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 . . 기도

이처럼 청명한 날씨를 주시고 주님 성전에 함께 모여 예배드릴 수 있게 해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이 가을에는 모자라는 것 없이 우리를 채워주시옵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계획하고 실천한 것들이 소중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채워주시길 기도합니다. 여름 뙤약볕 밑에서 열심히 일하였음을 자부하게 하시고, 그 성과를 거두게 해주시옵소서. 우리의 머리와 주머니를 채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과 지혜를 얻기 위해 노력한 우리들의 머리를 지식과 지혜로 채워주시고, 경제 활동의 결실로 우리의 주머니도 넉넉하게 채워주시길 기도합니다. 우리의 영혼을 주님의 말씀으로 채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차갑고 맑은 계곡물이 우리 영혼 속을 흐르게 하시고, 따뜻한 온천수가 우리의 영혼을 휘감게 하셔서, 우리의 영혼을 맑고 따뜻하게 채워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했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영혼을 기억하시고 위로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시원한 바람이 결실의 축복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 다가올 추위에 대한 공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의 심령을 위로해 주시옵소서. 후퇴하는 민주주의에 대해 걱정하는 양심과, 경시되어 가는 인권에 아파하는 영혼, 날로 벌어지는 빈부 격차를 걱정하는 따뜻한 심성을 기억하시고 위로해 주시길 원합니다. 헐벗고 굶주리는 북녘의 동포들을 걱정하고 파괴되어 가는 산천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귀한 손길들에게 이 가을에는 주님께서 예비하신 응답으로 축복해 주시길 간절히 원합니다.

주님께서 위로하실 뿐 아니라 우리도 위로와 응답의 길에 동참할 수 있게 이끌어주시고, 그를 통해 참 평화를 누리며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은혜를 내려주시길 빕니다. 주님, 바라옵기는 우리를 기도하는 존재에 그치지 않게 하시고, 주님의 명령을 따라 실천하는 제자로 변화시켜 주시길 이 가을에 간절히 원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언제나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