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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성령강림후 열넷째주일, 2016.8.21)

mungge | 2016.09.02 17:06 | 조회 1614

(2016. 8. 9. 청소년부 수련회중 애찬식)

 

설교자: 안홍철 목사

본문: 마가복음 3장1~6절

제목: 가위바위보

 

1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시다(마 12:9-14; 눅 6:6-11)> 예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시니 한쪽 손 마른 사람이 거기 있는지라

2 사람들이 예수를 고발하려 하여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치시는가 주시하고 있거늘

3 예수께서 손 마른 사람에게 이르시되 한 가운데에 일어서라 하시고

4 그들에게 이르시되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 하시니 그들이 잠잠하거늘

5 그들의 마음이 완악함을 탄식하사 노하심으로 그들을 둘러 보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라 하시니 내밀매 그 손이 회복되었더라

6 바리새인들이 나가서 곧 헤롯당과 함께 어떻게 하여 예수를 죽일까 의논하니라

 

오늘은 우리 모두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볼까요? 저하고 가위바위보를 해봅시다. 그래서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면 앉으면 되는 거에요. 무승부는 다시 한 번 더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가장 오래까지 서있는 사람은 누가 될까요? 모두 다 일어나 보세요. 이제 시작합니다. 가위바위보... (여러번 해서 끝까지 가는 한 두 명과 마지막 가위바위보를 한다.) 마지막으로 남은 분들은 오늘 집을 나서기 전 기도하고 나오셨나 봐요. 하하하... 그러나 가위바위보는 누구나 이길 수 있고 누구나 질 수도 있지요.

가위바위보 게임은 간단하지만 재미있어요. 가위는 바위에게 지지요. 바위는 보자기에게 지지요. 보자기는 가위에게 져요. 반대로 가위는 보자기를 이겨요. 가위로 보자기를 싹둑싹둑 잘라 버리지요. 바위는 가위를 이겨요. 바위 주먹이 가위를 망가뜨리는 겁니다. 보자기는 바위를 이기지요. 보자기로 바위를 덮어버리지요. 이렇게 가위바위보는 서로 이기고 서로 지는 게임이에요.

그런데 오늘 성경에 보니까 예수님도 가위바위보를 하고 계세요. 예수님도 가위바위보 중에서 어느 하나를 내시는 거예요. 그런데 이 가위바위보는 내기하고 승부를 가리는 가위바위보가 아니에요. 예수님은 마음속에서 가위바위보를 하고 계시네요. 마음속으로, 영혼으로 하시는 예수님의 가위바위보를 한번 볼까요?

 

어느 안식일날 예수님이 교회에 계셨어요. 그런데 거기에는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어요. 손이 오그라들면 밥도 먹기 힘들고 일상생활 하기도 힘들고 사람들이 흉보고 해서 외롭고 힘들게 사는 사람이에요. 손이 오그라든 사람들 주위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어요. 예수님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갔어요. 사람들은 예수님을 쳐다봤어요.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어요. “저 사람 예수 봐라. 오늘은 안식일인데 또 손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려 하는구나. 지난번에도 병든 사람을 안식일에 고쳐주더니만 또 그러려는 거야(막 1:21-28). 안식일에 사람을 고쳐주는 것은 율법에 어긋난 일이고 벌 받을 일인데. 저 사람이 또 사람을 고쳐주면 고발해야지. 저 사람 참 이상한 사람이야.” 바리새인의 율법에 안식일에는 생명이 위급한 사람만 고칠 수 있으며 귀신 들린 사람이나 손 마른 사람은 안식일에 고칠 수 없는 병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회당에서 안식일 규례를 어긴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또 손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면 고발하고 신고할 생각이었어요.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고 수군수군 대고 손가락질 하고 비판했어요. 사람들은 가위바위보 중에 무엇을 낸 것인가요? 가위를 낸 것이지요. 손가락질 하고 미워하고 비판하고 고발하려는 마음, 사람들은 가위를 내었어요.

그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또 있었는데요. 그 사람들은 바리새인이라고 해요. 바리새인들은 예수를 어떻게 하면 올무에 걸 수 있을까 고민한 사람들입니다. 예수가 이번에도 병자를 고칠까? 그러면 이번에는 단단히 올무에 걸어야지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는 것 뿐 아니라 혼내주려고 했어요. 그래서 예수님이 손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는지 봤어요. 예수는 자기가 무엇이나 된 듯 “안식일에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 하면서 과연 이번에도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고쳤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이렇게 외쳤어요. “됐다. 이제 저 예수를 죽일 구실을 찾았다. 아주 혼내주고 때리고 죽여야지.”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때리고 괴롭히고 죽이려고 했어요. 바리새인들은 가위바위보 중에 무엇을 낸 것인가요? 바위를 낸 것이지요. 사람을 때리고 망가뜨리고 폭력으로 대하고 죽이려는 마음, 바리새인들은 바위를 내었어요.

그러면 예수님은 무엇을 내셨나요? 예수님은 손가락질 하고 예수님을 때리고 혼내 주려는 사람들을 보지 않고 손 오그라든 사람만 보았어요. 그리고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밀라”고 하시고 오그라든 그 손을 꼬옥 잡아 주시고 쓰다듬고 덮어주셨습니다. 마른 손을 쓰다듬으시는 손, 병자를 따뜻하게 안아주시는 손, 오랜 동안의 고통과 설움을 품어주시는 손. 예수님은 무엇을 낸 것인가요? 예수님은 보자기를 내셨어요. 손을 잡아주고 머리를 쓰다듬고 팔을 펴서 안아 주시는 손, 예수님은 보자기를 내었어요.

가위바위보 게임을 할 때에는 가위가 보를 이기고, 바위가 가위를 이기고, 보가 바위를 이기지만 마음 속의 가위바위보에서는 보자기의 보가 모든 것을 이겨요. 크나 큰 보자기는 가위도 덮어주고 바위도 덮어주지요. 예수님은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속의 가위바위보에서 보자기를 내셨어요.

사람들은 비판하고 고발하고 손가락질 하며 예수를 주시합니다. 바리새인들은 올무에 걸고 어떻게 하면 예수를 망가뜨리고 죽일까 하며 예수를 주시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손가락질하고 주먹질하는 사람들을 보지 않고 손 마른 사람, 아픈 사람, 약한 사람을 바라보십니다. 그리고는 그를 일으켜 세우고는 중심에 놓고 그에게 손을 펴서 잡고 쓰다듬고 품어주고 안아주십니다. 예수님은 손과 팔을 펴시는 주님, 고치시는 주님, 치유의 주님입니다.

 

우리 마음속에서도 하루에 수십 번 씩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어떤 사람이 한 일을 보면서 삿대질하고 손가락질하고 비판하면서 가위를 낼 때도 있습니다. “저렇게 하면 안 돼, 저 사람 도대체 뭐하는 거야, 안 되겠군. 혼나 봐야 정신을 차리지” 하며 폭력을 휘두르며 바위를 낼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랬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음속에서 수십번의 가위바위보를 했습니다.

눅 9장에서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에 사마리아의 한 마을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 일행을 받아들이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는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거립니다. 예수님 일행을 흉보고 손가락질 합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손가락질, 가위를 내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 우리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멸하십시다.” 제자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는 손가락질의 가위에 폭력의 주먹질, 바위를 내자고 합니다. 나를 헐뜯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폭력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제자를 꾸짖으십니다. “무슨 이유가 있겠지, 우리를 맞아들이면 저들이 곤란을 겪을 거야. 그러니 다른 마을로 가자.” 예수님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품어주는 보자기를 내었습니다.

눅 22장에서는 예수님이 잡히실 때의 이야기를 합니다. 무리들이 예수님을 잡으려고 옵니다. 그 중 몇 사람이 예수님을 우격다짐으로 잡습니다. 대제사장의 하인도 폭력의 바위를 내며 예수님을 잡아둡니다. 바로 그 때 베드로는 갖고 있던 칼로 대제사장의 하인을 내리칩니다. 말고라는 하인의 귀가 떨어져 나갑니다. 무리들은 작은 폭력의 바위를 냈는데, 베드로는 더 큰 폭력의 바위를 냈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어떻게 합니까? 하인 말고에게 다가가 손을 펴서 그 귀를 낫게 해 주십니다. 치유하는 손, 손을 펴서 낫게 해주시는 그 손은 보자기의 손, 모든 것을 받아주고 포용해주는 손입니다.

 

무시하고 비난하고 손가락질 하는 가위를 내시겠습니까? 때리고 망가뜨리고 폭력을 써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주먹, 바위를 내시겠습니까? “무슨 사정이 있겠지, 나름대로 힘들었을 거야,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며 용납하고 이해하고 품으면서 보자기를 내시는 것이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겁니다. 여전히 가위를 내면서 비판하고 바위를 내면서 망가뜨리고 싶은 마음이 자주 생깁니다. 그러나 손을 펴서 거친 손을 잡아주시고, 안아주시고, 품어주시고, 고쳐주시는 예수님을 따라 보자기를 내는 연습을 더 합시다. 보자기는 손을 잡아주고 친구가 되고 머리를 쓰다듬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평화의 마음입니다.

현실 게임에서는 가위바위보가 다 같은 값이지만 우리 마음의 가위바위보에서는 모름지기 보를 내고 보자기로 덮어주고 품어줄 일입니다. 가위로 잘리고 바위로 망가질 것을 훤히 알면서도 약하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보를 내고 보자기로 덮어주시는 예수님처럼 우리도 보자기를 내어 손잡아주고 덮어주고 품어줍시다. 옆사람에게 손을 펴고 보자기를 내면서 손을 잡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고 품어줍시다.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약한 사람들을 손가락질 하지 않고 폭력을 써서 빼앗지 않고 보자기를 내며 안아주고 품어주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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