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View Article

마실 수 있겠느냐?(평신도강단교류,2022년11월6일)

하늘바람 | 2022.11.07 11:09 | 조회 420


#평신도 강단 교류 주일

                                                                - '손잡는 교회' 안재형 선교사 설교내용입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OST<어른>이라는 노래입니다.

노래의 후반부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나는 내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이 드라마를 볼 때 즈음해서 때마침 정혜신의 <남자 vs 남자>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거기서 시선을 

확 끄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정신적인 성숙이란 '본래의 자기(Real Self)'를 찾아 그것을 발현해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본래의 

자기'는 뒷전에 둔 채 지나칠 정도로 높게 설정된 '이상적 자기(Ideal Self)'를 향해서만 몰입하면 

신경증적인 사람이 된다. 강박증이란 '이상적 자기'가 비대할 때 생기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위 노래 가사를 이 책 내용을 적용해서 다시 해석해 보면 이렇게 할 수 있겠습니다.


  나(RS)는 내(IS)가 되고

  별은 영원히 빛나고

  잠들지 않는

  꿈을 꾸고 있어

  바보 같은 나(RS)

  내(IS)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그러니까 앞부분 네 소절은 현실이 아닌 꿈을 꾸고 있는 내용인 것이죠. 이상적인 자기가 되는 꿈에 

몰입해 있는 상태인데, 뒷부분 네 소절은 그런 꿈에서 깨어나 현실을 인식하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혜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실의 자기, 본래의 자기를 찾아가는 것이겠죠. 그걸 정혜신은 정신적인 

성숙이라고 했구요. 반대로 꿈에서 깨어나지 못해 현실의 자기는 못 보고 이상적인 자기에만 몰입하면 

강박증, 신경증 이런 병과 관련 있다고 말합니다.


  이 내용은 인터넷에 공개된 상담 내용입니다. 어떤 사람이 정신과 의사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는데

계획을 세워보지만 실천이 잘 안된다고 합니다. 의사는 계획을 무리하게 세우는 게 아닌가 하고 묻지요.

내담자가 예전에는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잘 실천했었다고 답하자, 의사는 마라톤 비유를 듭니다. 우리가 

보통 100m15초에 뛴다고 치면, 마라톤 풀코스를 100미터당 15초의 속도로 계속 뛸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인생에서 한 번 성공해 봤다고 해서 평생을 그렇게 살 수는 없는 것이고, 평생을 딱 한 번 

찍어본 최고점의 수준으로 살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내 인생의 최고점을 이상적인 나로 

삼고 현실의 나와의 간극을 외면한다면, 우리의 남은 인생이 강박증이나 신경증으로 도배되지 

않겠습니까?


  이 장면은 드라마 <안나>에 나오는 장면인데, 오늘의 주제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아 가져와

 봤습니다.

  “자기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빨리 깨달을수록 인생이 편한데, 나는 그게 잘 안 돼.”

  오늘 읽은 본문에서 세배대의 아들들이나 그 엄마나,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잔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무턱대고 마실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자기들이 마실 수 있느냐 없느냐에는 관심이 

없고, 마셔야 한다는 생각만 있는 겁니다. 마실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현실의 자기의 문제라면

마셔야 한다는 것은 이상적인 자기의 문제인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들은 지금 현실의 자기를 보기를 

거부한 채 이상적인 자기만 보고 있는 겁니다.

  반면 예수께서는 오른쪽과 왼쪽에 앉히는 그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는데

당신께서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의 자기를 제대로 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좁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얘기가 그닥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게, 적용 대상을 내 주위 

사람으로 확장해 보자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 배우자에 대해, 내 부모에 대해, 내 자녀에 대해 그들의

현실의 모습과 내가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 차이가 클수록 우리의 삶에 강박이 생기고 신경증이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거지요. TV에서 본 최수종 같은 남편을 이상적 남편상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현실의 남편을 수용하지 못하면 그 부부 관계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또 자녀에 대해서도 중학교 첫 

시험에서 100점 맞았다고 남은 학창시절 내내 100점을 요구한다면 그 가족 관계가 얼마나 피마를까요.


  제 얘기는 여기까지구요, 이제 앞뒤좌우로 서너 분 정도씩 짝을 지어서 얘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의 자기와 현실의 자기 사이에 얼마나 괴리가 있었는지 발견하신 분이라면 그걸 나눠도 좋겠고

자신에 대해 발견한 게 별로 없으시다면 배우자나 자녀나 부모나 친구나 아무튼 그들의 현실의 모습에 

비해 내가 너무 과한 기대를 한 게 있었는지 발견한 게 있다면 그걸 나눠도 좋겠습니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979개(4/49페이지)
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2016년9월4일) 사진 첨부파일 관리자 14488 2016.09.09 08:30
공지 나는 주의 사람이니(가야금, 대금 동영상) 첨부파일 하늘기차 25856 2007.10.16 12:24
공지 망대에 오르라(창립40주년 기념 예배 설교,유경재 목사) 고기교회 26216 2006.05.31 22:16
공지 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하늘기차 24809 2005.09.02 16:30
915 아브라함의 신앙과 성숙해지는 신앙 (평신도 강단: 장기혁 집사, 27일 첨부파일 김현식 465 2022.11.28 16:56
914 라오디게아교회의 현상(대강절첫째주, 2022년11월27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93 2022.11.27 13:31
913 하나님 나라:영적 샘파기(창조절12주일, 2022년11월20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521 2022.11.20 14:03
912 하나님 기도를 찿아 볼 수 있나?(창조절11주일, 2022년11월13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630 2022.11.13 11:06
>> 마실 수 있겠느냐?(평신도강단교류,2022년11월6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바람 421 2022.11.07 11:09
910 우리의 개혁(창조절 아홉째주일, 2022년10월30일) 사진 첨부파일 김현식 475 2022.10.30 17:02
909 우리서로같이감사(추수감사주일, 2022년10월23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17 2022.10.23 16:07
908 나를 더 사랑하느냐?(창조절일곱번쨰주일, 2022년10월16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11 2022.10.16 10:02
907 교회의 일꾼(창조절여섯번째주일, 2022년10월 9일) 사진 첨부파일 stephensh 323 2022.10.09 16:34
906 참 소망은 상속이다(세계성만찬주일, 2022년10월2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52 2022.10.02 10:49
905 아무것도 아닌 것의 하나님(창조절네번째주일,2022년9월25일) 사진 첨부파일 만지다 357 2022.09.26 16:00
904 강물처럼 흐르는 정의(창조절세번째주일,2022년9월18일) 사진 첨부파일 김현식 320 2022.09.19 17:06
903 좁쌀 • 하나(창조절두번째주일,2022년9월11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35 2022.09.09 16:59
902 내가 택한 내 그릇(창조절첫번째주일,2022년9월4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08 2022.09.04 13:39
901 내가 하나님을 만나는 방식(8월 28일 저녁예배 평신도 강단: 심현모 성 사진 첨부파일 만지다 483 2022.08.29 20:13
900 그리스도 안에 넘치는 은혜(성령강림후열두번째주일,2022년8월28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00 2022.08.28 10:21
899 그리고 그 분이 부르셨다(성령강림후열한번째주일,2022년8월21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52 2022.08.21 10:46
898 한 달란트(성령강림후열번째주일,2022년8월14일) 첨부파일 하늘기차 295 2022.08.14 11:00
897 두 렙돈 같은 헌금(성령강림후아홉번째주일,2022년8월7일)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427 2022.08.07 11:05
896 모여서 지키며 가르쳐 나누는 교회(성령강림후여덟번째주일,2022년7월31 사진 첨부파일 하늘기차 319 2022.07.31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