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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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꽃처럼, 삶은 향기처럼(성령강림후첫째주일, 2020년6월7일)

하늘기차 | 2020.06.07 14:18 | 조회 1075


                생명은 꽃처럼, 삶은 향기처럼

202067(성령강림후첫째주일)                                                                    12:4

   최근 코로나바이러스19 이후의 이야기들이 각 계에서 거론됩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 전과 이 후는 달라야한다는 점에 수긍이 갑니다. 그러나 정말 급박하고 절박한 것은 지구온난화입니다. 문명사적인 전환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사회학자들, 종교인들, 무엇보다도 과학자들이 거듭 강조하였고, 급기야 스웨덴의 청소년 그레타 툼베리가 유엔기후환경정상회의에서 분노 섞인 어조로 성인들이 우리 미래의 세대들에게 지구생명체의 생존의 문제를 떠 안겼다고 연설하는 모습이 전세계에 중계되었지만, 그나마 유럽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나라 만 보아도 전혀 무관심하였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19의 전파속도와 실제 생명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에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강수돌 교수는 이 번 코로나 바이러스 19의 현상에대해 언어가 너무 거칠고, 급진적이어서 표현하구 싶지 않은데 하여간 우리 모두가 집단자살체제를 만들었다고 하며 자본이 주범이지만 우리 역시 공범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처한 지구공동체의 근본 문제는

첫째, 자본이 이윤을 위해 대규모 농장·축산·광산·삼림·아파트·공장 등을 개발하여, 부단히 자연 생태계와 야생동물 서식지를 파괴해왔으며 터전을 잃은 야생동물, 그를 숙주로 삼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다가와, 마침내 인간도 감염되었습니다.

둘째, 사람들이 야생동물을 식용, 약용, 군사용, 실험용 등으로 오·남용하면서 그 생명권을 경시했고, 그래서 야생동물 음식점이 생겨나 필수 관광코스가 되며 동물 속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는 또 다른 경로가 되었습니다.

셋째, 지구온난화입니다. 지난 100년 이상 대량생산-대량유통-대량소비-대량폐기의 자본운동은 대량의 온실가스를 유발하고 성층권 오존층을 파괴했으며 마침내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를 초래, 한편에선 홍수와 광풍, 다른 편에선 가뭄, 폭염, 산불 등 재앙을 부르며, 가장 심각한 것은 시베리아와 극지방에 묻혀있는 이산화탄소와 바이러스의 유출이 실제화 되고 있습니다. 또 바다엔 미세플라스틱과 중금속 물질이 쌓였고, 이는 생선 등 해산물을 거쳐 다시 인간에게 돌아옵니다. 핵무기나 핵발전소는 더 무섭습니다. 결국, 우리는 집단자살체제를 스스로 만든 셈인데, 코로나19는 그 한 징후일 뿐이라고 하는데 공감이 갔습니다.

   올해 환경주일의 주제가 <작은 생명 하나까지도>입니다. 너무 작아 감지할 수조차 없는 바이러스가 인류의 패턴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말 작은 생명에 눈을 돌리고,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땅의 탄식과 뭇 생명들의 신음, 작고 여린 생명마저 씨가 마르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세상이 무법천지가 됨은 어찌된일입니까?” 묻고 호소하는 예레미야에게 하나님의 답은 명확합니다. 쌍샘자연교회의 백영기 목사님은 지난 526일 환경연합주일예배 때 다음과 같이 풀어서 증언하였습니다.

   1. 생명의 가치를 네 머리 위에 두라.

생명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제 목숨은 그렇게 소중하면서 다른 생명은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기는 모순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입시다. 주님은 생명의 무게를 천하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13:29의 알곡과 가라지의 말씀을 보면 가라지가 보기에도 안 좋고, 곡식에 해도 되고 눈에 거슬리니 깔끔하게 뽑고 싶겠지만, 가라지 뽑다가 자칫 알곡을 뽑을 수 있으니 그대로 두어라고 합니다. 목숨도 수단이 되고, 돈의 방편이 되는 이 안타깝고 허술한 세상에 주님은 목숨이 잘 못 될까 봐 조심해라, 차라리 그냥 두어라!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생명이듯이, 세상의 모든 생명이 그렇게 인식되고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제 예수신앙이 생명의 가치를 하늘과 같다고 말해야 하고 교회가 그걸 삶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2. 작은 생명은 뿌리와 같다.

작고 낮고 약한 생명의 세계는 참으로 귀하고 놀랍습니다. 절대 무시하거나 가볍게 여길 수 없습니다. 크고 강한 생명일수록 작고 약한 걸 먹고삽니다. 생태계의 세계는 참으로 알 수 없고 신비롭습니다. 자연엔 약육강식이 가장 극명하게 존재하지만, 작고 약한 모든 생명들은 저들이 살아가는 또 다른 세계와 법칙이 있습니다. 자연은 크고 작음, 높고 낮음이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모든 생명은 그물망처럼 연결되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갑니다. 작은 생물들이 땅의 숨을 불어넣어 기름지게 하고 생명의 터전이 되게 합니다. 땅에서 자란 수많은 식물과 결실로 인해 땅 위의 모든 생명은 살고 또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예수님의 잃은 한 마리의 양 이야기(18:12)는 작고 약한 생명에 대한 하나님의 분명한 뜻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체통에 박새가 둥지를 틀고 알 낳고, 품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청설모, 뱀이 새끼들을 잡아먹은 것 같습니다. 이게 자연생태계의 모습입니다. 교회당 강단을 바라보는 오른 쪽 H빔 꼭대기 빈 공간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환경이 안 맞아 멈추었는지, 아니면 짓고 있는 중인지, 아직 들 완성되었는데. . . 유리창을 달아야하느데 어떻게 하면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인간입니다. 작고 약한 생명을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으려 합니다. 당장 도움이 안 된다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주저 없이 없애 버립니다. 자연의 질서와 공존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무한하고 내맘대로 할 수 있는 줄 착각합니다. 교회 건축을 하면서 작업자분들한테 한 10번은 들은 것 같습니다. 밤토실데크 단풍나무 말입니다. 설비차들이 다니기에 너무 불펴난 것입니다. 구예배당 곁의 무대를 지켜온 밤나무도 이 번 우수관 매립하면서 계속 잘라야한다고 아우성이었는데, 이제 노쇄하였으니 자연스레 흙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달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다.’(3:1) 했지만, 인간은 이 모든 걸 민망하도록 계절과 낮 밤을 바꾸고 생태계를 바꾸었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인간중심의 개발을 멈추고, 자연과의 공존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박노해 시인은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라고 이야기 하면서 작은 것의 소중함을 말했습니다. 작은 생명은 뿌리와 같고, 모든 것은 거기에서 비롯됩니다. 겨자씨로 하나님 나라를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작은생명 하나로 하나님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삶의 공유가 확장되는 녹색교회가 희망이다.

   하나님의 교회는 수와 크기에 있지 않습니다. 이미 그 모든 걸 초월해 있고, 전부가 하나요 하나가 전부인 하나님의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시공을 초월하고 모든 경계를 넘어섭니다. 예수께서 하늘과 땅의 경계, 유대와 이방의 경계, 죽음과 삶의 경계를 허물듯이 말입니다.

선교는 그동안 인간 중심이었습니다. 녹색교회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자연의 모든 생태계와 복음을 나누어야 합니다. 녹색교회는 사람은 물론 모든 생명과 삶의 공유가 확장되는 곳입니다. 신앙공동체인 교회 안에서 사람과 모든 생명은 그 존재가 확장되고 공유됩니다.

   이제 교회는 예수의 부활과 복음에 단단히 서서 세상이 감당 못 할 놀라운 사상과 실천을 가져야 합니다. 신뢰를 잃고 자신마저 추스르기 힘든 오늘의 상황에 녹색교회가 희망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알의 밀알이 수많은 생명을 내듯이 녹색교회를 통해 생명이 우선되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세상이라지만, 늘 답은 문제 안에 있듯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며 그 안에서 공동체로서의 대안적 삶을 찾아 생명을 꽃처럼 아름답게 하고, 삶은 향기처럼 피어나는 세상을 꿈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 한편 읽어보겠습니다.

 

                                                          기다림

                                                                박경리

산은 무너져 가고

강은 막혀 썩고 있다

누가 와서

산을 제자리에 놔두고

강물도 걸러내고 터주어야 한다

 

물에는 물고기 살게 하고

하늘에 새들 날게 하고

들판에 짐승 뛰놀게 하고

초목과 나비와 뭇 벌레

모두 어우러져 열매 맺게 하고

 

우리들 머리털이 빠지기 전에

우리들 손톱 발톱 빠지기 전에

뼈가 무르고 살이 썩기 전에

정다운 것들

수천 년 함께 살아온 것

다 떠나기 전에

 

누가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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