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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구별(성령강림후 여덟 번째주일, 2023년 7월 23일)

하늘기차 | 2023.07.23 13:03 | 조회 281

                               거룩한 구별

성령강림후 여덟 번째주일                                                                                                    출3:18;11:7


   이집트의 왕자 모세는 공사 현장에서 어느 한 히브리사람이 이집트인에게 매를 맞는 것을 보고, 그 이집트인을 죽여 모래 속에 묻어버렸는데, 이 일이 밝혀져 미디안 땅으로 도망합니다. 모세는 그 곳에서 결혼하여 한 가정을 이루고 목자가 되어 호렙산을 오르 내리며 양떼를 치는데, 산 주변에 널린 바짝 마른 가시덤불은 초라한 자기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늘 보던 가시떨기에 불이 붙었는데 타지 않는 기이한 현상을 봅니다. 통상 사막의 가시덤불은 태양열이 임계점에 오르면 불이 한순간에 확 붙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오늘 모세가 본 타오르는데 타지 않는 불은 모세에게 임한 하나님의 거룩한 영을 상징합니다. 이집트의 왕자로 누렸던 모든 것들을 다 상실하고, 그냥 바짝 말라버려 고갈된 모세가 아니라, 이제 하나님에게 사로잡힌 모세 자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상하여 가까이 다가가는데,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시며 이 곳은 거룩한 곳이니 신발을 벗으라 합니다. 새로운 모세의 시작입니다.

    신앙의 시작은 바로 이 곳, 이 시간, 이 예배당의 거룩함에서 시작이 됩니다. 우리 예배당에 들어올 때 신을 벗고 들어오는 것은 세속을 내려놓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배의 핵심은 거룩함입니다. 그런데 왜 모세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였나요? 하나님이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시간, 지금 이 예배가 거룩하다면, 가까이 다가가지 말아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 앞에 가까이 나아 와 예배드립니다. 그럼 이것은 불경건한 것 아닌가요? 그럼에도 우리가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우리 모두가 죄 용서의 구원의 은총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예배는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힘이 되고 길이 됩니다.

    근데 거룩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한 마디로 구별입니다. 모세는 출3:18에서 히브리인의 하나님이 나타났으니 광야로 나아가 제사를 드려야한다고 선언을 합니다. 하나님 신앙의 출발은 우상으로 가득한 이집트 땅, 세속에서 벗어나 광야로 나아가 하나님께 예배드림에서 부터입니다. 바로는 거절을 합니다. 똑 같습니다. 세상은 하나님의 백성이 주일 교회에 나아와 예배드리는 것을 모든 것을 동원해서 방해합니다. 그럼에도 결국 바로는 마지막 10번 째 재앙인 첫 번째 태어난 것의 죽음에 굴복하고 이스라엘이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이집트 밖으로 내보냅니다. 모세는 11:7에서 온 이집트가 울음 바다가 될 때, 개들 조차도 이스라엘이 이동할 때 짖지 않을 것이라 하면서 이제 하나님께서 이집트 사람과 이스라엘 사람을 어떻게 구별하였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 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명령 대로 양을 잡아 제사를 드리고 그 피를 문 좌우에 발랐고, 그 날 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집을 넘어 이집트를 칩니다. 하나님이 택하여 부른 사람들과 세상이 나뉘어지는 사건이 어린양의 죽음을 통해 일어난 것인데,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역시 유월절 절기에 일어난 사건으로, 오늘 주일에 예배당에 나아와 예배드리는 것 역시 라틴어로는 빠스카(Pascha), 즉 하나님의 영이 이스라엘을 넘어, 지나이집트로 간 구원의 사건입니다. 이 구별됨을 위해 누군가 희생을 당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도착하였을 때, 이 날을 기억하여 양의 첫 번째 태어난 것을 잡아 제사를 드리며 유월절 절기를 지키라고 명령합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 역시 죽음을 넘어선 아들 예수의 십자가의 구속의 은혜로 하나님 앞에 설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택하여 불러서 구별하여 예배를 드리게 함으로 영광을 받으십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하나님께 존귀, 영광, 권세, 찬양, 부와 지혜, 그리고 감사를 드리는 것은 교회 외에는 없습니다. 예배란 온 정성과 뜻을 다하여 주께 받은 모든 것을 다시 돌려드림으로 하나님 앞에 거룩히 구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돌려드릴 때 아까워하지 마세요. 부끄럽지 않기 바랍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기도 본문을 통해 주신 말씀인데, 10:28을 보면 사도 베드로가 가이사랴의 로마 백부장 고넬료의 초청을 받아 갔을 때, 그 첫 마디가 유대 사람으로서 이방 사람과 사귀거나 가까이 하는 일이 불법이라는 것은, 여러분도 아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사람을 속되다거나 부정하다거나 하지 말라고 지시하셨다고 합니다. 이미 유대교는 예수님 당시 거룩한 구별이 아니라, 율법과 제사, 그리고 성전을 중심으로 차별을 조장하며 사회의 기득권을 누리는 집단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이방인에게 기꺼이 찿아가 함께 식사도 나누며 차별을 깹니다. 구별과 차별은 다릅니다. 최근 사회는 여러 종류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며 혼란스러워하는데, 오늘 교회도 크든 작든, 이미 사회, 국가의 기득권이 되어 구별된 거룩이 아니라 차별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동성애에대해서도 무조건적으로 죄라고 하며 성적 차별을 하는데, 성경에 제시되는 동성애에대한 내용을 보면 특히 소돔과 고모라, 그리고 사도 바울의 기록을 보면 성적 타락과 폭력에대한 내용이지, 동성애의 본질인 지향성에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성경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의 관점으로 큰 틀에서 읽어야지 문자적으로 읽어버리면 중세시대의 지구는 둥굴다고 하는 과학을 무시하는 어리석음에 빠져 한 순간에 차별적인 종교적 구조에 얽매이기가 십상입니다. 하나님은 신앙도 창조하셨지만 인간의 이성과 과학을 통해 온 우주와 시간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신앙과 과학은 상호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그 과학적인 진보를 무시한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무시하는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씀하는 교회는 항상 진보적입니다. 그래서 보는 사람마다 놀라고 두려워하였다고 할 정도였는데, 시대를 지나며 눈에 보이는 교회가 항상 성경이 보여주는 교회를 벗어납니다. 그러나 그 기득권과 차별은 시간이 흐르며 도도히 흐르는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 앞에 무너져내렸습니다. 이 종교적 틀에서 출애굽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빠져 나오자 마자 바로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바로가 마음이 바뀌어 군사를 보내 이스라엘백성을 추격해 오면서 이스라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처하자, 크게 두려워하여 이집트에 묘자리가 없어 이 황망한 광야에 내 몰아 우리를 죽게 하느냐, 차라리 이집트 사람을 섬기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지 하고 원망의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홍해를 보아도, 뒤를 보아도 답이 없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원망하기 시작하고, 누군가 희생양을 찿기도 하고, 자기 연민에 빠집니다.

    21:34에 보면 예수님께서 스스로 조심하라 하면서 세상살이의 걱정으로 마음이 짓눌리지 않게 하라고 하는데, 한글 개역 번역은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진다고 합니다. 저는 한글개역이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세상 걱정으로 마음이 둔해져 판단력을 잃고 잘 못된 선택을 합니다. 그럴 때 주님을 바라보는 것은 지혜요, 복입니다. 이 때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하며 당신들은 가만히 서서 주님께서 오늘 당신들을 어떻게 구원시는지 지켜 보기만 하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앞에 있던 구름기둥을 진 뒤로 옮기셔서 이집트와 이스라엘 사이를 가로막고, 이집트 쪽은 어둡게 하고 이스라엘 진영은 환하게 밝혀 주었습니다. 그리고 밤 새 양쪽 진영이 가까이 갈 수 없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모세가 홍해 바다 위로 팔을 내밀자 밤새 강한 동풍으로 바닷물을 밀어내어 바다가 갈라지며 말라 바닥이 드러나 마른 땅을 밟으며 지나갔습니다홍해를 건너는 사건은 하나님의 거룩함이 확연히 세상과 구별되는 사건입니다.

   그동안 이스라엘을 차별하여 노예로 전락시킨 바로의 힘이, 세상의 힘이 하나님의 백성을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친히 지켜주십니다. 이집트의 병거와 기병이 이스라엘을 쫓아 바다 한 가운데로 들어왔을 때, 그 때가 새벽녘 이라 합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시간에 사람이 미쳐 깨닫지 못하는 시간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일하십니다. 그런면에서 새벽 기도는 구별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세상이 조용한 새벽에 일어납니다. 14;24, 27을 보면 새벽녘에 하나님은 이집트 진영을 혼란스럽게 하셨고, 하나님을 거역하는 바로의 군대는 홍해바다에 수장됩니다. 하나님의 구별하심이 그동안 하나님의 백성을 괴롭혔던 바로의 이집트가, 세상의 욕망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봅니다. 이스라엘의 신앙은 하나님의 거룩함, 구별하심을 체험하면서 부터입니다. 이 예배의 자리가 그렇게 구별의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차별이 아니라 구별된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도우시는지 37:5-11을 함께 교독해 보겠습니다.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너의 의를 빛과 같이, 너의 공의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 잠잠히 주님을 바라고, 주님만을 애타게 찾아라. 가는 길이 언제나 평탄하다고 자랑하는 자들과, 악한 계획도 언제나 이룰 수 있다는 자들 때문에 마음 상해 하지 말아라. 노여움을 버려라. 격분을 가라앉혀라. 불평하지 말아라. 이런 것들은 오히려 악으로 기울어질 뿐이다. 진실로 악한 자들은 뿌리째 뽑히고 말 것이다. 그러나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반드시 땅을 물려받을 것이다. 조금만 더 참아라. 악인은 멸망하고야 만다. 아무리 그 있던 자취를 찾아보아도 그는 이미 없을 것이다거룩은 하나님이 지켜주십니다. 이 예배의 자리가 그 거룩을, 구별을 확인하며, 인정받는 우리서로같이 교회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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