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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죽음(2009년 4월 5일, 종려주일)

하늘기차 | 2009.04.05 15:34 | 조회 2721


준비된 죽음
2009년 4월 5일(종려주일) 사53:1-12

예수의 죽음에는 여러 사람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우선은 당시 로마의 총독인 빌라도였습니다. 빌라도는 유월절을 통해 타오르는 유대인들의 해방의 열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예루살렘 치안의 위기 의식을 느낀 나머지 예수가 아니라 바라바를 풀어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할 것을 선언합니다. 마27:24에 보면 빌라도는 유대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소리에 민란이 일어날 것 같은 위기감에서 스스로 책임이 없다는 뜻으로 대야에 물을 떠다 손을 씻으면서 예수를 유대인들에게 넘깁니다. 그래서 예수는 정치범으로 십자가에 처형을 당하였습니다.

또 유대인들, 특히 종교지도자들도 예수의 죽음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예루살렘의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들어 오셔서 성전뜰에서 장사를 하던 사람들을 내어 쫓은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 사건은 결국 대제사장이나, 사두개파 사람들, 그리고 바리새파 사람들이 사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고는 서로 늘 으르렁대며 싸움을 그치지 않는 사람들이었지만, 이 성전청소의 사건으로 위기 의식을 느낀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결국은 예수의 체포의 동기가 된 것입니다. 막11:18에 이들이 예수님을 두려워 하고 있었다고 말씀하는 것 처럼 위기 의식을 느낀 이들은 예수를 체포하여 의회에 고발을 하였지만 마땅한 죄의 증거를 잡지 못합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죄는 신성모독입니다. 이들은 예수를 신성모독으로 정죄합니다. 그러나 예수를 처형할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식민지 국가에서 사형의 권한은 로마 총독에게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은 예수를 빌라도에게 끌고 간 것입니다.

또 예수의 죽음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 중의 하나는 가롯 유다였습니다. 가롯 유다가 재정을 담당한 것을 보면 아마도 예수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았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여 은 30냥에 대제사장에게 팔아 넘긴 것입니다. 또 이스라엘의 기득권자들에게 매수된 군중들입니다. 이들은 거짓으로 증인을 섰고, 또 예수 대신 바라바를 외쳤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여러 가지 예수의 죽음에대한 이유와 원인이 있지만 복음서 기록자들은 이러한 원인들에대해 그렇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죄목은 신성모독이었지만 그는 정치범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예수를 죽게한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성전청소를 통해 기득권자들이 느꼈던 위기 의식에서 그 동기를 찿을 수가 있습니다. 이 죽음을 보면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광야로 나아가 40일 동안 금식을 하며 기도할 때 예수님을 시험했던 바로 그 권력, 그 종교, 그 빵의 경제의 3 가지가 함께 담합하여 예수를 옭아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예수님의 죽음에대하여 이미 3번이나 예고하였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예고를 하였을 때에는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가 “절대로 주님께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고 했다가 예수님께 호되게 꾸중을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죽음은 겉으로는 예수님이 체포되어 죄인으로 붙잡힌 것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예수님께서 그 체포와 재판과 십자가의 과정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실제 겟세마네 동산에서 에수님이 체포당할 때에 제자 한 사람이 칼을 빼들어 대제사장의 종의 오른 쪽 귀를 쳐서 떨어뜨렸지만 예수님은 그 떨어진 귀를 다시 붙이시며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하시며 ‘내가 나의 아버지께 당장에 열두 군단 이상의 천사들을 내 곁에 세워 주시기를 청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하시면서 그렇게 되면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고 한 성경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하시면서 이 모든 일은 예언자들의 글을 이루려고 하신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이 체포-재판-죽음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님께서 준비 해 오신, 그리고 말씀하신 그리고 드디어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신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씀드렸지만 복음서 기자는 이러한 죽음의 물리적 과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대속의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이 십자가는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그 크신 놀라운 신비한 경륜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십자가의 죽음은 인류가 오랜 역사 속에 끊임없이 반복되어 온 구조적인 틀을 깨는 죽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최근의 용산의 참사, 중동의 전쟁으로 희생되는 어린이와 노약자들, 70, 80년대의 군사독재 정권 시대의 그 무수한 죽음들, 어린이를 위한 수련원이라 하면서 아이들을 컨테이너에 숙소에 묶게 하여 갇힌 죽음, 쪽방에 갖힌 여인들의 죽음, 아프카니스탄의 지뢰로 죽어가는 생명, 정신대로 끌려가 안타깝게 사라져간 죽음, 지금도 계속되는 관심과 배려와 화해, 평화가 있었다면 죽지 않아도 될 죽음에대한 하나님의 인류를 향한 고발인 것입니다. 역사를 통해 숱하게 반복되고 정당화되어 온 그 죽음의 틀을 찢는 죽음인 것입니다.

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구약 시대에 아니 꼭 이스라엘 만이 아니라 온 인류 역사의 제사를 통해 대신 죽은 수 많은 짐승들의, 아니 사람들까지도 드리는 그 희생을 멈추게 하는 죽음이었습니다. 끊임없이 그렇게 누군가 나 대신 죽음을 가져오게 하고, 그리고 또 다시 반복하여 대신 죽는 그러한 죽음이 아니라 단 한 번의 죽음을 통해, 그러니까 이미 몇 천 년 전부터 이미 준비되어온, 그리고 말씀 되어온, 그래서 그 반복해서 그렇게 사람들을 폭력으로 희생시키며 욕망을 체웠던 그 죽음의 구조가 역시 예외없이 예수님에게 다가오지만 유월절이라는 애굽에서의 해방을 기념하는 그 절기에, 양을 잡아 피를 뿌리므로 구원을 얻었던 그 날 밤을 기념하는 그 해방의 날에 하나님께서는 준비된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달리게 하심으로 그 모든 인류의 욕망의 틀을, 폭력적인 살인의 틀을 드러내셔서 인류에게 구원의 선물을 값없이 주신 것입니다.

지금도 장준하 선생님의 죽음이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 인도의 간디...아랍연합과의 평화를 외치다가 1995년 죽어간 이스라엘의 라빈 총리 등...얼마나 많은 평화를 외치던 사람들이 그 죽음의 틀에 걸려 죽어갔는지 모릅니다. 주님은 이 땅에 평화를 위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에도 말이 아니라 나귀를 타고 뒤뚱거리며 입성하시어 우리들에게 익살스러움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이 입성에 대해 슥9:9는
“도성 시온아, 크게 기뻐하여라. 도성 예루살렘아, 환성을 올려라. 네 왕이 네게로 오신다. 그는 공의로우신 왕, 구원을 베푸시는 왕이시다. 그는 온순하셔서, 나귀 곧 나귀 새끼인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하나님 없이 스스로의 지혜로 만들어 놓은 이 죽음의 틀, 욕망의 틀, 폭력의 틀을 주님께서는 준비한대로 그대로 받으심으로 모든 것을 폭로한 것입니다. 우리의 죄를 볼 수가 있습니다.베드로는 오순절날 백성들 앞에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전할 때 행2:3을 보면
“이 예수가 버림을 받으신 것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계획을 따라 미리 알고 계신 대로 된 일이지만, 여러분은 그를 무법자들의 손을 빌어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라고 고발하는데, 유대인들이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찔려 어쩔줄을 몰라 할 때 베드로는 그들에게 회개하고 죄사함을 받으라 하였습니다.

또한 그 십자가는 철저하게 하나님과 사람에게 버림받았음을 보여줍니다. 그뿐만아니라 그 십자가는 아버지 하나님의 인류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십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대한 순종이 그 속에 있음을 봅니다. 그래서 아마도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사람들이 호산나! 호산나! 하는 것을 기뻐 받으신 것입니다. 죽음이 앞에 있지만,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이 십자가의 구원의 역사를 기꺼이 이루시기위해 죽음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사람들의 기뻐하며 호산나! 외치는 환영을 평화의 왕으로 기꺼이 받으셨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을 기념하는 종려주일입니다.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원망과 불평으로 일관하다 정말 불뱀을 만나 모두 죽게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구리뱀을 만들어 장대에 높이 메달게 하시고 이 구리뱀을 보는 자는 살리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말씀대로 그 구리뱀을 본 사람들은 구원을 받았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도 얼마나 독한 불뱀들이 사방에 출현하여 많은 사람들을 물어 죽게 하는지 모릅니다. 인류를 죄와 폭력, 어두움, 공허, 그리고 무질서에서 구원코자 준비하신 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 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구원을 받읍시다. 특히 이 번 고난주간 동안에 주님의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십자가에서부터 흘러넘치는 참 평화의 구원의 은혜를 구하는 기간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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