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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두 나라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다.(성령강림후 열셋째주일, 2016.8.14)

mungge | 2016.09.01 11:21 | 조회 1353

(청소년부 수련회중 축구시합 전, 2016.8.8.)

 

설교자: 김준표 목사

제목: 다시는 두 나라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다.

본문: 에스겔 37장 15~22절

 

1. 간첩의 기부

벌써 4년전의 일입니다. 2012년 6월 12일자 한겨례 신문에 간첩누명을 쓰고 평생을 고생하던 김장현 선생님이 40년만에 무죄판결로 명예회복이 되면서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금의 일부를 이우학교에 전달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김 선생님은 1973년 ‘유럽거점 지식인 간첩단 사건’에 휘말려 징역 4년형을 받았고, 출소한 뒤에도 평생 간첩이라는 누명을 안고 억울한 피해를 입으며 살아야만 했습니다. 둘째 아들은 어린 시절부터 또래들에게 간첩의 자식이라는 놀림을 받다가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고 30대 중반부터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대통령 선거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위협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후유증과 1972년에 선포된 유신헌법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저항을 잠재우려는 당시 중앙정보부의 공작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2012년 1월에 “불법 연행, 체포된 뒤 중앙정보부 지하조사실에서 일명 통닭구이 고문과 물고문, 몽둥이 구타 등을 받았고 이를 못 이겨 허위자백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김 선생님의 무죄를 선고하게 된 것이지요.

김 선생님은 일생의 억울함, 피해와 맞바꾼 보상금에 대해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하셨고,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무죄판결을 도와준 이우학교 구성원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우학교에 기부하게 된 것입니다.

2. 남북 분단의 피해

국정원의 간첩조작 사건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승만 정권 시대부터 가장 최근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간첩조작사건은 39건이나 된다고 합니다. 남과 북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내밀고 있는 극한 대결과 대립 상태에서 죄없는 일반 국민들이 부당한 고문과 투옥,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남과 북의 대결구도는 남과 북 모두에게 엄청나게 큰 피해와 손실을 끼치고 있습니다. 지금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대공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 문제도 그렇습니다.

사실 사드의 효용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한반도는 남북 간 거리가 짧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2~5분이면 남한에 도달하는 데다가 산악 지형이 70%에 달해 이를 조기에 탐지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만약에 북한이 저궤도로 낮게 미사일을 쏜다면 사드가 맞출 수 있는 요격범위 밑으로 날아오기 때문에 아예 맞출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이동식 발사대에서 여러발의 미사일을 낮게 쏜다면 사실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미국과 한국정부가 사드를 국민들의 동의도 없이 성주지역에 배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언론을 자세하게 살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군사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정보탐지가 주 목적이라고 합니다. 이미 우리 나라는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 2기와 이보다 더 넓게 반경 1,000km를 감시할 수 있는 이지스레이더 3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사드는 무려 2,000에서 5,000km 안에 있는 군사시설에 대한 감시가 가능 합니다. 북한을 감시하겠다는 명분으로 중국, 러시아도 감시하려는 것이 주 목적이지요. 그래서 지금 중국이 크게 반발하며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보복조치까지 하겠다며 으름장까지 놓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미군 사드 미사일부대 배치는 섬이나 사막과 같은 민가가 없는 지역에 배치되었었는데, 성주군 배치는 세계최초로 민간통제구역선인 3.6km 이내에 배치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강력한 전자파와 발전기 소음으로 인해 동물도 못 기르고 농사일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아이들도 제대로 키울 수 없는 동네가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이렇듯 사드 배치는 남한의 분단비용을 크게 늘릴 뿐 아니라 주변국들과의 긴장과 대립을 격화시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는 데에 큰 걸림돌이 됩니다. 사실 오늘 오후3시에 광화문에서는 기독인단체들이 함께 모여 “사드배치 반대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광복절연합기도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땅위에서 평화의 사도로 부름받은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모여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선포하며 하나님께 호소하는 기도회를 갖는 것은 중요합니다.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면 나라가 부강해 지는 것이고, 모든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나님 보시기에는 어리석인 인간들의 모습일 뿐입니다. 이사야 2장4절에 주님의 날이 이르면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뭇 백성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고 죽고 죽이는 참혹한 전쟁이 아닌 진정한 평화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평화의 사도로 부르셨고, 이 땅위에 주님의 정의와 평화가 선포되고 실천되어지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길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 고백한다면 평화의 사도로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응답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3. 성경의 에스겔 이야기

성경에서도 분단과 통일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단편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약의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북이스라엘에 이어 남유다까지 멸망한 후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수많은 이스라엘 지도자 가운데 한명이었던 예언자 에스겔은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환상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전하게 됩니다. 예언자 에스겔이 활동하는 시기는 북이스라엘이 앗시리아 제국에 멸망하고 150여년이 흐른 뒤, 이제는 남유다가 바벨론 제국에 무너지기 바로 직전부터입니다. 에스겔 앞 부분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죄를 범하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에게 심판을 받아 그들의 수도이자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이 멸망하게 된다는 예언을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예언대로 예루살렘의 멸망이 현실이 되어, 에스겔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많은 지도자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갑니다. 바벨론에 사로잡혀 온 이들은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되었고,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믿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낙담하고 비통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에게 예언자의 역할은 하나님이 뜻하시는 길의 목표는 심판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말씀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에스겔 37장 앞에 나오는 예언자 에스겔의 환상은 이스라엘에 대해 심판에서 희망으로 넘어가는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마른뼈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시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며, 생기가 불어넣어져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시 소생합니다. 이스라엘 나라가 멸망하고 미래에 대한 어떠한 희망도 가질 수 없게 되었을 때에,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 행위를 통해 이스라엘의 역사가 이어지는 것입니다. 포로로 잡혀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 사실은 얼마나 놀랍고 가슴 뛰는 희망의 말씀이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이 새롭게 써내려가게 될 이스라엘의 역사에서는 이전의 이스라엘과는 다른 모습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읽은 마른뼈 환상에 뒤이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서 에스겔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어떤 상징적인 행위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에게 막대기 두 개를 가지고 와서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고 명령하십니다. (16절)“막대기 하나에는 유다 및 그와 연합한 이스라엘 자손이라고 쓰고 또 다른 하나의 막대기에는 에브라임의 막대기 곧 요셉 및 그와 연합한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고 쓰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두 막대기를 하나가 되게, 서로 연결시키라고 말씀하십니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그의 손에서 두 개의 막대기를 하나 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이제 하나님이 새롭게 하시는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는 분열되었던 남과 북의 이스라엘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입니다. 하나님 백성의 새로운 미래에는 북왕국 이스라엘과 남왕국 유다의 분열이 극복되리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열을 극복한 이스라엘은 통일된 나라에 어울리는 다윗과 같은 한 왕이 나타나 양떼를 돌보는 목자와 같이 평화롭게 다스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에스겔에게 임하신 말씀이 우리에게도 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땅 한반도가 더 이상 세계 강대국들의 무기 판매장이 되고 최신 무기의 경쟁의 장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남과 북에 배치된 핵무기와 각종 대량살상무기는 전쟁을 잠시동안은 억제하는 듯 보이지만 이것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진정한 평화가 될 수 없습니다. 평화가 아닌 전쟁의 위협 속에서 자라나는 우리의 자녀들, 미래 세대들에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던져줄 수는 없습니다.

내일이면 우리민족이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에서 해방된지 71년째 되는 날입니다. 이렇게 기쁘고 복된 날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것은 해방된 날, 1945년 8월 15일부터 하나의 민족이 이념에 따라 두 나라로 갈라졌고, 지금도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전쟁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을 맺은지도 벌써 68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전쟁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지난 주 고 정공례 할머니, 고 김임연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며 그분들이 살고 가신 험난한 세월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 근현대 역사의 온갖 풍파와 소용돌이를 몸소 겪으셨던 두 분은 한국전쟁의 그 쓰라린 아픔과 고통을 안고 사셨습니다. 이런 미래를 아이들에게 물려 주실 것입니까?

지금은 이 분단의 현실에서 누가 더 책임이 있느냐 따지고 서로 멱살을 잡기보다, 어떻게 서로를 용납하고 화해하며, 남과 북 모두 미래 세대들에게 행복하고 평화로운 하나된 민족을 물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무릎꿇고 기도하며 평화를 선포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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