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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2006년4월30일,부활절후두번째주일)

하늘기차 | 2006.05.01 12:53 | 조회 2350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2006년4월30일(부활절후두번째주일) 요21:1-14

오늘 말씀 요21:14에 보면 주께서 3번째로 나타나셨다고 합니다.1절에서도 “다시 자기를 제자들에게 나타내셨다”고 합니다.예수님은 제자들에게 3번이나 나타나셨습니다.이렇게 반복되는 예수님의 부활 속에 흥미로운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베드로가“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합니다.그러자 함께 있던 제자들도“우리도 함께 가겠소 합니다.”그리고는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습니다.그러나 그 날 밤에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고기를 잡으러 가겠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예수님의 부활을 보고도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입니다.왜 베드로와 그리고 그와함께 했던 사람들이 부활을 받아들이지 못할까요?사실 저는 이 부분의 말씀에 친근감을 갖게 됩니다.왜냐하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이것은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이 다시 예수님을 따르기 전의 삶으로 돌아갔다는 말입니다.왜그랬을까요?

거듭말씀드리지만,제자들에게 십자가도,부활도 정말 감당키 어려운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우선 십자가는 제자들의 꿈과 소망을 완전히 무너뜨린 사건이었습니다.그러나 하나님의 세상을 향한 구원의 섭리에서 보면 십자가 앞에서의 제자들의 무너짐은 오히려 구원의 첫 발걸음 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그렇습니다.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우리의 모든 것들이 십자가 앞에서 우리의 모든 가치와 기준들이,그 경험과 관습들이 무너져야 합니다.그렇지 않고는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사랑의 손길을 따를 수 없을 것입니다.이 말이 좀 지나친 것 같지만,그러나 사도 바울은갈4:20에서“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에 달려 죽은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했습니다.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오히려 어떻게 보면 예수님이 우리를 배반했다는 것입니다.허탈,아쉬움,부끄러움,두려움,치욕...그런데 바로 이런 제자들의 감정이 오늘 나에게 있어서도 그대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예수 믿기로 작정하고 이제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나,둘 씩 떨구어 내는 것입니다.

마치 로케트가 우주의 한 목표를 향해 날아갈 때 다 소모된 연료통을 하나 씩 떨구는 것과 같은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이 연료통을 제거해 버리지 않으면,몸통 자체가 무거워서 목적지에 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그래서 다 쓴 연료통을 과감히 버립니다.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내 인생에 불필요한 것들,나쁜 것들,합당치 않은 것들,내 것이라고 우기며 꼭 쥐고있는 것들,가장 애착이 가는 것들,가치 기준,행복 조건들,개인적인 바램들 등등 십자가 앞에 모두 내려 놓아야 할텐데,그게 아쉽고 허탈하며,부끄럽고 두렵기도 하고 치욕적이기도 합니다.

사도 바울에게 있어서 그것은 율법이었습니다.율법은 사도 바울을 있게한 바탕이고 근본이었습니다.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나서는 율법은 몽학선생에 불구하다고 하면서 이제 성숙한 어른이 되었으므로 과감히 십자가 앞에서 율법을 버렸습니다.

그러나 제자들 뿐만아니라 우리도 역시 십자가 앞에서 자신의 것 버리지 못하고 서성이며,어쩔줄 몰라합니다.어떻게 보면 십자가 앞에 적당히 옆이든 뒤든 자기 자리 하나 차지하고 앉아있는 것 아닌 지 모르겠습니다.그래서 제자들은 이제 적당히 아니 자기 의지와 뜻을 가지고 따랐던 십자가에 실망하고 허탈해하며,부끄럽고,치욕적이고,두려워 그동안 따라 다녔던 예수님,십자가를 잊어버리려는 것입니다.그저 추억거리로 생각하려는 것입니다.다시 생각하기 싫은 것입니다.예수님을 따르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바로 그러한 제자들에게 부활로 나타나신 것입니다.이것이 바로 은혜이며,복음인 것입니다.이 때 예수님이 보여주신 부활은 십자가의 상처와 흔적이었습니다.최근 일본이 계속 독도 문제를 일으키는데,얼마 전에도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로 시끄럽게 하였는데 일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정신대,인체 실험,창씨 개명,언어 말살정책 등의 사건들을 인정하려 들지 않으려 합니다.전쟁의 패배에 따른 책임,아쉬움,두려움 등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그렇다면 일본의 다시 태어남은 있을 수 없습니다.독일은 지금도 전범들을 색출하여 재판대에 세우고 독일이 인류에게 저지른 잘못을 회개하고 그 왜곡의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 다시는 그러한 일을 반복하려 하지 않으려 하는데 일본은 역사를 거꾸로 갑니다.

하여간 우리도 그렇습니다.어느 누구든지 개인의 약점이나,부끄러움,치욕이나,두려워하는 것들을 타인에게 나타내려 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십자가 앞에서 만은 우리의 그러한 온전치 못한 것들을 다 고백해야 합니다.그렇지 않고는 신앙의 걸음을 걸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만일 십자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만일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지 않고 사람들의 영접을 받으며,예루살렘 당시의 분위기로 그대로 진행이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아마도 제자들의 피비린내나는 권력 싸움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그리고 부활하셨습니다.그리고 거듭 제자들에게 부활을 보이셨습니다.그런데 제자들은 그 부활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왜 그럴까요?여전히 십자가의 경험에 붙들려 있기 때문입니다.‘십자의 피흘리심의 구속의 은혜’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자기가 소망하며 바라던 것들이 십자가에의해 허무하게 무너진 충격에,아니면 예수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아픔과 부끄러움에,하여간 그 인간의 모든 감정,생각,의식에 붙들려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베드로는 “우리 그냥 고기나 잡으러 가자”하는 것입니다.그동안의 3년을 없었던 일로 하자는 것입니다.그런데 그러한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거듭 부활을 보이셨습니다.저는 베드로가“고기나 잡으러 가자”고 하는 이 말에 친근함을 느낍니다.왜냐하면 나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쇼핑이나 하러 가자”,“영화나 보러 가자”아니겠습니까?

이 말을 우리의 삶 속에서 이야기 해 보면“소주나 한 잔 하러 가자”아닌가 싶습니다.고기나 잡으러 가자는 말 속에는 패배주의적인,염세주의적인 표정이 짙게 깔려있습니다.“나 같은 놈 부활하신 예수님 만날 자격 없어”,“부활하신 예수님 만나 뭐 할려구”.“또 똑 같을텐데 뭐,그게 그거지”,“이제 이 나이에 에 무어 별 일이 있다구”라고 합니다.그러나 바로 그러한 자리에 부활은 찿아오셨습니다.

부할의 신앙이 없으면 이렇게 우리는 이전의 모습으로 자꾸 돌아가려 합니다.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해방되어 가나안으로 향하여 나아가다가,조금 어려워지니가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겠다고 원망,불평,시비하는 것과 같습니다.어찌보면 그러한 모습이 당연한지 모르겠습니다.왜냐하면 우리의 삶의 체계가 눈의 보이는 것들,자기 중심적인,그리고 이기적인 것들에 늘 붙잡혀 있기 때문입니다.늘 1차적인 생각에 붙잡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십습니다.돌이 떡이되는 것을 원하는 삶의 체제 속에 살아갑니다.가정에서 어릴 때부터,학교에서,직장에서 떡으로 살 것을 위해 늘 훈련받고,교육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사는 것이라는 SYSTEM은 보이지 않습니다.돌이 떡이되는 것이 아니라,물이 포도주되는 신앙 체계는 잘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습니다.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습니다.요2:9에 보면 예수님이 물로 포도주를 만들 때에“잔치를 맡은 이는,포도주가 된 물을 맛 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으나,물을 떠온 일꾼들은 알았다.”고 합니다.그 일꾼들은 바로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던 사람들입니다.

포도주가 떨어져 파장이 될 순간에 주님께서 오셔서 물로 포도주를 만들어 주셨습니다.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이제 좀 잘 살아 보아야 할 즈음에 흥도 사라지고,사랑도 식고,사업도 시원치 않고,자식은 자식대로 끊임없이 말썽을 일으키고,삶의 즐거움을 다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요?인생이,가정이 파장으로 치 달으려 할 때?!바로 그 때 주님의 부활이 우리 가운데 계시다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럴 때 “고기 잡으러 가자”하지 마시고,즉 “소주나 한잔 하러 가야겠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술 한 잔 하고 그리고 깨어나면 여전히 제자리입니다.태양을 향해 있다가 등 돌리면 그림자의 어두움 밖에는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그러한 삶의 좌절,어두움 속에서 그래도 끝까지 십자가를 바라 볼 때 주님의 그 부활이 내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부활의 은혜가 우리를 감싸 안을 것입니다.부활 없는 신앙은 그저 종교일 따름입니다.삶의 패배자로 쓴 잔을 마시며“고기나 잡으러”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바다에서 늘 바다만 바라보면 바다 사람 되는 것입니다.
산에서 늘 산 보면 산 사람되는 것입니다.
증권 기웃거리면 증권 만지다가 집 다 거덜내는 것입니다.
술 집 기웃거리면 술 꾼 되는 것이고
주먹 패거리와 어울리면 싸움꾼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 자꾸 바라보면 예수님 닮아가는 것입니다.그러다보면 십자가와 부활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그래서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그리고 게으름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 자꾸 우리에게 부활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주님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에게 부활을 보여주십니다.말씀 속에서,일상의 생활 속에서,기도 중에,사람과 만나는 중에...그 때 바로 그 부활의 감동이 올 때 우리는 ‘예’ 하고 그 부활을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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