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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택하라!(사순절3번째주, 2015년3월8일)

하늘기차 | 2015.03.08 18:17 | 조회 2291

 

                                                              생명을 택하라!
사순절제3주                                                                                                                                                      신30:15-20

  

    지난 주 청년부 수양회 때, 우리 교회 청년부는 고리원전 폐쇄를 위한 기도회에 참여하였습니다. 그 때 에너지정의행동의 지역활동가인 부산의 새날교회 정수희 집사님의 증언이 새로웠습니다. 정집사님이 묻기를 우리나라에 핵발전소가 위치한 장소가 몇 군데냐고 물었습니다. 몇 군데인가요? 우선 고리핵발전소, 이 번에 국민 대다수가 연장 가동을 반대하는데, 단 7명이 찬성하였다고 연장가동을 결정한 월성핵발전소, 그리고 한울핵발전소, 마지막으로 한빛 핵발전소에 모두 23기가 가동 중입니다. 그런데 핵발전소의 이름의 특징이 있습니다. 모두 지역이름이 아닙니다. 지금의 이름으로 보면 핵발전소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고리는 울산과 부산에 걸쳐 있는 부산핵발전소이고, 월성은 경주핵발전소이고, 한울은 울진핵발전소이고, 한빛은 전라남도 영광에 위치해 있는 영광핵발전소입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지역이름을 사용하다가, 이렇게 이름을 바꾼 것은 국민들이 발전소가 정확히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모르게 하려는 꼼수입니다. 정말 유치한 거짓 발상입니다.

   오늘 읽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은 참 잘된 선언서입니다. 그 중에 참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은 핵문제를 피해자, 즉 제일 먼저 피폭자 입장에서 보고 있습니다. 핵문제 해결의 첫 출발은 피폭자에서 부터입니다. 이것은 핵문제를 과학기술이나, 정치역학이나, 경제, 안전 이전에 생명평화의 관점에서 봅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에 희생자 중에 1/10은 한국인이었고, 오늘날에도 우리는 최근의 후쿠시마, 그리고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 수 많은 원폭실험으로 희생된 지역주민들, 원전 주변의 온배수 배출로인해 마을이 파괴된 어촌, 밀양, 청도의 송전탑 희생자들, 자연생태 등, 그리고 세계에서 원전이 가장 밀집되어있는 극동아시아에서 살고있는 우리도 잠정적인 피폭자라 할 수 있습니다.

   10년전에 돌아가신 김형률님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은 히로시마 원폭2세인데, 한국 최초로 2002년 그러니까 13년 전 3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원폭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고인의 활동 등에 영향을 받아 2005년에는 '원폭피해자 및 원폭 2세 환우 문제 해결을 위한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고,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난 탈핵학교에서 탈핵학교 간사분이 좀 늦게 도착했는데, 그 이유가 국회 특별법 제정 공청회가 있었고, 꽤 긍정적이었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 김형률님은 활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한지 3년 만에 2005년 건강이 악화되어 그해 5월 29일 숨을 거둡니다. 추모사업회가 결성되었는데 이 분에대한 다큐가<삶은 계속되어야한다> 등 몇 편이 나왔구요, 추모사업회는 올 해 10주기를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핵그련 3차 총회 때 김형률님의 유고집을 일본에서 번역한 아오야기 준이치님이 오셔서 유고집 출간에대한 감회를 이야기해 주면서, 10년 전, 그러니까 2005년 5월24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부산의 집으로 돌아가던 그를 나리타공항에서 배웅하던 때를 잊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김형률님이 일본을 떠난지 5일 후인 5월29일에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때 아오야기님을 향해 웃음 짓던 김형률의 모습이 그가 생전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이 됐다고 합니다. 서른다섯의 짧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것입니다. 당시 그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던 한국 사회는물론, 일본의 아오야기도 큰 충격을 받습니다. 이후 아오야기는 “형률씨의 글을 일본 사회에 꼭 소개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우여곡절을 거쳐 9년 만에 그 결실이 햇볕을 보게 되어, 그 책을 가지고 한국에 들렀는데, 마침 핵그련 총회에서 얼굴을 맞대게 된 것입니다.

   또 하나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핵발전소는 처음 출발이 평화적 이용이 아니라 군사적 이용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핵은 평화와 양립할 수 없습니다. 핵의 개발은 2차대전 당시 군사적으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에서 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맨하튼프로젝트라고 하는 뉴멕시코주 사막에서 시작된 핵폭탄 연구프로젝트였습니다. 맨하튼 프로젝트는 미 육군이 주관하였는데, 전쟁이 끝나자 미 해군은 더 이상 육군에 핵개발에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핵잠수함개발에 착수하게 되는데, 아직 핵에너지 이용에대한 다양한 실험이 체 이루어지기 전에 미 해군은 웨스팅하우스사를 끌어들여 잠수함에 사용할 가압경수로를 만들 것을 주문합니다. 그런데 미 해군이 이렇게  핵잠수함을 급히 개발하게 된 이유는 소련이 1949년에 핵폭탄을 개발한 것에서 연유합니다. 그래서 군비경쟁이 시작이 되는데, 당시 핵에너지의 평화적 사용에대한 낙관적인 붐이 일면서 미국은 소련이 전력생산용원자로를 개발하여 국제시장을 선점할 것을 우려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제3세계가 공산진영으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953년 12월 유엔총회에서 미국의 아이젠하워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ATOM FOR PEACE) 프로그램을 선언하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이 전력생산용 원자로를 건설하려 한다면 원조를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다분히 핵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하면서 사찰을 명분삼아 핵무기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고 원자로 시장을 선점하려고 하는 일거양득의 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자원이 부족한 한국과 일본이 코가 꽤인 것입니다. 그래서 항공모함에 사용되던 가압경수로 원자로를 상업용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펜실버니아 시핑포트에 세워진 첫 번째 상업용 원자로는 당시 화력발전소의 10배나 비용이 들어 실용성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턴키 방식을 도용해 원전건설회사가, 즉 제너럴일렉트릭, 그리고 웨스팅하우스가 원전건설비를 책정하고 초과비용은 원전건설회사 스스로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전력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최초로 11기가 건설되었고, 건설의 노하우를 통해 원전건설단가를 크게 떨어뜨리면서 본격적인 원전시대를 열게 된것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핵은 군사적입니다. 폭력적입니다. 아니 군사적으로 이용해서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핵개발 자체의 본질이 폭력적입니다. 핵폭탄, 핵 발전이 모두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핵을 인위적으로 쪼개면서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를 활용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근본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에너지를 만들 때, 인간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방사능도 같이 쏟아져 나옵니다. 무려 200여가지의 방사능이 에너지와 함께 나오는데, 그렇게 폭력적으로 핵을 건드리니 그 반대로 방사선이 튀어나와 우리 몸을 투과하면서 체세포의 DNA를 파괴하며 변형시키는데 회복이, 그러니까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일단 우라늄에 중성자를 인위적으로 쏘아 핵반응이 시작되면 현 과학문명으로는 그 불을 끌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후쿠시마 핵발전서 폭발로 녹아내린 핵연료 다발은 땅 속을 오염시키고, 태평양을 오염시키며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 구조물은 항상 고장이 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자동차나, 비행기가 아니라, 인간에게 아니 지구를 오염시키는 치명적인 핵이 들어있는 구조물에 고장이 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핵발전소 문제를 평화와 생명의 문제로 봅니다. 그러니까 죽음과 폭력의 문제입니다. 오늘 읽은 말씀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 모세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들려주는 유언인데 여기서 말씀을, 생명을, 축복을, 그러니까 평화를 택하라고 명합니다. 생명은 명령입니다. 그래야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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