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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이 친히 간구하는 기도(사순절네번째주일.2023년3월19일)

하늘기차 | 2023.03.19 13:53 | 조회 307

                     성령이 친히 간구하는 기도

사순절네번째주일(2023319)                                                     8:22-26;22:31,32

살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바라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열망하고, 기대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표출이 되는데, 그것은 본능이지 신앙의 기도는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며 둘 중에 하나에 기도합니다. 하나는 살아계신 하나님이요, 다른 하나는 자신 스스로를 포함해서 하나님 아닌 것에 기도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기도하며, 무엇을 위하여, 누구에게 기도하나요.

   기도의 응답은 기도하고 있다는 그 자체입니다.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기도의 능력을 믿지 않는다는 것, 다시말해 하나님에대한 신뢰가 미약하며, 없다는 것인데, 이것은 영적인 농아, 영적 실어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고뇌, 어려움 그리고 가까운 관계, 가족 중에 아픔이 있고, 갈등이 있고, 삶의 기반을 잃어버리는 절망적인 상황에 이르렀을 때, 무엇인가 붙잡는 심정으로 기도에 내 몰립니다. 그러나 기도가 지속되면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하나님 안에 머물며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그것이 기도의 이유요, 과정이요, 목적입니다.

   재난이나, 불행, 고통, 좌절이 사람을 압사시킬 것 같지만, 부름받은 성도들에게는 오히려 하나님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살면서 찿아오는 어려움은 변함없이 계속 이어집니다. 하나님을 만나면 그 어려움이 멈출까요? 오히려 어려움 속에서도 능히 이길 힘을 주시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위로, 그리고 십자가에서부터 오는 평화가 나를 감싸줍니다. 기도는 멈추지 않는 한, 결코 거절되지 않습니다. 기도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은 기도를 멈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로 구한 것을 모두 얻는다면, 기도는 하나님을 내가 필요할 때 마다 불러내는 아라비안나이트의 요술 램프와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것은 하나님 신앙 보다 기도 신앙에 마음을 빼앗기는 경우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교회는 그렇게라도 열심을 다하여 하나님께 나아와 기도하는 사람, 모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말씀 읽는 모임도 생기고, 봉사와 현장을 찿아가 고통 받는 이웃과 환경을 지키는 모임도 말입니다.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의 팬데믹은 지나갔으니 교회에서 다양한 위원회 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기도가 이기적이며 자기 중심적인 기도일지라도 참되면, 그리고 진정 겸손히 하나님 앞에 무릅을 꿇으면, 결국 자신의 가치관, 관행, 관점, 의지와 생각을 내려 놓고 하나님이 무어라 말씀하시는지, 듣는 기도자가 됩니다. 그래서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자꾸 무엇을 하려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하나님의 교회를 향한 뜻이 무엇인지를 바라보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고, 이것은 일상적인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놀라운 변화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일반 명상하고는 차원이 틀립니다. 기도는 사색이 아니라 계시이며, 즉 자기 자신을 버림으로 자기는 죽고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온전히 드러내 보이심으로 하나님이 기뻐하는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고, 깨우치며 기뻐하는 삶을 살아가게 인도하시는 은혜입니다. 8:26에서 성령께서는 우리의 약함을 도와 친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그래서 기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기도 제목을 허락할 때, 우리들 속에 오셔서 나와 교회, 이 나라 민족, 지구촌 인류, 고통 받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중보의 기도를 때에 따라, 시절을 쫓아 꼭 맞는 기도가 되게 인도하십니다.

   교회 신앙이 본질을 벗어나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자신의 약함, 부족함과 연관되어 하나님과 만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인데, 하나님의 은총을 사모하며 성령께서 친히 간구하는 자리에 머무르기 보다는 결핍에 쫓기어서 기도하고, 찬송이라 하기 보다는 절규, 약속이기 보다는 요구, 기다리기 보다는 힘을 구하며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기도와는 전혀 다른 자기갈망을 충족하는 주술이 되기 십상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주님의 기도와 다릅니다. 공생애를 통해 보이신 주님의 기도는 사심이 없으시며, 그 만큼 하나님 아버지의 뜻과 하나되는 기도이며 삶을 사셨습니다. 주님이 병을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고, 눈먼자의 눈을 뜨게하는 권능은 이기적인 욕심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평등, 조화롭게 하나되는 하나님의 뜻에서 부터였습니다. 성도의 기도는 결핍이나, 부족함에 머물 수 없습니다. 인간은 본래 그 본질이 연약, 부족, 유한하여, 결핍을 체우려면 끝이 없습니다. 기도는 더 높은 지향점이 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부족한 것을 체우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지금 살아있는 것에대해 감사하며, 그 부족함을, 그 연약함을 어떻게 함께 성도, 이웃과 더불어 살아낼 수 있는가를 하나님께 소망합니다.

   하나님께 끊임없이 기도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을 기도에 할애하는 방법 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기도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마지막 십자가에 이르기 전 감람산에서, 그리고 십자가에 달리셔서도 고통 가운데 아버지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이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시간을 정하여 정기적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 기도드린 결과입니다. 자유로이 기도하는 것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에대해 엄격하게 기도를 요구해야 합니다. 나는 기도할 줄 모른다. 나는 기도할 마음이 안 생긴다 라고 해서는 안됩니다. 피아노를 배울 때 피아노를 치며 배우는 것입니다. 피아노 치지 않고 악보 읽는 것으로 피아노를 배울 수 없습니다. 더구나 피아노를 잘 치려면 더 많이 연습을 반복하며, 연주자가 되면 하루 피아노 앞에 앉는 시간이 휴식과 식사 외에는 당연히 피아노 곁에 자리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기도는 기도하며 성숙해집니다. 그 많은 시간들 속에 기도의 시간과 장소를 정하여 반복적으로 기도의 자리에 나아갈 때 기도하는 사람이 됩니다. 기도에는 수고가 따릅니다. 그래서 기도는 노동 입니다.

   기도는 뜻 없이 중언부언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입니다. 실제 그렇게 들음의 결과물들이 인생 속에 하나 하나 열매 맺히며 그 열매를 나눌 수 있다면 복있는 사람입니다. 무화과 나무처럼 아무런 열매가 없고 가시넝쿨과 엉겅퀴만 난다면, 겉으로는 아멘, 아멘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자기일, 자기 만족, 자신의 가진 것으로 넘쳐 난다면 불모입니다. 스스로 예배와 기도와 봉사에 동참하고 있지만 겸손하지 못하며, 예리한 의식은 가지고 있지만 영적 지혜와 사랑으로 남을 배려하는 모습은 없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갈 때 거룩하며, 하나님의 뜻 안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희망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 예리한 비판자가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겸손한 자요, 이미 하늘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필요한 것들을 충만하게 받은자의 여유로움이, 자유와 평화 생명의 기쁨이 넘치는 것입니다. 우리가 겸손하지 못한 이유는 하나님 앞에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돌려 드리지 못하고, 아니 돌려드리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하나님과 정면으로 맞딱드려 소위 덴마크의 키에르케르의 고백처럼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설 수 있기에는 아직도 자기가 가진 것이 너무 많고 그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알게 모르게 자기의 삶과 의식 속에서 지워버리고, 모르는체 하는 것에 익숙해져 이것이 신앙인지, 세속적인 삶인지가 뒤 섞이여, 처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감격하여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던 감격의 첫 신앙을 다 잃어버리고 교회 안에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자기 위치를 적당히 잡고 살아가는 모습은 참 부끄러운 것입니다.

   지난 4일 토요일에 솔밭의 오래된 스레이트 지붕 창고를 철거하였습니다. 2,30여년 전 노 권사님들이 나무로 불을 지펴 가마솥에 곰국을 끓여 교우들과 함께 공동체식사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랬던 부엌이었습니다. 유재억 형제의 아버님이신 유장로님이 1t트럭으로 폐기물을 처리해 주셨습니다. 근데 그 날 일이 있어 먼저 차를 우물 앞에 주차 해 놓고 잠깐 어디를 다녀 온다고 하길래 어디를 다녀 오냐고 하시니 사순절 조찬기도회에 다녀 온다는 것입니다. 연세가 내년 이면 90세이신데, 동네의 파지, 고철을 책임지고 처리합니다. 참 건강하십니다. 나이가 있으시니 기도회에 참여하지 않아도 누가 뭐라하지 않을텐데, 기도회에 참석하고 오셨다고 합니다. 1,500여명 정도가 예배당을 가득 체워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모든 일을 뒤로하고 교회로 나와 기도하는 그 원동력이 어디에서부터 나올까요. 아직 청춘인데도 이미 벌써 예배며, 말씀, 기도를 내려놓지는 않았는지요? 하나님께 사표를 내었는지요?

   내일부터 사순절침묵연속기도회가 시작이 됩니다.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22:31에서 예수님은 사탄이 밀처럼 너희를 체질하려고 너희를 손아귀에 넣기를 요구하였다고 주님은 말씀합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위하여 믿음이 꺽이지 않도록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가 주님의 기도에 화답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거리가 멀어서, 시간이 겹쳐서, 피곤해서 , , , 이유될 거리는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시간 앞에 어떤 이유도 합당하지 않습니다. 바로 그렇게 기도하지 못하는 이유 때문에 기도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서로같이 기도하는 교회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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