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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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감에 대해(주현절후네째주일, 2023년1월29일)

하늘기차 | 2023.01.29 13:36 | 조회 295


                         떠나감에 대하여

2023129(주현절후네째주일)                                                            17:1-9;9:31

   제자들과 함께 가이사랴 빌립보로 향한 여행은 참 뜻 깊었습니다. 그 전에 갈릴리에서의 공생애 활동은 정점을 찍었습니다. 보리떡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 명을 먹이시고, 물 위를 걷고, 바리새인들, 율법사들과의 논쟁은 좀 더 거칠어졌습니다. 그와중에 귀신들린 딸을 고쳐달라는 가나안 여인이 상에서 떨러지는 부스러기라도 얻어먹겠다고 개처럼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은 믿음 없는 유대인들 속에서 그나마 예수님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7개의 빵과 몇 마리의 물고기로 또 4천명을 먹이십니다. 그리고는 뜻 밖에 예수님은 갈릴리 호수에서 40Km 떨어진 북 쪽 가이사랴 빌립보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이 곳은 헤롯대왕의 3째 아들인 헤롯 빌립이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를 위해 신전을 지은 곳이며, 우상과 산당이 줄비한 화려한 도시였습니다. 로마의 총독은 이 곳에 머물며 예루살렘을 섭정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이 곳에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묻습니다. 왜 갈릴리에서 멀리 떨어진, 유대인들의 발길이 뜸한 이 곳 까지 와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였을까요? 로마 황제를 섬기는 신전과 그리이스 로마의 판 신전, 우상과 산당이 가득한 이교의 땅에서 예수님이 참 하나님이 누구냐?고 물으신 것입니다. 지역의 정황으로 볼 때 참 적절하고 탁월한 질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제자들은 얼떨떨했을 것입니다. 마음 속으로 예수님이 참 하나님의 아들, 메시야임을 확신하고 있었을지는 몰라도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것, 메시야인 것을 입으로 고백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받을 십자가의 고난에 앞서 제자들의 신앙을 확인한 것입니다. 그 때 발 빠른 제자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이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명확, 판명한 답을 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것입니다.

    그 때부터 예수님은 고난을 받을 것이며 죽임을 당한 후에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것을 밝히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공생애의 전환점이기도 합니다. 병 고치고, 귀신 쫓아내고, 말씀 전하는 것에서 이제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공표합니다. 그러자 바로 베드로가 아니되옵니다 하며 마16:22에 보면 예수님에게 대들었다고 합니다. 대들었다는 것을 보면 제자들의 생각은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를 향하는 발걸음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드디어 로마제국과 타락하고 부패한 해롯, 그리고 로마에 빌붙어 사는 제사장 계열의 종교기득권 세력들을 물리치고 다윗왕권을 회복할 때 자신들도 한 자리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완전히 저버리는 말씀이었습니다. 이것은 베드로 뿐 아니라 제자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바라보고 따랐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아니 제자들이 예수님을 애워 싸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형국이었을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직격탄을 날립니다. “사탄아 물러가라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한다고 질책을 당합니다. 제자들은 정신이 버쩍들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는 지금 예수님을 한 가운데 몰아놓고 애워 싸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는 것, 아니 모시고 가는, 그러니까 아무말 말고 교회가 가는 방향으로 편하게 따라 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처음 신앙을 얻을 때, 병도 고쳐주시고 여러 가지 놀라운 일들로 우리가 가던 세속의 길에서 우리를 돌이키시는데, 그러나 옛날에 어떻게 예수를 믿었다는 자기 간증에 머물러 있는 신앙에서 이제는 돌아서야 합니다. 언제까지 초보의 신앙에 머물러 있나요? 변하지 않으면 신앙은 죽어버리고 맙니다. 종교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업에 성공했다는, 대학에 입학했다는, 병을 고쳤다는 신화에 머물러 그것이 복음인 것으로 착각하지말고, 사업이 잘되고 않되고 가 아니라, 자녀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갔는지 아닌지, 병이 깨끗이 나왔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주님이 어떤길로 가시는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를 똑 바로 직시해야할 것 같습니다. 베드로가 여기가 좋습니다라고 하는 순간 하늘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그리고 베드로와 우리 모두에게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고 합니다.

    그 후 엿새 뒤에 세 제자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갑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높은 헬몬산인 듯 합니다. 해발 2800m인 헤르몬 산은 정상에 한 겨울 쌓인 만년설이 봄이되어 녹아내려 개울을 따라 넘쳐 흐를 때의 광경은 장관이라고 합니다. 이 물줄기가 계속 흘러 갈릴리 호수에 이르는 풍광이 뛰어난 산입니다. 예수님은 왜 헤르몬 산으로 향하였을까요? 십자가와 부활을 앞 두고 기도하고자 헤르몬산으로 향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곳에서 변화하였습니다.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희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대화를 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까요? 누가복음에서는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그의 떠나가심에 대하여말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떠나 40년 광야생활을 지나 알 수 없는 약속의 땅으로 떠나가는 것이며, 그렇게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갈대아 우르를 떠나 약속의 땅으로 향한 그러한 출발에대해, 또 다른 시작에대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떠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없습니다. 지난 주 말씀처럼 주저앉아 뭉게느니, 얼쩡거리기라도 해야 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지도자로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직접 받은 사람이며, 엘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예언자 중의 예언자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신앙을 대표하는 두 사람이 나타나 예수님께서 지금 진행하는 일을 계속하라고 격려와 힘을 돋우어주는 만남입니다. 율법의 완성이요, 예언의 성취인 것을 두 사람을 통해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 때 베드로가 나섭니다. 여기가 좋으니 초막 셋을 짓겠다고 합니다. 베드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고자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요단강에서 물 위로 올라올 때에도 하늘에서 같은 소리가 들려왔고, 이제 공생애의 전환점에서 다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더 하십니다. “그의 말을 들어라우리는 통상 보는 것에 익숙해 있습니다. 아마 베드로 역시 모세, 엘리야가 구름 속에서 예수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광경을 목격하고 황홀경에 빠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들으라하십니다. 보는 것에 머물지 말고 무엇을 하려고들지 말고, 하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는지 들어야 합니다. 성령의 미세한 감동을 놓치지 말고 붙잡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상의 것에서 눈을 떼야합니다.

    예수님의 변화는 하나님의 영광이 해처럼 빛나 바로 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개선행진곡을 부르며 환호 속에 입성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달려 죽을 수 밖에 없다는 말씀에 당황스러워하며, 3년 동안 예수님을 따른 댓가가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말에 모두들 설황설래하며 두려워할 때 하늘 보좌의 영광을 본 것입니다. 거룩한 산 위에서 베드로를 압도한 것은 죽음의 두려움이 아니라 예수님의 하나님 영광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예수님께 친히 존귀와 영광을 베푸심을 보았습니다. 이로 인해 그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JTBC체널에서 세개의 전쟁 중에 기후위기, 기후재앙과 관련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노르웨이 북단 북극점에서 1,000Km 떨어진 스발바르(차가운 끝자락)섬에 위치해 있는 세계씨앗은행에 위기가 닥쳤다는 것입니다. 100m 터널을 지나 거듭 방화문을 거쳐 보관된 씨앗들입니다. 지구최후의 방주라고 명합니다. 그런데 위기가 왔습니다. 방주가 물에 잠겨서 물막이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현장을 보여줍니다. 핵폭탄, 소행성과의 충돌에도 끄떡없도록 지은 벙커인데, 빙하가 녹는다는 생각은 미쳐 못한 것입니다. 인류 최후에 열려야 하는 벙커에 온도상승이라는 기후변화로 물이 벙커로 스며 들어온 것입니다. 또 그 곳에서 45Km 떨어진 빙벽, 30km의 압도적인 스베아 빙하가 녹아내려 떠다니는 큰 얼음덩이에 배가 부딪히는 것을 피하여 항해하다가 바닷속의 암초와 부딪치는 장면, 빙토가 녹으며 건물의 토대가 기울어 금이가고 땅 아래에 물이 고여 집을 받치고 있는 나무기둥이 썩어가는 장면. 그리고 폭염과 가믐, 폭풍과 폭우가 빈번해지는데, 최악의 사태가 작년 파키스탄에서 터졌습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사망자 1,700, 120만채의 집이 파손, 5,000km의 도로가 사라지고, 3,300만의 이재민이발생하며 디스토피아는 바로 우리 눈 앞에 닥쳐 왔다고 증언합니다. 또 시베리아 활성단층에 매장되어있는 메탄이 기온상승으로 노출되어 메탄이 폭발하여 10여개의 씽크 홀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는 넓이가 3,300평 정도에 깊이50m, 16층 정도의 깊이라고 합니다. 기후위기에서 오는 식량위기에 우리나라 식량자급능력은 OECD국가 중에 꼴찌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20년 동안 계속 증가하여 7140만톤, 세계 8위 온실가스의 주범국가로 기후변화대응지수 63개국 중 60위 기후깡패, 기후얌체, 기후바보 국가로 멸시를 당하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 북극 씨앗은행 보온을 위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최후의 날을 재촉하는 석탄화력발전소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 지구촌의 현실입니다. 이대의 최재천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호모사피엔스 인간종이 사라지면 지구는 건강한 생명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안타까워합니다.

    기후위기시대, 기독교야말로, 교회야 말로, 성도야 말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보존을 위한 신앙으로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기후재앙시대를 맞이하여 교회의 체질, 성도의 삶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하나님의 창조질서보존을 위해 새롭게 바꾸는 출발의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치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주님이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그의 떠나가심에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처럼, 우리도 물질과 과학문명의 풍요로움, 편리함, 익숙함, 욕망, 게으름 등에서 떠나는 것에대해 이야기 나누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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