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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에게서 오는 의(성령감림후열번째주일, 2023년 8월 6일)

하늘기차 | 2023.08.06 13:40 | 조회 242

               하나님에게서 오는 의

 성령강림절후열번째주일                                                                                                       빌3:4-14

   지난 주에 소금과 빛이 되라가 아니라 소금과 빛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무엇을 하라 하기 보다는 당신이 직접 솔선수범 하였으며, 그 하는 일을 제자들과 백성들이 공생애 3년 동안 함께 동행하며 보았습니다. ‘이다가 무엇인지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되라가 아니라, ‘이다인가요? 지난 주 말씀 엡5:10에서 사도 바울은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분별하라하였습니다. ‘빛 이다인 하나님의 백성에게 분별하라는 말은 기도의 자리에 머물러 있으라는 말 입니다. 예수님은 종종 기도하기 위해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했는데, 성전이 아니고 산에서 기도하신 것은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조용한 장소에 머물러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한 것입니다. 피정(避靜)하신 것입니다.

   글자그대로 조용히 피하여 머물러 있는 것인데, 피정에는 향심기도(Centering Prayer)라는 것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마음을 모아 예수님께 귀 기울이고, 좌선을 하며 기도에 집중합니다. 그렇게 기도의 길을 찿아 나서니 망망대해 같기도 하고,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지 어둡고 캄캄여 길을 잃기도 합니다. 스스로 찿아 나서야 합니다. 제가 배운 오랜 전통의 예수회의 창시자인 이냐시오 영성의 기도는 그렇게 마음 중심에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하여 매진하지 않습니다. 기도를 높은 산의 정상을 향하여 올라간다고 할 때, 향심기도는 길이 가파르고, 좁고, 가다가 막혀 돌아가기도 하는 멀고도 쉽지 않은 험한 길입니다. 이냐시오 영성기도는 기도의 정상에 오르는 길에 보이는 산 꼭대기 정상에 해가 솟아 밝고 분명하며 따뜻합니다. 길이 선명하고 굴곡이 있지만 완만하여 편안합니다. 귀 기울이며 들으려 애쓰는 마음을 향하는 향심기도는 산 꼭대기 정상에 구름이 덮여있고 힘이 듭니다. 사실 향심이라는 말에서부터 기도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기도는 마음, 생각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 내가 애쓰고 수고하여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영적인 기도, 성령의 인도하는 기도는 나의 의식, 감정을 모두 내려놓고 성령의 내적 감동에 따릅니다. 그래서 피정 첫날 무슨 꿈을 꾸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의식, 생각이 아닌 무의식에서 어떻게 주님이 나타나 말씀하시는지를 보여주십니다. 신비이지요. 그러나 환상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멈추고 머물며 주님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관상 기도는 본다입니다. 마치 이다입니다. 그러나 마음으로 드리는 향심기도는 드디어 정상에 오르는데 정상에 구름이 있고, 그 구름 속으로 들어가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얼른 구름을 벗어나도 여기가 어디인지 불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이냐시오의 관상기도는 무엇을 열심히 하기 보다는 주님이 어떻게 움직이시는지 그 동선을 따라가며 주님이 무엇을 말씀하시고, 어떤 사람들과 만나 함께하는지를 보고, 또한 주님이 삭개오,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처럼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를 보며 머물러 있습니다. 이것은 좌선하는 종교의 기도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그것은 마치 물 컵에 흙탕물을 담으면 흙이 가라 앉아야 투명해지듯이, 가만히 주님 안에 머물러 기다리고 있으면 인간의 온 갖 잡념들, 자기의 개인적인, 그리고 이기적 생각, 죄책감 등이 가라 앉아 주님이 성령을 통해 나에게 주는 영적 감흥을 잘 느낄 수가 있습니다.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며 말씀을 묵상하며 기다립니다. 그렇게 해야 영적 식별, 세상과 섞이지 않고 볼 수 있어 분별합니다. 그럴 때 나의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을 봅니다. 아 내가 아니구 하나님이구나 라는 것을 보고 깨닫습니다. 컵 속의 흙탕물 같은 마음 상태로는 세상을 식별할 수 없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내가 막 열심을 내어 하나님을 위해, 교회를 위해 무언가 하는데, 사실은 자기 생각이요, 무언가 해야하겠다는 의지요, 일입니다. 자기의 수 많은 곁 가지들의 생각들, 의지, 감정, 트라우마. . . 등이 가라앉아야 그 때서야 주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무엇을 위해 열심을 내시는지 보입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을 위해 열심을 다 했는데, 오히려 주님을 핍박하였습니다. 그 후 바울은 율법에서 생기는 나 스스로의 의를 내려놓고, 3:9 말씀처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으로 인정 받는 것, 믿음으로 하나님에게서 오는 의를 얻고자 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여러 단계의 자리들이 있습니다. 성전 제일 밖은 이방인의 뜰입니다. 예수님이 채찍을 휘두르신 곳 입니다. 그 다음이 여인의 뜰, 그리고 유대인의 뜰, 그리고 성소와 마지막 율법궤가 있는 지성소가 있는데, 하나님이 임재하는 곳이며, 바로 그 자리가 복음의 자리입니다. 베드로가 죽기 까지 예수님 따르겠다고 한 자리는 유대인의 뜰입니다. 야고보와 요한 두 형제가 예루살렘에 올라 가면 예수님의 오른쪽, 왼쪽에 앉겠다고 한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모두 자기 의의 자리, 복음과 상관없는 이방인의 자리입니다. 지성소의 깊은 자리, 예수님의 속죄의 은총이 있는 자리 까지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한국교회는 아니 나는 지금 이방인의 뜰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자기 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얻고자 한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사죄의 은총이 일어나는 세상과 구별되는 지성소, 복음에 동참하는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나요?

   오늘 말씀 10절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에게서 오는 의를 얻고자 하려면 그리스도를 알고,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 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 받아야한다고 합니다. ! 하나님의 의,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은 동참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깊은 기도의 자리에서 주님이 어떻게 일하시나, 그 열심을 보면서 하나님이 인도하는 길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구름 기둥과 불 기둥이 앞서서 먼저 가면 맞추어서 동참하는 것입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그래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를 수 있습니다. 이 길은 롬8:30에서 우리를 부르시고 의롭게 하시고 영화롭게 하시는 중에 감추어져 있는 거룩하게 하심을 말해줍니다. JustificationGlorification 사이에 Santification, 즉 오늘 말씀 10절 알고, 깨닫고, 동참하여, 본 받는 것, Santification입니다. 결국 지성소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의는 십자가에 달리심이며, 사도 바울은 오늘 그 고난, 그 십자가에 동참하며, 본받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는 것입니다.

   교우여러분! 바깥 뜰에 머물러 이렇다 저렇다, 왈가불가 하지 말고 지성소 깊은 곳에 계시는, 그 속죄의 구속의 은총의 자리. 하나님의 열심이 있는 자리. 사람이 아니라 주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주님이 나를 어떻게 바라 보시는지를 볼 수 있는 기도의 자리에 머물러 알고, 깨닫고, 동참하며, 본 받아 하나님에게서 오는 하나님의 의를 세우는 우리서로같이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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