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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 위에 앉은 욥(사순절첫번째주일, 2023년2월26일 )

하늘기차 | 2023.02.26 14:27 | 조회 329

                     잿더미 위에 앉은 욥

사순절첫번째주일                                                                                                                욥2:4-10

지난 주 오후에 우리는 10.29이태원참사위로예배를 시청 앞 분향소에서 드렸습니다. 예배 후에 고 박가영님의 어머니 최선미님, 그리고 고 김의진님의 어머니 임현주님의 발언시간이 있었는데,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정부의 대처가 어쩌면 그렇게 세월호참사와 똑같은지 안타까웠습니다. 9년 동안 생명안전을 위해 외치고 행동했던 수고가 모두 허사인가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참사를 당한 기독교인 가족들이 교회에서 받은 상처는 세월호 가족들과 한 가지였습니다. 두 엄마가 한 결 같이 교회에서 들은 내용은 아버지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아버지의 뜻인가요? 사람이, 국가 폭력이 아무 죄 없는 개인을 죽음으로 내 몬,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이 저지른 사건입니다. 이것이 어찌 아버지의 뜻인가요? 우리 하나님은 그런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또 하나는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이제 그만 밖에서 소리지르지 말고 예배당에 와서 하나님께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아니 하나님이 지금 거리에서 추위와 싸우며 진실규명하는 가족들, 시민들과 함께 계시는데, 어디로 오라는 말인가요? 이 두분 엄마는 참 독실한 신앙인들이었습니다. 새벽기도를 지키고, 아이 이름을 의진, 하나님의 의롭고도 진실된 아들이라 이름지은 믿음의 부모입니다. 그런데 국가안전시스템의 무능력으로, 당연히 시민들의 질서와 안전을 유지해할 병력이 투입되지 않아 졸지에 당한 참사였습니다.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병력이 빠져나감으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빼앗긴 사건입니다. 청와대를 옮기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천공이라는 자의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며 나라가 앞으로 4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행정의 무능력, 직무유기로 말미암아 일어난 참사입니다. 진실이 규명되어야 하고 책임자가 엄중히 처벌되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텐데 여전히 국가의 행정은 기득권자들의 안위를 위해 작동되고 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 욥의 이야기를 읽으며 욥이 가족과 모든 재산을 잃고, 그리고 자기 몸도 악성종기로 잿더미에 앉아 기와로 몸을 긁을 정도로 너무 고통스러워 합니다. 욥의 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이태원가족들을 향한 세상의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아무 이유없이 참사를 당하였습니다. 세월호, 5.18광주, 제주4.3, 부마항쟁. . .역사 속에 이해할 수 없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억울한 죽임당함을 봅니다. 요한계시록 5:6은 하늘 영광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그 우편에 어린양이 하나 서 있는데, 그 어린 양이 죽임당한 것 같다고 합니다. 하늘영광보좌의환상은 천군천사가 화답하는 화려하고 찬란한 하늘영광의 자리인데, 그 자리에 안 어울리게 어린양이 죽임당한 것 같다고 합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죽임당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세상의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의 모습을 드러내보여 주십니다. 영광의 자리에 죽임당한 모습이 보인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당한 죽음, 태어나지도 못한,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폭력, 그것도 국가폭력에의해 당하는 죽임, 전쟁의 죽음 문제가 반드시 십자가의 죽임당하신 어린양 예수를 통해 풀어져야 마지막 날에 하나님 나라의 선한 완성이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로 들렸습니다.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아니 이제 온 천지 삼라 만상과의 공존에대해, 그동안 인간이 지구상에서 자연생태계에 저지른, 일상적으로 벌어졌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죽임에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바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주에 예수의 죽음은 세상에서 가장 큰 자인 세례 요한의 죽음과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요한의 죽음은 정의로운 죽음, 인간 최고지선의 죽음일 수는 있지만 십자가의 죽음은 아닙니다. 요한이 땅에 속한 죽음이라 한다면 예수님의 죽음은 하늘에 속한 죽음이라 하였습니다. 이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사도 바울은 고전15:49에서 이것을 하늘에 속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하늘에 속하였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예수의 죽음이 하늘의 형상이라 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에대해 순종하는 형상,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 한 번도 당신의 의를 드러내 보인적이 없으십니다. 오직 아버지의 뜻을 위해 일하셨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느한 가 할 정도입니다. 본래 요1:1에서 말씀하듯이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셔서, 하나님과 하나이며 하늘에 속하며, 하늘에서 내려오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말씀 그 자체이시며, 십자가에 높이 달린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대한 절대적 순종을 보여주는 죽음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뜻에 따르는 죽음을 방해하는 일들이 하늘에 속한 예수님 주변에서 계속 일어났습니다. 베드로가 고난에대해 거부하였을 때, 무리들이 예수님을 왕으로 세우려 할 때에, 광야에서의 시험, 세상권세 앞에서 조롱 받고, 멸시받을 때, 십자가에 달리자 마자, 사탄이 마지막으로 내려오라 할 때, 예수님은 아버지 뜻에 따르는 죽음을 죽으셨습니다. 그러지 않고 사셨다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죽음은 인류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낸 것입니다. 죽음으로 당신의 역할을 다 하자, 그 때부터 하나님의 역사는 그 십자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부활입니다. 성령입니다. 교회입니다. 구원이요, 생명의 역사요, 마지막 심판과 하나님 나라의 선함이 완성되는 문이 열린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이 신비롭게도 죽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아버지 하나님의 질서의 시작입니다. 세상의 논리와 전혀 다른 역설입니다. 죽어야 삽니다. 그렇게 청년 예수가 그리스도입니다.

   욥은 이름의 뜻이 박해받는 자, 또는 회개하는 자 인데, 역사적 근거가 될 만한 내용이 기록되어있지 않아 시대적 배경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욥이 재난 사건 이후 140년을 더 살았다고 하니 근 200 살을 산 것인데, 아브라함이 175세를 산 것으로 볼 때 족장시대일 수 있다고 추론해 볼 수 있고, 욥의 부의 척도가 금과 은이 아니고 가축의 숫자로 계산하는 것, 그리고 믿음의 조상들처럼 욥이 자기 가족의 제사를 드리며 제사장 역할을 하였고, 욥의 종들을 살해한 갈대아 사람들이 일정한 주거가 있는 도시 사람이 아니라 유목민이라는 것, 그리고 욥기에는 하나님의 이름이 샤다이로 30여 번 언급되는 데, 이 이름은 족장시대에 익숙해 있는 명칭입니다. 그래서 욥기의 연대를 모세 이 전 족장시대로 추론합니다.

   욥기를 읽을 때 조심해야할 것은 그 주제를 고난 받는 욥이라 쉽게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은 단편적인 견해이며, 자칫 인본주의적인, 자기 연민의 정일 수 있습니다. 욥기는 철저히 하나님의 주권, “고난을 통해 바라보는 하나님이 주제입니다. 욥기는 처음에는 하나님이 신뢰하는 욥으로부터 시작이 되는데, 재난을 겪으며 위로 차 찿아 온 세 친구들과 논쟁하는 중에 하나님을 불평하게 되고, 스스로 의롭다는, 악인이 잘된다는 통상적인 논리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자신의 어리석음을 회개하며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악이 횡횡하는데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신다고 하며, 스스로 나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자기 변론에 들어가는데,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세상을 향하여 침묵으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봅니다. 욥의 의는 자기 의요,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의 의이지만, 고통 가운데 만난 하나님은 이세상 창조자이시며 주관자이고 기다림 속에 의를 세우시는 분임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에대해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지식, 하나님의 행동을 예측하고 하나님의 중재를 예견한다는 것은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를 빼앗고 그 자리에 서는 것이며, 베헤못, 리워야단이 상징하는 사악한자도 단번에 멸절하지 않으시며, 다스리고 통제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욥은 자신의 고난으로 현실을 혼돈으로, 원초적 무질서의 연속으로 바라보았지만, 하나님은 2 마리의 악한 동물 베헤못, 리워야단이 하나님의 통제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세 친구와 논쟁하며 현세적인, 인과응보, 댓가가 있고, 원인결과가 분명한 신앙을 주장하며, 자신의 의로움을 주장하면서, 왜 악이 성하여도 아무런 응징이 없는지에대해 하나님께 저항하지만, 하나님은 계획이 있으시며 비록 욥이 하나님의 거룩한 섭리와 경륜을 흐려놓았지만, 그 계획이 하나님을 묶어 놓거나, 그 계획을 알고자 하는 인간에의해 하나님이 조정되지 않으며. 하나님의 계획은 질서가 있고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치 야곱이 얍복강가에서 하나님을 만난 것처럼, 바울이 말한 것 처럼 거울을 대하듯 얼굴을 마주하며 만난 사랑의 하나님을 만나고서야 욥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인과응보와 자기 의의 울타리를 넘어 자유와 은혜의 자리로 나아가 가난한 무고한 자들의 고통, 억울함을 들으시는 하나님인 것을 깨닫습니다. 3:28말씀처럼 믿음은 승리자의 권리나 정의의 실천, 윤리와 도덕, 자기 의로움이 아니라 애쓰고 수고하는 것이 아니라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입니다. 신앙 생활이란 하나님 나라의 조건이 아니라. 은혜의 결과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사순절 첫 번째주일입니다. 국가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현 지도부의 모습이 참 어리석고 폭력적이라는 생각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나중에 이 짧은 기간 동안 저지른 일들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나 하는 생각에 헛 웃음이 나옵니다. 또한 전 지구적으로 터어키와 시리아 지진 피해, 우크라이나, 여전히 군사 독재에 힘들어하는 미얀마, 아이러니하게도 그 미얀마에게 고립되어 있는 소수민족인 로힝야 . . . 무수히 많은 일들이 세상 속에서 벌어지지만,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이 보고 계십니다. 물론 우리 교회 성도들이 일상속에서 어렵고 힘든,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어깨에 지고 살아가는 모습도 주님은 알고 계십니다. 교우여러분!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 번 사순절 기간이 하나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하며 주님 앞에 나아가 진심으로 무릎 꿇고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을 사모하며 맛 보는 우리서로같이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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