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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나그네, 가난한 사람 (사순절다섯번째주일, 2022년4월3일)

하늘기차 | 2022.04.03 12:44 | 조회 447

                   길, 나그네, 가난한 사람

사순절다섯번째주일                                                                                                                  행7:1-4

 어제 처음자리 생태교실을 열었습니다. 7~10세 아이들과 생태놀이를 합니다. 어린이들과 그리고 함께 온 부모님들에게 기후위기에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6차 제2실무 그룹/ 그리고 26COP(conference of the parties,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영국 글라스고우 대회 이야기를 하면서 이 아이들이 살아야할 20년 후 기후변화극복의 1.5전환점에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20401.5한계에대한 내용은 한 마디로 체제극복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세계를 이끌어 왔었던 자본체제경제의 전환이 없이는 극복불가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요청에 그나마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집단은 교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는 급박한 종말을 희망하며 당시의 로마제국의 억압과 고난을 극복하였습니다. 지금 급박한 체제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여 초대교회가 가지고 있던 정체성인 나그네, 가난, 길에대한 상징은 인류가 가야할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근에 읽은 교회의 얼굴이라는 책에서 메노나이트, 재세례파성도인 저자 존 드라이버는 초대 교회가 콘스탄틴 대제 이후 제도 교회가 되면서 그 정신, 신앙 고백을 잃어버렸으며, 이 시대에 어떻게 초대교회의 공동체 정신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라는 주제에 매진하며 성경은 교회의 원형을 , 나그네, 가난한 사람으로 상징하고 있다고 합니다.

 성경은 초대교회 스스로에대해 ’, ‘길을 걷는 사람들’, ‘생명의 길등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 쉽게 표현할 수 없는 말인데, 예수님이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갈 사람이 없다고 한 말씀을 따르는 고백입니다. 또한 넓은 길은 죽음의 길이며, 좁은 길은 생명의 길인데, 찿는 사람이 적다고 말씀하셨는데, 역시 초대교회가 주님의 말씀을 잃치 않고 십자가의 고난을 감당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바닷가에서 출발하여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 이르는 좁은 길을 제자들과 함께 걸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길을 가며 제자들을 가르치시고 함께 먹고 마셨습니다. 귀신을 쫓아내는 권능과 병을 고치는 능력을 주시며 12제자를 파송할 때는 길을 떠나는 데라고 하면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말아라. 지팡이도 자루도 빵도 은화도 가지고 가지 말고, 속옷도 두 벌씩은 가지고 가지 말아라.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거기에 머물다가, 거기에서 떠나라고 합니다. 여기서 길을 떠나는이라는 말은 기독교공동체가 스스로에게 처음으로 불러준 명칭으로 교회공동체의 본질과 선교에대하여 상징적으로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처음에 초대교회공동체는 유대교 회당에서 모였으나, 유대교가 생명의 말씀인 예수님의 말씀을 포용하지 못하고, 선민 사상에 붙들려 이방인 차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결국 제자들은 새로운 길을 향해 떠나게 됩니다. 10:20은 예수께서휘장을 뚫고 우리에게 새로운 살 길을 열어주었다고 고백합니다.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부르시어 나그네로 살게 하시고, 이집트 노예로부터 해방시켜 40년 광야길을 걸어 가나안으로 향하게 하셨던 그 길입니다. 기후위기 체제전환의 시대에 인류는, 교회는 어떤 길을 떠나야할까요?

 저자는 교회공동체의 두 번째 상징으로 나그네를 듭니다. 3세계 외국인이요, 임시체류자이기도 하고, 망명자입니다. 유대인들은 신26:5에서 자신들에대해 내 조상은 떠돌아다니면서 사는 아람 사람이라고 하며 그럼에도 자신들이 하나님의 택한, 부름받은 백성이라고 하는데, 초대교회의 스테판집사가 순교를 당하며 유대인들 앞에서 증언할 때, 우리의 조상은 나그네였고, 이방인이였다고 하며, 초대교회도 같은 조상 아래 있으며, “믿음과 인내로 약속을 상속받는 사람들을 암시하며 이미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약속을 받은 공동체로 살아가고 있음을 고백하였습니다.

 콩고 출신 앙골라 국적의 Lorendo가족을 인천 국제 공항 제1 터미널 출국장 안 4digital 구역에서 만난적이 있습니다. 6명의 가족이 201812월에 입국하여 200여일 동안 공항에 구금된 채 공항 한 구석에서 난민허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하는 지인과 집사람과 나 모두 3사람이 인천공항에 갔습니다. 공항체류자를 만나려면 터미널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국제비행기표를 끊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장 싼 오키나와행 표를 편도로 예매하였는데, 3사람 비용이 208,500 들었습니다. 최소 가격 검색하여 예매하였습니다. 공항에서 탑승권 발급 받아 출국장 입장하며 보안 검사, 출국심사를 받고 터미널 안에서 로렌도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19830일이었으니 2년 반이 지났습니다.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앙골라로 보내져 생명을 보장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기독교단체와 난민과함께공동행동, 그리고 홍주민 목사님의 디아코니아 등이 루렌도 가족과 함께하였고, 9272심에서 승소하여 난민으로 인정을 받고 2주 후 공항을 벗어나 안산의 임시 거처로 이동하였습니다. 그 당시 디아코니아의 홍주민 목사님의 생생한 말이 떠오릅니다. 기독인이었던 루렌도 가족과 함께 기도하며 한국땅에서 유령처럼 살아가는 난민을 우리 시민사회가 포용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모습이 교회의 모습입니다. 교회의 원형입니다.

 초기기독교공동체의 3번째 이미지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한자가 복이 있다고 선언하셨습니다. 갈릴리 소작농들과 양치기들과 노예들, 장애인들, 오늘날로치면 노숙인들 , , ,에게 평생에 듣도 보도 못한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평생 외면당하며 저주를 받고 희망없이 살아온 사람들을 축복해주셨습니다. 얼마나 가슴 벅찬 환희였겠습니까? 세상 짐 내려놓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복음입니다. 그렇게 하나님 나라는 가난한 사람들의 나라입니다. 홍주민목사님의 디아코니아에서 운영하는(앙골라 루렌도 가족도 홍주민 목사의 디아코니아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수원의 YD케밥하우스(예멘 이주민분들 운영)에선 매 주 수원역 주변의 노숙인선생님들에게 케밥을 전달합니다. 이주민들이 노숙인에게 일주일에 한 번 점심 한 끼를 나눕니다. 누워있는 분, 텐트 안에 있는 분, 휠체어에 앉으신 분, 침낭에 들어가 계신 분 등에게 나누어드립니다. 그렇게 다가가서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것입니다. 교회 몇 사람이 이러한 다양한 현장을 다 찿아갈 수 없으니, 각 위원회를 구성하여 위원회 별로 현장을 찿아가고 분기별로 마치 제자들이 돌아와 있었던 일을 보고하듯이 보고대회를 연다면 얼마나 재미있는 잔치가 될까 그림을 그려봅니다. 교회는 재미있고 활력이 넘칩니다. 하나님 나라 잔치가 벌어집니다.

 고기교회는 가능한 소외되고 고통받는 현장을 찿아가고자 하였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그리고 초대교회공동체가 걸어간 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실제 성경이 이야기하고 있는 땅의 사람들 같은 극빈이나, 소수 민족도 아니고,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 노숙인도 아닙니다. 고기교회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교회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의 제도교회의 모습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좀처럼 초대교회의 원형을 신앙하기는 어렵고, 거의 불가합니다. 그렇다고 제도적교회, 조직화된 교회의 모습에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고기교회는 그동안 성경공부, 제자훈련, 경배와 찬양, QT같이 교회를 키우는 모임은 가능한 지양하였습니다. 부흥회나 특별기도 등 값싼 위로의 자리는 가급적 피하여 소위 제가 가끔 말하는 인위적인 종교모임이나 활동, 그리고 조직이나 부서 같은 시스템 없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회,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영적 감동을 통해 움직이는 이웃과 함께 나누는 교회를 바라며 여기 까지 왔습니다. 그러면서도 늘 잊지 말자고 주장했던 것은 현장, 역사와 고통의 현장, 국가폭력으로 고통받는 곳으로 가서 그 곳의 아파하는 소외된 사람들 곁에 다가가서 마음을 나눌 때, 그 곳에 계시는 주님을 성령의 역사를 통해 만나는 교회이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제도교회나 훈련에 익숙한 교인들이 우리 교회에 왔을 때에 다소 의아해 하고, 낯설어 했을텐데, 그 이유가 제도교회, 조직화된 교회로 세워지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님이 복직과 노동조합 설립을 위해 삼성강남본사 앞 cctv관제탑 꼭대기 1평도 안되는 곳에서 355일 동안을 보낼 때, 한 달에 2번 음식도 만들어 싸 가지고 가고, 청년들, 찬양대가, 그리고 시민단체들과 연대하며 마음을 전하였는데, 지난 205월 탑에서 내려와 성남에 산다고 하면서 교회에 찿아와 함께 예배드린 기억이 납니다. 귀신들린 아이의 아버지가 예수님에게 귀신이 아이를 불속에도 물속에도 여러 번 던졌다고 하며 귀신을 쫓아내 달라고 한 본문을 상기 시키며,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되게 하는 귀신, 즉 소통을 단절시키는, 그래서 탑 꼭대기로 올라갈 수 밖에 없없던 재벌귀신은 나가라! 자본 귀신도 나가라! 국가 폭력 귀신도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김용희님과 노동자들에게 들어가지 마라!”고 말씀을 전한 기억이 납니다. 그 자리가 바로 교회의 원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후위기시대 급박한 체제전환을 요하는 시대에, 이제 팬데믹이 끝나면 교회는 어디로 돌아가야 할까요?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성령의 역사를 거스르는 것입니다. 현재의 성령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2000년 전에 초대교회를 세우며 함께했던 성령께서, 지금, 여기 고기동 고기교회에서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느끼며 인도하는대로 따라야 합니다. 하나님은 창조의 하나님이십니다. 신약은 곳곳에서 새로운 창조를 공동체와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새 사람, 첫 열매, 새로운 피조물, 새로운 질서,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1:22), 하늘의 지혜를 알리는 교회(3:10), 만물을 충만케 하는 분의 충만함 등. . . 2년의 공백기를 벗어나며 교회는 그 원형이 무엇인지, , 그리고 어떻게 회복할지를 두렵고 떨림으로 한걸음씩 이전에 가지 않은, 주님이 인도하는 길로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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