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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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혼자서는. . . "(성령강림후제6주, 2019년 7월21일)

하늘기차 | 2019.07.21 13:28 | 조회 818



                “주님 혼 자서는 . . ."

2019721(성령강림후제6)                                                            9:35-10:10

 오늘 말씀에서 마태는 12제자들의 명단을 공개합니다. 그런데 왜 열 둘일 까요? 열 둘은 문자적으로 그대로 12이기 보다는 이스라엘의 12지파를 넘어서는 새로운 교회 공동체를 상징하기 위해 제자의 수를 12로 표현하고 있다고 보면 더 깊고 풍요로운 성경읽기가 될 것입니다.

 6절 이하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송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소식을 전파하기 위해 12제자를 택하여 세상으로 파송하는 공식적인 의식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제 제자들은 처음으로 그동안 주님과 함께하며 배운 것을 세상에 나아가 스스로 행합니다. 10장에서는 일흔[] 사람을 세우셔서, 친히 가려고 하시는 모든 고을과 모든 곳으로 둘씩 [둘씩] 앞서 보내셨다고 합니다. 기쁨에 차서 돌아와서 주님, 주님의 이름을 대면, 귀신들까지도 우리에게 복종하였다고 선교보고대회를 엽니다. 마태는 오늘 말씀 9장 이전의 예수님의 공생애를 드라마틱하게 기록하는데, 3장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며 예수님이 어떻게 그의 과업을 받아들이는지, 4장에서 주님은 사탄의 시험을 3번 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물리칩니다. 신앙생활에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성경말씀입니다. 성경말씀을 모르면 우리의 삶이 세상의 정보들과 지식에 묶이기 십상입니다. 자기 지혜로 이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세상이 그리 만만치가 않습니다. 성도는 떡이 아니라 말씀으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시대의 흐름이 더욱 더 말씀의 절실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5장에서 7까지는 산위에서의 가르침을 통해 제자들에게 주옥같은 하늘나라의 지혜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8에서 병을 고치고, 바다를 잔잔케 하심으로 이 분이 단순히 스승이요, 선생이 아니라 주님이시라는 것을 드러냅니다. 주님이 스스로 사람의 아들임을 드러내시는 근원에는 불쌍히 여김, 세상을 향한 연민이 있습니다.

 그렇게 마태는 예수님의 활동을 찬찬히 기록하고 나서 12제자의 명단을 공개하기에 앞서 오늘 말씀 9장 후반부에서는 당시 백성들의 지난한 삶에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왜 마태가 제자들의 명단을 정식으로 공개하는지에대해 고개가 끄떡여 집니다. 주님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추수할 것이 많은데 추수할 일꾼이 적습니다. 추수하는 자가 없으면 알곡은 창고에 쌓일 수가 없습니다. 그냥 들판에 버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은 도시와 마을 가리지 않으시고 두루 다니시면서 가르치며,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며, 온갖 질병과 아픔을 고쳐 주셨습니다. 이것은 따로 따로 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하나님의 나라가 드러나고 확장되어 갑니다. 보통 유대교는 제자들이 위대한 스승에게 찿아와 수업료를 네고 그 문파에 귀속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이 직접 현장에서 부르셔서 함께 동행하셨습니다. 주님의 가르침은 단지 말이 아니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어떻게 백성들과 만나 하늘의 지혜를 설파하는지를 보고, 듣고 몸으로 익힙니다. 교실에서 가르쳐 질 수 없는 내용들입니다. 그 가르침의 중심에는 주님의 마음이 있습니다. 바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이 말의 헬라어 어원은 가장 깊은, 내부의, , 창자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을 그 내면 깊은 마음의 자리로 다가가게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주님은 병든자들, 귀신에게 사로잡힌 사람, 나인성의 과부와 같은 슬퍼하는 사람, 문둥병자와 같이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외로운 사람들에게 찿아가 마음을 나누며, 고쳐주시며, 함께 해 주셨습니다. 그들의 죄를 법이 아니라 마음으로 용서해 주셨습니다. 유대인들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발상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마음으로 용서하지 못할 죄가 없습니다. 그 마음으로 고통받는 이웃에게 다가가셨습니다.

 예배당에서 기도하는 것과 현장에 가서 그 곳의 고통하는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 보고, 그 삶의 자리에서 기도하는 것은 다릅니다. 지난 해 1228일에 가족들과 함께 인천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앙골라의 루렌도씨 가족 6명이 7개월 동안 인천공항 제1터미널 환승구역에 갖혀 노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루렌도씨 가족은 아예 난민신청 조차 인정 받지 못하여 어린 아이들과 함께 힘들게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가족을 위해 디아코니아의 홍주민 목사님이 함께하고 있고,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 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소송의 항소심 첫 변론이 있었습니다. 저는 인천 국제 공항에 찿아 가서 이 분들을 한 번 만나 보고 싶었습니다. 간다 간다 하고는 여지껏 가지를 못하였습니다. 성도님들 중에 누군가 한 번 같이 갑시다하는 사람이 나온다면 기꺼이 함께 가겠습니다.

 삼성 노동자 김용희씨는 60 환갑의 나이에 서초구 삼성생명 빌딩 앞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가 복직 촉구를 위한 금식 농성을 진행 중인데, 얼마 전부터 소금과 효소를 끊었다 하니 생명을 걸었습니다. 그 자리에도 조용히 찿아가고 싶습니다. 혼자는 못하지만 둘이면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삼성 노동자의 곁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 보고, 그와 함께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그 곳에서도 우리는 주님의 연민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고통하는 사람들을 만나 얼굴을 마주대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의 내면에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솟아오릅니다. 이 마음의 주인은 바로 예수님이 십니다. 그 연민으로 도시와 마을을 다니셨습니다. 이 마음이 진짜 복음이 말하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며, 이 마음으로 죽은 나사로를 죽음에서 일으켜 새우셨습니다. 종종 현장에 가 보면, 어떤 예배의 경우 투쟁!” 하며 목소리 높이는 모습을 보면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설사 그렇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서로를 존중해 주어야하니까요. 그 자리에 가면 주님께서 우리의 마음 속에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불러일으켜 주십니다. 이 마음은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낮아져 십자가를 지시는 마음이고, 제자를 사랑하시되 끝 까지 사랑하는 그 끝, 저 밑의 깊은 영적 샘에서 끌어 올리시는 마음입니다. 이 값진 은혜가 우리를 소통하게 하며, 우리를 살립니다. 얼마 전에 우리 교회 성도의 어머님이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는 요양원에 다녀왔습니다. 그 맑은 눈 빛을 보았습니다. 영양식을 콧줄로 드십니다. 몇 몇 교우의 가족분이 그렇게 누워 계십니다. 우리 교우들 중에 자녀들의 일로 힘들어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가정의 다양한 문제들로 좌절하기도 합니다. 교회가 교회 안과 밖에서 이러한 아픔과 고통들에 함께 같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며 위로하며 더불어 같이 주님의 마음인 불쌍히 여김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여전도회, 남선교회가 바로 그렇게 공유하며, 연대하며 함께하는 일들을 살펴보아야 마땅합니다.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위원회 활동도 누가 하라고 해서가 아니라 이 시대에 신음하는 소리에 곁으로 다가가는 적극적 발걸음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단지 친교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혹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나도 힘든데, 우리 먹고 살기도 힘든데, 우리가 특별히 다를 것도 없는데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12제자의 명단을 발표하고 파송하신 것은 예수님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에 겨우 팔레스타인의 한정된 지역에서 활동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예수님은 이 지상에 없고, 12제자도, 72인의 제자도 없고 교회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머리되시는 교회입니다. 예수님이 콘트롤 타워이십니다. 저 쪽을 가리키며 이렇게 하라! 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입니다. 오늘 말씀의 열두제자들의 면목을 살펴 보니 모두 특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어부, 사람들이 싫어하던 세리, 지식도, 부도, 지위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특별한 사람들은 특별한 일과 생각에 묶여 특별한 일에 마음을 씁니다. 그러나 우리 일반 사람들은 일반적인 일에 마음을 향합니다. 먹고, 자고, 입고, 일하고, 자식 걱정하고, 나누고 하는 일입니다. 근데 숨 한 번 돌려 옆을 잠깐 보면 그런 평범한 삶을 우리처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찿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방법입니다.

 예수님의 12제자들의 구성에서 가장 신선함을 주는 것은 세리 마태와 열심당 시몬이 같이 주님 안에 함께합니다. 아마도 주님 밖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면 마태는 지금 주님 안에 없을 것입니다. 열심당은 당시 바리새인들, 사두개인들, 그리고 에세네파와 함께 가장 뚜렷한 집단이었고, 무엇 보다도 로마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소위 운동권입니다. 쫘빨이고, 빨갱이입니다. 세상나라에서 다윗의 왕권회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사람들입니다. 세리는 로마에 붙어서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두 부류의 사람이 예수님 안에 공존합니다. 아마도 이 두 사람은 꽤 껄끄러웠을 텐데, 주님의 끝 까지 사랑하시는, 죽기 까지 낮아지시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 감화를 받고, 과거의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내려 놓고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제자의 길을 함께 따랐을 것 같습니다. 이 뿐 아니라, 무화과 나무 아래에서 율법을 읽고 묵상하는 나다나엘과 고기잡는 어부는 별로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데, 역시 주님 안에서 바울의 말을 빌리자면 빌2:2,3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에게 무슨 격려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

                                  의 무슨 교제나, 무슨 동정심과 자비가 있거든, 여러분은 같은 생각

                                  을 품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 마음이 되어서, 내 기

                                  쁨이 넘치게 해 주십시오합니다. 이게 교회입니다. 21장 예수님의 부활에대한 후기에서 베드로가 배의 오른 쪽에 그물을 던지자 그물에 고기가 가득하여 끌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잡혔다고 합니다. 이 그물은 바로 교회이고, 그물 안에 여러 다양한 종류의 고기들이 들었습니다. 교회는 다양한 언어들, 생각들이 공존하는데,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할 것은 고린도교회처럼 그 열광, 자기 생각의 욕심에 사로잡히면 그리스도는 사라지고 사람의 생각들로 가득차 결국 사도 바울이 고전1:10에서 이야기하듯이 분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를 낮추어 주님의 마음을 따라 교회에 일원으로 속해야합니다. 혐오와 편협과 거짓과 폭력을 드러내는 세상 속에서 나는 심판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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