그 아름다운 완벽한 공 모양을 과감하게 부수어버리는 모습, 자신을 무너뜨리는 아우라는 놀랍습니다. 참 은방울꽃 보았나요? 요 앞에 세상에!~ 이렇게 은방울이 홍수를 이루며 달린 적은 처음이에요. 매 년 어디 쯤 은방울이 달렸나 하고 이리 저리 살펴 보았는데, 올 해 깜짝 놀랐습니다. 온통 은방울입니다. 이 풍요로움에 와~ ~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매 년 봄이 되면 처음자리에서 자기 존재감을 발현하는 꽃 나무, 들꽃들로부터 창조와 부활의 에너지를 듬뿍 받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뛰어놀 때 아우라가 느껴지는 것은 부모에대한 신뢰에서 옵니다. 모든 것을 부모가 책임져주니 자기 생명의 존재감을 한 껏 발현합니다. 성인들이 그 존재감을 잃어버리는 것은 먼저 하나님을 잃어버려서가 아닌가요? 아마도 처음자리의 꽃 나무들이 자기를 시의 적절하게 발혀하는 것은 그렇게 온전히 생명이신 하나님의 손 길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시대, 차별과 혐오로 오염된 세상에서, 혹여나 군사독재의 악몽이 재현될 것 같은 걱정을 떨쳐 버리고, 우리를 교회로 부르셨으니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며 나에게 주어진 지금 이 모습 이대로를 감사로 받으며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분량에게 까지 다다릅시다. 창조의 완성인 십자가와 부활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읍시다. 그리하여 혼돈에서 질서로, 공허에서 충만으로, 어두움에서 빛으로 우리모두같이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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