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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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서로같이감사(추수감사주일, 2022년10월23일)

하늘기차 | 2022.10.23 16:07 | 조회 317

                       우리서로같이 감사

20221023(추수감사주일)                                                                    148:1-14

 다윗은 시7322절에서 나는 다만 주님 앞에 한 마리 짐승이라고 고백하는데, 하나님 앞에서 종종 벌레요, 먼지요 티끌이라고 스스로를 보잘 것 없는 존재로 고백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은 기후재앙의 장본인이라는 생각에 미치면 과찬이고, 스스로 교만해진 말인 것 같습니다. 물론 시8:5에 보면

주님께서는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그에게 존귀하고

영화로운 왕관을 씌워 주셨다고 하는데, 하나님 보다 못하다는 것은 자기 높임의 시적 극찬이지 조금 못하다는 말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요, 동이 서와 먼 것 같은 차이입니다. 아무리 경영자가 경영을 잘하고 모든 것을 잘 풀어내도 소유주는 아닙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차이는 차원이 다른 차이입니다. 인간과 원숭이, 인간과 파리, 오히려 인간이 파리의 유전자와 가장 가깝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피조물과 피조물의 차이는 아주 근소하지만 인간과 하나님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교만이 하늘을 찌릅니다. 이 교만함에대해 시2:4은 하나님께서 웃으신다고 합니다.

 글쎄다에서 함께했던 이상권 동화 작가의 고양이가 키운 다람쥐라는 단편집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 단편집에서 작가는 우리 뇌리에서 점차 잊혀지고 있는 구제역과 조류 독감으로 인해 살처분당하는 수 많은 생명의 죽음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한결같이 그 가축들이 말 그대로 가축임을 역설합니다. 가족이라는 것이지요. 소와 닭과 돼지와 눈 마주치고, 자분 자분 이야기 나누고 아플 때는 지극 정성으로 품어서 회복시키기를 기원하고, 철 따라 좋은 여물, 자연 천지에 있는 풀들을 베고 쌓아 먹이로 끓여서, 썰어서 먹이고 영낙없이 가족입니다.

   언젠가 호주 원주민의 자연과 일치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탄트(돌연변이, 말로 모건)라는 책에서 읽었습니다. 신비하고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그게 우리나라 밖 먼 대륙 어느 오지나 정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여년 전 재억씨 할아버지가 건너편에 살았는데, 그 때 그 할아버지는 소와 함께 방에서 살으셨습니다. 우리들은 제 정신 아니라고 했지만 그 할아버지는 소가 자식 같았던 것입니다. 우리 이태훈 집사님도, 교회 앞의 대중이네도, 그리고 김승기 집사님 아버님도 모두 집 한켠에서 소를 식구처럼 키운 기억이 납니다. 겨울에는 토끼 잡자구 토끼 길목에 덫을 놓으며 광교산 자락의 짐승들 삵, 너구리, , 멧돼지, , , 이야기들을 나누던 기억이 납니다. 20여년 전 만 해도 동물, 식물과 함께 살아가던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흘러넘쳤는데, 지금은 욕망에 가득찬 이야기만 쏟아져 나옵니다. 이상권님의 구제역, 조류독감에대한 이야기는 정말 책 마지막 작가의 글에서처럼 하얀눈이. . .너무 평화로워, 그 하얀 눈을 손등으로 비비면 너무 시리고 아파서 서러운 가축들의 이야기입니다.

   동물들과 풀과 꽃 나무들과 이야기 나누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그냥 책 속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리고 저 먼 대륙의 영험 해 보이는 미국의 인디언들의 풍경이 아니라 실제 얼마 전 땅을 빌어 먹고 살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가족 같은 근처의 피조물들과의 교감은 다른 대륙에서는 찿아 볼 수 없는 마치 초가집 같은 영성의 모습입니다. 초가집의 구부러지는 선은 우리 자연과 어울어져 그림입니다. 더도 덜도 아닌 자연 속에 그대로 자연의 모습으로 초가집입니다. 엊그제 기후위기와 관상적 영성이라는 토론회에 참여하여, 바로 우리 나라의 고유의 영성을 초가집영성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의 욕망과 거짓, 폭력과 자본이 이 모든 것을 빼앗아 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4대강, 도시화, 핵발전소, 대량소비, 욕망의 육식, , , 이런 모습을 보면 인간이 짐승보다 나은게 하나도 없습니다. 더 못하지요. 창조주가 이 세상을 잘 관리하라고 이성을 부여하였는데, 그 이성을 가지고 별 요상한 짓거리를 해됩니다. 자연은 이성은 없어도 본능적으로 생명의 영적, 내적 교감을 합니다. 인간은 오히려 그러한 피조물과의 소통하는 능력은 이성의 지나친 발전으로 퇴화하여 자연과 단절되어, 이 땅, , 하늘, 물과 공기, 흙의 소중함을 다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벌레요, 티끌이라 하는 말도 사실은 벌레를 비하하는 말이지요. 고치벌이라는 곤충은 주로 애벌레의 몸에 들어가서 산다고 합니다. 인간이 애벌레라면 고치벌을 몰아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겠지요. 애벌레는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는 고치벌 새끼들조차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런 넓은 생명관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입니다. 이미 자연생태계는 벌써 교회입니다. 사람만 교회가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해 2000년 전 인간들의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이제 인간들의 교회와 자연생태교회, 그리고 우주와 역사가 우리서로같이 교회임을 감사합시다. 침묵으로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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